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그룹 오너일가 ‘수상한 땅 거래’ 숨은 진실 <추적>

헐값 거래로 파이 키워 피붙이 입에 한 입씩 ‘쏙’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태평양그룹 오너일가의 표정이 한결같이 오묘하다. 애써 태연한 척 딱 잡아떼면서도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양새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수상한 땅 거래’ 때문이다. 합법과 탈법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수법에 비판을 넘어 감탄의 목소리마저 들려올 정도다. 수법이 기가 막힌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오너일가는 주머니 부풀리기와 절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정과 상생이 화두인 지금, 표정 관리는 필수다.

용산 일대 부동산 가격 상승 예견된 시기에 거래
실거래가 평당 4000만원 610만원에 거래…헐값 매각

때는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지난 200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태평양그룹은 회사 소유인 용산구 한남동 일대 2필지 929.6㎡(약 282평)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의 모친인 변금주 여사에게 매각했다.

이 토지의 당초 고 서성환 창업주의 셋째 딸 은숙씨의 소유였다. 은숙씨는 1979년부터 이 토지를 보유해오다 1994년 태평양개발에 명의를 넘겼다. 이어 1998년 지주사인 태평양을 거쳐 2003년 다시 변 여사에 소유권이 넘어왔다.

오너가와 회사 사이에서 이뤄진 거래라는 점을 제외하면 특별한 게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이 거래가 주목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문제는 변 여사가 회사로부터 문제의 땅을 사들인 시점이다.

부동산 최초 소유자
셋째 딸 서은숙씨

당시는 용산 일대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요동친 시기였다. 용산 역세권을 중심으로 대대적 개발 투자가 예견된 때문이었다.

우선 서울시는 지난 2000년 용산구 일대를 재개발하는 ‘용산부도심 지구단위계획안’을 확정했다. 용산 개발 프로젝트는 용산 역 뒤편에서 한강변에 이르는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을 포함한 한강로 변 56만6800㎡부지에 600미터 높이의 국내 최대 규모 랜드마크 타워 및 상업, 주거, 문화 등 각종 시설을 조성,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심장이자 서울의 상징으로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시는 즉시 재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용산재개발구역은 물론 한남동, 이태원동 등 재개발 인접 지역 일대의 땅값은 그야말로 하늘 높은 줄을 몰랐다. 하루가 멀다 하고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용산 땅이 강남에 이은 ‘금싸라기’로 급부상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특히, 변 여사 태평양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한 2003년에는 용산재개발 사업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지던 용산미군기지의 이전이 본격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사업이 급물살을 타리란 장밋빛 전망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매입 당월인 10월은 ‘용산부도심 지구단위계획안’에 의해 KTX 용산역 민자역사가 준공된 때다. 동시에 한남뉴타운 지역선정 발표를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이기도 했다.

모든 상황이 맞물렸다. 부동산가 상승은 기정사실이었다. 하지만 태평양개발에게 용산의 땅은 ‘그림의 떡’으로 남았다. 변 여사에 문제의 땅을 매각한 때문이다. ‘닭 쫓던 개 지붕만 바라보는’ 꼴이 된 것이었다.

그렇다고 제값을 주고 판 것도 아니었다. 당시 시세에 훨씬 못 미치는 헐값에 넘겼다. 해당 부지는 용산 국제업무지구와 인접한 배후 주거지로 이촌동과 함께 용산개발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태평양개발이 변 여사에게 받은 돈은 17억1900만원, 평당 610만원정도다.

2003년 매각 당시 이 토지의 공시지가는 평당 558만원(현재 1288만원)이었다. 하지만 이는 공시 지가 기준으로 산정한 가격일 뿐이다. 현재 이 부근의 땅은 평당 4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2003년 당시에도 가격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말을 감안하면 태평양개발의 ‘특별한 배려’로 변 여사는 7배 이상의 두둑한 수익을 챙긴 셈이다. 여기에 재개발로 인한 상승효과를 고려할 경우 변 여사가 앞으로 취할 이득은 매입대금의 수십배에 달하게 된다.

공시에 따르면 해당 부동산의 매각 목적은 ‘자산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유휴부동산 매각’이다. 그러나 뻔히 보이는 이득을 발로 찬 건 결코 효율적인 자산 활용이라고 볼 수 없다. 오너 일가에 부동산을 헐값 매각한 것을 두고 회사 기회이익의 편취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오너일가의 ‘수상한 거래’가 회사의 손해는 물론 태평양그룹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시세 차익 노리고
토지 거래 의혹

그럼에도 이 거래는 아무런 잡음 없이 진행됐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태평양개발은 서 사장이 100%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인 때문이다. 애초부터 태평양개발에 거부권은 없었단 얘기다.

이 거래의 배경에 대해선 뚜렷하게 알려진 바 없다. 정황상 오너일가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토지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여기에 한 가지 의혹이 함께 제기됐다. 증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거래를 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부동산 관련 세법에 따르면 토지 등을 시가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가격으로 거래할 경우에는 증여세를 물어야 한다. 적용범위는 실거래가격 30% 이상 혹은 이하다. 변 여사도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표면상 매매로 분류돼 증여세는 피해간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양개발, 서 사장의 사실상 개인회사…거부권 없나
세금 아끼기 위해 매매 가장한 편법증여 의혹 제기도

또 변 여사는 해당 부동산을 지난 2009년 6월 첫째 딸 송숙씨와 둘째딸 혜숙씨를 비롯해 총 13명의 자녀, 사위, 손자, 손녀들에게 증여했다. 이 중에는 올해 13살에 불과한 미성년자도 포함돼 있다.

부동산을 할머니가 손자에게 바로 증여하면 통상 30%의 할증과세가 붙는다. 그러나 한 번의 증여세와 취득등록세만 내면 되기 때문에 세 부담이 최소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너 일가가 절세를 위해 이 같은 거래를 벌였다는 의혹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이 거래에 불거진 의혹들을 정리해보면 ▲서 사장의 개인회사인 태평양개발은 변 여사에 폭등이 예상되는 땅을 헐값에 매각 ▲변 여사가 이를 특수관계인들에 증여 ▲변 여사가 땅을 구입·증여한 것은 절세 목적 등이 있다. 이 같은 의혹들은 새로운 의혹을 낳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만 가고 있다. 그러나 오너일가를 비롯한 태평양그룹은 일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굳게 다문 양 입꼬리는 한껏 올라가 있는 모습이다. 오는 2016년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완공을 앞두고 있어서다. 따라서 오너일가가 현재 보유한 있는 부동산 가격에 프리미엄이 더해져 보다 큰 시세차익을 거둘 전망이다. 그리고 그 이득은 고스란히 태평양그룹 오너일가들의 호주머니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리 경영 다짐
공든 탑 와르르

공교롭게도 거래가 이뤄진 2003년은 태평양이 창립 58주년을 맞아 윤리경영을 적극 실천키로 한 해다. 선포식에서 서 사장은 참석자들은 보다 성실한 자세로 생활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시스템에 따라 일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자고 다짐했다. 이때가 9월. 그로부터 불과 한 달 후 서 사장은 윤리경영과는 다소 거리가 먼 일을 벌였다.

이후 서 사장은 윤리경영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속가능경영대상 대통령상, 자랑스런 코넬 동문상, 경영학자 선정 경영자대상 등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그간 공들여 쌓아온 서 사장의 위상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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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문턱 못 넘은 내막

‘김건희 특검’ 통일교 문턱 못 넘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마무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등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부분을 파악해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통일교 의혹은 절반도 파헤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건의 규모가 방대했던 만큼 수사할 시간 턱없이 부족했다는 게 특검팀 파견됐던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통일교 의혹을 매듭짓지 못해 아쉽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에 파견됐던 한 경찰의 말이다. 특검팀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수사 과정에서 야권 정치인들을 구속 기소했지만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되면서 수사가 주춤했다. 결론적으로 ‘여권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여전한 의혹들 특검팀의 첫 수사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었다. 현판식 이튿날이었던 지난해 7월3일부터 삼부토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의 수사 의지는 강했다. 처음 기소한 대상도 삼부토건 관련 인물들이다. 특검팀은 8월1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기획자로 지목된 이기훈 전 부회장도 도주 55일 만인 9월10일 검거해 같은 달 26일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웠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삼부토건이 경영 악화로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없는 걸 알았음에도 주가를 부양시켜 369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그러나 김건희씨와의 연결고리는 찾지 못했다. 삼부토건과 김씨를 잇는 연결고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주포이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도 연루된 김씨의 최측근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상승 직전인 2023년 5월14일 오후 5시40분쯤 ‘멋쟁해병’이라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점에 주목해 그가 주가조작에 개입했다고 보고 수사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해당 메시지를 전달한 이후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한국에 입국했다. 다음 날 윤석열·김건희 부부와의 접견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검팀은 김씨가 삼부토건 사건의 정점에 있다고 의심했다. 실제 한국 정부는 접견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계획을 발표했고 1000원 초반대에 불과했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급등했다. 삼부토건·도이치 주가조작 검찰 봐주기 확인 “연락만 해” 김건희 직접 연결고리 확인 못해 특검팀은 이 전 대표의 아내가 2023년 7월쯤 삼부토건 관계사 웰바이오텍의 주식거래로 2000만원가량 이득을 본 경위를 파악하는 데만 성공했다. 양남희 웰바이오텍 회장을 주가조작 의혹으로 구속하기도 했지만 자금 추적 결과 김씨와의 직접적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선 실무자들만 기소했을 뿐 책임자로 볼 수 있는 윗선을 압박하지 못했다. 양평 의혹은 당초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 종점을 두는 것으로 기획됐다.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다. 그러나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5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종점이 강상면으로 변경됐다. 민주당은 강상면으로 노선을 변경할 경우 사업비는 약 600억원 증가하지만 실익을 얻는 것은 김건희 일가뿐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강상면 일대에는 김씨 일가 명의로 된 토지 29필지(약 1만평, 3만3000㎡ 규모)가 분포돼있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양평군청 등 관련 기관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고, 윤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김모 국토부 과장을 주요 피의자로 지목했다. 김 과장은 2022년 3월 인수위 파견 당시 도로 사업 실무자들에게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포함된 대안 노선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노선 변경 결정에 당시 대통령 인수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특검팀은 김 과장을 포함해 직원 2명(직권남용), 국토부 관계자 2명(공용전자기록 손상), 용역업체 관계자 2명(증거은닉교사) 등 실무진 7명을 기소했지만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당시 양평군수)은 조사하지 못했다. 두 사람에 대한 출국금지만 세 차례 연장했을 뿐이다. 외압은 그대로 내란 특검팀은 수사기한 직전 김씨가 검찰 수사와 인사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씨가 비교적 최근 관저에서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2024년 5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복원한 것이다. 해당 메시지에는 김씨가 박 전 장관에게 본인의 수사 진행 상황을 물으며 ‘검찰국장에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디올백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2024년 3월 총선에서 175석을 얻은 민주당은 김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강하게 촉구했고 이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그해 5월2일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김씨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착수를 지시한 상태였다. 하지만 김씨가 문자를 보내고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김창진 전 1차장검사, 고형곤 전 4차장검사 등이 돌연 좌천성 인사로 교체됐다. 이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나선 정황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총장이 전담수사팀 지시를 내린 이틀 뒤인 4일 박 전 장관과 약 1시간15분가량 통화했다. 또 송 전 지검장 등이 좌천되기 바로 전날(12일)에는 박 전 장관과 4차례에 걸쳐 총 42분간 통화하기도 했다. 검찰 인사 이후 김씨는 검찰청이 아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통령 경호처 부속시설에서 ‘황제 조사’를 받았다. 그해 10월 김씨는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의혹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씨 혐의에 대한 수사 무마나 외압 의혹 규명은 김건희 특검의 몫이었다. 특검팀은 김씨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무마한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 내란 특검 사무실과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또 박 전 장관을 비롯해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김씨 무혐의 처분 당시 수뇌부에 있거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반쪽만 도려내 구체적인 정황 증거가 확인됐지만 특검팀은 끝내 아무도 기소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 결과, 수사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유의미한 내용들을 확인했다”면서도 “소환 당사자들이 출석에 불응한 가운데 특검의 수사 기간 만료로 당사자들에 대한 조사는 불발되고 말았다. 향후 국수본이 신속히 수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수사기록 정리에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3명 규모의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지난달 11일부터 통일교 수사에 나섰다. 이 팀은 경찰청 국가부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 내에 설치됐다. 팀장은 내란 특검팀에 파견됐다가 복귀한 중대범죄수사과장 박창환 총경이 맡았다. 이 사건은 통일교 2인자로 알려진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진술에서 비롯됐다. 의혹의 핵심은 통일교 측이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 터널’ 등의 현안을 위해서 전재수·임종성·김규환 등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과 임 전 의원, 김 전 의원 등은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넘어온 기록을 검토하는 한편, 일부 의혹 당사자들과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찰은 전담팀 출범 당일부터 수사에 고삐를 당겼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특검팀 면담 조사 과정에서 ‘당시 국회의원인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2018년~2020년 불가리·까르띠에 시계와 현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여권 언급되자 통일교 수사 주춤 경찰만으로 힘들어 합수본 검토? 다만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전 본부장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도 제 의도와 전혀,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는데, 그래서 조심스럽다”며 돌연 입장을 뒤집었다. 특검팀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사건을 경찰에 넘기긴 했지만, 특검팀이 고의로 수사를 안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 가려지게 됐다. 통일교 수사 2라운드는 ‘정교유착’ 의혹이었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신자들을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시켰다고 보고 강제 수사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측과 마찰도 있었다. 통일교에 대한 특검 수사가 정점인 한학자 총재를 향하는 과정에선 논란도 있었다. 한 총재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변호사가 소환을 앞둔 시기, 과거 인연을 이유로 민중기 특검을 사무실에서 독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일상적 인사만 나눴다고 하지만, 공정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통일교 의혹과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든 야든 누구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수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건 책임을 물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지 않겠나”라며 “특검만 기다리긴 그래서 그 부분을 행정안전부가 경찰과 검찰과 합수본을 만들든지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에 앞서 국민의힘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신천지에 대한 특별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통일교가 됐든, 신천지가 됐든 정치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관여하고 심지어 돈이 왔다 갔다 하고 대선에 개입하려 하고, 권력에 손을 뻗치려 하는 행태는 완전히 끝나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 구성 검토를 제안했다. 방대한 사건 부족한 시간 국회에서 논의 중인 통일교 특검과 관련해 민주당은 신천지 유착 의혹도 함께 수사 대상에 포함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물타기 시도”라고 반대하며 민 특검의 편파 수사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 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경찰과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특검팀은 앞으로 미처리 사건을 국가수사본부에 인계하고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한다. 파견 인력은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특별검사보 역시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줄여나갈 방침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