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루 쥔 홍준표 ‘홍(준표)당 만들기’ 프로젝트 전모

반짝 밀월시대 끝~임금님도 공주님도 잘 보이시오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사무총장 인사를 관철시켰다. 하지만 갈등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당직 인사를 놓고 친이·친박계가 협공에 나선 가운데, 내년 총선 공천과 경선 룰 개정 등 홍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첩첩산중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친박계와의 ‘반짝 밀월’을 저버리고 ‘홍준표당’을 외치고 있어 계파 간 갈등을 없앤다는 그가 새로운 계파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난도 거세다.

김정권 사무총장 인선, 고성에 멱살잡이 직전 상황까지
“반대하는 분들은 퇴장하는 게 관례” 정당성 강조

홍준표 대표와 친박계가 초반부터 격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7·4 전당대회를 통해 홍 대표가 당권을 잡는 데 상당 부분 기여한 친박계가 전대 이후 홍 대표 체제에 의구심을 가지면서 양측 간에 파열음이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가 가장 문제 삼는 것은 당직 인선 과정에서 나타난 홍 대표의 리더십이다. 홍 대표가 친박계를 대표하는 유승민 최고위원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측근인 김정권 사무총장 인선을 강행한 것을 두고 “역시 믿기 어렵다”는 불만들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직 인선에서
드러난 리더십

홍 대표는 지난 1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유승민, 원희룡 최고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김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하는 새 당직 인선안을 의결했다.

홍 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당직 인선안을 의결하자”고 제안하자 이에 반발한 유·원 최고위원은 퇴장했고, 두 사람을 제외한 최고위원들과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5명은 인선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전날에도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비공개 회의에서 고성이 오갔으며 이날은 홍 대표가 화를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연이틀 이어진 당 지도부 간의 충돌이었다.

회의장을 나온 유 최고위원은 사무총장 인선과 관련해 “정치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고, 원 최고위원은 “전례 없는 의사결정 강행에 전례 없는 사태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최고위원은 사무총장 임명 철회 투쟁 가능성도 시사해 향후 최고위원회의 운영에 험로가 예상된다.

대표의 총장 인선을 놓고 최고위원단 내부에서 갈등이 빚어진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내년 총선을 앞둔 시점이었기에 최고위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센 것으로 풀이된다.

친이계와 친박계 입장에서는 대표의 측근이 공천결정 과정에서 실권을 행사하는 사무총장 자리에 임명되는 점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사무총장은 당 살림을 책임질 뿐 아니라 총선을 앞두고 꾸려지는 공천심사위원회에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유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의) 최측근 인사를 사무총장으로 기용하면 공천 과정이 불공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홍 대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원 최고위원도 “홍준표식 사당화의 시작”이라며 “원칙은 사라지고 흥정만 남아 있는 게 한나라당의 현주소”라고 각을 세웠다.

이에 홍 대표는 “사무총장 한 자리 갖고 사당화를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홍 대표는 당직 인선을 마무리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 지도부는 순수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이며 최고위원회의는 합의제가 아닌 의결제로 운영된다”면서 “당 운영은 홍준표 중심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반대하는 분들은 퇴장하는 게 관례”라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부글부글 끓는 친박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한 뒤 홍 대표의 이 같은 발언에 친박계 의원들의 속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지했지만 ‘혹시나가 역시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홍 대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의원은 “친박계의 지지가 없었다면 홍 대표가 1등으로 당 대표가 될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한 뒤 “홍 대표를 지지한 친박계 의원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홍 대표는 지난 7·4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과 여론조사 결과를 합쳐 4만1666표를 얻어 2위인 유승민 최고위원을 9509표 차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선거인단 투표만 보면 홍 대표는 2만9310표를 얻어 2만7519표를 얻은 유 최고위원과의 차이가 1791표에 불과했다.

선거인단 투표가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영남권 친박계 의원들이 홍 대표를 지지하지 않았다면 결과가 뒤바뀌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대표는 당선 뒤 “압도적인 지지로 당 대표가 됐다”는 말을 반복하며 친박계가 반대하는 당직인선을 강행해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특히 홍 대표는 취임 직후 “계파 활동에 치중하면 공천을 주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친박계를 자극하기도 했다. 이에 친박계 한 재선 의원은 “홍 대표가 계파를 없애겠다면서 오히려 자신의 계파를 만들고 있다”며 “사무총장 인선 문제로 드러난 홍 대표의 행태에 분개하고 있는 의원들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의화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홍 대표의 인사과정을 비판하며 “충분한 공감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당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정치적 동지의 지지도 이끌어내지 못하는데 어떻게 국민을 아우를 수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공천 놓고 치열한 ‘계파싸움’ 재연 배제할 수 없어
“사전 상의 없었다” 핵심의원들 무더기 당직 거부


사무총장 인선을 두고 공천권 논란이 확산되자 홍 대표는 “친이계로 임명하면 친이계가 부활했다고 할 것이고, 친박계를 임명하면 또 친박계가 당을 접수했다고 할 것이니 차라리 거기서 자유로운 사람이 낫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원 최고위원은 “대표와 사무총장이 24시간 모든 수단을 가지고 당무의 정보를 독점하는 상황에서 개성이 강한 홍 대표의 측근을 사무총장에 앉혀 모종의 작전을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는 공천과 관련해 “어떤 사람은 뭐 이런 문제가 있어서 안 된다는 식으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흠집을 낼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홍 대표는 대표가 되기 전부터 “병역 미필자는 절대 안 된다” 등의 발언을 통해 특정인에 대한 공천 배제논리를 주장해왔고, “내년 공천만은 자기가 한번 마음껏 해보고 싶다”는 얘기도 했다.

결국 “친이와 친박이 아닌 중립적 사무총장을 임명한다”는 홍 대표의 논리는 측근을 사무총장에 앉혀 친이와 친박을 견제하는 동시에 다음 총선을 통해 ‘홍준표당’을 만들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김 사무총장은 자신이 ‘홍준표의 사람’이란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한 라디오에 출연한 김 사무총장은 “홍준표 대표는 지금까지 계파를 만들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계파를 초월해서 공정한 룰을 짜고 일을 제대로 한다고 한다면 ‘홍준표도 지도자가 될 수 있겠구나, 세를 모아줄 수 있을지 모른다’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사무총장의 이러한 발언은 유·원 두 최고위원이 우려하고 있는 ‘홍준표 계파’의 등장을 암시하는 것으로 읽힐 수 있어 향후 파장이 예고된다.

“내년 공천 마음껏
 한번 해보고 싶다”

한편 신임 당직자 임명도 내홍을 겪고 있다.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당 지도부가 극한 갈등을 겪은 후유증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친이계 심재철, 친박계 김학송, 현기환 의원 등 3명은 당직을 고사했다. 경선에서 홍 대표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친박계 김 의원과 현 의원이 각각 중안연수원장과 노동위원장 자리를 거부한 것이다.

현 의원은 “당직인선 과정에서는 한마디 상의도 없다가 갑자기 당직임명을 통보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홍 대표의 독단적인 당 운영에 대한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한 친박계 의원은 “도와 달라고 사정할 때는 언제고 당선되더니 바로 뒤통수를 때렸다”며 “앞으로 여러 사안을 놓고 부딪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친박계에서는 이미 사무총장 임명은 강행된 만큼 공천과정에서 사무총장을 견제할 수 있는 제1사무부총장은 전투력 있는 친박계 의원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거론되는 인물은 재선의 이혜훈 의원. 이 의원은 지난 대통령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캠프 대변인으로 이미 전투력을 검증 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제2사무부총장으로는 나경원 최고위원의 추천으로 김성태 의원이 오르내렸으나 지금은 잠잠해진 상태다.

홍 대표도 제1, 2사무부총장과 여의도연구소장은 친박, 혹은 친이계에 안배할 계획인 만큼 이 같은 친박계의 구상이 당직인선에 반영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보완재’를 자청했고 야당의 공격에서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홍 대표가 이렇게 ‘마이 웨이’를 구가하면서 당 운영을 둘러싼 홍 대표와 친박계의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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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