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둘러싼 ‘설~설~설~’ 긴급추적

‘미래권력’은 고달프다! 왜? 너무 앞서가니까!

[일요시사=이주현 기자] 요즘 한나라당은 너도나도 “나는 친박이다”라는 선언이 쏟아지고, 박근혜 정치를 상징하는 ‘천막당사 정신’을 잇겠다는 다짐이 잇따른다. ‘박근혜 기대기’가 가속화 되고 있고 그의 대세론은 더욱더 무게를 실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최근 ‘대세 박근혜’를 둘러싸고 온갖 루머들이 나돌면서 대세론에 생채기를 내고 있다. 그 내막을 살펴봤다.

6·3 청와대 회동 박근혜 · MB 공천합의설 나돌아
홍준표와 밀약설… 친박측 "전혀 사실무근" 강력 부인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행보에 가장 큰 영향과 파괴력을 가져 올 요인은 ‘내년 총선’이다. 즉 대선으로 가는 마지막 ‘퍼즐’인 셈이다. 나올 듯 말듯 정치권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박 전 대표도 대선 전 총선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기에 노심초사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우호적인 인물이 7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길 바라고, 총선 승리를 위해 자연적으로 공천권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미래권력’이 총선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양측 모두 부인하지만 계속되는 밀실거래 의혹

지난 17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내년 총선 공천을 위한 3대 원칙에 합의했다는 설이 제기돼 정치권에 큰 파문이 일었다. 당내 공식 논의에 앞서 여당의 2대 주주 간 ‘밀실 합의’를 한 셈이어서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됐다.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측은 파장을 의식한 듯 즉각 해명하며 부인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공천 3대 원칙 합의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고,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도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고, 그런 내용을 알지도 또 들은 적도 없으며 대통령과 그런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그런 원칙을 정할 입장도 위치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사전 조율 당사자로 거론된 이 대통령 측의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 박형준 사회특보, 박 전 대표 측의 이락재, 최경환 의원 등도 모두 부인했다.

논란이 됐던 3대 원칙은 ‘기존의 친이·친박 비율에 구애받지 않는다’, ‘양 계파가 따로 공천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공정한 시스템으로 공천자를 정한다는 것’이다. 계파 간 구분 없이 공정한 공천을 하자는 의도가 깔려 있긴 하지만 친박계와 소장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이 같은 설이 흘러나온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친박계로 힘이 쏠리는 걸 사전에 막기 위한 친이계 측의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화합의 장’으로 기대했던 6·3 회동에서 박 전 대표도 이 대통령과의 원만한 관계 형성을 위해 합의했고,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시점에 비율 구분을 두지 않는다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양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당 내에서는 “충분히 논의됐을 법한 내용”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단독회동에서 공천 관련 사안을 나눴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는 난다”?

친박계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 회동이 있을 때마다 ‘뒷말’이 나오는 데 대해 대단히 불쾌하다는 반응이고, 소장파도 냉소적인 입장이다. 정태근 의원은 “당에서 상향공천을 제도화하려는 마당에 그런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만약 사실이라면 대단히 부적절하며 정치적으로도 의미 없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독대할 때 이런 대화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양측 실무진 간의 이 같은 합의를 전제로 두 분이 대화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해 두 사람의 합의설에 무게를 실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지난 3일 청와대 단독 회동에 앞서 양측 실무진이 의제를 조율하면서 공천 시스템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으며 “이후 계파를 뛰어넘어 경쟁력 있는 인물을 뽑을 수 있는 공천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에게 각각 보고했고, 두 사람은 필요성에 적극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어 “청와대측은 이와 관련해 1996년 15대 총선 때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등을 영입한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 공천이 가장 성공적이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박 전 대표측에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했다.

그러나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공식 접촉 라인에서는 공천과 관련한 얘기가 오가지 않았고 대통령과 대통령실장에게도 그런 얘기는 전혀 보고되지 않았다”며 “실무선에서 개인적 견해를 주고받았을 수 있겠지만 공식라인에선 그런 얘기가 전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양측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후폭풍’과 ‘여진’은 여전하다.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실무선에서 개인적 견해를 주고받았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이 그것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직접적인 합의는 없었더라도 실무선에서 말이 오갔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총 7차례 회동을 가졌다.

그러나 이중 5차례 회동은 양측의 갈등만 증폭시켰다. 지난 2007년 12월 대선 직후 가진 첫 만남에선 ‘총리 제안설’이 흘러나와 협력관계 정립에 실패했고, 2008년 5월 총선을 전후한 회동에서도 친박 무소속 및 친박연대 의원들의 복당 문제를 놓고 갈등이 치열했다 결국 당시 공천갈득이 폭발하면서 둘의 사이는 만날수록 멀어져만 갔다.

회동이 아무 성과 없이 끝나자 박 전 대표 측은 “왜 만나자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는 후문이다. 이어 2009년 1월 말에도 극비회동을 했고, 석 달 뒤 여권 관계자를 통해 회동 내용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파문을 몰고 왔다.

하지만 지난해 8월 회동에선 세종시 수정안 등을 놓고 벌인 양측의 갈등이 봉합되고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두 사람은 ‘이명박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자’고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부인에도 일파만파 커지는 의혹 
‘대세’ 박근혜가 넘어야 할 과제와 산

이번 회동에서도 두 사람이 ‘민생’ 현안에 초점을 맞추는데 합의하며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속에 회담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 논란과 관련해 지난해 ‘8.21 회동’ 이전까지 만날 때마다 이런 저런 뒷말이 나오면서 양측의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 측 한 의원은 “더 이상 근거 없는 루머로 양측의 분열을 일으키고 국정혼란을 일으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대승적 차원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봐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넘어야 할 ‘여섯 개의 산’

이번 논란에 정몽준 전 대표는 “양 측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이런 보도가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실망스러운 일이다”고 언급했다. 또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논의가 활발한 시점에 만우절의 농담도 아니고, 자괴감을 갖게 된다. 당이 변화와 쇄신을 말하고 있는 지금, 청와대가 총선 공천에 권한을 행사한다는 것도, 계파 보스인 박근혜 전 대표가 공천의 틀을 만든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공천 합의설 외에도 오는 7·4 전당대회와 관련해 지난 21일 홍준표 후보 측과 접촉이 있었다는 이른바 ‘박근혜-홍준표 밀약설’이 퍼져 당이 시끄러웠다.

홍 전 최고위원이 지난 20일 “곧 시작될 정기국회에서 야당이 우리 대선후보에 가할 무차별 공세를 막는 전사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며 “당 대표가 되면 박 전 대표를 비롯한 당의 대선후보들을 야당의 공세로부터 막고 그분들이 상처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박근혜를 지키는 ‘전사’ 역할을 자처했다. 일전에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는 홍 전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박근혜 보완재’를 선언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부산지역의 한 언론은 친박계 의원들이 홍 후보와 친박계 단일후보격인 유승민 후보를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이는 박 전 대표와 홍 전 최고위원의 측근들이 회동해 모종의 ‘딜’을 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해 루머의 진원지가 되었다.

이과 관련 이정현 의원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하며 홍 전 최고위원측과 모종의 ‘딜이 있었다는 추측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전대와 관련해 어떤 밀약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있을 수도 없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홍 전 최고위원은 ‘빅딜설’과 관련, “각자 정무적 판단을 하는 것”이라며 “박 전 대표 측은 자신들이 대권을 가려고 어떤 정무적 판단을 하는 게 옳을까 하는 것이고, 나는 나대로 총선과 대선을 돌파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정무적 판단을 할 뿐”이라고 답변했다.

온갖 추측과 루머들이 난무 하는 데는 이번 총선이 박 전 대표에게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박근혜당’ 만들기의 마지막 ‘퍼즐’이자 대권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승부처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 모임인 여의포럼이 지난 17일 창립 3주년을 기념해 국회에서 개최한  토론회에서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한나라당은 내년 총선보다는 대선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재집권하기 위해서는 대선보다는 총선에 집중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사’ 자처한 홍, 밀약설로 불거져

김 교수는 “한나라당의 재집권을 위협하는 가장 무시 못 할 요인은 바로 2012년 총선 결과”라며 “만일 한나라당이 과반수 획득에 실패해 ‘여소야대’가 만들어지면 재집권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현재의 대세론을 유지, 강화하면서 대권을 잡기 위해서는 ▲검증의 산 ▲아버지의 산 ▲이명박 대통령의 산 ▲연대의 산 ▲여성의 산 ▲소통의 산 등 최소한 ‘여섯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번 전대를 놓고 일어난 루머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흔들기’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2선에서 일종의 ‘조정정치’를 하는 그를 자극해 전면에 나오게 하려는 의도와 ‘원칙공주’ 이미지에 상처를 주려는 의도로도 풀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대권을 노리는 박 전 대표가 극복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없다. 대세 박근혜가 이러한 흔들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그의 향후 행보가 무척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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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