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30) 만남

  • 황천우 작가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4.24 10:03:13
  • 호수 11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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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추가 고구려 찾은 까닭은?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임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춘추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말이 없었다.

“왜 그러십니까?”

훈신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일이 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구려.”

“무슨 말씀이신지요?”


위기의 신라

“왕이 바뀌면 모든 정책도 그에 따라 바뀌지 않겠소. 연개소문이란 자에 의해 새로운 왕이 옹립되었다면 기존과는 상황이 많이 다를 수도 있다는 뜻이오.”

“하오면.”

“이전까지 맺었던 당나라와의 관계 그리고 백제와의 우호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오. 물론 부정적인 측면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런 연유로 고구려에 가셔서 혹여 무슨 일이라도 발생할지 몰라 그에 대해 여쭙고자 이렇게 모셨습니다만.”

춘추의 눈동자가 일시적으로 동그랗게 변했다.

“유사시에 무슨 묘책이라도 있습니까?”


“지금 새로 보위에 앉은 왕과 실권자인 연개소문과 가까운 사람으로 저의 친척 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혹여 곤란한 지경에 처하게 되면 도움을 요청하시라고 이렇게 모시게 되었습니다.”

춘추가 친척이라는 말에 잠시 의구심을 품었으나 워낙에 자주 바뀌는 국경 상황을 감안하면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했다.

“도대체 누구요?”

“선도해라는 책사입니다. 현재 고구려의 핵심 실세나 다름없습니다. 연개소문과 관련된 모든 일의 중심에 그 사람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선도해라 하였소?”

“연개소문도 그 사람이라면 전적으로 믿고 의지 한다 들었습니다.”

순간 춘추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그렇다면 증표라도 주시지요.”

“물론입니다.”

짧게 답한 두사지가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작지 않은 보따리를 들고 왔다.

“그것이 무엇이오?”

“청포입니다.”


“청포!”

“유사시에 그 사람에게 이것을 전하고 자초지종을 말씀하시면 쾌히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무슨 사연이라도 있소?”

“선도해란 사람은 이름난 효자였는데, 그의 어머니 생전에 늘 청포로 만든 옷만 해드렸지요. 그를 항상 제가 공급해 주었었습니다.”

의미를 알겠다는 듯 춘추가 잔잔히 미소를 머금었다.

“고맙소. 내 요긴하게 쓰리다.” 


춘추 일행이 대매현에서 하루 묵고 다음날 국경을 넘어 고구려 영토로 들어갔다.

그의 입국 소식은 즉각 평양성으로 전달되었고 오래지 않아 새로 왕위에 오른 보장왕을 만날 수 있었다. 

보장왕으로부터 신라에서 김춘추가 왔으니 연회에 참석하라는 전갈을 받은, 막리지에 임명된 연개소문이 선도해를 찾았다.

“방금 전 왕으로부터 신라에서 귀한 손님이 왔으니 연회에 참석하라는 전갈을 받았는데 뭐 좀 아는 일 있소?”

선도해가 답에 앞서 미소를 보였다.

위기에 처한 신라…고구려 연회 참석
도울까, 침묵할까…연개소문은 과연?

“뭔가 상세한 내막을 알고 있다는 표정입니다.”

“지원을 요청하러 온 게지요.”

“우리에게?”

“얼마 전 백제군에게 대야성을 빼앗겼는데 그 과정에서 딸과 사위 등 일가족이 죽임을 당했지요. 또한 신라의 여러 성 역시 빼앗겼으니 아마도 도움을 요청하러 왔을 것입니다.”

“그놈들, 참. 그렇게 당나라에 빌붙어 지원을 요청하려고 안달하더니 왜 우리에게.”

선도해가 연개소문을 바라보며 짧게 웃었다.

“다른 뜻이 있는 게요?”

“도움도 도움이지만 고구려가그저 방관자적인 입장을 취해주기를 바라는 게지요.”

“방관자적 입장이라니요?”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고구려가 백제와 손잡는 일은 막아보자는 의도겠지요.”

“그러면 우리는 어찌해야겠소?”

“물론 도와주어서는 안 됩니다. 목전에 있는 당나라도 그렇고 백제와의 관계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면?”

“저들이 응할 수 없는 조건을 내놓으십시오.”

“조건이라. 물론 도와주는 대가겠지요?”

“고구려가 신라를 도와주는 대신 영토를 요구하십시오. 전에 우리 고구려 영토였던 마목현(충북 괴산)과 죽령을 돌려 달라 하십시오.”

연개소문이 파안대소했다.

“그러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입니다. 아울러 우리는 우리대로 명분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건 그렇게 처리하기로 하고 그 김춘추인가 하는 사람 그냥 보내 주어야 하오?”

“당연히 뜨거운 맛을 보여 주어야지요.”

“뜨거운 맛이라면?”

“다시는 그런 일로 찾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냥 죽여 버리면 안 되오?”

“훗날을 생각하면 절대 피를 묻혀서는 아니 됩니다. 오래전에 광개토대왕께서 신라를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구해준 일이 있지 않습니까. 딱히 그 일을 떠나서라도 사사로이 처리하시면 후세 사람들의 지탄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선도해가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자 연개소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연개소문이 궁궐로 들어 잠시 보장왕과 대화를 나누고는 함께 연회장으로 이동했다.

연회장에 들어서는 연개소문의 시선에 온몸에 귀티가 흐르고 눈에 총기가 가득한 인물이 들어왔다.

어렵지 않게 그가 김춘추라 간파하고 천천히 좌석으로 이동했다.

자리를 잡자 춘추 일행이 보장왕에게 인사하고 연개소문 앞으로 다가왔다.

“신라의 김춘추가 고구려의 막리지를 뵙니다.”

“그대가 신라의 김춘추 공이오?”

“그러하옵니다. 막리지 대감.”

“이런 영광이. 반갑소이다.”

연개소문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자신의 곁에 자리를 권했다. 잠시 머뭇거리던 춘추가 천천히 자리 잡았다.

고구려의 선택

소소한 일로 대화를 나누며 몇 순배의 잔이 돌아가자 보장왕이 춘추에게 잔을 건넸다.

“자, 이 잔은 개인적으로 김춘추 공을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건네는 잔입니다.”

춘추가 급히 자세를 바로 했다.

“황공하옵니다, 전하.”

“아니오. 진심으로 춘추 공을 환영하는 바요. 이곳에 머무는 동안 편히 지내도록 하세요.”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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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당정 충돌’ 검찰개혁 엇박자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추석 연휴 전에 검찰개혁을 진행하려던 더불어민주당이 신중한 입장에 들어갔다. 검찰개혁 초안을 발표하려던 당의 의견에,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수장 정성호 장관이 다른 의견을 내면서다. 정 장관의 의견에 대해 여권 관계자들은 공개적으로 비판까지 했다. 당정 간 불협화음으로 검찰개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당 지도부와 정부는 뒷수습에 나섰지만, 완전히 진화될지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계속 강조해 온 ‘검찰개혁’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가운데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와 결이 다른 의견을 연일 내놓으며 당정 간 불협화음이 나타났다. 속도전 앞두고…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검찰개혁의 대원칙인 수사권·기소권 분리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할 방침이었다. 민주당은 이번 개정안으로 수사권·기소권의 분리 대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검찰청을 폐지한다. 그리고 기존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이관하기 위해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설치할 예정이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의 기소권을 이관받아 기소와 공소 유지, 영장 발부 등 검찰의 고유 업무를 도맡는다. 중수청의 경우,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던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의 수사를 담당한다. 이 외에도 국수위 설치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수위는 국무총리 산하 기관으로 경찰을 비롯해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국가 수사 기관 전체를 통솔하는 시스템이다. 이번 검찰 조직 재편으로 수사 기능을 갖게 될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와 법무부 중 어느 소속으로 할지 등의 쟁점 현안들도 정리돼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검찰을 제외한 수사기관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다. 이들은 각각 행안부와 대통령 직속기관으로 소속돼있다. 이 같은 초안에 대해 당 안팎에선 우려를 제기했다. 특히 국수위의 권한이 자칫 과도해지면, 정부의 수사 통제와 외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 앞서 밝힌 것처럼 행안부 산하에 이미 경찰이라는 수사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중수청까지 포함될 경우, 행안부의 수사 기능이 자칫 과도하게 커지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한 당과 정부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당은 수사와 기소 분리 대원칙 측면에서 공소청에 보완수사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법무부는 경찰이 수사종결권을 가진 상황에서 원활한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공소청에 보완수사권 부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6일 초안 발표 예정이었지만 구체안 두고 특위·법무부 입장 차 지난달 25일 민주당 검찰정상화특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었지만 최종안을 내지 않았다. 민형배 특위위원장은 지난 7일 비공개 당정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속도 조절론은 없다”며 이날 회의를 최종안 확정을 위한 데드라인으로 예고했지만, 180도 달라졌다. 대신 이날 회의는 법안의 완결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특위 간사인 이용우 의원은 "초안이 사실상 나왔다고 보면 된다"면서도 "그야말로 특위안이고, 당정대 간의 논의 과정이라든지 국민적 공론화를 해 나가는 과정이라든지 이 과정이 여전히 많이 남아서 최종적으로 가다듬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속도조절 배경에는 개혁의 주체이자 객체인 법무부의 입장이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송기헌 의원은 정 장관에게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와 기소의 분리냐’고 물었다. 이에 정 장관은 “그렇다”면서 “검찰이 수사를 개시하거나 인지해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권한은 분리해낸다는 게 1차적인 목표”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재는 (검찰이) 보완수사 요구 또는 재수사를 할 수 있는데, (사건이) 핑퐁처럼 왔다 갔다 하다가 과거보다 사건 처리 기간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문제가 심화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건) 전건 송치를 할 것인지, 전건 송치를 하지 않는다면 수사지휘권을 줄 것인지,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부연했다. 정 장관은 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경찰·국가수사본부·공수처·중대범죄수사청 4개 수사기관이 모두 행안부 밑에 들어가면 권한이 집중된다”고 우려했다. 또 기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은 헌법상 검찰총장 임명 관련 규정들과 검사 관련 규정들도 있기 때문에 위헌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의 다른 의견 국수위에 대해서는 “지금 나와 있는 안에 의하면 국수위가 경찰의 불송치 사건에 대한 이행을 담당하게 돼있는데 최근 통계에 4만건 이상 된다”며 “독립된 행정위원회가 4만건 이상 사건을 다룬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검찰 조직을 폐지하는 것이 적절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검찰을 해체한다고 표현하지만 저는 검찰이 수행해오던 기능을 재분배하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해 “민주당의 당론은 아직 아니”라며 “1차 수사기관, 특히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를 보완할 제도적 장치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이 ‘검찰청 폐지로 검찰의 전문 수사 역량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질문하자 정 장관은 “굉장히 중요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을 교란하는 금융 범죄 또는 조세 사건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아 고도의 수사 기법이 필요하고 법리적 쟁점들이 많다”며 “이런 전문 수사 역량을 중수청에 어떻게 이어갈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은 회의 당일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의 수사개시권과 인지수사권은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면서도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고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견설 진상은? 그러면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 사이의 ‘핑퐁’ 등 책임 떠넘기기, 수사 지연, 부실 수사로 인해 국민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현실적이고 촘촘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현실에서 작동할 때 비로소 성공한다”고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당 안팎에서는 정 장관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위원장인 민형배 의원은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재논의해야 한다는 정 장관의 입장에 관한 질문에 “당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특위안에는 그런 내용이 없고, 당정에서 합의됐거나 의논해서 한 건 아니”라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 의견을 말씀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정 장관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 설치 방안에 우려를 밝힌 데 대해서도 “당에서 입장을 내지 않았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서 장관 본분에 충실한 건가, 이런 우려가 좀 있다”면서 “(장관이) 저희 특위 초안을 모르는 상태 같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의 의견을 내세워 정 장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이다. 이른바 ‘검찰개혁 4법’을 발의하고 관련 논의를 주도해 온 김용민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서 “바꾼다고 모든 것이 개혁은 아니다”라며 “개혁을 왜 하려고 하는지 출발점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도부·정부 나서 진화 “당 결정대로 따라갈 것” 민주당과 정 장관의 의견이 갈리면서 ‘당정이견’설이 분출한 가운데, 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28일 오후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열린 국회의원 워크숍 지도부 인사말에서 “개혁의 작업은 한 치의 오차·흔들림·불협화음 없이 우리가 완수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며 “이 과정에서 당정대는 원팀 원보이스로 굳게 단결해서 함께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국민주권정부의 실질적 성과는 당정대 원팀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며 “다음 주부터 우리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시작된다. 이재명정부 국정 기조와 국정 과제의 실천을 (당이) 더 확실하게 뒷받침해야 한다”고 당정 일치 기조를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도 수습·진화에 나섰다. 이날 워크숍 현장에 방문한 정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견은 없다”며 “어쨌든 입법의 주도권은 정부가 아니라 당이 갖고 있다. 당에서 잘 결정되는 대로 잘 논의해서 따라갈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당과 법무부 사이 이견에 대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 전체적인 로드맵을 합의했다. 정부와 당이 각자 검찰개혁안에 대한 여러 가지 각론에 대한 의견들을 제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당과 정부의 의견만 다른 게 아니라 당 내부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각각의 의견들이 다 도출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일종의 공론화 과정에 이제 들어간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 내용들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 수석은 “다만 바라건대 내용 자체의 토론에 좀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특정인과 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사람에 대한 공격 같은 건 하지 말고 이렇게 내용 토론으로 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법조계 의견은? 한편 법조계에선 정 장관이 민주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평소 소신과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법조인은 “정 장관은 외골수처럼 직진하기보다 남의 편을 설득하고 내 편을 혼내가면서 합의점을 찾는 정치를 해온 사람”이라면서 “강성 개혁에 집착하기보다는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