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겨냥 우후죽순 ‘정당 창당’ 러시 내막

너도나도 그냥 막 지르고 봐?

[일요시사=손민혁 기자] 내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면서 각종 정당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지난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당등록 및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 현황’에 따르면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만도 무려 8곳에 이른다. 모두 올해 3월부터 8월 초까지 불과 6개월 내에 신고된 단체들로 ‘녹색사회민주당’ ‘녹색당’ ‘국민행복당’ ‘등록금정당’ ‘영남신당’ ‘새나라연대’ 등이다. 이밖에도 여러 단체들이 원내진입을 노리고 창당을 준비하고 있어 너무 많은 정당들이 난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원내 8곳, 원외 13곳, 총 21개 정당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 무려 8곳

지난 8월 공식 정당으로 등록된 정당은 원내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 민주당, 자유선진당 등을 비롯한 8곳과 원외 정당인 국민참여당, 사회당, 평화민주당, 미래연합, 경제통일당, 국제녹색당 등 13개 정당을 합해 총 21개에 이른다.

국회의원 의석 299석을 놓고 원내에 입성하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총선이 다가오자 너도나도 창당 러시에 참여하는 형국이다.

국가 발전 위해?

‘재야운동의 대부’로 알려진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사회복지와 생태적 삶을 근간으로 하는 ‘녹색사회민주당’(가칭) 창당 작업에 나섰다.

장 대표를 비롯한 시민운동가 300여명은 지난 7월27일 서울 여의도의 한 빌딩에서 녹색사회민주당(가칭)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고, 9월28일 개최하는 창당대회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7월1일 선관위에 창당준비위원회를 신고한 장 대표는 “오늘날의 한국 정치가 비판받는 것은 정보화와 세계화의 정보문명시대에 맞는 새로운 이념과 정책을 강구하는 정당이 없기 때문”이라며 주요 공약으로 ▲모든 질병진료로 건강보험 확대 ▲대학 무상교육 ▲65세 이상 노령연금 매월 40만원 지급 ▲원자력발전 억제 및 신재생에너지 개발 주력 등을 제시하고 있다.

장 대표는 1980년대부터 재야운동가들과 함께 민중당, 개혁신당, 민주국민당 등을 창당해 제도권 정계진입을 시도해왔다. 이재오, 김문수, 이부영, 김근태 등 재야 동지들은 이미 정계에 입문했지만, 그는 진보정당 창당을 통한 정치개혁을 고수하고 있다.

새로운 진보의 가치인 ‘환경’을 내세운 ‘녹색당’ 창당도 추진되고 있다. 시민사회활동가 하승수(43) 변호사가 주도하고 있는 녹색당은 ‘탈핵(脫核)’을 중심으로 평화, 인권, 환경 등의 진보적 가치를 아우르는 새로운 진보정당으로, 올해 연말 창당이 목표다.

하 변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일본 대지진 이후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지켜보며 우리 사회에 탈 성장과 탈 개발주의의 적극적인 방안과 대안을 실현시키기 위한 정당의 틀을 모색해왔다”며 녹색당 추진 이유를 밝혔다.

녹색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 출마도 계획하고 있으며,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 통합과 연대에도 참여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에는 허평환 전 국군기무사령관(예비역 육군중장) 등을 중심으로 한 ‘국민행복당’(가칭)이 내년 총선 및 대선에서 후보를 내기 위해 창당발기인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근본을 갖춘 올바른 대한민국 건설 ▲국민이 다 함께 더 잘사는 대한민국 건설 ▲화합하고 단결하는 대한민국 건설 등을 내걸고 오는 11월 창당을 계획하고 있다.

국민행복당은 충(忠), 효(孝), 예(禮), 의(義) 등 민족 고유의 도덕성을 회복해 근본을 갖춘 올바른 대한민국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대학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 1600여명이 ‘등록금 정당’ 창당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트위터를 개설중인 ‘교육혁명당’은 9~10월 중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고 공식 창당 준비에 한창이다.

이 단체는 등록금 문제 해결을 논의하던 네티즌들이 모여 창립했다는 특징이 있다.

지난달 19일 아이디 ‘레인맨’이 이 단체의 트위터를 개설하면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교육혁명당이 내건 정당 과제는 ▲등록금 개념 폐지 ▲사교육 문제 해소 ▲평생 전인교육 체제 마련 등이다.

이용휘 친박연합 전 사무총장도 가칭 ‘영남신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당원 모집에 나섰다.

이 전 총장은 오는 10월경 중앙당을 창당할 계획이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사촌동생인 박준홍을 대표로 하는 ‘친박연합’을 결성한 바 있다.

이 전 총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영남당이지만 TK 지역정당으로 보면 된다”며 “박 전 대표를 외곽에서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전 총장은 지역정당이라는 비판에 대해 “이회창, 이인제 의원은 충청당이고 한화갑 전 대표 역시 호남당을 만들고 있지 않느냐”며 “더 이상 한나라당 민주당 양당구도는 안 된다고 본다. 바로 ‘안철수 신드롬’의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새나라연대’도 지난 3월 출범해 창당 절차를 밟고 있다.
 
공식 출사표를 던진 새나라연대는 유능하고 청렴한 정치인을 발굴, 새로운 정치를 열어 새로운 나라를 건국하고 지역 내 저소득층 가정 학생들, 독거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 등 건강하고 밝은 사회를 만들고자 출범했다.

새나라연대는 발기인대회를 통해 깨끗한 정치, 따뜻한 정치, 투명한 정치, 정직한 정치, 정도의 정치, 희망의 정치, 미래의 정치 등 정치적 7대 목표를 세웠으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물론 한·중·일 3국의 가교역할을 해 대한민국을 더욱 부강한 나라로 만들 것을 국민과 약속했다.


우려의 목소리 높아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군소정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난립 양상을 보이자 “보통 선거를 앞두고 정당 등록과 창당준비위원회 활동이 늘어난다”며 “창당준비위원회의 경우 창당까지 못하고 소멸되거나, 창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소멸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한 수도권 의원은 지난 5일 연일 계속되는 신당 창당 움직임과 관련해 “총선을 앞두고 정당들이 우후죽순처럼 난립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더 깊어질까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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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추석특집 대담] 정치 9단 김종인 대한민국을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에 대해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끝으로 정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있다. <일요시사>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김 전 비대위원장을 만나 그가 제시하는 정국 진단 결과와 향후 우리 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을 들었다. 다음은 김 전 비대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출범 100일을 넘긴 이재명 정부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잘했다고 본다. 국민과 소통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추석을 앞두고 지급된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의견은? ▲민생 경제가 굉장히 어렵고, 우리나라의 총수요가 낮아졌다. 한국은행이 진단한 올해 성장률도 0.9%밖에 안 된다. 쿠폰을 풀면, 약간의 소비 촉진 효과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경제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겉보기엔 훈훈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3500억달러 투자 펀드 조성 요구와 노동자 317명 추방 등 사태와 맞물려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우리 경제 부처 장관들이 미국 월가를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하게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요구는 보증·대출을 거쳐 이행하면 될 것”이라고 이해한 것 같다. 근본적인 시각 차이 때문에 협상이 타결되지 못했다. 그런데 국민에겐 마치 타결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한 달도 안 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에 국민은 의아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하는 미국의 MAGA 진영은 우리나라 일각의 부정선거론을 지지하면서 “한국이 공산주의에 진입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떻게 보는가? ▲그들은 미국이 어떻게 위대한 나라가 됐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트럼프의 MAGA 프로젝트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와도 관계가 없다. “MAGA 진영이 우리 정치에 개입할 것”이란 믿음은 국내 보수 진영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검찰 해체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한다. 민주당이 새로 구상하는 검찰 체계에 대한 평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검찰의 문제는 지금까지 권력자가 검찰을 이용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때문에 검찰도 못된 버릇이 들어 이렇게 됐다. 개혁보다 “검찰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진짜 문제다. 검찰을 3개로 찢어놓는다고 해서, 검찰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확신은 못하겠다. -이 대통령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주중대사로 임명했다. 노 대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 같은가? ▲노 전 대통령은 한중 수교를 이끌었다. 노 대사는 동아시아문화센터 이사장으로서 한중 문화 교류와 관련된 많은 역할을 했다. 이 대통령이 이를 참작해 중국 대사로 임명하는 신선한 인사를 한 것 같다. 이 대통령도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으니 노 대사를 임명했을 것이다. -최근 민주당의 내부 구도를 놓고 ‘김어준 상왕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 주장은 정국을 강경하게 이끄는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대응과 맞물리고 있는데… ▲김어준씨가 유튜브를 시청하는 일정 부류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런데 대중에게 크게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진 않는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기 때문이다. ‘상왕설’은 너무 과장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특검 수사 기간 연장과 관련해 정 대표와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충돌했다. ▲내부 의견 충돌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다. 내가 보기엔 김 원내대표가 독단적으로 합의한 것 같진 않다. 합의 후 강성 지지층이 반발해서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합의를 파기하려다 보니 두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그 자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과거에 갈등이 많았고, 최근 민주당에 대해선 “친명과 구 친문이 갈등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그건 다 괜히 하는 소리다. 대통령이 엄연히 있는데, 당 대표가 대통령을 상대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하기가 쉽진 않다. -민주당 일각에선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 합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혁신당 조국 비대위원장은 목표가 정해진 사람이다. 합당이 그 목표 실현에 유리할지 많이 생각할 것이다. 아울러 조 비대위원장으로선 혁신당만으로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고민할 텐데, 상황에 직면하면 합당 여부를 정하지 않겠나? 합당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받아들일 의사가 있어야 진행될 수 있다. 자신들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서 합의점에 도달하면 합당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대통령 있는데 당대표가 어떻게 의사 관철?” “장동혁은 대권 욕심 갖고 계속 변화할 것”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과 혁신당은 총선을 치르면서 호남에서 선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호남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할 거라고 보나? ▲두고 봐야 안다. 호남 민심은 제19대 대선에선 안 의원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상당히 전략적으로 투표한다. 그들은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 그러니 선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취임하자, 강경 보수 유튜버들은 “군소 보수 정당에 지방자치단체장 30석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강경 보수 유튜버들이 너무 밀착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국민의힘이 계속 지금과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우리 정치 지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냉철하게 분석해야 한다. 변화가 있어야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처럼 강경 보수로 회귀하면, 희망이 있다고 보이진 않는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와의 밀착과 중도층 공략 사이에서 계속 의견이 바뀐다. ▲장 대표에게도 정치적 목표가 있을 텐데 그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변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가 됐지만,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어떻게 결정할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지나치게 강경 보수와 밀착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는 그들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선을 긋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그에게는 크게 정치적 기대를 하기 힘들다고 본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고 평가한다. ▲장 대표도 어차피 당 대표가 됐으니, 대권 욕심을 가질 것이다. 정치인은 언제나 시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장 대표 스스로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많이 변할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장 대표가 당선되면서 위상이 많이 훼손됐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 전 대표의 행보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국민의힘 당원들은 상당한 분노에 차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강경해졌다. 세월이 흘러 당원들이 당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면, 또 변할 수도 있다. 지금 상황만으로 판단하기엔 굉장히 이르다. 한 전 대표가 당시 여당 대표로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찬성한 것은 굉장히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앞으로 어떻게 정치적으로 발전할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국민의힘에선 가장 올바른 판단을 했다고 본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장 대표로선 당연히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쫓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쫓아내겠나? 오늘의 장 대표는 한 전 대표 덕분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지방선거에서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친다. ▲뻔한 사람들끼리 하는 거라서 큰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다. 모두 국민의힘 사람이거나 국민의힘 출신인데 특별한 효과가 있겠는가? -진영 간 대결 구도가 성별·세대 갈등 구도로 번졌다. 정치권 원로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시대·사회·경제 구조가 변하고, 새 기술이 도입되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국민 사이에 형성되는 ‘그룹’을 조화시킬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능력이 없는 사람은 정치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이준석·안철수·오세훈? 뻔한 사람들” “국힘, 강경 보수로? 희망 보이지 않아” -일부 정치인은 갈등을 이용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후원금을 벌고 있다. ▲큰 도움이 되진 않을 것이다. 갈등을 전체적으로 포괄한 후 최대공약수를 찾아 정치해야 한다. -과거 정치와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변화와 차이점은? ▲못 살던 시절엔 먹고사는 게 가장 중요해서 경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먹고사는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지금은 국민의 의식 구조가 과거와 다르다. 이 시대의 젊은 세대는 우리 국민 중 성숙도가 가장 높다.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가장 좋다. 이들은 공정하지 못하고, 불평등하며, 민주적이지 않은 것에 크게 저항한다. 세대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는 이를 두고 “극우화됐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 -4050 남성이 2030 남성에게 가장 불만을 품는 부분은 “너희는 왜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보수화되느냐”는 것이다. ▲2030 남성은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게 아니다. 최근 국민의힘은 장외 집회를 하고 있는데, 이들은 이런 걸 별로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너무 소란을 피우는 것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흔히들 “장 자크 루소가 얘기하는 계몽주의가 프랑스 대혁명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 계몽주의가 뭔가? 성숙지 못한 국민을 성숙하게 만들어서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성숙도는 매우 높아졌다.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도 실패했다.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 정치가 이를 따라가야 하는데, 접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정계의 킹메이커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대통령은 정직해야 한다. 시대 변화에 민감하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대통령들이 모두 실패한 원인은 너무 탐욕스러웠고, 시대 변화를 제대로 못 따라갔다는 것이었다. -최근 한국 정치·사회에서 작게나마 희망을 봤거나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가 된 일이 있다면? ▲우리나라의 제일 시급한 과제는 아주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정치는 국민통합을 이룰 수 없다. 우리는 초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고, 출산율은 매우 낮다. 경제의 역동성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 정치인이 말로만 소통·통합을 외친들 아무 소용이 없다. -추석 연휴를 앞둔 <일요시사> 독자에게 남길 덕담 한마디가 있다면?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준이 여론조사에 휩쓸리는 식으로 정해지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윤 전 대통령도 그렇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오랫동안 검사였던 사람이 지도자가 된 사례가 세계적으로 별로 없다. 이들은 남의 부정적인 측면만 따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창의적·긍정적 역할을 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제가 그를 호의적으로 봤던 것도 큰 잘못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엔 대통령감이 없었다. 그래서 저는 윤 전 대통령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높은 것을 일컬어 “별의 순간을 잡았다”고 말했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제가 우려했던 행동을 했다. 저는 이승만 전 대통령 외엔 모든 대통령을 만나봤다. 직접 자문도 했고, 대통령 선거에 참여한 적도 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들이 실패한 원인은 초심을 관철하지 못했단 것이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유를 생각해야 한다. 이미 우리나라에선 오래전에 보수·진보가 사라졌다. 지난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제15대 대선도 보수·진보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두 보수였다. 1980년대 운동권 출신들은 정치권에 진출한 후 스스로 대단한 진보를 자처했다. 그런데 이들은 진보의 뜻도 모른다. 이들은 정권을 네 번 잡을 동안 양극화 하나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이 무슨 진보 정권인가? 국민이 정치 상황을 냉철하게 관찰하시고 올바른 선택을 하는 자세를 갖추셔야 한다. 대통령·국회의원도 결국 국민이 선출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란다. <ctzxp@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