취임 3개월, 흔들리는 홍준표 리더십 내막

당 대표는 아무나 하나~♪ 어느 누가 쉽다고 했나~♬

[일요시사=이주현 기자]‘홍준표호’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났다. 한나라당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나섰지만, 오히려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심지어 존재감이 최고위원 시절보다도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선정 과정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했고, 선거 패배 시 선대위원장 체제로 총선을 준비할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흔들리는 홍준표 리더십’ 내막을 살펴봤다.

“당 변화 이끌겠다”고 나섰지만,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 높아 
서울시장 후보 선정 과정, 오락가락 행보 보이다 책임 회피

지난 7·4전당대회에서 압승을 거두며 당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된 홍 대표는 친이·친박·소장파로 3분화 된 당을 ‘홍당’ 체제로 바꾸기 위해 ‘계파해체’라는 야심찬 각오를 내비쳤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 ‘홍준표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많이 깨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자에게 “맞고 싶어?”라는 막말 파문과 처조카의 채용과정 등으로 구설수에 휘말려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전당대회 전에는 “박근혜의 보완재”가 되겠다고 자청해 친박의 지지를 등에 업고 대표에 당선 됐지만 당선 후에는 친박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선정에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다 결국 책임을 회피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오는 형국이다.

최고위원 때보다
떨어지는 존재감

홍 대표는 최근 서울시장 재보선 후보 선정 과정에서 리더십 논란을 맞았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재보선을 향한 일정을 마무리 짓고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야권 후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만 번복하며 확실한 윤곽을 드러내지 못했다.

이에 우왕좌왕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야당의 후보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 자체가 집권여당의 무기력증을 나타냈다는 비판이 거셌다.

홍 대표는 당초 나경원 최고위원의 서울시장 출마 움직임에 “이벤트·탤런트 정치인은 안 된다” “제2의 오세훈이나 오세훈 아류는 안 된다”며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특정인을 지칭한 게 아니라고 밝혔지만 누구나 나 최고위원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실제 홍 대표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나 최고위원의 ‘비토론’을 제기하며 대안 모색에 절치부심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등 외부인사 영입을 검토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손석희 교수가 진행하는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후보 제의를 했다가 “다 나가면 소는 누가 키우냐”는 손 교수의 촌철살인 답변을 듣고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이 모두가 여의치 않자 김황식 총리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까지 했지만 청와대가 난색을 표했고 김 총리도 거듭 고사하며 무산됐다.

결국 주호영 인재영입위원장을 내세워 이석연 전 법제처장을 선거판으로 끌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 변호사가 지난달 16일 “한나라당으로 안 된다는 건 지도부도 알고 있는 상황이다. 어제 충분히 얘기했다”며 홍 대표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해 당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내 유력후보를 비토하며 영입을 추진했던 이 변호사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자 당초 이 변호사를 입당시켜 당내 경선에 참여시킨다는 복안이었던 홍 대표로서는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홍 대표가 서울시장 보선 책임론과 사퇴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이 변호사의 중도 사퇴 및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를 성공시키는 방법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당직자는 “홍 대표가 경선 패배 시 차기 총선에서 자리를 보장하겠다는 식의 섣부른 언급이 오히려 이 변호사를 자극하는 역효과를 불러왔다는 이야기가 당 내에서 나오는 형편”이라며 “이 같은 불신을 없애는 방법은 결국 후보단일화를 성공시켜 서울시장선거를 이기는 방법 밖에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나 최고위원도 홍 대표에게 섭섭함을 숨기지 않았다. 나 최고위원은 그동안 자신에게 향했던 비토론에 대해 “서운한 마음이 없었다고 하면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번 이 변호사건 역시 조율되지 않은 입장이 불쑥불쑥 나오면서 안타까운 부분이 많았다”고 홍 대표의 오락가락 행태를 지적했다.

복잡한 머릿속
오락가락 ‘홍반장’

이 변호사가 나 최고위원과의 여론조사 격차가 너무 커 경선 자체가 의미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나 최고위원이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됨에 따라 홍 대표로서는 멋쩍은 상황이 연출되고 말았다.

자신이 반대해온 나 최고위원을 자기 스스로 전략공천 후보로 내세우며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일”이라며 “당에서 한 목소리로 도와주면 좋겠다”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이 변호사의 지지율이 예상을 밑돌고 후보단일화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아 홍 대표가 입장을 선회해 나 최고위원을 지지하기로 했다’는 말들이 돌았고 홍 대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홍 대표의 후보선정 과정에 한나라당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데는 지난 6월 지방선거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서 시작된 것으로 풀이 된다.

당시 유력한 후보였던 강재섭 전 대표를 망신창이로 만들어 놓고 결국에는 그를 후보로 내세워 패한 아픈 과거가 있기 때문이다. 이번 10·26 재보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보선 패배 시, 선대위원장 체제로 총선 준비 가능성 대두
‘비리 척결’과 ‘MB와 각 세우기’로 돌파구 모색하는 ‘홍반장’


홍 대표가 외부 인사를 영입해 패배할 경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을 염려해 은근슬쩍 꼬리를 내렸다는 시각도 있다. 결국 ‘식물대표’가 될 것을 의식한 홍 대표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나 최고위원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면 한나라당은 바로 총선 체제로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당은 홍 대표 체제가 아닌 선거대책위원장 체제로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재보선에서 패할 경우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단호하다. “나는 오세훈이 아니다. 당 대표가 선거 때마다 직을 걸면 1년에 몇 번씩 바뀌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과거 열린우리당처럼 석 달 만에 지도부가 바뀌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10·26재보선 결과에 상관없이 대표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뜻에도 불구하고 선대위원장 체제로 당이 바뀌면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천에 민감한 박 전 대표로서도 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한다면 밑질 것 없다는 생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여권 관계자는 “홍 대표가 취임한지 3개월이 갓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선대위원장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그 만큼 홍 대표의 리더십에 금이 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 앞두고
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

책임론이 대두되자 홍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자신이 이 대통령에게 공개리에 촉구한 측근·친인척 비리 척결과 관련해 “대통령의 가까운 친인척과 측근들에 대해선 모두 그 뒤(비리의혹)를 살펴볼 것”이라며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도 예외가 없다”고 말해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어 28일에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어떻게 임기 후반기에 몰락했나? 측근비리나 권력비리가 터지면 막기에 급급하고, 아니라고 부인했다가 나중에 사실이 밝혀지면 끌려 다니면서 임기말에 다 몰락했다”며 거듭 이 대통령을 압박했다.

그는 이어 “임기말 있을지 모르는 권력비리를 예방하는 특별기구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어제 만들었다”며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아울러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로 그런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당의 자체정화운동을 하겠다. 그렇게 해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우리가 과거 정부가 실패했던 그런 사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겠다”고 비리연루 인사들에 대한 공천 불가 방침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홍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비리 척결에 단호하게 임한다는 과거 ‘모래시계 검사’ 이미지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MB정부와 차별화를 시도해 여론을 호의적으로 끌고 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공천 불가 방침을 내세우며 당 대표로서 가진 기득권을 최대한 활용해 책임론과 사퇴론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도 보여진다.

취임 3개월 만에 악재를 만난 홍 대표. 10월 26일 이후에는 그가 ‘식물대표’인지, 승승장구 하는 ‘홍반장’인지 결과가 드러날 전망이어서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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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