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최근 타이어뱅크가 ‘행동반경’을 넓히는 모습이다. 돈 잘 버는 기업의 활발한 영역확장에 눈길이 쏠리는 모습. 다만 본업과는 무관한 영토 확장에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업계 1위 타이어 유통 브랜드 ‘타이어뱅크’가 민족사관고등학교(민사고)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에 성공하면 전국 최초의 CEO고를 만들 계획이다.
돈 넘치나
<중부일보>에 따르면 타이어뱅크 김정규 회장(52)이 5000만명의 부자를 만들 ‘대한민국 1호 CEO고등학교’ 설립을 위한 방안으로 전국의 수재가 모이는 민사고 인수를 생각하고 있다. 민사고는 파스퇴르 유업의 최명재 전 회장이 지난 1996년 설립했다.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봉화로 800번지에 위치한 민사고는 127만㎡(약 38만5000평) 규모다. 현재 455명의 학생들이 있으며 111명의 교직원이 재직 중이다.
김 회장은 “전국의 7백만 자영업자를 포함한 CEO가 고교시절에 창업과 회사 운영에 관련된 교육을 받았더라면 지금처럼 어렵게 회사를 운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민사고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전문화된 교육을 통해 많은 사람이 CEO가 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자는 생각을 갖게 됐고, CEO고등학교의 설립이 올해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타이어뱅크가 민사고를 인수하겠다는 의지가 알려지자 민사고 측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민사고는 한 언론과을 통해 “학교는 돈벌이를 위한 곳이 아니다. 민사고가 어떤 학교인지 잘 모르고 한 얘기가 아닌가 싶다”며 “민사고에 대한 매각 의사도 없으며 그렇게 기업에 매각하면 민사고가 아니다”고 밝혔다.
언론사 인수 소문에
민사고 인수 시도도
이어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으며 학교를 사고 판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개념”이라며 “학교의 설립목적에 맞춰 운영하려다 보니 힘든 건데 돈 있는 사람들이 인수하겠다는 말을 던지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김 회장은 같은 언론을 통해 “기회가 되면 민사고를 인수해 경영하면 좋겠다는 꿈을 이야기 한 것”이라며 “국가와 민족, 지역이 잘 살려면 유능한 CEO가 많아야 하는데 대한민국에선 유능한 CEO가 되도록 누구도 교육하지 않았고 그런 교육기관이 없어 이런 교육을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영재학교인 민사고를 CEO고로 전환하는 데 대해 김 회장은 “농업시대에는 농업고등학교가 국민을 배불리 먹여 살렸듯 기업의 시대가 열렸고 기업을 통해 고용창출과 국부창출이 이뤄진다면 시대에 맞는 학교가 필요한 것”이라며 “민사고가 맞지 않으면 새로이 학교를 만들어도 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니 인수하는 게 좋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민사고 인수와 CEO고로의 전환을 해당 학교 측과 협의했는지에 묻자 김 회장은 “민사고 쪽에 타진해 보고 싶은 의사가 있다”며 “민사고에서 팔기만 한다면 인수해 CEO고로 전환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학교를 인수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타이어뱅크의 민사고 인수에 대해 업계는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본업과는 무관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언론사를 인수를 고민하고 있다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다. 언론사 인수설이 나온 것은 지난해 7월이다.
<미디어대전>에 따르면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금강일보>를 인수하기 위해 막판 조율을 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인수는 결실을 맺고 있지 않는 상황. 이 가운데 타이어뱅크가 언론사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다시 나오면서 그 배경에 눈길이 쏠리는 상황이다.
타이어뱅크는 대전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향토기업이다.
그러나 2014년 충청지역의 한 언론사의 횡포를 호소하며 대전지역을 떠날 것을 천명했다. 결국 지역사회의 이슈로 부각됐고, 대전시장까지 나서서 타이어뱅크의 본사 이전을 만류했다. 이를 계기로 타이어뱅크는 본사 이전을 하지 않았지만 이때부터 언론사 인수를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지역언론들은 타이어뱅크가 언론사를 인수하든지 새로 창간하든지 둘 가운데 한 가지 방안을 놓고 막판 고민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언론에 따르면 타이어뱅크에선 언론사 운영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신문을 창간하거나 기존 언론사를 인수하는 방안 등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현재 언론사를 운영할 경우 장단점을 파악하기 위해 지역 언론 관계자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의 자문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뱅크가 잇달아 본업과 무관한 활동에 몰두하자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사실 타이어뱅크는 대한민국 프로야구 2015년 KBO리그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3년 연속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후원금액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매해 70억원을 후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혹시 이미지 세탁?
미묘한 시기 논란
김정규 회장은 “국민이 좋아하는 타이어뱅크를 경영 목표로 삼아 국민의 안전을 지키며 국민이 좋아하는 회사를 만들려고 고민해 왔다”며 “많은 야구팬이 프로야구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KBO리그가 발전하면 국민들이 더 즐거울 수 있겠다”라고 생각해 지원을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타이어뱅크가 잇달아 사회적인 활동을 강화하자 일각에선 넘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한 나머지 ‘중구난방’으로 사회적 활동 영역을 넓이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섞인 말도 나온다. 실제 타이어뱅크는 지난해 2726억원의 매출을 시현해 전년(2528억원)대비 198억원 증가했다.
일각에선 최근의 일련의 활동이 이미지 세탁을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최근의 타이어뱅크는 탈세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국세청은 타이어뱅크를 탈세 혐의로 지난해 연말 검찰에 고발했다.
대전검찰청이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세청은 본사 직원인 점장들의 명의를 위장해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100억원대의 종합소득세와 법인세를 탈루한 정황을 포착했다. 타이어뱅크가 36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사실이 확인되면 엄청난 추징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타이어뱅크는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사 결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