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는 흔히 ‘정치 1번지’로 불린다. 과거 국회, 중앙청사 등이 종로구에 자리 잡았던 역사와 전통 때문이다.
종로의 명성이 예전만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종로의 ‘정치적 상징성’은 여전하다. 총선 때면 가장 관심을 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종로 내 인구 구성이 ‘전국’ 평균과 비슷하다는 것이 한 요인이다.
종로의 중심지는 이른바 4대문 안인데, 대부분이 서울 토박이들로 중부지방을 대표한다. 평창동, 구기동 지역은 부촌으로 불린다. 지역적으로는 영남 사람들이 많다. 창신동, 숭인동, 이화동쪽은 반대로 호남 사람들이 많다. 이런 탓에 이 지역 선거는 전체 선거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전체 선거의 ‘바로미터’ 작용
출신 의원 중 대통령만 3명
종로의 정치적 상징성은 그간 이 지역을 거쳐 간 정치권 인사들만 봐도 확인된다. 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장면 박사가 당선된 바 있고 군사독재 전까지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터전이었다. ‘주먹’으로 유명한 김두한씨도 종로 국회의원을 지냈다.
신군부가 들어선 1980년대 이후 11대부터 14대까지는 이종찬 전 의원이 터줏대감 역할을 했다. 중선구제였던 12대 때는 이민우 전 신민당 총재가 이 전 의원과 함께 당선, 신민당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내리 4선을 하며 이름을 날렸던 이 전 의원을 무너뜨린 이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 그는 1996년 15대 선거 때 이 지역에서 당선되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로 2년 만에 금배지를 반납했다. 이후 치러진 보궐 선거에서 그 금배지를 물려받은 사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두 사람 모두 15대 종로 국회의원을 지냈고 이 지역 출신 의원 중 대통령을 역임한 사람만 3명이다. 정치 1번지다운 역사다.
이후 16대에는 정인봉 의원이 지냈고 17대와 현재 18대에는 박진 의원이 지역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