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권 예견된 大재앙설 막전막후

총칼로 흥한 자 총칼로 망한다더니…물로 흥한 MB 물로?

[일요시사 이주현 기자] 대한민국의 수도가 물폭탄을 맞았다.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찾아오나 싶더니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서울이 삽시간에 물바다가 됐다. 그것도 대한민국의 최대 번화가와 부촌인 강남과 서초구를 중심으로 한강이남 지역이 사상 최악의 수재를 입었다. 이를 두고 ‘예견된 인재’라는 평가와 함께 ‘MB 재앙설’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시장 재임시절 청계천을 정비한 것과 대통령 당선 후 ‘대운하’를 준공하려다 여의치 않자 ‘4대강’으로 전환한 것이 국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는 얘기다.

“청계천이 토끼해 대한민국 발목 휘감는다” 
‘4대강 전도사’마저 우려하는 4대강 사업장

올 초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박민찬 풍수지리 신안계형물학연구소 원장은 국운을 말하기에 앞서 환란의 기운을 짚었다. 풍수를 통해 본 나라의 모습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었다. 제발 빗나가길 바랐던 그의 예상은 여지없이 적중했다.

특히 박 원장은 “예로부터 청계천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운명을 결정했다. 북악산과 인왕산, 남산 등지에서 흘러내려 온 하천이 연결돼 있는 청계천은 때로는 국가의 성장을 가져다줬고, 때로는 나라를 위태롭게 했다”며 청계천의 상징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청계천 흐르는 불운
국운에 그림자 드리워

서울시장 재임시절 이명박 대통령은 극심한 반대를 저버린 채 청계천 복원을 극구 강행했다. 복원당시 깨끗하게 정리된 도시의 모습에 시민들은 환호했고, 청계천은 그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1등 공신’이 되었다.

하지만 각계의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은 생태계 파괴 등을 이유로 이 대통령을 비난했고, 풍수지리가 등 역술인들은 나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극렬하게 반발했다.

그렇다면 현재 청계천은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까.

박 원장은 현재 청계천의 모습을 “배를 갈라놓은 형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청계천은 사람으로 말하면 배에 해당하는 부분인데 2003년 7월 청계천을 복원한다면서 서울의 중심부를 파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나라의 모든 일이 엉망이 됐다”면서 “경제는 망해갔고 국민은 분열됐으며 외세에 약해지고 북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등 어려운 고비가 찾아왔다”고 역설했다.

박 원장은 청계천으로 인한 풍수지리적 영향력을 과거의 사례를 통해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조선 영조 때와 박정희 정권 시절 청계천으로 인한 국운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조선 영조 시절 청계천은 치수사업으로 인해 자연적 하천형태였던 것이 좀 더 깊고 넓게 파지게 됐다. 그리고 그때부터 조선 왕조의 시련이 시작됐고 급기야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는 수난까지 겪게 됐다는 것.

박 원장은 “물은 재물을 상징하는데 기본적으로 3분의2 정도의 수위가 흘러야 교량역할을 하면서 길지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청계천을 개량함으로 인해 흉지로 탈바꿈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반면,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청계천을 복개했다. 박 원장은 1957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로 지목받던 나라가 1958년 청계천 복개를 진행한 후 30여년 만에 세계 10위권 진입을 앞둔 국가로 성장했다는 점을 짚었다.

청계천 복원과 관련, 박 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풍수를 모르고 한 일”이라며 “이 대통령은 개인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나라는 망하고 있다. 청계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가 어떤 해인지와는 상관없이 국운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

그는 “지난 2003년 복원된 청계천은 풍수적으로 올해 9년을 맞이한다. 풍수는 10년이 지나면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데 지난해 호랑이해를 맞이하면서 조금 일찍부터 그 영향권에 들게 됐다”며 “청계천을 복개해 길지로 만들면 국가적 차원의 흉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국운을 길하게 만들 해법이 없다. 길지로 만든다면 서민경제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경제적으로 성장 탄력을 받게 된다. 경제가 안정되면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사라지고 국민들이 단합하면서 흥한 기운이 전국을 덮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국가가 급신장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물맛’ 안 이명박
4대강 정비 강행

이 대통령의 ‘물’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청계천으로 물맛을 안 이 대통령은 당선된 후 대선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극심한 반대와 예산문제로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이 대통령은 ‘4대강 정비’로 슬쩍 노선만 변경했다. 이 역시도 극심한 반대여론에 직면했지만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 때와 마찬가지로 야심차게 강행했다.

총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한강에서 멱을 감다. 상상이 아닙니다”라며 아이들이 마음 놓고 물놀이 할 수 있는 강을 만들겠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현실은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다가 작업인부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고 제방과 둑이 무너지는 인재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4대강 유역에는 지난 6월 중순부터 시작된 장마와 집중호우로 인해 사업현장 곳곳에서 교각붕괴, 제방유실, 농경지 침수 등의 사고와 지류 역행침식 및 헛준설(재퇴적) 현상이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6월에 발생한 왜관철교 붕괴, 구미단수 사태, 상주보 제방 300m 유실 사고에 이어 7월에도 칠곡보 어도 유실, 안동보 붕괴, 상주 비닐하우스 침수, 밀양시 무안면 농경지 침수, 금강 유등천 침산보 훼손과 유실 등 4대강 곳곳에서 부실공사로 인해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했다.

환경단체들은 ‘하나마나 한 도로아미타불 식의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국토 개조론을 운운하며 강행한 4대강 사업은 이미 예견된 국가 재앙이라는 것이다.

환경단체, “하나마나 한 도로아미타불 식의 대국민 사기극”
MB, “세계가 나를 ‘녹색성장의 아버지’라 부른다” 자화자찬


이 같은 현실에 대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4대강 전도사’인 이재오 특임장관마저 4대강 사업장 및 구제역 매몰지에 우려를 표했다.

이 장관은 폭우가 수도권을 강타한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비가 너무 와 곳곳에 비 피해가 우려 된다”며 “특히 4대강 주변과 구제역 매몰지 주위를 잘 살펴야한다”고 철저한 관리를 주문했다. 이는 이 대통령과의 관계가 멀어진 시점에 나온 발언이었고, 4대강 전도사가 4대강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 미묘한 여운을 남겼다.

또한 4대강 홍수 피해와 관련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이번 수해가 ‘4대강 공사 때문’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지난달 20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홍 대표는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귀엣말로 “4대강 공사 중에서 유일하게 잘못해 둑을 막아버렸다. 배수가 빠지지 못하게 막아버렸다”라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러한 언급은 홍수 피해가 4대강 공사와 무관하다는 정부의 인식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이 사업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꿈을 이루는 것이다. 하늘의 천명이라고 생각하였고, 4대강 사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조국의 꿈이다”고 말했다.
 
이어 “완성된 이후 모습을 보면 아마도 반대했던 사람들조차 ‘4대강이 이런 모습으로 탄생하기 위해 그런 고통이 따랐구나’라고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물사랑이 여실히 드러났고 4대강 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난 발언이었다.

MB의 강한 의지
약될까 독될까?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수도권 수해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신속한 피해보상과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번 수해는 천재가 아닌 인재(人災)”라면서 “개발현장이 인명을 경시하고 가시적인 성과주의, 업적주의에 치우친 나머지 이런 재난을 가져왔다는 비판이 많다”고 밝혔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선거에서 패배한 사람으로서 이 대통령에 대한 직접 비판을 삼가왔지만 이제는 정면으로 말하겠다”며 “수많은 낮은 곳에 있는 서민들은 4대강과 디자인서울로부터 소외돼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여전히 이 대통령은 4대강 사업으로 세계 최대의 자전거길이 생겼다고 자랑하고 “(세계가) 나를 ‘녹색성장의 아버지’라고 한다”며 자화자찬하고 있다.

단 2년 만에 4대강 694km를 파헤친 역사는 전 세계에서도 전무후무한 사건이다. 재독 건축학자인 임혜지 박사는 “전국에 걸쳐 단기간에 밀어붙이는 4대강 공사는 이 모든 부작용을 한꺼번에 초래할 것이다. 부작용과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한 나라의 국운에는 최고 지도자의 운도 작용한다. 그가 어떤 운을 가지고 있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국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민찬 원장은 이 대통령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그러나 “자연의 영향이 먼저”라며 “청계천으로 나라의 형상이 근본부터 잘못돼 국운을 해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국운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에게 고마워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일등공신이고 그의 상징물이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물이 이 대통령을 적극 도와준 셈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최종 결과와 평가가 아직 남아있다.

청계천으로 물맛을 안 이 대통령이 강행한 4대강 사업.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고 총으로 흥한 자 총으로 망한다는 속설처럼  ‘물로 흥한 자 물로 망한다’는 민초들의 원성이 어디까지 맞아떨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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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