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 이철성’ 청와대 딜레마

‘불면 날아갈’ 바람 앞 등불 신세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이철성 경찰청장 사의설이 흘러나오면서 대규모 인사를 앞둔 연말 경찰 내부는 더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 청장과 청와대는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갑자기 불거진 사의설에는 그럴 만한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가올 올림픽과 지방선거같은 큰 이벤트를 앞두고 청와대와 여당의 압박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4대 사정기관 수장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 청장. 풍전등화 같은 그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한 매체서 이철성 경찰청장이 최근 청와대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청장이 이번달 초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아 순방길에 오르기 직전 청와대에 ‘청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이 청장이 사의를 밝힐 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맞다”며 청장직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사의설 진실은?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해당 보도 직후 사의설에 휩싸인 이 청장이 청와대에 직·간접적으로 사의 표명 의사를 전달한 바 없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일축했다. 

지난 20일 이 청장은 서울 서대문구 본청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사직서를 쓴다던가 의사를 전달한 적이 없었다”며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사의 표명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 동남아 순방길에 오르기 전 예방해 사의를 표명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대통령 예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청와대 출입기록을 보면 알겠지만 마지막으로 들어간 게 반부패 기관장회의였고 그 때 이후로 들어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주변 사람들에게 ‘개인적으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소회를 밝힌 적은 있지만 그 말은 국회 질의 때도 했고 저의 진퇴에 대한 질문이 있을 때마다 해왔던 얘기”라며 “치안정감 인사를 앞두고 여러 가지 움직임이 있으니 그와 관련해 증폭된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청장 사의 표명설
“개의치 않겠다”…청와대도 공식 부인

이 청장은 청와대로부터 신임을 확인한 만큼 남은 잔여 임기를 모두 채운다는 입장이다. 

앞서 이 청장은 박근혜정부 시절인 지난해 8월 강신명 전 경찰청장의 뒤를 이어 취임했다. 보통 경창청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이 청장은 정년(만 60세) 제한으로 내년 6월까지가 임기다. 

이 청장은 연말로 예상되는 경찰 고위직 인사와 관련해서는 “치안정감, 치안감 인사는 정부 인사기에 제가 언제 한다고 말할 수 없다. 아직까지는 치안정감 인사와 관련해서 언급된 바가 없다”면서도 “다만 과거 전례로 보면 12월10일 정도까지, 경무관 인사까지 12월 중순까지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청장 교체설 혹은 사의설은 문재인정권 출범 직전에도, 이후에도 잊을만 하면 불거져 나왔다. 이 청장이 박근혜정부서 임명된 사람인 데다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 4대 사정기관 수장 중에 유일하게 ‘생존 중인’ 인사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청장은 검찰총장·국정원장·국세청장과 함께 ‘4대 권력기관’으로 불린다. 


경찰 내부에서는 특정 치안정감들이 거명되며 ‘밑에서 청장을 흔들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또 “현 정권과는 코드가 안 맞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 청장 교체설은 지난 7월 무렵부터 경찰개혁위원회 주변서도 흘러나왔다. 

일부 개혁위 위원들이 경찰 개혁의 핵심으로 ‘청장직 개방’에 무게를 두고 추진한다는 것이었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혁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개혁의 깊이와 속도를 더 하려면 외부 인물을 청장 자리에 앉혀 분위기 쇄신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가 개혁위 인권분과를 중심으로 논의됐다. 

계속되는 교체설
가도 가도 가시밭

검찰총장도 외부에 개방해 지원자를 신청받는 데 경찰청장을 민간에 개방하지 못할 이유가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여권의 모 인사가 차기 청장으로 유력하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그러나 개혁위는 이 청장 교체설을 부인했다. 

당시 개혁위 한 관계자는 “개혁위 위원들을 임명한 사람이 이철성 청장인데 위원들이 이 청장을 쫓아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차기 청장은 개방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는 하고 있지만 이 청장을 당장 교체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정치인 출신을 차기 청장에 앉힌다는 설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청장은 얼마 전 강인철 경찰중앙학교장과 상호 비방전을 벌이면서 경찰 내부서 사퇴론이 불거졌지만 이 때도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으면서 사퇴 위기를 넘겼다. 

경찰 안팎에선 여권서 집단으로 청와대에 경찰청장 교체를 건의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여당 한 의원실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정권이 바꼈는데 전(前) 정권 인물이 교체되는 건 당연한 거 아니냐”면서도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청와대에 경찰청장 교체를 건의한 사실은 없다. 그럴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찰 주변에서는 인사철을 앞두고 10만명이 넘는 조직 규모에 비해 ‘윗자리’는 한정된 만큼 수뇌부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치열해지면서 청장 교체론도 불거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이번 ‘사임설 해프닝’이 다음 달 초 경찰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오히려 이 청장의 임기를 보장시켜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니 땐 굴뚝에?
여 압박 있었나?


청와대가 “이 청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통령 탄핵 사태부터 대선 이후 지금까지 경찰 본연의 업무인 치안관리를 안정적으로 충실히 해왔다”며 이 청장에 대한 두터운 신임을 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새 정부가 이 청장의 유임을 결정했을 당시 촛불집회 관리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문재인정부가 예고한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경찰개혁 등을 순조롭게 추진하고 평창올림픽을 안정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청와대가 이 청장의 ‘유임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청장이 강력하게 “사실이 아니다”며 사의설을 일축했지만 일각에선 갑자기 불거진 사퇴설에는 그럴 만한 배경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 내부에선 “내년에 평창올림픽과 지방선거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있는데 전 정부서 활동한 이 청장 등 고위급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평가가 있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여당 등이 이 청장을 압박했고 이에 이 청장이 사퇴 의사를 내비쳤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이달 말 예정돼있는 경찰 고위급 인사와 겹쳐 지금이 청장 교체의 최적기라는 시각이 많다. 이 청장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정치권 안팎서 조심스레 나온다. 

문정부 출범 직후 끊임없는 교체설
연말 앞두고 수뇌부 흔들기 관측도


이 청장은 지난해 8월 임기 2년의 경찰청장에 취임했지만 정년 때문에 내년 6월 말에 퇴임해야 한다. 정치권서도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난 후 이 청장 퇴임과 신임 경찰청장을 임명하면 무리가 없기 때문에 청와대가 이 청장에게 이날 힘을 실어주는 발언을 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애초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는 이 청장 교체 필요성을 검토했지만 대과가 없는 만큼 2년 임기를 보장해주는 쪽으로 입장이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임기제가 시행된 후 임기를 채운 사람은 이택순·강신명 전 청장 2명뿐이다. 이들도 한 정권 내에서 임기를 보장받았다. 

이 청장은 순경부터 시작해 경찰청장까지 경찰 내 모든 계급을 거친 유일무이한 인물이다. 그는 1982년 순경 공채로 입문했다. 경사이던 1989년에 경찰 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한 뒤 서울 영등포경찰서장, 경남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차장 등을 지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평창올림픽이 코앞이라 청와대가 경찰 수장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청장에게 천운이 따른다’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이 청장은 ‘사임설’과 무관하게 정상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청장은 20일 방한한 로널드 델라 로사 필리핀 경찰청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 경찰 간 협력을 통해 재외국민 보호, 중요 도피사범 검거 송환 및 각종 국제성 범죄 공동대응 등 치안협력 발전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전날엔 경북 포항 지진 대피소를 찾고 수능 문제지 보관소 등을 방문하는 등 정상업무를 수행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인사철을 앞두고 여러 가지 소문이 떠돌고 있는 것은 알지만 일희일비하면 노이로제에 걸리지 않겠느냐”며 “청장 사임설은 일부 수뇌부 인사를 따르는 사람들이 주도하는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근거없는 소문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무시하겠다”고 말했다. 

청 노이로제
소문은 무시

청와대도 관련 언론 보도를 공식 부인하면서 이 청장에 대한 신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청와대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 입장문을 통해 “이 청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대통령 탄핵 사태부터 대선 이후 지금까지 경찰 본연의 업무인 치안 관리를 안정적으로 충실히 해왔다”며 “이 청장의 정년이 내년 6월인 상황서 청장 교체를 고려할 만한 특별한 인사 요인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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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