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12월 거사설 실체 추적

준비된 ‘미래권력’ 대권행 ‘탄탄대로’(?)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차기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박근혜 전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좀처럼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히지 않고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을 통한다. 그런 이 의원에게서 박 전 대표의 활동이 ‘임박’했다는 언급이 나오면서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 시점이 내달로 점쳐졌다. 그런데 다음날 바로 ‘잘못된 말’이라고 밝혀 해프닝에 그치고 말았다. ‘미래권력’으로 점쳐지는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 꿍꿍이 속내를 짚어봤다.

이정현 의원 “임박했다” 발언으로 화제 모아
다음날 “임박했다 표현 잘못됐다” 발언 수정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표의 본격 활동 시점이) 임박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정치권에 적지 않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의원은 “과거 대표 때 살인적인 일정을 수행했고 국민 앞에 모든 것을 검증받고 드러냈다. 자신이 본격적으로 나서도 국민이 상식적으로 이해해줄 시점이 되면 그렇게 (활동)할 것이고, 다가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5년 임기의 대통령이 최소한 4년 동안은 일할 수 있도록 경쟁자들이 조용히 있어주는 것이 중요한 일이고,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지 않은 게 오히려 구태정치이자 잘못된 정치”라고 덧붙여 9월 대선 행보 개시에 힘을 실었다.

화제와 추측 남긴
박근혜의 ‘입’ 이정현

이 의원의 발언은 박 전 대표의 의중을 잘 안다는 친박(친박근혜) 인사들도 취지가 와전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한테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고, 대표를 만났을 때 들은 기류와 다른 이야기여서 다소 의아했다”면서 “3주만 지나면 바로 정기국회이고 전국적인 수해로 국민의 고통이 심한데 본격 정치 활동에 돌입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 얘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화제가 계속되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자 이 의원은 다음날인 4일 다른 라디오 방송에 나와 “임박했다는 표현은 솔직히 잘못됐다”며 자신의 발언을 전격 수정했다.

이 의원은 “지금 당장에 활동을 시작하거나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맞지 않다”며 “한 마디로 말해서 이제는 국민 상식에 맞는 시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 이어 “박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도 노 대통령이 일 할 수 있도록 조기 대선 붐이 일어나지 않도록 비서실을 조금 넓히는 정도의 사무실을 냈고 본격적인 활동은 그 다음해 초에 가서 했다”고 밝혔다.

지난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선거를 1년 5개월여 앞둔 2006년 7월에 공식 행보에 나섰으며, 박 전 대표는 그해 8월께 소규모 캠프 활동을 시작했었다.

이 의원은 또 “대통령 임기가 5년으로 정해져 있는데 정치권도 그 분이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은 줘야 한다”며 “지금 이 시점만 하더라도 대통령의 임기가 19개월이나 남아있는데 이 시점에 소위 말하는 차기 예비대선 주자들이 너나없이 나서서 활동하고 얘기하고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그 쪽으로 블랙홀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일 모레 정기국회이고 대선주자라고 1년 5개월 남겨놓고 떠벌리고 돌아다니면 국가나 국민에게 도움이 안된다”며 올해 정기국회 안에는 대선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핵심 친박 인사도 “박 전 대표의 본격적인 활동은 내년 총선의 공정 공천과 맞닿아있다고 본다면, 그 시점은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늦은 12월 말이나 내년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정치행보를 한다고 광고하고 그럴 스타일이 아니다. 본격 정치행보를 한다는 표현도 박 전 대표가 싫어할 것”이라며 “다만 이번에 수해현장을 조용히 방문한 것을 볼 때 앞으로도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으면 그런 기회를 자연스럽게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열공’한 박근혜
정책분야 마스터

박 전 대표는 활동을 시작하더라도 우선은 정책비전을 밝히는 쪽에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

. 지난 3년 반 동안 내년 대선에 대비한 국정현안 파악과 정책개발에 전념해 왔다. 한 측근은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해 왔다. 실제 토론을 하면 박 전 대표를 당해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의 ‘정책 스터디’가 마무리 단계라는 것이다.
 
실제 박 전 대표는 분과별로 전문가들과 정책토론모임을 만들어 일주일에 서너 차례 토론을 해왔다. 지난해 말 출범한 국가미래연구원은 외교·안보와 거시금융, 재정·복지 등 18개 분과별로 일주일에 두세 차례 모여 스터디를 진행했다. 18개 분과별 과제는 최근 정리 작업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 라인은 ‘5인 스터디 그룹’이 대표적이다. 2007년 경선 전후로 박 전 대표를 도와온 인사들인 이들은 경제, 복지, 외교·안보, 교육, 과학기술 등 분야별 책임자급 인사들로 안종범(성균관대) 신세돈(숙명여대) 김영세(연세대) 김광두(서강대) 최외출(영남대) 교수 등 5명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경선 이후 4년 가까이 격주마다 스터디를 하고 의견을 청취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정책은 이미 다 준비돼 있다. 어느 분야에 대해 물어도 잘 대답할 수 있을 정도”라며 “역대 이렇게 준비된 대통령은 없었을 것”이라도 했다.

4년간 정책 부분 ‘열공’ 정책 스터디 마무리 단계
지지기반 조직구성도 마무리, 민주당 예의주시


박 전 대표는 이메일이나 컴퓨터 파일보다는 종이 자료를 선호한다. 모임마다 수십~수백 쪽의 자료를 받아 읽는다. “정책에 필요한 예산이 얼마냐”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를 따져보고 답이 미진하면 “해결책을 정리해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잦다고 한다. 요구한 자료 목록을 수첩에 적었다가 보좌진에게 자료가 왔는지 꼬박꼬박 확인한다.

박 전 대표의 핸드백에는 손으로 대충 찢은 신문·잡지 기사들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시간 날 때마다 꺼내서 밑줄을 쳐가며 읽는다는 것이다. 한 친박 의원은 “여행 중 계속 읽어서 너덜너덜해진 신문 조각을 본 일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이론 공부에 치중하다보니 현장감각이 부족하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따라서 박 전 대표가 주어진 기회마다 정책비전을 드러내는 예열기간을 가지며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준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렇게 준비된 정책들은 8월 임시국회나 9월 정기국회에서 법안 발의의 형태로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와 같은 패러다임이나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같은 법안 발의 등으로 미루어 보면 중도적 스탠스를 취할 것임이 분명 할 듯하다.
 
이명박 정부가 워낙 우파적으로 완고한 정책을 펼쳤다는 이미지가 강해 이에 대한 반발을 자연스럽게 지지로 전환시키면서 야권의 공세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포석이다.

또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보다 강연을 하거나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식으로도 자신의 정책기조를 밝힐 것으로도 보인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국가 위기 대응 체제, 지식 기반 사회, 복지·교육 정책의 문제점, 미래 에너지 확보 방안, 지속적 성장 방안 등 국정의 다양한 분야를 챙겨왔다. 최근엔 미래 성장 동력과 첨단 과학기술, 맞춤형 복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조직구성도 마무리
민주당 초긴장 모드

정책부문에 이어 조직구성도 완료됐다는 평가다. 박 전 대표 지지 조직은 이미 전국적으로 구성이 마무리된 단계다.

‘국민희망포럼’이 대표적 조직으로 이미 지난달 16개 시·도별 조직 구성을 완료했다. 강창희 전 의원이 상임고문을 맡고 있고, 친박 핵심 이성헌 의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전직 국회의원인 H씨가 3년째 이끌어 온 모 포럼은 서민복지 등에서 박 전 대표의 정책구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300여명의 회원이 전국 광역도시는 물론 교민들이 많이 사는 뉴욕과 도쿄, 상하이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홍보팀에서 활동했던 대기업 홍보분야 간부 출신인 B씨는 최근 마포에 사무실을 내고 박 전 대표의 홍보동영상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과거 캠프에서 활동한 원외 인사들의 결집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대선주자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하더라도, 내년 총선에서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수렴 할지는 미지수다. 총선 결과에 따라 대권주자 위상에 크나큰 상처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정치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경우 ‘친박표’가 복구되면서 한나라당에는 플러스가 되지만, 박 전 대표 입장에선 이명박 정권에 대해 공동책임을 져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는 점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국민의 다수가 박 전 대표의 대통령 당선을 ‘정권교체’와 다를 바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 상황에 이명박 정권과 박 전 대표를 하나로 묶어 비판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민주당은 박 전 대표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당내에선 박 전 대표의 본격적인 행보와 관련해 “‘이명박 심판’이 아니라 ‘박근혜 선거’가 된다면 야권이 선거 연대만으로 승리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이인영 최고위원의 우려와 “박 전 대표가 나서면 이명박 정부 실정의 공동 책임자라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라는 전병헌 의원의 낙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미래권력 박 전 대표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정치권이 요동치는 형국이다. 그만큼 박 전 대표의 가치가 높다는 방증이다. 대선을 향한 첫걸음을 어떻게 뗄지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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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