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반값 등록금 현실화 가능?

돈보단 공부를 하고 싶을 뿐이고

연일 반값등록금 시위가 화제다. 많은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가 등록금의 인하를 촉구하며 대중들에게 이슈화를 성공 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정계 인사들은 물론 문화계 인사까지 이번 시위에 동참해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반값등록금 시위의 내용과 함께 과연 반값 등록금이라는 정책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정계·사회 각계 인사들까지 참여해 판 커져
김제동 햄버거 논란, “방법 잘못” 비판 받아

현재 한국에 있는 대학교의 등록금은 1000만원을 육박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러한 현상 속에 지난해 11월에는 학자금 상환을 고민하던 대구의 한 여대생이 자살했고 최근에는 이러한 대학교 등록금을 마련하고자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연명해서 살아가는 대학생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대학교 등록금 문제는 지난 4월부터 사회 속에서 조금씩 불거지기 시작했고 전국 각지에서 대학생들은 반값등록금제도를 이루기 위한 투쟁을 연일 진행하고 있다.

정부·대학생 입장차만 확연

이들의 주장은 현재의 등록금이 자신들이 짊어지기에는 너무 무겁다는 입장과 함께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을 즉각 정부에서 시행하라는 주장이다. 또 이명박 정부가 반값등록금 실현을 대선 당시 공약으로 내세웠다며 왜 지키지 않느냐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이번 시위를 주도한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6·10 촛불집회가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집회 참석자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대학생 72명이 연행되기도 하는 등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정치권도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며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의 시위가 반값등록금 실현이 아닌 정부에 대한 어떤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분분하게 나오고 있다.

이러한 갈등 속에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촛불시위가 열린 당일 오후 숙명여자대학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한국대학생연합 측 대학생들과 이 문제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를 가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서로간의 날선 공방만 지속되며 아무런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나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 문제에 대해서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 진행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대안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지시했고 이에 대해 민주당 측에서는 “청와대가 반값등록금 속도조절론을 펴고 있다”며 “이는 시간 끌기 전략밖에 안 된다”고 질타했다.

이번 사태에서 또 하나의 이슈가 됐던 점은 이번 시위에 대학생 뿐 아니라 각계의 유명 인사들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가장 화제를 모았던 사건은 일명 ‘김제동 햄버거 사건’이다. 김제동은 지난 8일 한국대학생연합에 성금 500만원을 기탁하며 햄버거를 사서 절반은 시위 대학생들과 참여자들에게 주고 절반은 시위를 진압하는 전·의경에게 나눠주라는 뜻을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러한 김제동의 뜻을 이어받아 직접 전·의경들에게 햄버거를 주기를 시도했으나 경찰들은 이와 같은 행위에 대해 굉장한 모욕감과 불쾌감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위 대치 중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은 상식이고 이런 방법 자체가 경찰들에게는 굴욕적이었다는 것이다.

여파가 커지자 김제동은 지난 9일 자신의 트위터에 “나누고자 했던 마음이 방법이 잘못되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된다”며 “원인 제공의 책임이 저에게도 있으니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하며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

김제동 외에도 가수 박혜경, 배우 김여진, 권해효 등이 가세해서 반값등록금 지지발언과 공연 등을 선보이며 시위를 더욱 대중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권 인사들의 행보도 눈에 띄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 정동영 의원, 강기갑 의원 등이 현장에 함께해 대학생들의 시위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현실화 가능성도 지켜봐야

이렇게 시위에 대한 갈등은 일파만파 커져가는 가운데 과연 이번 반값등록금 문제가 현실화 가 가능한가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도 뜨겁다.

아이디 chowoonjar****는 “가장 현실 가능한 반값등록금 실현방법으로는 사학법 개정과 사립대학재단 구조조정법안이 있다”며 “당장 지금 반값등록금이 이뤄질 것을 바라보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고 말해 반값등록금 현실화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아이디 lhs****는 “반값등록금 현실화 문제에 있어 근본적으로 고려해봐야 될 문제는 요즘은 누구나 대학을 가는 것이 기본이 되어버린 사회적인 인식과 구조다”며 “사교육비, 고임금·저효율 문제 등은 대학 진학률이 높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인데 등록금이 더 낮아지면 더 많은 대졸 실업자만 양산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고 반값등록금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아이디 keun_****는 “반값등록금을 정부차원에서 현실화하려면 복지를 줄이거나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는데 그 혜택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대학 못 가는 영세민은 복지혜택이 줄고 대학을 보낼 능력되는 사람들은 학비 절약하는데 이것은 공평한 처사가 아니다”고 이 제도를 통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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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