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사 ‘레드펜 작전’ 내막

'2인3각'처럼…경찰이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얼마 전 군 사이버사령부(이하 사이버사)가 정부 비판 성향의 아이디를 대량 수집해 온라인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집중 관리한 사실이 밝혀졌다. 일명 ‘레드펜’ 작전. 이런 가운데 경찰이 레드펜 작전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 되고 있다. 정치개입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졌던 경찰이 보안사이버수사대를 만들어 군 사이버사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해 온 정황이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이재정 의원실이 제시한 국방부·경찰청의 각종 문건에 따르면 사이버사와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는 ‘2인3각’처럼 함께 작전 협조를 진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사와 경찰청의 부적절한 업무 협조 정황은 2009년 12월24일 경찰청이 보안국 보안사이버분석계를 보안사이버수사대로 확대 개편하면서 시작된다.

정부 비판 누리꾼
일반인 블랙리스트

군 사이버사는 창설 직후부터 총선과 대선 때마다 온라인 선거 개입을 주도해온 심리전단 내에 ‘검색팀’과 ‘리스트 관리 담당’을 두고 ID와 닉네임, 사이트 주소 등을 모아 특별관리대장을 만들었다. 

‘레드펜’ 작전은 공식적으로는 북한 선전물이나 이에 동조하는 세력을 수집해 보고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정부를 적극 비판하는 누리꾼 리스트를 작성해 대응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다.

‘레드펜’ 작전의 시작은 사이버사 창설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이버사 사정을 잘 아는 전직 군 관계자는 “(군은) 2008년 봄에 시작된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이후 온라인 여론이 정권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 판단했다. 그에 따라 온라인 여론을 주도하는 유력한 아이디를 골라 이를 추적 관찰하고, 해당 게시물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관리 대상 아이디의 글이 올라오면 더 독하게, 집요하게 (댓글)작전을 폈다. 군 내부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던 작전이 공식 조직을 통해 대대적으로 이뤄진 것은 사이버사가 창설된 2010년 이후다”라고 덧붙였다.

2010년 1월 사이버사가 창설되며 ‘레드펜’ 작전은 사이버사 심리전단 내 20명 내외의 검색팀에서 하루 24시간 내내 실행됐다. 

검색팀서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과 작성자 ID를 갈무리해 보고하면, 따로 정해진 2명의 담당이 작성자 성향 파악과 리스트 작성·관리 업무를 맡았다. 이 팀의 존재는 이미 2013년 사이버사 수사 당시 ‘정보대’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바 있다.

다만 당시 정보대는 현안 이슈를 심리전단장에게 보고하고 단장의 작전 지시를 운영대에 전달하는 일종의 지원조직으로 파악됐을 뿐, 이 팀에서 수행한 ‘레드펜’ 의 실체는 드러나지 않았다. 

레드펜 작전의 대상은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 사이트와 트위터, 블로그, 정부에 비판적인 누리꾼들이 모여들던 ‘오늘의 유머’ ‘엠엘비파크’ 불펜, ‘82쿡’ 등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망라했다. 

사이버사는 자신들의 작전 대상을 “북한 및 적대세력이 직접 운용 또는 간접 활용하는 일체”라고 정의했다.

담당 만들어 일반인 ‘특별관리대장’ 작성
경찰청 보안국 간부가 꾸준히 방문해 공조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의 출장 관련 문건 등을 살펴보면, 경찰과 군의 교류는 경찰청 보안국 산하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 직접 사이버사를 방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전직 군 관계자는 “(이 작전지침에 따라)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인원이 수시로 국방부 내 사이버사령부를 방문했다. (경찰청의)방문이 공식 확인되지 않을 만큼 보안이 철저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보안국과 협조
창설 이전부터…

당시 사정을 잘 아는 전직 군 관계자는 “(이 작전지침에 따라) 경찰청 보안사이버 수사대 인원이 수시로 사이버 사령부를 방문해 협의하고 업무를 공조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보안국이 군과 업무협조를 한 시점은 2010년 이전부터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는 “경찰청 보안국의 한 팀장급 간부(경감)가 2008년부터 2010년까지 꾸준하게 군을 방문해 업무 공조를 하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문건서도 이런 협조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은 곳곳에도 발견됐다. 

최근 군사 2급 기밀서 해제된 국방부 ‘2012년 사이버심리전 작전지침’을 보면, 제2장 4조(작전운영) 4항에 “작전협조는 국방부, 합참, 기무사, 청와대, 국정원, 경찰청 등과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보안유지 하에 정보를 공유한다”고 규정돼있다. 

이에 앞서 국방부는 같은해 1월20일 청와대에 올린 ‘청와대(BH) 현안업무보고’서 “청와대, 국정원, 경찰청, 기무사 등 유관기관과의 실시간 정보공유, 공동 대응체계 유지”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군이 ‘레드펜’ 작전으로 관리한 온라인 블랙리스트의 규모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다. 관리 대상 누리꾼의 리스트를 담은 ‘레드펜’ 대장은 ID 특별관리대장이라 불리며, 기초자료를 제공하는 검색팀조차 존재를 명확히 알지 못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됐기 때문이다.

다만 리스트 규모를 가늠해볼 수는 있다. 2017년 10월 국방부가 내놓은 ‘사이버사 댓글 재조사 태스크포스(TF)’ 중간조사 보고를 보면, 국방부는 “이명박정부 당시 사이버사가 문재인 대통령, 이효리 가수, 박원순 서울시장 등 유명인사 33명의 SNS 동향을 파악한 뒤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33명의 동향을 담은 청와대 보고서가 군 내부 전산망에 남아 있다고 제보했던 한 전직 군 관계자는 “33명은 ‘레드펜’의 일부다. 이는 최소한의 숫자로 실제 유명인사가 아닌 유력 아이디를 더하면 수천개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관계자가 언급한 ‘수천개’라는 추정치는 당시 사이버사가 작전 대상으로 삼았던 종북 핵심 세력의 규모에 근거한다. 


이 관계자는 “처음 (레드펜은) 10명을 대상으로 시작했고, 이후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지휘계선 말고 정확한 수치를 알기 어렵지만, 사이버사 내부적으로는 종북 핵심 세력(3만여명)과 종북 조직(80여개 단체)을 (레드펜) 작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당시 사정을 잘아는 전직 군 관계자는 “온라인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레드펜’ 작전의 대상이 민간인이고, 경찰이 민간에 대한 수사권을 가졌기 때문에 업무협조가 중요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즉, 사이버사가 정부에 비판적인 활동을 하는 누리꾼들의 아이디(닉네임, 누리집 주소 등 포함)를 모아 관리한 ‘특별관리대장’(레드펜 작전)을 경찰에 전달하면 경찰이 넘겨받아 이 명단에 포함된 민간인에 대한 직접 사찰을 하는 방식으로 군의 작전을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민간인 사찰?
자료 USB 저장

사이버사는 ‘레드펜’ 작전의 성과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사는 그날 불거진 주요 이슈에 대한 찬반 동향과 변화 수치를 담은 대응 작전 결과를 국방부 지휘부와 청와대 등에 제출할 때 ‘레드펜’ 작전 결과를 별도로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사이버사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레드펜’서 성과를 내면 곧바로 포상을 받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사이버사의 한 요원이 2010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서 받은 표창 공적서에서 “유관기관(경찰청)과 주요 첩보활동을 93회 278건 실시해 사이버 첩보능력 및 부대인식 제고에 기여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레드펜’은 작전 초기 사이버사 핵심 간부들 사이에 갈등을 낳기도 했다. 이런 리스트 관리가 불법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전 사이버사 핵심 관계자는 “(‘레드펜’ 작전은)불법이었고 (군이)그것을 모를 리 없었다. 다만 경각심이 없었다. 아이디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하는 과정이나 이를 분석한 뒤 반정부 세력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과정 모두 불법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사이버사의 레드펜 작전 활동 관련 경찰 개입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지난 12일 밝혔다. 

경찰청 보안국이 진상조사팀(TF)을 자체 구성·조사한 결과, 지난 2011년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직원들이 당시 상사로부터 정부정책에 대한 지지 댓글을 게시하도록 지시를 받아 일부 실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총경급 이하 관련직원 32명을 상대로 조사 과정서 포착된 것으로 경찰관 한 명과의 대화 과정서 정부 지지 댓글 개제 사실을 전해들었지만 이후 조사에서는 해당 경찰관이 “공식적인 업무 일환”이라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2010년 당시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던 A 경정은 사이버사로부터 2년 가까이 ‘레드펜’ 자료를 넘겨받아 휴대용저장장치(USB)에 보관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기관끼리 아닌 개인 간 협조차원”주장
개인정보 1646개 정리된 214개 파일 전달

A 경정은 2010년 12월15일 경찰청 주관 유관기관 워크숍서 사이버사 직원으로부터 레드펜 자료가 담긴 서류봉투를 전달받은 후, 그때부터 2012년 10월5일까지 아내 명의로 개설한 이메일을 통해 인터넷 댓글 게시자의 ID·닉네임·URL 등 1646개가 정리된 214개 파일(한글파일 209개·엑셀파일 5개)을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 경정이 받은 파일은 언론기사 관련 157건, 화면캡처 사진 관련 47건으로, 성격별로 국보법 관련 140건, 정부정책 관련 43건, 군 관련 21건 등이라고 경찰청 보안국은 설명했다. 

진상조사팀이 블랙펜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찰의 내사 1건 및 통신 조회 26건과 정보가 일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에도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장이던 A경정은 댓글자료를 소속 직원들에게 제공, 댓글 게시자에 대한 내사를 진행했다.

이에 경찰청은 치안감 이상급을 단장으로 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단’을 구성,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와 관련해 이철성 경찰청장은 “관련한 의혹과 전혀 관계 없고 수사 경험이 많은 치안감 이상을 단장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단이 구성되면 수사는 본격적으로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이뤄질 전망이다. 

우선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요원들이 사이버사로부터 넘겨받은 아이디나 닉네임 등의 정보를 대공 관련 수사나 내사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민간인 사찰 등에 위법하게 활용했는지 여부다.

또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요원들이 국정원 사이버심리전단 요원처럼 조직적으로 상부의 지시를 받아 정치적으로 편향된 성격의 댓글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게재했는지 여부를 가려내는 게 핵심이다. 

경찰청 보안국 관계자는 “2010~2013년 동안에는 본인들이 A 경정에게 자료를 받아 내·수사를 진행할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A 경정은 기관대 기관의 관계가 아니라 개인 간 업무 협조차원서 (자료를)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가치가 없어 사용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청 보안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군과의 업무 협조는 일부 인정하면서도 군과 함께 민간인 사찰 등을 하는 일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군과 세미나를 하며 대공업무 노하우를 축적하고 친북 사이트 140개 차단과 관련된 자료를 받거나, 사이버사가 아닌 기무사로부터 손에 꼽을 정도의 (친북 관련) 누리꾼 아이디를 건네받은 적 있을 뿐”이라며 “군으로부터 그런 자료를 주고 받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개인간 협조 차원”
경 모르쇠로 일관

이철희 의원은 “청와대까지 제출된 국방부 문서에 나온 근거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는 경찰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정 의원도 “국정원과 사이버사의 역할이 위축된 상황서 경찰의 보안사이버수사 조직이 확대 개편돼왔다. 이런 점을 생각해볼 때 이번 사안은 더욱 엄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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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