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29> 빗장 풀린 상품들

정부가 연 문틈 사이로 호재 보인다


관련법 개정·종합대책 등 통해 각종 규제 완화
실수요자 혜택 풍성…베팅처 물색 투자자들 관심

최근 부동산 시장에 규제가 풀린 부동산 상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동안 규제로 인해 투자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지만 규제가 풀림으로써 투자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규제가 풀린 대표적인 부동산을 꼽아보면 노인복지주택(실버주택), 거주요건이 없어진 1주택, 층수제한이 풀린 점포 겸용 주택 등이 있다.

[노인복지주택]
거래제한 완화
일반인도 거래

노년층을 위해 만든 노인복지주택(실버주택)이 최근 재테크나 투자 대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실버주택은 노인 주거 안정화를 위해 1989년 임대 중심 운영을 전제로 도입한 주택이다. 이후 1997년부터 분양이 허용되면서 현재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약 5000가구가 공급됐다. 분당 헤리티지 외에도 40∼50층 고층 건물 2개로 이뤄진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더 클래식 500’, 경기도 용인시 명지대 캠퍼스 옆 ‘엘펜하임 실버타운’등이 대표적이다.

국회는 지난 3월 노인복지주택(실버주택)의 거래제한을 완화하는 노인복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도 실버주택의 거래가 가능해졌다. 그동안 60세 이상의 노인에게만 입소자격이 주어지고 매매가 가능했지만, 2008년 8월4일 이전 건축허가를 받은 실버주택이라면 거래나 임대는 물론 거주까지 가능해졌다.

노인복지주택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3월 통과된 개정안의 주요 요지는 2008년 노인복지법 개정 이전 대상에 대해 소급적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개정 이후 신규 분양이 없었던 만큼 사실상 모든 노인복지주택에 대해 거래를 풀어주겠다는 의미로 파악된다.

노인복지주택은 노인의 주거안정 지원과 생활 편의를 위해 제공되는 노인복지시설이다. 그래서 건축부지 취득에 세금을 감면받는 한편 일반 아파트에 비해 시설의 설치기준도 낮다.

주택구입자 입장에서는 취·등록세 50%를 감면받고 전기세 20%를 할인받는다. 주택을 짓는 건설주체는 주차장이나 유치원, 놀이터 등 부대시설의 의무규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그린벨트 등 녹지시설이나 공공택지를 싼 값으로 매입해 건축을 할 수 있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도 받지 않는다. 소위 알짜 부지에 시공을 할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노인복지주택의 한계도 있다. 우선 전용율이 낮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 공동시설물이 많아 전용율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통상 50%대다. 의료시설이나 조리시설, 커뮤니티시설 등 공용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탓이다.

다양한 편의시설은 관리비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월 관리비만 수백만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평면 역시 일반 아파트와 차이가 있다. 주방이 비교적 좁다. 가정주부가 사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 태반이다. 음식 조리시설이나 공간에 힘을 뺀 이유는 수요자 대부분 부유한 노년층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곳이 혜택을 받을까. 보건복지부의 2011 노인복지시설현황에 따르면 2010년 12월31일까지 신고된 노인복지주택은 4647가구다. 분양 성공의 대표 사례인 송도병원의 시니어스타워를 비롯해 지난해 시설을 완료한 벽산블루밍 더클래식까지 22곳이다.

하지만 우림건설이 지은 카이저팰리스나 삼성생명 노블카운티, 신성건설의 아너스밸리, 건국대의 더 클래식 500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신고 되지 않은 곳까지 합하면 5000가구를 넘어선다는 것이 업계 추산이다.

시장은 개정법 통과로 일단 호재다. 일반 공동주택에 비해 거래가 없고 미분양이 적체돼 있는 노인복지주택이지만 3월 중순 이후 매물이 사라지고 호가가 올랐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일부가 거래되고 3000만∼5000만원까지 시세가 올랐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노인복지주택 거래에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한다. 노인 밀집지역이라는 특수성과 높은 가격이 주택 수요에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여전히 많은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것이 신중론의 배경이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신고 된 노인복지시설 22곳 중 벽산블루밍 더클래식은 220가구 모집에 48가구만 입주해 있는 등 입주자를 절반도 채우지 못한 곳이 7곳이나 됐다. 기존 아파트에 비해 전용율이 낮고 가격이 높아 주거시설로서의 매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노인복지주택은 주택연금 가입도 가능하다. 지난해 7월부터 노인복지주택도 주택연금 대상에 포함되었다. 주택연금이란 주택을 담보로 매달 일정 금액을 받거나 혹은 목돈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한다. 금리는 노인복지주택 가격 상승률과 기대수명에 근거해 3.55%(변동금리)로 적용되고 있다.

지급방식은 매달 똑같은 금액을 받는 고정형과 처음엔 적게 받다가 나중에 많이 받는 증가형, 처음에 많이 받다가 점차 적게 받는 감소형 등이 있다. 단, 임대형 노인복지주택은 해당사항이 없다. 분양형만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3년차 아파트]
거주요건 삭제
매물 늘어날듯

2008년 서울 강북지역에서 후분양 아파트를 분양 받아 입주 시기에 전세를 놓은 박경한씨는 5억원에 분양 받은 아파트가 7억원까지 오르면서 최근 매도를 결심했다. 그동안 이 아파트에 거주를 하지 못해 양도세 부담이 컸지만, 최근 정부가 양도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함에 따라 ‘2년 거주요건’ 없이도 2억원의 시세 차익을 고스란히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박씨는 이 아파트를 팔아 강남지역 진입을 노려볼 생각이다.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5·1 대책’을 통해 서울·과천 및 5대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의 양도세 규제 완화라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시장 침체로 아직까지는 적극적인 매도·매수 움직임이 보이고 있지 않지만, 양도세 비과세에 거주요건이 없어진 만큼 이를 계기로 ‘갈아타기’를 시도하거나, 전세를 끼고 내 집 마련을 해보려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게 생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3·22 대책’을 통해 올해 말까지 주택 취득세 50% 감면 혜택을 주기로 한 상황이기 때문에 실수요자들의 경우 올해 안에 움직이는 것이 유리하다. 주거 환경이 좋은 곳의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를 낀 투자가 일부 살아나고, 거주가 불편해 투자가 어려웠던 재건축·재개발 주택 등의 거래에도 이번 대책이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매물 대거 쏟아질 가능성 높아
질 좋고 저렴한 물건 건질 기회


전세가율 높은 지역에서 내집 마련을 시도해 볼 만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2∼3년 안에 ‘내집’에 입주하는 것을 꿈꾸는 수요자들이라면 지금 전세를 끼고 집을 사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 1년여간 서울 및 수도권의 대부분 지역에서 주택 공급 부족으로 전세난이 발생하면서 주요 지역 아파트들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상당히 높아진 상태다. 집값이 높은 서울지역 전세가율은 2∼3년 전만 해도 40%대 수준에 머물렀으나 최근에는 50%를 넘긴 곳도 적지 않다.

올 하반기에는 강남 대치 청실아파트, 송파구 가락 시영아파트 등 대규모 재건축 아파트들의 이주가 예정돼 있는 데다, 이번에 양도세 규제가 풀린 서울·과천 및 1기 신도시에서는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전세가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전세가율이 높은 지역에서 역세권과 중소형 신규 아파트 급매물을 중심으로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 투자를 해놓는다면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입주 3년차 새 아파트 매물도 눈여겨봐야 한다. 매물이 많이 나오는 곳에 급매물도 나오고,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된다. 전문가들은 내집 마련 수요자들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되는 입주 3년차 새 아파트를 노려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입주 3년차는 ‘3년 보유요건’을 충족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시작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시장에 해당단지 매물이 많이 나온다.

더구나 이번에 ‘거주요건’이 완전히 없어지면서 3년 전 서울의 새 아파트에 투자해놨던 사람들의 물건이 대거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 집값이 전반적으로 주춤한 상태에서 매물이 늘어나면 질 좋고 저렴한 매물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여기에 입주 3년차 아파트는 사실상 ‘새 아파트’라는 점에서 장기 실거주 가치도 뛰어나다.

재건축·리모델링 호재들을 꼼꼼히 살펴 투자해 볼 만하다. 재건축·재개발 주택이나 리모델링 대상 아파트를 노리는 투자자들에게도 이번 양도세 규제완화 대책은 호재임이 분명하다. 수십년씩 노후된 이들 주택은 거주가 불편하기 때문에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양도세 비과세 요건에 ‘거주 요건’이 없어졌다는 점이 투자를 훨씬 유연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서울지역 주요 재개발·재건축 주택의 경우 가격이 꼭짓점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큰 데다, 최근에 재개발 사업 구조조정 등 정책 변수가 많기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

리모델링 호재가 있는 1기 신도시 분당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이번 대책의 영향을 얼마나 받을지도 관심이다. 분당신도시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곳은 16개 단지, 1만7205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리모델링 역시 최근 임대주택 의무비율, 초과이익 환수, 기부채납 등의 규제가 도입될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정책 변수를 꼼꼼히 점검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점포 겸용 주택]
층수제한 폐지
수익률↑ 전망

‘5·1 대책’ 발표로 층수제한이 풀린 점포 겸용 주택도 인기다. 임대수익은 물론 시세차익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요즘 신도시 등 대형택지지구에 있는 점포 겸용·블록형 단독주택의 가격이 뛰고 있는데 앞으로는 더 귀한 몸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5·1 대책’을 통해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의 층수제한을 완화하고 가구수 규제를 폐지키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블록형 단독주택은 한 필지당 1가구, 점포 겸용 단독주택은 필지당 3∼5가구로 가구수가 정해져 있는데 앞으로는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한 시장전문가는 “바뀌는 규정을 적용해 점포 겸용 단독주택을 새로 지을 경우 임대수익률이 20%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삼성반도체 등 소형주택 세입자가 많은 대형 공장이나 대학가 인근의 택지지구가 우선적으로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용인서천지구나 동탄신도시 내 단독택지도 유망하다. LH는 연말까지 10개 택지지구에서 811필지의 점포 겸용·블록형 단독주택용지를 새로 분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또 인천 청라지구 등에 있는 미분양 단독주택용지는 최대 20%까지 가격을 내려 분양하고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