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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800호 기획특집]⑤<일요시사> 선정 ‘재계 뉴스메이커들’ 풀스토리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1996년 5월 첫 호를 발행한 <일요시사>가 지령800호를 맞았다. 단 한 번의 결호 없이 숨 가쁘게 달려온 <일요시사>는 각종 사건과 함께 ‘사람 중심’의 시사지를 지향해 왔다. 안타까운 사연으로 독자들의 눈물을 쏙 뺀 이들이 있는가 하면 가슴 벅차오르는 감동을 전해주거나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충격에 빠뜨린 인물도 있었다. 지령800호를 맞아 그동안 <일요시사> 지면을 뜨겁게 달군 재계의 ‘뉴스메이커’ 8인을 소개한다.

‘핵폭탄급’ 지면 뜨겁게 달군 재계 인사 총집합
대기업·재벌 비리 전횡 실상 성역없이 파헤쳐


<역사적 인물> 정주영

<일요시사> 초창기 때 재계 최고의 ‘뉴스메이커’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다. ‘재계의 거목’ 정 창업주는 역사적인 사건들의 중심에 있던 인물답게 <일요시사> 표지의 단골이었다.

정 창업주는 1996년 <일요시사> 첫 발행 당시 평생의 한이자 업으로 삼고 추진한 대북사업의 결실을 앞두고 있었다. 1992년 통일국민당을 창당해 제14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정 창업주는 시련의 나날을 보내다 1998년 국민의 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북 포용 정책에 발맞춰 금강산 사업을 추진하면서다.

<일요시사>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면에 담았다. 특히 1998년 ‘통일소’이벤트를 수주 간에 걸쳐 대서특필했다. 정 창업주는 판문점을 통해 ‘통일소’라고 불린 소 500마리와 함께 판문점을 넘어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어 2차로 소 501마리를 더 가져갔다. 이는 금강산관광 사업으로 이어졌다. 정 창업주는 김정일 위원장과 면담을 갖는 등 여러 차례 방북해 남북교류의 획기적 사건인 금강산관광을 성사시켰다. 이듬해 대북사업을 위해 현대아산을 설립했지만, 건강이 악화돼 치료를 받다 2001년 폐렴으로 인한 급성호흡부전증으로 별세했다.

정 창업주는 별세 이후에도 <일요시사> 지면에 자주 등장했다. 그의 경영철학과 일화, 어록 등은 두고두고 화제가 되고 있다. ‘존경받는 기업인’설문에선 그가 빠지지 않는다. 그의 자녀들은 각 포지션에서 국내 재계를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 잡은 상태. 범현대가는 지난 3월 정 창업주의 타계 1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각종 추모행사를 열었다.


<순탄치 않았던> 이건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일요시사>의 관심에서 한시도 벗어나지 않은 인물이다. 1987년 부친 고 이병철 창업주의 타계로 45세에 총수가 된 이 회장은 삼성그룹에서 신세계, CJ, 한솔, 세한 등을 분가시킨 뒤 끊임없이 개혁을 설파했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아내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꾸자”며 ‘신경영’을 주창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후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삼성 체질을 완전히 바꿔놨고, 그 결과 삼성은 오늘날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됐다.

이 회장은 <일요시사>가 창간한 시기에 활동 폭을 본격적으로 넓혀갔다. 당시 비중 있게 다룬 내용은 이 회장의 건강 악화다. 이 회장은 1999년 서울 삼성병원에서 정기검사를 받다 폐암의 일종인 림프절 암을 발견, 이듬해 미국 MD앤더슨 암센터에서 암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일요시사>는 이 회장의 투병기와 치료, 회복 등의 과정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이 회장은 곧 예전의 기력을 되찾았지만 ▲2003년 대선자금 ▲2005년 X파일 ▲2006년 에버랜드 CB 등 각종 의혹과 검찰의 수사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김용철 변호사(삼성그룹 전 법무팀장)의 삼성 비자금 폭로에 따른 특검 수사로 200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일은 온 나라를 뒤흔든 큰 사건이었다. 지난해 23개월 만에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한 이 회장은 최근 서초사옥 출근을 정례화, 그룹 안팎의 현안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이 과정 역시 <일요시사>에 담겼다. 막바지에 다다른 이 회장 자녀들의 혹독한 경영수업도 <일요시사> 지면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거침없는 질주> 강덕수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일요시사>가 탄생할 때만 해도 ‘무명인’이었다. 재계에서 그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스타 탄생’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일요시사>는 강 회장이 치고나가는 순간부터 자리를 잡기까지 주요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화제의 인물’로도 수차례 다뤘다.

강 회장은 맨손으로 지금의 STX그룹을 일군 자수성가 오너다. 한편의 드라마 같은 우여곡절이 가득하다. 월급쟁이 샐러리맨으로 출발해 대기업 총수에 오르기까지 구구절절한 성공 스토리가 그것이다.

대형사건, 경영성과 등 담아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도
 
강 회장은 2000년 외환위기로 퇴출된 쌍용중공업의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자신이 다니던 기업을 인수, 오너 경영인으로 변신
한 것이다. 이후 STX그룹은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다. 출범 이후 활발한 M&A를 통해 꾸준히 몸집을 불려왔다. 매번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는 말이 나왔다. 이렇게 하나둘 늘어난 계열사가 모두 17개가 됐다. 2000년 출범 당시 2605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26조원으로 100배가량 성장했다. 재계순위는 12위. 20대 그룹을 통틀어 현재 오너가 기업을 일으킨 경우는 강 회장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셋뿐이다.

경영 성과를 기반으로 강 회장의 개인 위상도 급부상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에 이어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조선업계에서 유일하게 재계를 대표하는 3대 단체 부회장단에 올랐다. 강 회장은 한국 부자 순위에서 20위권에 안착하기도 했다.


<희대의 사기사건> 주수도

<일요시사>는 정경유착과 경영세습을 통해 부를 독점해온 대기업들의 비리와 전횡 실상을 성역 없이 날카롭게 파헤쳐 왔다. 재벌들의 비리 사건들은 적잖은 충격을 줬다. 그중 가장 큰 충격을 몰고 온 사건이 ‘단군 이래 최대의 사기사건’으로 기록된 ‘JU 사태’다.

주수도 회장은 1999년 JU를 창업, 7년 만에 국내 최대 다단계 판매업체로 키웠다. 그는 ‘소비생활 마케팅 네트워크’란 신개념으로 다단계 업계를 석권했다. 2002년부터 돌풍을 일으킨 JU는 매출 2조원에 회원수 35만명, 전국 가맹점 3000여개, 24시간 편의점형 마트 160개, 빌딩 21채를 거느린 ‘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회원에 약속한 수당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전력투구했던 서해 유전개발 등도 무산되면서 경영 위기는 심화됐다. 특히 영업 방식이 고수익을 미끼로 한 사기라는 주장과 뒤를 봐주는 정·관계 비호 세력이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몰락하기 시작했다.

주 회장은 2006년 불법 다단계 판매 영업을 통해 2조1000억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이고 회삿돈 28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됐다. 피해자만 9만명, 피해액은 1조8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복역 중인 주 회장은 2007년 대법원에서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주 회장은 사기 혐의 외에 언론인과 정치인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도 기소돼 2009년 징역 10월이 추가됐다. JU 사건은 최근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외국으로 도피했던 JU 핵심 인물인 정모 전 JU네트워크 대표가 붙잡힌 데다 주 회장이 판결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4년째 도피 행각> 정태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일요시사>가 지속적으로 거론하는 인물이다. 국내에서 죄를 짓고 해외로 잠적해 근황 등을 수년째 추적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4년째 감감무소식이다. 2006년 2월 자신이 설립한 강릉영동대학에서 72억원을 횡령한 뒤 이중 27억원을 세탁해 은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항소, 재판을 받던 중 2007년 5월 신병 치료를 이유로 일본으로 출국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대법원은 2009년 5월 정 전 회장이 없는 상태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찰은 그가 범죄인 인도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키르기스스탄에서 초호화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며느리, 아들, 측근 등이 정 전 회장의 도피자금을 댄 정황 탓이다. 이들은 모두 정 전 회장의 해외 도피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정 전 회장의 재산 은닉 의혹도 제기된다. 정 전 회장은 증여세 등 6개 세목에 걸쳐 2000억원이 넘는 세금을 내지 않아 국내 고액체납자 1위에 올라있다. 검찰과 국세청은 그의 행방을 좇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다른 사건으로 오랫동안 수감 생활을 한 정 전 회장이 ‘철창’을 두려워해 입국하지 않고 있다는 추측만 나돌고 있다.

올해 88세인 정 전 회장은 <일요시사>에 ‘비리’제목으로 가장 많이 등장했다. 그는 1991년 12월 수서지구 택지 특혜분양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1995년 특별사면됐다. 그러나 석 달 만에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100억원을 준 사실이 밝혀져 다시 구속돼 1심에서는 징역 2년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서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던 중 1997년 한보사건으로 또 다시 구속돼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2년 말 특별사면 됐다.

<천당·지옥 오간> 김우중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일요시사>에 많은 기삿거리를 제공했다.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 분식회계와 비자금 조성 등으로 검찰의 수사 압박을 받자 1999년 해외로 도피했다가 2005년 귀국한 뒤 분식회계와 대출사기, 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로 기소, 2006년 징역 8년6월에 추징금 17조9252억원을 선고받았다. 주인이 자리를 비운 사이 ‘대우왕국’은 공중분해 됐다.

김 전 회장은 한때 재계 서열 2위의 총수였다. 그러나 그 위상은 온데간데없다. 김 전 회장은 빚더미에 올라앉아 허덕이는 절박한 상황을 맞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추징금은 역대 최대 규모. 전두환(2205억원)·노태우(2629억원) 두 전직 대통령의 추징금에 비해서도 80배에 이르는 천문학적 액수다. 추징금 환수가 사실상 어렵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중론이다. 김 전 회장이 “한 푼도 없다”며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전 회장의 ‘재기설’은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재미교포 무기거래상 조풍언씨와의 커넥션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조씨는 1999년 김 전 회장의 부탁을 받고 대우 구명로비를 위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롯해 고위공무원, 거물 정치인들을 상대로 돈을 건넨 혐의(알선수재)를 받았다. 조씨는 DJ와 동향인 데다 김 전 회장과는 동창인 사이여서 IMF 직후 흔들리던 대우그룹 회생을 위해 DJ 정부 시절 구명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대가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조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뉴 스캔들 메이커> 임세령

임세령씨는 재계 전현직 총수가 아니지만 <일요시사>에 최근 들어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씨가 처음 지면에 등장한 것은 1998년 삼성가로 시집가면서다. 대상가와 삼성가의 결합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전업주부로 내조에만 전념한 탓에 외부에 노출된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2009년 이혼 뒤 손댄 사업마다, 하는 일마다 꼬였다. 임씨는 2009년 가을 쯤 불법건축 의혹이 있는 서울 청담동의 호화빌라 마크힐스 펜트하우스층을 매입해 뒷말이 적지 않았다. 이어 지난해 4월 톱스타 이정재씨와 필리핀에 동행해 스캔들에 휩싸였다. 그로부터 한달 뒤엔 외식사업 첫 작품인 퓨전 레스토랑 터치오브스파이스의 불법영업 적발로 망신을 당했다.

<일요시사>는 임씨가 지난해 4월 서울 청담동 수백억원대 빌딩을 매입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또 같은해 11월엔 청담동 최고급 오피스텔을 57억원에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임씨는 대외 행보에 속도를 내면서 개인적으로나 사업적으로 자주 구설에 오르자 재계 최고의 ‘뉴스 메이커’로 낙인찍혔다. ‘돌싱’이 되자마자 부동산 쇼핑에 나서는 등 거침없이 돈을 쓰고 있는 행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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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