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권구도 박근혜-정몽준 양자대결 시나리오

다급한 친이계 “박근혜 대항마로 MJ가 ‘딱’이오”

내년 차기대선을 16개월여 앞두고 한나라당의 잠룡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현재 거론되고 있는 잠룡들은 1강(박근혜) 3중(정몽준, 김문수, 이재오)체제로 재편됐다. 박근혜 전 대표가 여론조사에서 시종일관 높은 지지율을 보이며 대세론을 굳히자 친이계가 박 전 대표 대항마 모색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그러던 중 정몽준 전 대표가 사재 2000억원을 포함해 범현대일가를 아우르는 총 500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며 단숨에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있다. 이는 박근혜 대항마를 찾고 있던 친이계에 존재감을 인식시키는 한편,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촉매제로 작용해 벌써부터 조기 대권 레이스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MJ, 5천억원 규모 사회복지재단 아산나눔재단 설립
“대권 행보와 전혀 무관하다” 밝혔지만 정치권 촉각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사재를 출연해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하기로 한 것이 정치권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8·15경축사를 통해 ‘공생발전’을 국정기조로 제시한 직후 사재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선도적으로 지원하고 나선 모양새가 갖춰져 온갖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정 전 대표의 차기 대선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에 이런 ‘통 큰 기부’는 ‘대선출마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해석이 분분하다.

MJ, 바닥 치는 인지도
‘통 큰 기부’로 돌파구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 전 대표가 사재를 출연하기로 한 사실을 참모진의 보고가 있기 전 먼저 언급하며 “굉장히 잘한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이는 “경제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공생발전’ 기조 천명에 정 전 대표가 사재출연으로 화답한 데 따른 것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정 전 대표가 사재출연에 대해 사전에 의견을 조율했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기존의 ‘MB노믹스’에서 탈피한 공생발전 전략에 대해 제한적으로나마 청와대 정무라인에서 당 지도부와 논의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정 전 대표도 대통령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해 듣고 사재출연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생발전론이 집권 말 국정기조를 변경하는 워낙 중요한 내용이어서 당·청간 어느 정도 사전교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정 전 대표는 이번 기부가 정치적 행보와는 거리가 멀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선만을 의식해서 한다면 나 자신에게 불명예고 내가 처량하다”고 말하며 그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이 최근 “곧 큰 것을 터뜨릴 것”이라고 말해온 것과 또 다른 측근 의원이 “다음 달 정도면 대선 행보가 본격화하는 시점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해 이번 기부가 정치적 목적을 전혀 배제할 수 만은 없다는 뜻으로 풀이 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그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주요 현안마다 빠짐없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지만 지지율은 바닥을 헤매고 있었다. 이는 차기 대권을 앞두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정 전 대표에게는 크나큰 약점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정 전 대표는 국민들에게 잊혀져 가는 미약한 존재감을 일으켜 세워 주요 주자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돌파구가 절실했다. 그 돌파구가 바로 사재출연이라는 통 큰 기부인 셈이다. 이번 기부가 높은 관심사가 되고 있는 만큼 정치적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이계 새로운 3자연대설
대권 레이스 조기 점화

그러나 한편으로 상당한 정치·사회적 파장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부자가 국내 굴지의 재벌이자 대선주자 중 한 명이란 점이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켜 기부얘기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논제가 됐을 정도로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정 전 대표가 “양극화와 중산층 붕괴, 청년실업 등은 전 세계적 문제로 모두 참여하고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밝힌 점은 그가 대선 출마를 앞두고 있다는 상황논리를 감안하더라도 높이 평가할만 하다는 시각도 있다.

정 전 대표의 이 같은 행보에 당내 잠룡들이 일시에 꿈틀대고 있다. 2013년 청와대 입성 키를 쥐기 위해 때 이른 대선레이스 전망이 제기 되고 있는 것이다.
여권의 대선레이스 조기점화는 친이계 주자들의 결속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 이재오 특임장관 등 그 동안 다소 느슨했던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박 전 대표와의 차별화로 활로를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대항마 모색에 절치부심하던 친이계로서는 뜻밖의 수확이기도 하다.

‘정몽준·김문수·이재오’ 새로운 3자 연대설
‘내 갈 길 간다’ 개의치 않는 박근혜 ‘마이웨이’

실제로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이후 침체의 늪에 빠졌던 친이계는 이번 정 전 대표의 기부로 분위기를 일신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 친이계 의원은 지난 16일 “정 전 대표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대통령의 8·15경축사 직후 적절한 시점에 사재출연이라는 흥행카드를 잘 던진 것 같다”면서 “정 전 대표가 다시 유권자들의 시선을 끌면서 잠재적 대선주자인 김 지사와 이 장관 등의 행보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친이계 의원은 “오 시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오 시장의 지지율이 다른 친이계 후보들에게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 전 대표가 사재출연을 계기로 지지율이 올라간다면 친이계 대선후보가 의미있는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까지 “고맙고 훌륭한 일”이라 밝히며 ‘정몽준 띄우기’에 가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선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박근혜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여권 핵심부의 생각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문수-오세훈-정몽준’ 3각 연대로 박근혜 대항마로 나설 예정이었던 친이계는 최근 오 시장의 대권 불출마로 연대가 파기되자 이 특임장관이 당으로 복귀하면 ‘정몽준-김문수-이재오’로의 3각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 전 대표와 이 장관은 독도문제를 비롯한 한·일 간 현안을 적극 거론하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친이계의 사실상 와해를 가져온 7ㆍ4 전당대회 이후 ‘낮은 자세’를 취해온 이 장관은 독도수호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동해’의 ‘한국해’ 단독 표기를 연일 주장하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이 장관이 당에 복귀해 친이계의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경우 대선 판세에서 중요 변수로 부상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함께 무상급식 문제에 있어 오 시장과 다른 선택을 한 김 지사는 ‘정중동’ 모드로 24일에 있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지켜보고, 이후 대권을 겨냥한 움직임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이어 독도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어업협정 개정 공론화에 나서는 정 전 대표는 내달 6일 자전적 에세이 출판기념회를 갖고 본격 대선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한 이번 기부를 통해 정 전 대표가 ‘재벌 2세’ 이미지를 넘어 ‘존경받는 사회지도층’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됐다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다만 재산의 일부를 기부하는 것만으로 2002년 전성기 시절 지지율을 회복하는 것은 힘들다는 시각이 많다. 당시 민심을 끌어들였던 중도·엘리트 이미지가 거의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지도를 더욱더 높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분야인 외교와 남북관계에서 차별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친이계의 결집에도
개의치 않는 박근혜

친이계의 연대설 속에 박 전 대표는 최근 대중행보보다는 복지와 정책에 무게를 싣고 있다. 또한 오 시장의 불출마와 정 전 대표의 기부에 대해 특별히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야권에서 ‘문재인 대망론’이 부상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오히려 한나라당 경선 흥행을 위해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친박계 한 의원은 “싱거운 경선이 될까 내심 걱정하고 있었는데 이런 이슈는 오히려 반길 만하다”며 “치열한 경선으로 대선후보로서 자질을 검증 받는 것이 박 전 대표와 당 양쪽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친이계 대선 주자들의 움직임에도 굳건히 자신의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지난 15일엔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서 자신이 내건 ‘생애맞춤형 복지’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외교 전문지인 <포린어페어스(Foreign Affairs)> 9·10월호에 한반도 문제를 주제로 글을 기고했다. 박 전 대표의 외교안보분야 자문 전문가 그룹 등에 따르면 기고한 글에는 북핵 등 남북문제뿐 아니라 한·미동맹 등 한반도 주변 외교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룬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 그룹의 한 관계자는 “2년 전 박 전 대표의 미 스탠포드대학 강연내용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9년 5월 미 샌프란시스코의 스탠포드대학을 방문, “완전한 북핵 폐기야말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전제조건이고 세계 평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대면한 유일한 대선주자로 이 점도 남북관계 문제에서 큰 장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내달 8일엔 친박 의원이 주축인 국회 연구단체 ‘선진사회연구포럼’에서 박 전 대표의 핵심 집권구상인 복지국가론을 토론한다. ‘대한민국, 복지국가로의 소프트랜딩’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에선 복지와 재정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방안과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논의한다. 박 전 대표가 직접 참석한다는 전언이다.

지난달 31일 박 전 대표는 폭우로 산사태 피해가 난 서울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을 조용히 다녀와 민생현안에 무관심하다는 지적도 수그러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에 대해서 민생파탄으로 고통받는 서민들과의 접촉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의 불출마와 정 전 대표의 기부로 여권의 대선레이스 판도가 바뀌고 있다.

압도적인 1위 후보 박 전 대표를 다수의 군소후보들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던 한나라당 대선구도가 정 전 대표를 중심으로 새로운 3자연대 형성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로 향하는 길목에 선 잠룡들. 그 치열한 레이스에서 마지막에 웃는 자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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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