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민주당 대선 선거인단 논란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7.10 10:55:46
  • 호수 112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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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띄우려고 거짓 공표?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대선 경선인단 모집과정서 민주당의 수상한 언론플레이가 드러났다. 확인되지 않은 숫자를 언론에 공개하는가 하면 폭주, 마비 등의 단어를 써가면서 경선 띄우기에 열을 올린 정황도 포착됐다. <일요시사>는 수상한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모집의 비밀을 들여다봤다.   
 

민주당은 지난 2월15일 대선 경선 선거인단 모집을 시작했다. 같은 날 민주당 안규백 사무총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서 “오전 10시부터 11시 사이에 9만6800여명이 한꺼번에 접속했었다”며 현재까지 권리당원과 대의원, 사이트 신청자를 포함해 30여만명“이라고 말했다. 

즉 안 전 사무총장은 총 30여만명이 민주당 경선 첫날에 선거인단에 등록했음을 밝히고 있다. 

의문의 숫자

문제는 다음날 민주당 양승조 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이 밝힌 숫자와 안 전 사무총장의 숫자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 2월16일 양 전 부위원장은 “선거인단 모집 첫날인 어제 22만명 정도 접수했다”며 “콜센터로 문의하는 전화만 71만건에 달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발언을 비교해보면 대략 8만여명의 경선인단 숫자가 차이를 보인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양 전 부위원장의 발언이 사실에 부합한다. 


선거인단모집 집계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월15일 콜센터 8744명, 인터넷 1만9074명, 서류 161명 등 합계 2만7979명이다. 양 전 부위원장이 밝힌 22만명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앞서 민주당은 권리당원과 대의원은 자동적으로 경선인단에 등록된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숫자는 모두 19만5572명이다. 즉 자동적으로 등록된 19만5572명과 첫날 콜센터, 인터넷, 서류를 통해 등록된 숫자의 합이 22만여명인 것이다. 

그렇다면 안 전 사무총장이 2월15일 밝힌 ‘9만6800여명’의 접속 ‘30여만명’의 등록 발언에 의구심에 제기된다. 
 

안 의원실에 공식자료와 다른 발언이 나온 배경을 물었다. 지난 5일, 안 의원실 한 관계자는 “시간이 지난 것이라 그때 당시 발언이 맞느냐고 (의원님께) 묻기 그렇다”며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사무총장 당시에 거짓말을 하셨을 것 같지 않다”고 답했다. 

양 전 부위원장의 22만명과 안 전 사무총장의 30만명 발언 차이의 진위 여부에 대해 묻자 다음날 안 의원실 관계자는 “사무총장실에 문의한 결과 총 30만건의 문의가 걸려왔고 그중 22만명이 선거인단으로 등록됐다”고 말했다.

해당 해명은 2가지 의문을 남긴다. 첫째, 앞서 양 전 부위원장이 말한 71만건의 문의와 사무총장실이 말한 30만건의 문의 숫자의 차이다. 또 다시 두 사람 중 한명은 거짓 증언을 한 셈이다. 두 번째는 안 전 사무총장이 앞서 밝힌 ‘9만6800여명의’ 접속에 대한 해명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해명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뤄졌다. 바로 민주당 평가감사국이다. 민주당 평가감사국은 지난 대선 경선과정서 경선선거인단 모집 실무를 담당했던 곳이다.


우선 양 전 부위원장이 밝힌 경선인단 첫날 모집인원 22만명과 안 전 사무총장이 밝힌 30만명의 차이에 대해 평가감사국 한 관계자는 “그분들(양 전 부위원장, 안 전 사무총장)은 실무자들이 준 데이터만 가지고 발표를 한다”며 “본인들이 알고 발표한 것보다는 실무자 의견으로 발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실무자가 올린 자료를 당 경선의 핵심 관계자가 검증조차 하지 않고 언론에 공표한 셈이다.   

아울러 그는 “경선인단 신청을 받을 때 실시간으로 통계를 낸다”며 “실무자 전달과정서 약간의 숫자 차이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숫자 차이만 8만명에 달하고, 실제 자료에 존재하지도 않는 숫자인 ‘9만6800여명’의 접속 발언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는 점에서 단순한 실무자 차원의 실수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첫날 30만명 진실은…엇갈리는 진술들
“분위기 띄우기”민주당의 이상한 해명

당연 등록 숫자인 권리당원·대의원 19만5572명을 제외하곤 실제로 2만7979명이 첫날 경선인단으로 모집됐는데 이를 30만명으로 발표한 것은 과도한 경선 띄우기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나오고 있다. 

일각서 주장하는 ‘경선 띄우기’ 의혹에 대해 민주당 평가감사국 관계자는 “그렇게(경선 띄우기로) 볼 수 있다. 그런 인식에 대해 뭐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 당시 (민주당) 상황이 그런 부분(경선 흥행)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숫자를 정확히 발표하는 것이 원칙이긴 하지만 반올림 하다보면 뭉뚱그려지는 것이 있다”며 “초반이다 보니 그런 부분이 있었다. 양해 바란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경선인단 모집과정서 또 다른 의문점도 제기된다. 경선인단 모집 첫날인 지난 2월15일부터 19일까지 인터넷으로 경선인단을 신청할 경우 범용공인인증서만 사용이 가능했다. 

범용인증서란 일반적으로 금융권에만 사용가능한 무료 공인인증서와 달리 정부·공공기관까지 사용가능한 인증서를 말한다. 개인의 경우 매년 4400원을 지불하고, 기업의 경우 11만원을 지불해야 사용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3400만명의 공인인증서 이용 인구 중 범용공인인증서는 287만명(개인)에 불과하다. 문제는 민주당 경선인단 모집과정서 범용인증서만 사용가능한 기간(2월15~19일) 동안 점점 인터넷 신청자수가 줄었다는 점이다.

첫날인 2월15일 1만9074명, 16일 7819명, 17일 5634명, 18일 2687명, 19일 1353명이다. 같은 기간 콜센터로 등록된 경선인단 수는 첫날(8744명)을 제외하곤 꾸준히 4만∼5만명을 유지했다. 경선인단 인원은 점점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터넷 신청은 줄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 셈이다. 

초반 5일간 인터넷 신청자 수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추후에(경선인단 모집 시작 5일 뒤) 무료 공인인증서를 통해 인터넷 등록이 가능했기 때문에 대기 수요가 있었다”며 “일부러 사람들이 기다리고 인터넷 등록을 안 하다가 2월20일 날에 등록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수사 결과는?

현재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경선과정에 대한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20일 A씨는 민주당 홍재형 선거관리위원장을 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위반, 업무방해죄 협의로 고소·고발했다. 
 

<sh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선거 앞두고 수시로 당규 바꾼 이유 

민주당이 당내 경선을 앞두고 수시로 당규를 개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규정’을 보면 민주당 경선인단이 모집되던 시기인 지난 3월 경 무려 5차례에 걸쳐 당규가 개정됐다. 각각 3일, 8일, 10일, 13일, 24일이다. 24일 개정된 부칙을 살펴보면 결선투표에 대한 특례가 생겼다.

총 3항으로 ▲결선투표의 경우 ARS투표 안내 문자의 발송시점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다. ▲결선투표의 경우 자발적ARS투표 안내 문자 발송 및 완료시점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다 ▲결선투표의 경우 제55조부터 제66조까지, 부칙 제1호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선거관리위원회 의결로 달리 정할 수 있다. 등이다. 


해당 부칙에 대해 이번에 고소·고발을 진행한 A씨는 “경선을 코앞에 두고 당규를 수시로 바꾸는 것은 특정 후보를 위한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 아니겠냐”며 “이렇게 당규가 바뀐 사실은 당원들조차 모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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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