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 MB맨들’ 배수진 치는 내막

“이렇게 끝낼 순 없다! 내 살길 찾아간다!”

[일요시사=손민혁 기자]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시점에 ‘MB맨’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점차 주변을 정리하고 각자 지역구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그늘에서 권력의 단 맛을 본 이 들이 ‘제 살길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현상은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더욱더 가속화 되고 있으며 소폭 개각설과 맞물려 탄력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왕 차관’ 박영준 출판기념회 시작으로 본격 활동 시작
이동관, 박형준 특보 지역구 돌보며 출마 움직임 보여

‘MB맨’들에게 내년 총선은 정치적 활로를 찾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이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설 가능성이 큰 만큼 내년 총선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정치인생도 함께 끝난다는 위기감으로도 작용하고도 있다.

이는 이 대통령의 레임덕을 더욱더 가속화 할 것 이라는 전망은 물론, 내년 총선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배수진을 친 이들의 행보 역시 순탄치 만은 않아 보인다.

MB의 ‘출마조’
3인방 지역구는?

지난 5월27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 회의에서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할 사람들은 5월 안에 거취를 정리하라”고 밝혔다.
 
총선 준비를 위해 지역구 활동을 병행한다면 담당업무에 차질이 생기니 ‘마음이 없는 사람’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임기 말에 열심히 일할 인재들을 지근거리에 두고 가급적 레임덕을 줄여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런 이 대통령의 뜻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입성’에 뜻이 있는 ‘MB맨’들은 그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출마 명분, 지역구 선정에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 대다수다. 따라서 이들은 현역 본연의 업무와 지역구 관리를 병행하면서 서로 치열한 눈치를 보며 시기를 노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대통령의 주문에 따라 ‘출마조’로 분류된 인사로는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2차관, 김희정 전 대변인, 이성권 전 시민사회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청와대에 있을 땐 ‘왕 비서관’, 정부에 있을 땐 ‘왕 차관’으로 통했던 박영준 전 차관은 6월 퇴임 후 가급적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한 채 이명박 정부의 치적과 노하우를 담은 책을 쓰며 19대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주변의 덕만 봤다는 세간의 평가를 이번 책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진정성을 전하겠다는 각오이다.

박 전 차관은 고향인 경북 칠곡과 대구 중·남구, 3곳 중 출마 지역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차관은 10월경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과 최근 지역구 정서가 한나라당과 멀어진 점은 그에게 악재로 다가설 전망이다.

이 대통령의 주문을 받은 출마 예정자 김 전 대변인은 17대 최연소 국회의원을 지냈던 부산 연제구에서 출마가 유력하다. 최근에 구민체육센터 건립을 위한 교부금 7억원을 지역구에 할당되도록 행정안전부를 설득하며 지역구 관리에 힘쓰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당내 공천에서 탈락한 바 있는 이 전 비서관은 부산진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순장조’는 NO!
‘여의도 입성’ OK!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순장조’로 거론돼 온 이동관, 박형준 특보도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현직에 있는 만큼 자유롭지 못해 왕성한 활동은 못하고 있지만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지역구 행을 택하며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박근혜 대세론은 독”이라고 주장한 이동관 특보는 서울 강남권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특보는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마음속으로야 모든 걸 다 준비하고 있다”며 “가능성이라면 부인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이 특보는 공성진 전 의원이 의원직 상실로 공석인 강남을과 오랫동안 살아온 서울 서초지역에 출사표를 낼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부인의 선거법 위반으로 내년 총선에서 출마하기 어려운 만큼 김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동갑에 나선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하지만 이 특보는 “(아무리 살아남는 게 중요하더라도) 별 연고도 없는 거기에 내가 왜 나가느냐. 붙으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며 강남과 서초 출마에 무게를 실었다.

부산 수영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형준 특보는 이 대통령의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매 주말마다 부산행 비행기를 탄다. 노인정 방문 등 정치적으로 민감하지 않은 행사에는 현역 의원 때보다 더 자주 얼굴을 비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보 역시 강남을 지역에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본인은 부산 수영구 출마로 결단을 내린 듯 하지만, 현재 부산·경남지역 민심이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그의 주변 사람들은 강남을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한 정진석 전 정무수석도 의원시절 지역구인 충남 공주·연기에서 출마가 유력하다. 정 전 수석은 이미 “내년 한나라당이 정권을 재창출하는데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뿐”이라며 출마의 변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충청권은 자유선진당 및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가 민심을 다져 놓은 지역으로, 한나라당으로선 쉽지 않은 지역이다. 현재 여권에 대한 충청권 민심도 싸늘하기만 하다.

이 때문에 정 전 수석 측근들도 강남과 수도권 출마를 적극 권유하기도 했으나, 정 수석은 자신의 고향에서 출마하겠단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정 전 수석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초대 세종시장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수석은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방호, 김희정, 김대식, 이성권, 맹형규 등도 출마 예상
바닥치고 있는 민심, 입지 좁아진 ‘친이계’ 악재로 작용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공천 파동’의 한복판에 있었던 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은 최근 1주일에 절반가량은 이전 지역구인 경남 사천시에 머물고 있다.

18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맞붙어 패한 이 위원장은 내년 19대 총선을 겨냥해 수시로 표밭 시뮬레이션을 하는 등 벌써부터 실전 준비 체제에 들어갔다고 한다.
 
한때 친박계의 공적으로 꼽히기도 했던 그는 “총선 후 6개월간 화병도 생기고 인간적으로 힘들었다. 나중에는 종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오로지 다시 실수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맹형규 행정안전부장관이 의원시절 지역구였던 서울 송파갑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맹 장관은 장관직을 수행하며 틈나는 대로 송파구를 방문하며 지역구 관리에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일각에선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치고 있으나, 맹 장관은 “현재로서는 장관직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한나라당 전남지사 후보로 나섰던 김대식 부위원장도 수도권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탄치만은 않은
‘여의도 입성’ 길

이처럼 MB맨들은 제 살길을 찾아 청와대를 벗어나 총선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MB맨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역구의 인지도도 인지도지만 당내에서 조차 이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계속될 것 이라는 전망 속에 공천권 확보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기 전에 당의 선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시각도 크다. 더군다나 당 지도부에서는 ‘물갈이론’이 끊임없이 제기돼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4·27 재보선 참패 후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은 바닥을 치고 있다. 반값등록금, 무상급식 주민투표, 저축은행 사태, 집중호우 수재 등 연이은 악재로 당의 텃밭인 부산·경남과 대구·경북 지역까지 흔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민투표가 투표함을 열어보지도 못하고 끝난 만큼 ‘복지’가 내년 총선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MB맨들은 이미 복지를 ‘포퓰리즘’으로 선을 그은바 있어 더욱더 어려운 상황으로 작용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의 ‘부자감세’ 강행도 이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를 통해 공생발전을 강조했는데 말과 정책이 너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행보가 이어진다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민심은 등을 돌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여러 상황들은 ‘비주류’로 밀려나 당내 입지가 더욱 좁아진 친이계의 핵심 멤버들인 MB맨들로서는 상황이 안 좋아도 너무 안 좋다.

중앙정치권에선 주목받으며 화려한 공직생활을 한 이들이 내년 4월 이후에도 정치명운을 이어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결과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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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