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곽노현 구속 파문 <전모>

46억 받은 천신일 ‘스톱’ 2억 준 곽노현 ‘골인’

[일요시사=손민혁 기자]지난해 서울시교육감선거에서 후보 사퇴 대가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전격 구속됐다. 법원이 검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와 함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나면서 트위터 민심이 들끓고 있다. 천 회장이 풀려난 지난 9일은 곽 교육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날이라 비난은 더욱더 거셌다. 이에 네티즌들은 ‘공정사회’를 부르짖는 이명박 정부의 행보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는 태세다.

이정희 “마녀사냥의 결정판”, 네티즌 “곽노현 지켜내자”
천 회장 풀려나자 “살다 살다 음력 8·15특사는 처음 본다”

곽 교육감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김환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0일 0시 30분 경?검찰의 구속영장신청을 받아들였다.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곽 교육감은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구속과 동시에 곽 교육감의 직무는 정지됐으며 현재 서울시교육청은 부교육감의 교육감대행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종판결이 나올 때까지 교육감으로서의 신분은 유지된다.

여전히 당당한 곽 교육감

수감 중인 곽 교육감은 지난 15일 “오해의 가시가 내 몸에 박혀있지만 나는 오해인 줄 알기 때문에 스스로 당당하다”며 “내 몸은 묶여 있어도 서울교육혁신은 구속되거나 차질을 빚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서울교육을 위해서도 오해 앞에 무너질 수는 없다”며 “그래도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몸을 가둔다고 해서 진실을 가둘 수 는 없다”며 “흔들림 없이 사법절차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곽 교육감은 최후진술문을 통해 “진실은 고해의 대상이지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것은 때로는 불편하고 위태롭고 두렵기조차 하다”며 “하지만 세상 살면서 이런 일, 저런 일 겪다보니 진실이 결국 승리한다는 걸 배웠다”고 밝히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박 교수 측 이재화 변호사는 7일 한 인터넷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곽노현 교육감 측이 준 돈에 대해 대가성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한다”며 “구속 전에도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구속 뒤에도 그랬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혀 대가성에 대해 수긍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곽 교육감에 대해 전격적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때마침 알선수재혐의로 구속 수감 중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8일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천 회장의 구속집행정지기간은 오는 30일 오후 4시까지이며 거주지는 입원치료를 받게 되는 삼성서울병원으로 제한된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못해 차갑기까지 하다.

트위터 상에는 “역사상 유래가 없는 음력 8.15 특사다”, “살다 살다 음력 8,15특사는 첨 봤다”, “하찮은 국민들이 욕하든 말든 자기 친구 천신일은 집으로 돌려보내는 아름다운 마음”, “이명박 정권. 국가 권력이 사유화되는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등의 비난 글들이 이어졌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트위터를 통해 “징역 4년 천신일씨 겨우 몇 달 살고 추석 형집행정지라면, 징역5년 용산참사 가족 이충연씨, 징역3년 쌍용차 노조지회장 한상균씨도 추석 형집행정지해야 ‘공정사회’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곽 교육감의 구속수감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노무현이 돌아가시게 방치했듯이 곽노현마저 혼자이게 내버려두지 않아야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렇게 우려하시던 악들이 결국...그렇게 싸우시던 모습이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당신을 닮은 곽노현 교육감님은 당신처럼 외롭게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곽노현 교육감님 결국 무죄날 거니 괜찮다는 분들 계신데요, 저놈들 의도는 구속으로 범죄자 이미지 덧씌우고 대법원까지 질질 끌고 가면서 조중동 동원해서 곰탕 우려먹듯 여론재판하고 여론전 하려는 거예요. 유무죄는 상관없다는 거죠. 강력한 저항이 필요해요”라는 등의 멘션이 이어졌다.

지난해 후보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하태훈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곽 교육감의 구속에 대한 법원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 소장은 “우리 사회에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법원 판결이 나기 전 이미 유죄라는 낙인이 찍히므로 검찰도 이 같은 ‘형벌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수사가 다 이뤄졌고 곽 교육감이 준 돈의 의미에 대해서만 다툼이 있다면 구속하지 않고 법리적으로 논쟁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보수언론들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곽 교육감과는 달리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의 수사는 지지부진해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나섰다.
 
김 원내대표는 “곽 교육감에 대해서는 육상 경기 중계하듯 실시간으로 정보를 흘리는 검찰이 박씨에 대해서는 아마도 꼭꼭 숨겨 보호해주려고 구치소에 수감시킨 모양”이라며 “이러니 청와대와 검찰이 짜고 치는 고스톱, 꼬리자르기용 기획수사라는 비난을 받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사라진 박태규를 찾습니다. 부산저축은행사건 핵심로비스트 박태규가 곽노현 뉴스를 이불삼아 덮고 나타나질 않습니다. 무한알티로 함께 찾아봅시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친구 잘 둔 천신일

이처럼 곽 교육감의 구속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더 높아만 가고 있다.
 
‘표적수사’는 물론이거니와 법원은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하고 피의사실을 공표해 여론몰이로 곽 교육감을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 서영석 전 <데일리서프라이즈> 대표는 곽 교육감 구속 사태와 관련해 자신의 트위터에서 “인신구속 된 상태인 만큼 기소에 이르기까지, ‘요실금 떡검’의 흘리기와 수구언론의 받아쓰기, 여기에 대항하는 SNS와의 싸움은 치열해질 것이 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서 전 대표는 또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검증받고 또 도태되기도 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요실금 떡검은 광행적으로 떡값을 받기도 했던 검찰이 여론 동향을 파악하면서 언론에 주기적으로 불법 피의사실 공표를 하는 것을 비꼰 말이다.

서 전 대표는 “상식을 뛰어넘어도 한참 뛰어넘는 일이지만 분명한 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그것이 유죄의 증거는 아니다”고 주장하며 “유죄냐 무죄냐를 다투는 건 이제부터 시작일 뿐이다”라고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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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