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반칙’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배당 논란이 재연됐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한진해운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고 비판받는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배당을 통해 쏠쏠한 수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거센 사재 출연 압박에도 인색함으로 일관하던 최 회장의 지난 행적이 절묘하게 교차되는 모습이다.
쏠쏠한 수익
2016회계연도 연결기준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유수홀딩스는 주주들에게 12억4800만원의 배당금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1주당 배당금은 50원이다. 지난해 유수홀딩스의 배당금총액 규모는 전년 대비 30%이상 줄었다. 2015년 말 연결 기준 유수홀딩스의 배당금총액은 18억7200만원, 1주당 배당금은 75원이었다.
실적 하락이 배당 규모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2015년 당기순이익 209억2700만원을 달성했던 유수홀딩스는 지난해 순손실 5억12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여파로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총액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2015년 8.9%서 불과 1년 사이 -243.6%로 떨어졌다. 국내 상장사들은 통상 10~20%대 배당성향을 나타낸다.
배당의 수혜는 오너 일가로 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유수홀딩스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지분의 18.11%(471만5674주)를 보유한 최 회장이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최 회장의 두 자녀인 조유경씨와 조유홍씨도 각각 전체 지분의 9.52%(248만350주)씩 보유한 상태. 오너 일가 지분율 총합은 37.25%(968만6374주)에 달한다.
이 같은 지분율을 토대로 최 회장은 2억3578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고 유경씨와 유홍씨는 동등하게 1억2401만원씩 손에 쥐었다. 오너 일가 배당금 수령액의 총합은 약 4억8431만원이다. 최근 2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배당금 수령액은 10억원대로 불어난다. 2105년에 오너 일가는 총합 7억1913만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오너 일가에 흘러간 거액
여전히 떵떵거리는 집안
오너 일가 배당금 창구는 유수홀딩스에 그치지 않는다. 유수그룹 핵심계열사인 싸이버로지텍서도 오너 일가는 쏠쏠한 배당금을 수령했다.
싸이버로지텍은 지난해 10억원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건넸다. 1주당 배당금은 2500원, 이 같은 배당 규모는 직전년도 대비 반토막 수준이다. 유수홀딩스와 마찬가지로 당기순이익 급감이 결정적이었다.
2015년 438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133억원으로 줄었다. 2015년에는 배당금총액 20억원, 1주당 배당금 5000원을 나타낸 바 있다. 배당성향은 4.56%서 7.48%로 올랐다.
다만 싸이버로지텍이 비상장사인 탓에 배당금의 40.13%가 최대주주인 유수홀딩스를 향한다는 것 이외에 나머지 주주들의 지분율에 대한 언급은 찾기 힘들다. 물론 단서는 존재한다.
2015년 3월 싸이버로지텍이 공시한 ‘최대주주 등의 주식보유 변동’ 내역을 보면 최 회장(15.46%, 6만1826주), 유경씨(6.02%, 2만4087주), 유홍씨(6.02%, 2만4087주)의 주식 보유 내역을 알 수 있다.
비상장사인 까닭에 지분율 변동이 미미했고 1년 사이 최대주주인 유수홀딩스 지분율 변동(40% → 40.13%)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 일가의 지분율도 큰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기준에 대입하면 최 회장 일가 보유 주식(11만주)은 약 2억7500만원의 배당금으로 되돌아왔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최 회장 일가가 유수홀딩스와 싸이버로지텍을 통해 거둬들인 배당금 수령액은 여타 재벌가 오너들과 비교해 큰 액수는 아니다. 게다가 싸이버로지텍의 경우 2015년 878억원이던 미처분이익잉여금이 지난해 989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배당 규모를 좀 더 확대해도 재정상 큰 무리는 없던 상태였다.
마냥 인색하더니…
문제는 최 회장이 지난해 하반기 최대 경제 이슈였던 한진해운 부실사태의 주범으로 낙인찍힌 인물이라는 점이다. 최 회장이 한진해운 회장이던 시기에 한진해운의 부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최 회장은 2014년 4월을 끝으로 한진해운서 완전히 손 뗐지만 부실화된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를 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