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의 ‘청와대 대포폰’ 실체

70명 명의로…조폭이 대줬나

[일요시사 취재1] 김태일 기자 =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대포폰 제조창이었다. 자신의 군대 후임이 운영하는 대리점을 통해 대포폰을 만들어 주기적으로 교체했다. 이에 특검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번 사건으로 범죄자들의 전유물로만 취급되던 대포폰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국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도 차명으로 된 휴대전화기, 일명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증언해 파장이 크게 일었다. 그간 박 대통령이 대포폰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청와대의 해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증언이었기 때문이다.

이영선 지인은
어디서 났나?

정 전 비서관은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7차 공개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언급했다. 정 전 비서관은 도청 위험성이 있어 만에 하나를 대비해 우리 이름으로 (등록된 전화를 사용)하지는 않았다대통령과 차명폰(대포폰)으로 통화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국회 탄핵소추위원 대리인이 대통령도 차명폰을 가지고 있었느냐고 재차 확인하자 정 전 비서관은 그렇다고 명확히 답했다. 대포폰을 누가 구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의 대포폰 사용 의혹은 지난해 1111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최초로 제기했다. 당시 안 의원은 국회 긴급현안질문서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대포폰을 개설,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장시호씨가 6개를 개설했고 그중 하나를 박 전 대통령에게 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안 의원의 주장에 대해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청와대서 공식적으로 지급받은 전화기 외에 다른 전화기를 사용하지 않는다허위 사실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전 비서관의 증언은 청와대의 반박을 뒤집는 증언이었던 만큼 파장도 컸다. 특히 정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문고리에 해당하는 최측근이라는 점에서 신빙성은 다른 누구의 주장보다 더 높았다.

진실은 특검 조사 결과로 밝혀졌다.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그리고 정 전 비서관 등의 차명 휴대전화 70여대를 개통 및 관리한 사실이 확인된 것.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27영장이 청구된 범죄사실과 그에 관해 이미 확보된 증거, 피의자의 주거, 직업 및 연락처 등에 비춰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영선 행정관 군대 후임에 개통 의뢰
통화내역 증거가 구속 막은 요인으로

한 매체에 따르면 최순실씨는 해외에 나갈 때도 이 전 행정관이 개통해준 대포폰을 항상 챙기며 청와대와 연락선을 유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가 일본, 독일에 갔을 때도 대포폰에 각각 일본 통신사와 독일서 통신사업을 하는 영국 통신사의 통신망 접속 기록이 남아 있었다.


또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이 함께 개설해 사용했던 대포폰의 최종 해지 날짜는 지난해 1030일이었다. 해외 도피 중이던 최씨가 직전 박 전 대통령과 집중 통화를 한 뒤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귀국한 날이다.

이 전 행정관은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서 최순실씨와 박 대통령은 옷 문제로 의상실서 처음 만났다고 했으나 거짓 증언으로 확인됐다. 특검 조사 결과 박 전 대통령은 당선 이전에도 최순실씨가 운영하는 의상실서 옷을 맞춰 입었으며 당시에도 이 행정관은 옷 심부름을 했다고 한 매체는 보도했다.

이같이 상당한 의혹이 제기됐으나 법원은 이미 확보된 증거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이 수사과정서 확보한 차명 휴대전화와 개통내역, 통화내역 등의 증거가 되레 구속을 막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이 전 행정관은 그간 특검의 수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잠적했다가 특검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에 나서자 224일 출석했다. 그러나 특검 조사에서도 일관되게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저도 청와대서 대통령을 거의 5년 모셔봤지만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나라가 나라인지, 청와대가 청와대인지, 조폭 공화국이고, 범죄 집단의 소굴이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청와대와 국무위원 등을 상대로 대포폰 사용자들을 색출해 박근혜정부 불법 대포폰 비상 연락망을 국민 앞에 공개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기꾼들 필수
선거 때 수요

이번 사건으로 수면위로 떠오른 대포폰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조직폭력배 등과 같은 범죄자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수요층이 두터워졌다. 개인용 컴퓨터와 다름없는 스마트폰서 개인정보가 새어나갈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다.

주식 투자자와 기업 임원, 각종 선거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이 혹시 모를 수 있는 사기관의 조사에 대비하거나 사생활, 비밀을 숨기기 위해 대포폰을 찾기 시작했다.

요즘 대포폰 상당수는 알뜰폰 사업자를 통해 개통된 외국인 명의 선불폰으로 파악된다. 외국인 여권 사본만으로 다수의 대포폰이 복제되고 있다. 불법 대포폰 업자들은 알뜰폰 사업자가 선불폰 개통을 신청한 외국인의 입국정보만 조회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

한국알뜰폰사업자협회 관계자는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에서 선불폰을 몇 개나 개통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알뜰폰 사업자 간 가입자에 대한 정보 공유가 없어 명의 1개만 도용해도 39개 대포폰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이드는 호텔 숙박 신청 시 필요하다고 여권을 회수한 뒤 사진을 찍어 돈을 받고 명의를 판다알뜰폰 사업자 대리점이 다단계 형태로 운영되거나 잠깐 개통만 하고 폐업하는 식으로 불투명하게 운영된다는 점도 대포폰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전체 선불폰 시장의 최소 10%는 대포폰으로 추정된다대포폰으로 둔갑한 선불폰 가격을 35만원 정도로 잡아도 시장 규모가 최소 100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포폰은 사회 곳곳에 광범위하게 스며들고 있다. 불법 유흥업소 운영자와 불법 대부업자, 주가조작 세력 등에겐 필수품으로 통한다. 일부 기업서도 대포폰을 암암리에 쓰고 있다.

뿌리 뽑겠다
호언장담 무색

선거 기간에도 대포폰 수요가 급증한다. 사전 선거운동 등을 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한 생산자단체 회장도 지난해 말 대포폰을 이용해 불법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그는 외국인 명의의 대포폰으로 측근과 사전 선거 대책을 논의하거나 대의원들에게 지지 호소 문자를 보냈다.

한 휴대폰 판매업자는 각종 선거기간에는 대량으로 대포폰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다일반인도 개인적인 이유로 대포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대포폰 근절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미래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당국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한다.

미래부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대부분 국가는 명의 없이 선불폰을 이용하도록 한 뒤 범죄가 발생하면 책임을 묻고 있다개통이나 이용을 까다롭게 규제하고 있지만 모든 대포폰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일각에선 대포폰 구매가 스마트폰 개통보다 간단하고 편리하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누구나 대포폰을 쉽게 구매할 수 있었지만 관련 당국서 취한 조치는 전혀 없다스마트폰을 개통하려면 판매 대리점을 방문해 각종 계약서를 써야 하지만 대포폰은 이런 절차도 필요 없다고 꼬집었다.


대포폰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되진 않는다. 대포폰 이용자를 처벌하는 뚜렷한 법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대포폰 이용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대포폰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포폰을 개설·판매하거나 명의를 빌려주는 행위는 엄연히 불법이다. 대포폰을 개설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신분증을 이용하면 형법상 사문서 위조죄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스마트폰 확산으로 수요층 급증
외국인 명의 30만원 30분이면 뚝딱

대포폰을 개통하는 데 명의를 빌려준 사람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반면 대포폰 이용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다. 차명 휴대폰 사용을 어디까지 불법으로 인정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해 관련 법이 마련되기 어렵다는 게 미래창조과학부의 설명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부모가 자식 명의의 휴대폰을 쓰는 것처럼 차명 휴대폰을 사용했다고 해서 처벌하기는 모호한 사례가 너무 많다금융실명제를 근거로 대포통장 이용자가 처벌받는 것과 상반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폰 판매업자들은 개인정보를 돈을 주고 사기도 하지만 유출된 개인정보를 몰래 이용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당사자도 모르게 본인 명의로 개통된 휴대폰은 없는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해볼필요가 있다 당부했다.

지난 20144월 청와대는 대포통장, 대포차, 대포폰 등 이른바 ‘3대 대포악근절을 위한 회의를 열었다. 회의 두 달 전에는 대포폰 단속을 위해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본부를 꾸리기도 했다.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통장과 대포차, 대포폰 척결을 위해 정부가 직접 강력 대처에 나선 것. 하지만 대포폰을 뿌리 뽑겠다던 청와대의 호언장담은 박 전 대통령의 대포폰 사용 의혹으로 무색해졌다.

솜방망이 처벌
허술한 관련법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 판사가 지난달 31일 뇌물죄 등으로 청구된 구속 영장을 발부함으로써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세 번째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주요 혐의는 뇌물이었지만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대포폰을 이용해 최순실씨와 말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하려 했던 점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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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