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MB가 구속됐다. 주요 범죄 혐의는 총 10가지. 이건 극히 일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진가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에 있다. 이 때문에 사자방에 대한 수사 촉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요시사>가 그동안 나왔던 사자방 비리를 총정리했다.
사자방 비리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수백억원대 횡령·뇌물 혐의와 차원이 다르다. 정치권에 이명박정권 3대 비리 의혹인 사자방은 국고손실만 최소 수십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사업 부실투자
사자방은 박근혜정부 시절에도 정치권과 시민단체서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14년 11월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사자방 국정조사 요구로 한때 국회가 시끄러웠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반대하면서 국정조사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이 전 대통령 구속으로 사자방 수사에 물꼬가 텄다.
[최악의 개발]
[4대강]
‘4대강 사업’은 단군 이례 최악의 토목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인 시절이었던 2008년 2월 대통령직 인수위는 국정과제의 하나로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선정, 그해 12월 4대강 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총사업비 22조원을 들여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과 섬진강 및 지류에 보 16개와 댐 5개, 저수지 96개를 만드는 프로젝트였다. 하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는 강력하게 반대했다. 예산 낭비에 따른 정치적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이후 4대강 사업은 진행됐고 수많은 오염문제가 발생했다. 해마다 4대강 유역서 녹조가 창궐해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물고기들은 떼죽음을 당했다. 16개 보에 가로막혀 호수가 된 곳에는 큰빗이끼벌레까지 서식하게 됐다.
상수원 보호구역 임에도 불구하고 생활취수원으로서 위협받고 있다.
결국 4대강 사업이 이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돈 잔치였다는 의혹이 꾸준히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대학 동창 등 측근들에게 사업권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담합 문제에 연루됐다.
대형 건설사 다수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입찰 담합을 한 것이 사실로 드러났고,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의 검찰 구속영장을 보면 4대강 관련해 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대통령 집사인 김백준 전 청와대 기획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최등규 대보건설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윗선에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후 최 회장의 대보건설은 4대강 사업에 참여했다. 대보건설은 4대강 사업 당시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통해 공사에 입찰했다. 총 수주액은 794억원 상당이었으며, 이중 대보건설의 수주한 금액은 200억원에 달했다.
MB정부는 2012년 7월 4대강 사업 유공자로 대보건설 임원 2명은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현재까지 4대강 사업에서 언급되고 있는 뇌물건은 대보건설이 유일하다. 일각에선 뇌물을 주고 공사에 참여한 업체가 대보건설뿐이었을까라는 시각이 많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2월 MB정부 시절 작성한 경인 아라뱃길 사업, ‘1조원 이상 손실’ 등의 내용이 담긴 문서를 비롯한 4대강 사업 관련 원본기록물 일부를 몰래 폐기하려다 적발됐다.
[적자투성이]
[자원외교]
자원외교도 이 전 대통령의 작품이다. MB정부가 주도한 자원외교 패턴은 비슷하다. 부실기업을 비싸게 사들여 돈을 들이고, 결국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수상한 거래 등을 해왔다. 천문학적 규모의 손실이 나왔지만 수혜자는 드러나지 않았다.
MB정부 시절 비리 의혹 발본색원?
집권 5년동안 천문학적 국고 손실
이 전 대통령 집권 1년 차인 2008년부터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세 곳이 추진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은 무려 170개에 이른다.
지난달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원개발이라는 명목의 사업들에 총 43조4000억원(2017년 6월말 기준)이 투자돼 13조6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앞으로도 부실 자산을 매각하거나 정상화하는 데 추가로 투자될 돈이 남아 손실액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공기업과 함께 따라나선 민간 기업이 2014∼2016년 낸 손실만도 8549억원에 이르고, 펀드 역시 평균 수익률이 -25.8%를 기록했다.
특히 투자는 물론 투자 자산을 처분하는 과정마저 비상식적이어서 이들의 손실액이 이 전 대통령 쪽에 흘러갔을 수 있다는 의심이 나온다.
대표 사례가 석유공사가 인수한 캐나다 정유회사 하베스트다. 석유공사는 2009년 석유·가스 생산광구와 오일샌드 광구를 보유한 하베스트를 4조5500억원에 인수했다.
전례 없는 초대형 사업이었지만 협상 개시(2009년 9월9일부터)부터 최종 계약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44일이었다. 하베스트 쪽 요구로 함께 사들인 정유시설 날(NARL)은 1973년 완공 뒤 가동 중단과 화재가 거듭됐던 ‘문제의 시설’이지만, 현장실사 한 번 없이 인수했고 3년 만에 1조원이 넘는 손실을 보며 팔았다.
김성훈 석유공사 부사장은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2009년 10월22일 하베스트 인수 계약서에 서명했다.
석유공사로부터 경제성 평가 보고서를 의뢰받은 메릴린치는 단 사흘 만에 보고서를 작성해 인수 타당성을 만들어줬는데, 당시 메릴린치 한국지점 상무가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알려진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아들인 것이 알려져 의혹은 더 커졌다.
또 대형 부실이나 투자자 피해로 이어진 사업들을 들추다 보면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총리실 국무차장 등이 등장한다. 이 전 의원은 2009년부터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 등을 9차례 누볐고 그중에서도 볼리비아에 5차례나 방문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외려 볼리비아 우유니 리튬 개발 사업에서는 볼리비아 정부의 리튬 국유화 결정으로 4년 만에 계약이 폐기됐다. ‘미스터 아프리카’란 별명도 붙었던 박 전 차장이 관여한 2010년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은 씨앤케이(CNK) 주가조작 사건으로 이어졌다.
[결함·의문 범벅]
[방산비리]
MB 정부 때 방위산업 관련 비리도 쏟아졌다. 북한 소총에 뚫리는 방탄복이 납품된다든지, 함정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뇌물을 줬다든지, 군용 소나가 들어가야 하는데 어선용 소나가 들어갔다든지 하는 여러 가지 종류의 허술한 방산 비리가 적발됐다. MB정부 시절 방산비리는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이명박, 박근혜정부 때 불거졌던 방위사업 관련 비리 의혹을 재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청와대는 방위력 증강의 걸림돌이기 때문에 확실히 짚고 넘어갈 건 짚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사가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중 MB정권 기간 중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사자방’(4대강 비리, 자원외교 비리, 방산비리)에 대한 조사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항상 MB측근들 등장
MB정부는 최첨단 군함 건조와 함께 방위산업을 국가 주요 핵심사업을 지정하고 2020년까지 국방산업 수출 및 국방기술 분야서 세계 7대 국가 대열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 이 전 대통령 임기 말인 2012년에는 14조원에 이르는 무기 도입사업도 추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 무인기 사업을 비롯해 한국형 헬기사업, 한국형 개인화기 개발사업 등 각종 사업을 추진했으나 해당 사업체들이 비리 의혹에 휩싸이는가 하면 개발된 무기와 관련해서도 각종 결함과 의혹으로 범벅돼 권력형 비리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