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와 선긋기 나선 박근혜 속내

“같이 가다간 죽도 밥도 안돼” 살 길은 딴살림?

[일요시사=이주현 기자]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친박계 의원들이 18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경제, 복지, 외교 등 이명박(MB)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해 잇따라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국정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 정책에 대한 입장 표명을 자제했던 박 전 대표가 국정감사를 계기로 자신의 정책 구상을 밝히기 시작하면서, 현 정부와의 정책 차별화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당 안팎에선 대선행보를 앞두고 이명박 정부와의 ‘선 긋기’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오래전부터 거론되어 왔던 ‘창당설’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MB정부와 본격 차별화 나서
또 다시 고개 드는 창당설, 창당시 최소 60~100석

박근혜 전 대표의 ‘창당설’은 이번만이 아니라 오래된 논점 중 하나이다.

가장 최근의 창당설은 4·27재보선 참패 후 지도부가 사퇴하고 책임론이 제기될 때 제기됐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박 전 대표가 히든카드로 탈당 후 신당 창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소문이 여의도를 뒤흔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되고 있고 MB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떨어지자 친박계 내부에서 ‘창당’의 목소리가 꿈틀대고 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 이어 4·27 재보선까지 참패했고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준비 과정에서 반(反)한나라당에 대한 정서를 피부로 느끼게 해준 ‘안철수 효과’를 경험 한 뒤로 ‘창당’의 목소리는 더욱더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위기감 고조되는
친박계 히든카드는?

한나라당에 굳이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추석 전 실시되었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을 제외한 후보 부분에서는 앞도적인 1위를 차지한 박 전 대표였지만 한나라당 대 야권단일 후보의 1:1 구도에서는 초박빙의 결과가 나와 친박계 의원들을 더욱더 긴장하게 만들었다.

이에 한 정치 전문 칼럼리스트는 “대한민국에서 정당이 십 년 이상 간 적이 없다. 지금 한나라당이 십 년이 넘게 존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바로 김대중, 노무현 정권 기간에 보수 세력들이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며 “그들은 어떤 정치적 사상으로 함께 모여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진보에 빼앗긴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다”고 평가했다.
 
한나라당이 정치적 사상과 이념에 부합하여 모인 당이 아니라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사실 그동안 한나라당은 표를 가져다주는 보증수표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선거철만 되면 보수진영 안팎에서 한나라당을 비판하지만 결국은 한나라당을 지원하고 공천을 받기 위해 줄을 선다.

그토록 비난하던 한나라당 간판으로 출마한 이유는 한나라당이라는 나무 아래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당선은 물론 그들 자신의 이익을 보장해 준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나라당은 그간 공천 학살, 총·대선 참패 등 험난한 과정을 겪어오긴 했지만 거대야당을 형성할 만큼 총선에서 막강한 힘을 과시해왔다.

14년 동안 각종 선거에 참여한 관록을 무시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의 가장 강력한 무기로 평가 받는 것은 ‘막강한 조직력’이다.

최근 SNS정치의 활성화로 조직력의 중요성이 상당부분 약화되긴 했지만 사상과 정치적인 이유로 한나라당을 떠나고 싶은 이들도 이 ‘막강한 조직력’의 매력을 뿌리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에도 친박계의 대규모 탈당, 친이계의 탈당 등 각종 시나리오가 나왔지만 양쪽 모두 대규모 탈당으로 새로운 길을 찾지는 않았다.

서로가 눈에 가시이고 앙숙지간이라 마음에 들지 않지만 모두 한나라당 우산 아래 모여서 헤게모니 다툼을 했을 뿐이다. 아마 이들은 서로가 탈당하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치열하고 본능적인
밥그릇 챙기기

자신들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불편한 동거를 계속해온 친이와 친박계 간의 균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정권말기에 접어들며 자신들을 철옹성 같이 지켜줄 줄 알았던 자신들의 밥그릇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먼저 느낀 곳은 친이계다. 임기 말로 치달으며 각종 측근비리가 속속 밝혀져 레임덕이 가속화되자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정치적 소신은 온 데 간 데 없이 ‘월박’이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상당수의 친이계 의원들이 친박으로 월박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친박계도 당내 입지가 높아지며 실세로 등극했지만 ‘안철수 신드롬’을 겪으며 자신들의 대세론을 마냥 즐기고 있을 형편은 안 돼 보인다. 이제 새로운 밥그릇과 새로운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신당 창당 시 박근혜가 얻게 되는 유리한 점은?
‘무관의 제왕’으로 남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물론 그 주축은 박 전 대표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창당설은 오래전부터 제기 되어 왔다”며 “그럴 때 마다 최소 60석에서 많게는 100석까지는 무난히 차지 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고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을 자신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입장도 있다. “박 전 대표가 ‘선거의 여왕’이라고 불리지만 최근의 선거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과거의 정치판과 현재의 정치판은 비슷하지만 상이하게 다른 점이 있다”며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검증도 다시 해야 할 것이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고, 이어 “따지고 말해 박 전 대표가 그간 정책면이나 현안에 대해 자부할만한 성과가 뭐가 있나?”라며 힐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친이계의 의원은 “유신의 딸이라는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있다”며 “이는 한나라당의 조직적인 힘과 지원이 없다면 박 전 대표는 ‘무관의 여왕’으로 남게 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신당 창당
유리한 점은?

박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면 가장 먼저 받는 효과로 당내에서 벌어질 경선이나 계파 갈등을 줄일 수 있는 것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그것은 ‘공천 대학살’을 몸소 경험한 바 있는 박 전 대표의 마음속 깊은 걱정을 해소해주는 것이 된다.

또한 “홍준표식 공천을 마음껏 해보고 싶다”고 밝힌 홍 대표와의 신경전과 눈치싸움을 줄일 수 있어 자신과 우호적 인사를 더욱더 많이 추천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내년 총선이 박 전 대표의 주요 승부처라면 최종 결승점은 대선이다. 경선 과정에서 소모적인 당내 분쟁에 신경 쓰지 않고 별다른 출혈과 상처 없이 후보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대선 패배 직후부터 4년을 준비해온 박 전 대표로서는 대선을 향한 일정 가이드라인이 머릿속에 짜여져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내에서 요구하는 역할론과 책임론에 대해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지난 4·27 재보선과 이번 무상급식 주민투표 때 당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초지일관 “선거는 당 지도부가 알아서 할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자 당 내에서는 책임론이 거세게 일었다.

일부 보수우익단체들은 박 전 대표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과 비난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친박계 의원들은 “왜 박 전 대표가 선거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하냐”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은 놀고먹는 직책이냐”고 성토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당 지도부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어떤 지침이나 당론도 확정하지 못했고,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한나라당 지자체 장들에게 어떤 가이드나 당의 요구를 전달한 적도 없으면서, 무조건 박 전 대표가 무상급식을 반대 하지 않았다고 책임져라고 맹비난을 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답답해했다.

이처럼 한나라당 주류세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당이 불리하고 난처한 상황에 처할 때 마다 박 전 대표의 책임으로 매도해왔다. 이러한 책임론에서 벗어난다는 것도 박 전 대표에게는 큰 짐을 더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아직 월박을 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는 친이계 의원들의 탈당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의석을 확보하고 보수 세력을 결집해 전국정당을 설립하는데 용의하다는 이점도 있다.
 
물려받은 재산과 인맥을 통해 대규모 조직을 운영할 수 있는 역량과 자산,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박 전 대표는 기본적으로 신당을 설립할 때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신당 창당을 통해 누릴 수 있는 효과는 기존 한나라당에 잔류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해 보인다.

물론 당을 지키며 수많은 악조건을 모두 이겨내고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대선까지 승리하여 집권하게 된다면 역사적인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유권자들이 기득권의 조정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주장을 하게 되는 공정사회로 가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준비한 정책을 맘껏 펼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언론과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다. MB와의 차별화를 나타내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손에는 어떤 카드가 쥐어져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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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