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33> 연령별 투자 요령

늙어가는 대한민국…언제 어디가 좋을까

대한민국의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05년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2.3%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27.8%로 증가할 예정이고, 2026년에는 노인인구 1000만명 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다. 특히 7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2005년 3.0%에서 2025년 7.9%, 2035년 13.0%로 늘어나 2030년에는 지금의 노인인구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1000만 노인인구라는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연령별 투자 요령을 알아봤다.

고령화 속도 빠르게 진행…2026년 노인 1000만명
연령대 맞는 부동산 선택해야 안정·효율 극대화
“생애주기별 차별화 전략으로 승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안정적으로 월세가 나오는 임대용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 초년생부터 신혼부부에 이르기까지 늘어난 수명을 대비해 미리 노후를 대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연령대에 맞는 부동산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며, 투자전략 및 주의사항은 무엇이 있을까.

부동산은 여전히 생애재무설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가운데 하나다. 부동산이 타 재테크 상품과 다른 매력은 실거주와 수익 창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달성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실물자산을 갖고 있으므로 불경기 때 자칫 휴지조각이 될 수 있는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보다 안정성이 높다. 호경기 때 물가가 상승하더라도 자산 가격이 함께 올라가므로 인플레이션에 따른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부동산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생애주기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는 게 바람직하다.

20대 후반∼30대 초반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미혼직장인이 대부분인 이 연령대는 대부분 집이 없고 자금을 가지고 있거나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는 무리다. 부동산 재테크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등 거주비용을 줄이는 것이 한 방법이다.

이 시기에는 내 집 마련을 단연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주식이나 펀드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다는 예/적금 등 안전한 재테크로 종자돈을 불려 나가는 게 좋다. 처음 받는 월급으로 어떻게 첫 단추를 꿰느냐가 중요한데 새내기 시절 부동산에 관심이 없다 보면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차 멀어질 수밖에 없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경한씨(32)에게 지난해는 영원히 잊지 못할 해가 됐다. 직장 동기들보다 한 해 빨리 과장으로 승진한 데다 서울의 24평형짜리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는 행운을 누렸기 때문이다.

그는 신입사원 때부터 청약통장을 만들어 월급의 50% 이상을 부지런히 저축했다. 박씨가 부모 도움 없이 내 집 마련에 빨리 성공한 것도 청약통장 덕이 컸다. 청약통장에 돈을 불입하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경제신문을 꾸준히 구독하는 등 부동산 정보 수집에도 열을 올렸다. 철저한 자금계획을 세워 종자돈을 마련해 갔다.

박씨처럼 사회 초년병 세대의 경우 청약통장을 잘 활용해야 한다. 물론 최근 수도권 지역에서 늘어나는 미분양 아파트 탓에 청약통장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하지만 서울 강남을 비롯해 수도권 핵심 지역에 보금자리주택(공공주택)과 민간건설 주택의 공급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앞으로도 청약통장을 쓸 곳은 많은 편이다. 청약통장을 이용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경우 우선 분양가가 적정한지, 앞으로 개발호재 등 상승 여력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현재 보금자리주택 등 공공주택 공급 확대에 따라 분양가는 점차 하향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있다. 당분간 분양가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신중하게 청약에 나서는 게 좋다. 청약통장으로 내 집 마련을 할 때는 입주시점까지의 금융비용 등 기회비용을 감안해 분양내용, 중도금 등과 관련된 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30대 중반~40대 초반

30대 중반∼40대 초반은 목돈을 불리는 시기에 해당한다. 직장에서의 위치나 수입이 어느 정도 올라가 있고 자녀도 어려서 재산을 불리기에 좋은 시기다.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했다면 이때에는 무엇보다 금융상품을 이용해 목돈을 먼저 불린 후 주택부터 마련하는 것이 좋다. 40대에는 자녀들이 상급학교에 진학해 학업에 더 많은 자금이 들기 때문에 30대에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놓치면 훨씬 많은 부담이 생기게 된다.

근로자우대저축 비과세 금융상품에 가입해 절세효과를 보면서 총소득의 50% 정도를 저축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 집중적으로 이용하면 긴급자금이 필요할 때 보다 쉽게 대출할 수 있고, 고객 기여도에 따라 각종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알차게 모으다 보면 30대 후반기에 내 집을 장만할 기회가 왔을 때 그동안 모은 목돈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초기 재개발지역 내 소형 주택지분을 매입했다가 일정 기간이 지난 다음 분양 받으면 최소 2∼3년 안에 내 집을 장만할 수 있다.

일반 아파트 매매시세보다 20% 이상 싸고, 조합원 자격으로 분양을 받으므로 로열층을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특히 직장과 가까운 도심 재개발 지분은 반드시 눈여겨볼 만한 재테크 상품이다. 아파트 분양권도 시세차익은 물론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준다. 떠도는 소문만 믿고 매입하기보다는 안정성 위주로 투자하고, 단기차익보다는 실수요 입장에서 접근하면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다.

내 집 마련 시 목돈이 필요한 도심 아파트를 고집하면 ‘장기전’에 실패할 수 있다. 현재 자금은 그리 넉넉하지 않지만 미래를 보고 투자할 때는 되도록이면 주거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좋다. 이 경우는 아파트보다는 빌라나 소형 단독주택을 먼저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저가로 매입해야 환금성 면에서 유리하므로 경·공매, 또는 은행의 유입 물건 등 취득원가를 낮춰서 매입한 다음 시가보다 싸게 내놓으면 쉽게 팔 수 있다. 내 집이 있다면 좀 더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40대 중반∼50대 초반

부동산 투자가 가장 왕성한 연령층은 바로 40대 중반∼50대 초반 세대다. 이들 중에는 과거 내 집 마련에 성공해 부동산 투자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여윳돈이 있다고 해서 기획부동산에 속아 터무니없는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상가든, 토지든, 주택이든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철저한 수익 및 비용 분석을 한 뒤 투자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먼저 상가에 투자할 때는 우수한 상권인지부터 검토해야 한다. 상권 활성화 여부에 따라 임대수익과 자본수익이 좌우된다. 물론 기존 상권이 유리하겠지만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 상권도 가격만 적당하다면 매입해도 괜찮다.

자금계획도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 시장이 불확실한 때는 여유자금을 갖고 투자하는 게 원칙이다. 만약 대출을 끼고 투자한다면 금융비용을 감안한 임대수익이 연 4∼5% 정도는 나와야 한다. 중·소형빌딩의 경우엔 수억원에 달하는 거액이 들어가는 만큼 세금을 비롯해 매입자금이나 수선비 등도 세심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50대 중반∼60대 초반


자녀들이 분가하고 본격적인 노후생활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로, 최근 50대는 그동안 모은 재산을 지키기 위한 투자방법에서 재산을 늘리는 투자방법으로 전환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시기에는 투자의 규모가 크고 한 번 실패하면 회복하기가 힘든 만큼 다양한 형태에 분산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자칫 고수익을 위해 무리해서 규모가 큰 부동산에 돈을 모두 투자할 경우 상속문제와 각종 세금문제 등에 걸리고 환금성도 떨어지게 된다.

30∼40대에는 적극적인 투자전략으로 목돈 불리기에 나서야 하지만 본격적인 노후생활을 준비해야 하는 50대로 들어서면 무엇보다도 안정성이 우선되어야 하므로 임대수입이 보장되는 다양한 소형 물건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여유자금이 다소 부족하다면 상대적으로 자금 투입이 적은 펜션 임대사업이 좋다. 펜션은 부부가 함께 전원생활을 하면서 안정된 현금을 벌어들이기 용이하다.

하지만 일정규모 이상의 펜션은 숙박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또 경매를 통한 소형 물건 낙찰, 즉 지하 매물이 유망하다. 비록 지하 물건이지만 취득가가 매우 싼 데다 임대수요가 충분해 틈새시장으로 꼽힌다.

청년층, 내 집 마련이 최우선
중년층, 목돈 최대한 불려야
장년층, 재산 늘리기에 중점
노년층, 상속이냐 처분이냐


반지하 빌라, 지하상가, 대형 빌딩 내의 지하 구분사무실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지하라고 우습게보면 안 된다. 지하이기 때문에 낙찰가가 60%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지역에 따라 임대가는 투자 원금 이상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수익률 30∼40% 이상을 올릴 수 있으며 아무리 목 좋은 곳이라도 지하라는 이유로 5000만원 미만에 매입할 수 있고 경쟁률도 아주 미미하다.

20평형 이하 소규모 다세대 주택을 매입한 후 월세를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투자금액은 1억원 안팎이 적당하며, 상가에 투자할 때에는 기존 상권이 형성된 곳의 점포가 괜찮다. 자금 여유가 많은 투자자들은 재개발 아파트단지 내 상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 임대주택사업, 다가구주택, 상가주택은 투자규모가 크지만 입지에 따라 임대수익이 높다.

전철 역세권 등 요지에 위치한다거나 소형 부동산이라면 월 100만원 이상의 높은 소득이 보장되고, 싸게 매입했다가 되팔 경우 시세차익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소형 아파트, 도심 오피스텔이나 원룸주택도 임대수익이 높은 상품으로 집 수선 등 세입자 관리가 손쉽고, 월세 비중이 높아 위험 부담이 낮다.

그러나 규모가 큰 임대용 부동산은 구입가격만 비싸고 입주자들이 자금 부담을 느껴 세가 나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오피스텔은 고정 수입은 있지만 시세차익 가능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직장에서 은퇴해 전원주택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자녀들이 찾기 쉬운 농가를 싸게 구입하면 전원형 주택으로 안성맞춤이다. 5000만원 안팎의 주택이 많고 텃밭이 딸린 경우라도 1억원 미만에 매입할 수 있다. 이러한 물건을 매입할 때는 환금성이 높은 수도권 지역이나 관광지 주변의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60대 중반 이후

60대 중반 세대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부동산 처분에 있다.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을 팔거나 역모기지론을 받아 현금 확보를 원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시간을 충분히 갖고 자녀들에게 물려 줄 것인지, 아니면 처분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이들 세대에서 가장 큰 이슈는 상속 및 증여다. 현행법상 최고 세율이 50%인 상속·증여세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상속세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리 증여를 해두는 게 좋다. 현행법상 증여 후 10년이 지나면 상속 재산으로 합산 과세하지 않기 때문에 세금을 상당히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증여세는 누진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세금이 높은 편이다. 증여세를 줄이려면 일단 금융자산보다 부동산으로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부동산 가격이 싼 시점(저평가된 시점)에 증여할 경우 과세표준을 줄여 세금을 덜 낼 수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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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