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용·손범수·윤도현·김구라 하차…‘진보 성향 인물’ 쳐내기 의심의 눈초리
KBS 측 “제작비 절감 방침에 따른 비싼 출연료 받는 몇몇 외부 MC 하차일 뿐”
KBS가 오는 17일 가을 개편을 앞두고 제작비 절감 방침에 따라 비싼 출연료를 받는 몇몇 외부 MC를 하차시키면서 구설수에 휩싸였다. 정관용, 손범수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 진행자들이 마이크를 놓게 됐고 연예인 중에는 KBS 2TV ‘윤도현의 러브레터’를 진행했던 가수 윤도현과 2라디오 ‘오징어’의 DJ를 맡고 있는 김구라가 스튜디오를 떠난다.
KBS 측은 “경제위기에 따라 고비용 MC들을 정리하는 계획 중 하나”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들은 “이번 하차하는 MC들이 대다수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심야토론’ 진행자 정관용은 진보언론매체인 프레시안의 이사직을 맡고 있다. 윤도현은 올 봄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집회에 참가한 이유로 보수 단체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구라는 노무현 정권 당시 일부 정치 문제를 두고 진보적인 시선으로 독설을 퍼부은 경력이 있다.
비슷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방송인들이 줄줄이 하차하는 KBS를 바라보며 ‘공영방송’에 대한 일부 대중들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것.
한 방송관계자는 “KBS 사원행동 관계자들이 첫 타자였고 일부 시사 프로그램이 두 번째 타자였다면 이번엔 방송인들이 세 번째 타자가 됐다”고 귀띔했다.
논란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KBS 측은 이번 MC들의 하차에 대해 “적자를 줄이기 위한 외부 MC 하차 계획”이라고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른 한 방송관계자는 “KBS 측의 주장이 일견 타당한 부분도 있다. 분명 KBS는 타 방송사와 경쟁구도에 몰리면서 유명 MC들을 출연시키기 위해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 특히 오락프로그램 같은 경우엔 공영방송이 상업방송보다 더 자극적이다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며 “시청률을 위해 ‘공영’보단 ‘재미’를 선택한 경우도 종종 있었다. 더욱이 KBS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다 최근 경제위기가 맞물리면서 ‘비싼 몸값’의 외부 MC들을 정리하겠다는 노력은 자구책으로서 나쁘지 않은 선택인 셈이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KBS에는 윤도현이나 정관용보다 비싼 출연료를 받고 또 돈이 더 많이 지불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일부 대중들이 정치적 시각으로 이번 사태를 바라본다는 점이다. 여기에 ‘국민적인 비난’을 받고 있는 강병규에 대해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강병규는 지난해 대선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했었다. 이쯤 되면 불필요한 상상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KBS 예능팀의 한 관계자는 “전체 회의시간에는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 회의를 마친 뒤 팀장과 담당 CP가 따로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