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레임덕 불 지른 ‘3대 악재’ 집중분석

측근비리·정권심판론·경제위기 ‘쓰나미’에 “허걱”

[일요시사=이주현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말 ‘3중고’에 휘말리며 레임덕이 초가속화 궤도에 올라섰다. 잇달아 터지는 측근 비리로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고,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본격화하면서 정권심판론이 다시금 불거질 전망이다. 여기에 국제경제 상황이 또 다시 악화 기로에 접어들면서 고물가 등 경제위기론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측근비리 엄정수사를 촉구하며 진화에 나섰고 부산을 방문하며 민심잡기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이는 경제위기와 마찬가지로 레임덕이 가속화 되어가는 현상을 막을 묘책 또한 없다는 게 중론이다.

김두우, 신재민 도덕성에 치명타 안겨준 최측근비리
제2경제위기에도 자화자찬, 근거 없는 자신감만 충만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침통한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임기 초부터 “최초로 친·인척과 측근 비리가 없는 정권으로 남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여러 차례 한 이 대통령이 대선 캠프 핵심인사나 청와대 보좌진들의 비리 의혹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또한 ‘경제대통령’을 자처하며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으며 당선 된 이 대통령으로서는 연이어 계속되는 국제경제위기가 야속하기만 해 보인다.

‘용서받지 못할 비리’
부산저축은행 사태

측근 비리는 치명적 타격을 안겨줬다. 올 1월에는 ‘함바비리’ 의혹으로 배건기 청와대 감찰팀장의 사직, 2월에는 최영 강원랜드 사장의 구속과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의 사직으로 시작된 측근비리는 이 후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 스스로 ‘용서받지 못할 비리’로 규정한 부산저축은행사태에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로비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이국철 SLS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수십억원을 줬다는 폭로까지 줄을 잇자 이 대통령 스스로 측근들의 잇단 권력형 비리에 칼을 빼들었다.

지난달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대통령 친인척이나 측근이면 측근일수록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며 “법무부는 권력형 비리나 가진 사람들의 비리를 신속하고 완벽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김 전 홍보수석과 신 전 차관 등 당사자들이 비리의혹을 부인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먼저 측근비리 강력 대처를 주문한 것은 이번 일이 임기 말 심각한 레임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의 지시 전날까지만 해도 신 전 차관 의혹에 대해 ‘소설 같은 이야기’ ‘개인비리에 국한되지, 정권차원의 비리는 아니다’는 식으로 권력형 측근 비리 의혹과는 선을 그었던 청와대의 입장이 하루 만에 확 바뀐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임기말 측근 비리나 권력형 비리가 터지면, 부인하고 막기에 급급하다 사실이 밝혀지면 국민적 망신을 당했던 전례를 염두에 둔 듯 이 대통령은 정면 돌파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로비스트 박태규와 이 회장의 입에서 어떤 증언이 나와 어디로 불똥이 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에 서둘러 수사를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의도로도 보여진다.

검찰은 일단 주말도 반납한 채 이 회장을 소환조사하고 신 전 차관도 출국 금지시키며 강한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적지 않은 현 정권 실세들의 이름이 부산저축은행 로비와 관련해 오르내리고 있어 이 대통령을 더욱더 깊은 수렁에 빠트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만약 대통령 측근이나 여권 인사의 비리 의혹이 추가로 나올 경우 이명박 정부는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고 급속한 레임덕과 함께 국정수행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양건 감사원장도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장에서 잇단 측근비리와 관련해 “측근비리 문제는 대단히 심각한 문제이고 여기에 대한 강한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측근비리 폭발 원인에 대해선 “통상적으로 대통령의 임기말에 이런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을 단순히 통상적인 사례라는 식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제위기에도
‘자화자찬’ 일색

여기에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경제가 다시 흔들리고 있어 이 대통령을 야속하게 만들고 있다.

이 대통령의 최고 브랜드는 ‘경제대통령’이고 이를 국민들에게 잘 어필해 대선에 승리했다. 그만큼 국민들이 경제에 대해 그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하지만 계속되는 고물가와 전세난, 유가급등, 구직난, 주가 폭락과 환율 급등으로 국가경제는 위기에 처했고,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날이 갈수록 힘들어 지고 있다.

‘MB노믹스’의 근간인 부자감세로 사회양극화는 더욱더 가속화 됐고, 위화감과 사회불안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부터 ‘비즈니스 프렌들리’란 말로 친기업 정책을 표방하면서 서민경제는 뒷전에 뒀다. ‘저금리-고환율’정책이 그것이다.

저금리로 기업의 금융비용을 경감해주고 고환율을 통한 수출촉진으로 경제성장을 주도한다는 것이었다. 선거공약인 ‘747’(경제성장 7%, 국민소득 4만 달러, 7대 경제대국)의 실현전락이다.
 
전문가들은 “747이란 성장잠재력을 도외시했다는 점에서 엔진을 탑재하지 않은 비행기와 다름없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밀어붙여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고물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는데 고환율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수입물가 앙등에 따른 물가상승을 유발 했다”며 “여기에다 재정-금융팽창에 따른 통화팽창이 물가상승을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권 심판론 부각시키는 촉매제 10?26 서울시장 선거
민주당, ‘MB정부 권력형비리진상조사특별위원회’ 꾸려


상황이 이러한데도 지난 1차 경제위기 때 이 대통령은 “미국발 경제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암흑기에 들어섰다”며 책임을 회피했고, 이번에도 2차 경제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태도에는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내가 대통령이면서 위기를 두 번 맞는 게 다행”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내고 1차 경제위기를 잘 넘긴 것이 자신의 공적인 것 마냥 자화자찬 했다.
 
29일에는 “우리가 위기라고 해서 우리끼리 자꾸 위기라고 하면 위축된다”며 “경제는 위기대처는 철저히 하지만 지나치게 우리끼리 위기감을 조성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세계위기는 선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국이 지난번에 애먹이더니 유럽이 이번에...”라며 거듭 유럽을 힐난한 뒤, “뭐 옆에 나라가 위기가 오면 정말 위기다. 그렇게 되면 아마 수출이 줄 것이지만 아무튼 세계가 다 어려워져도 우리가 맨 나중에 어려울 것이다. 그런 자신감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 대통령 주장과는 달리 금융시장에서는 우리나라 주가가 45개 주요국 가운데 4번째로 많이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폭등하는 등 심각한 금융위기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자신만만한 그로서도 별다른 대응책은 없어 보인다. 지난달 8일 추석맞이 특별기획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 물가 상승과 관련해 “최선을 다 하고 길을 찾으면 어느 정도는 잡을 수는 있을 것”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물가를 탁 잡을 방법은 없다”고 밝힌바 있다.

그는 물가정책에 불가항력적인 요소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특히, 취임 초기부터 성장에 몰두하느라 ‘물가잡기’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성장 때문에 물가가 올랐다고 생각 안한다. 서민들 고통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위기는 물가상승 등을 통해 서민생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이로써 경제대통령이란 브랜드는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으로 보인다.

완벽한 정권?
뻔뻔함의 극치

이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민심이반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자 일부에서는 10·26 재보궐선거는 해보나 마나 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MB 심판”이라고 밝혔듯, 서울시장 선거는 정권심판론을 부각시키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자고 나면 터지는 측근 비리에 이명박 정권의 ‘블랙아웃’이 머지않았다”며 ‘이명박 정부 권력형비리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꾸린 상태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박원순 변호사도 최근 “현 정부 정치행태를 보면서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추락해도 되는가 하는 측면에서 분노를 느꼈다”며 공세를 예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달 25일 “보궐선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보선에서 패하면 청와대는 급격히 힘이 빠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여권에서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자 이 대통령과 차별화에 힘쓰는 모양새가 역력하다. 차별화로 정권재창출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이 대통령은 임기말 3중고를 겪으며 레임덕이 초가속화 되어가고 있다. 내우외환으로 국정운영의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어 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측근비리에 대한 대국민 사과는 커녕 지난달 30일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므로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된다”며 자신의 정권을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으로 규정해 앞으로 더 큰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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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