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6로 본’ LG전자 폰망사

‘혁신은 없다’ 따라가기 급급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LG전자의 휴대폰은 피처폰 시대서 스마트폰 시대로 넘어 온 이후 좀처럼 힘을 못쓰고 있다. 초기 스마트폰 라인인 옵티머스는 팬택에 밀려 3위에 밀리는가 하면 이후 출시된 G시리즈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을 보이지 못한 채 명맥을 유지하는 데 그치는 모습이다. 이 와중에 지난주 G6가 공개됐다. LG전자의 휴대폰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LG전자는 과거 피처폰 강자였다. 프라다폰, 샤인폰, 초콜릿폰 등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피처폰서 스마트폰으로 시대가 바뀌면서 과거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LG전자 스마트폰으로 평가되는 지난 2010년 출시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인 ‘안드로원’이다. TFT LCD 터치 디스플레이와 후면 500만화소 카메라, 쿼티자판으로 준수한 사양으로 시장공략에 나섰으나 업데이트 부분서 잡음을 일으키며 뒷심 부족을 겪었다.

부진의 늪
절치부심

LG전자는 피처폰에 치중한 나머지 변화하는 스마트폰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LG전자는 스마트폰에 집중하기 위해 ‘옵티머스’ 시리즈를 출시했다. 처음 나온 제품은 쿼티자판을 탑재한 ‘옵티머스Q’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경쟁했지만 밀렸다. 이후에도 다양한 옵티머스 시리즈를 출시했으나 삼성전자는 커녕 팬택에도 밀려 국내시장 점유율 3위로 밀려나는 등 체면을 구겼다.


LG전자는 2012년 첫 G시리즈인 ‘옵티머스G’로 분위기를 반전을 꾀했다. 일명 ‘회장님’ 지시로 만들어졌다는 옵티머스G는 최고급 사양과 깔끔한 디자인을 앞세워 마케팅을 전개했다. 가격은 G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게 책정됐지만 결과는 좋았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 본부의 플러스 성장을 이끈 것이다.

하지만 성공이 지속적이지 못했다. LG전자는 다음해 후면전원·볼륨키를 처음으로 탑재한 ‘G2’를 내놨다. 옵티머스G 후속작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MC사업본부는 그 해 하반기 123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평범한 성능에 플래그십 수준 가격
액정 유리가…약한 내구성도 도마

2014년 5월, 출시한 ‘G3’의 반응은 좋았다. G3는 국내최초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 돌파했다.

그러나 G3의 인기가 G시리즈의 인기를 이끌지 못했다. 2015년 4월 출시한 G4가 판매량 500만대에 그친 것이다. LG전자로선 예상하지 못한 참패였다. G4는 후면 디자인에 천연가죽을 채용했지만 트랜드를 읽지 못한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판매부진을 겪어야했다.
 

LG전자는 타개책으로 2015년 10월 G시리즈가 아닌 V시리즈를 출시했다. ‘V10’은 ‘조준호폰’으로 불렸다. V10이 조준호 LG전자 MC사업부장의 심혈을 기울인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 사장이 ‘중박폰’이라고 할만큼 시장의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3월 다시 ‘G5’를 내놨다. 시장에 처음 공개됐을 때만해도 세계 최초의 모듈형 조립폰과 스마트폰과 결합할 수 있는 캠플러스·360VR 등 프렌즈 5종이 공개되면서 시장의 눈길을 끌었지만 조 사장조차 실패작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해 2분기 153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V20 역시 시원찮은 실적을 기록하며 LG전자 대규모 적자를 안겼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4670억원 수준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전자는 지난달 26일 호르디 클럽(Sant Jordi Club)서 LG G6 공개했다.

단점 극복하고
이번엔 성공?

LG전자 스마트폰의 잔혹사를 끊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는 대목이다. 하지만 G6 공개 이후 LG전자의 주가(지난달 27일 종가 기준)는 오히려 6% 가까이 빠졌다. G6 제품에 대한 실망감에 매물이 쏟아졌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블로그 등에는 G6 제품에 대한 평가와 함께 실망스럽다는 분위기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우선 플래그십에 제품에 맞지 않은 프로세서가 큰 불만사항으로 꼽히고 있다. LG전자가 G6에 차용한 프로세서는 스냅드래곤 821이다. 현재 최신 프로세서는 삼성과 퀄컴이 합작으로 만든 스냅드래곤 835다.

스냅드래곤 835는 10NM 핀셋 공정으로 생산돼 이전의 CPU와는 성능, 크기 모두 향상됐다. G6에 스냅드래곤 821이 탑재된 것은 스냅드래곤 835의 초도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이 갤럭시 S8에 스냅드래곤 835를 대거 투입해야 함에 따라 물량 확보에 실패한 것.

두 프로세서간 차이는 어떨까. 다운로드 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스냅드래곤 835 1Gbps(=1000Mbps)인 반면 스냅드래곤821은 600Mbps 수준에 그친다.

국내 통신사들이 1Gbps 속도를 내기 위한 4밴드 LTE-A 기술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스냅드래곤 821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무리가 아니다. 한달 뒤 스냅드래곤 835를 탑재한 갤럭시S8 출시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G6에 손길이 갈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메모리 역시 플래그십 모델을 찾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지 의문이 남는다. 출시가 임박한 갤럭시S8에 6GB의 메모리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G6가 4GB를 선택하면서 선택의지를 한풀 꺾어놓는 것.

G6로 반전?
기대와 우려

휴대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플래그십 모델을 찾는 소비자의 경우 핸드폰의 사양이 최신이길 원한다”며 “프로세서나 메모리가 현 최신 모델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모델을 고가를 주고 구입할 소비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G6의 약한 내구성도 소비자들이 꺼릴 요소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LG전자 신작 스마트폰 G6의 전면 액정 유리는 4년 전 갤럭시노트3에 들어간 고릴라글라스3다. 플래그십 모델에 어울리지 않는 사양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7에는 고릴라글라스5가 사용됐다.

또한 불안한 사후지원도 G6를 꺼리게 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거 LG전자는 플래그십 핸드폰에 사후지원에는 무관심한 모습이었다.


실제 LG전자가 2015년에 선보였던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G4와 V10에 대한 운영체제(OS) 업데이트 중단을 선언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2일 “G4·V10에 대해 안드로이드 누가(7.0·7.1)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소프트웨어의 안정성과 기기의 성능 유지를 감안한 조치”라고 밝혔다.

LG는 지난 2015년 4월 G4를, 10월에는 V10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출시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롤리팝(5.1)OS를 채택했다. G4는 2015년 11월, V10은 2016년 3월에 마시멜로(6.0)OS로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LG측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새로운 안드로이드 체제와 호환을 진행한 결과 최적화된 성능 유지가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출시된지 2년도 안 된 스마트폰의 업데이트 불가 소식에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LG전자는 업데이트를 다시 해주기로 번복했지만 불신만 자초했다.
 

또 구글의 AI(인공지능) 비서 ‘구글 어시서턴트’의 기능을 탑재하고도 한국어 기능을 지원하지 않은 것도 아쉽다. 구글의 하드웨어 사업을 이끄는 릭 오스텔로(Rick Osterloh) 수석부사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LG G6에 한국어 버전의 구글 어시스턴트가 언제 제공될지 모르겠다”며 “불행하게도 아직 아무런 대답도 갖고 있지 않다.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현재 영어와 독일어만 지원한다.

프라다폰, 샤인폰…피처폰 히트
스마트폰 시대 들어 ‘비실비실’

LG전자 측도 이와 관련해 마땅한 해결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 LG전자 김홍주 MC상품기획그룹장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버전은 다른 외국어보다 먼저 지원될 것으로 자신한다”면서도 “시점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욕심 같아서는 올해 안에는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어 지원이 불투명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상황.


또한 불안한 사후지원도 G6를 꺼리게 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거 LG전자는 플래그십 핸드폰에 사후지원에는 무관심한 모습이었다. 실제 LG전자가 2015년에 선보였던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 G4와 V10에 대한 운영체제(OS) 업데이트 중단을 선언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2일 “G4·V10에 대해 안드로이드 누가(7.0·7.1) 업데이트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소프트웨어의 안정성과 기기의 성능 유지를 감안한 조치”라고 밝혔다. LG는 지난 2015년 4월 G4를, 10월에는 V10을 출시했다. 두 제품은 출시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롤리팝(5.1)OS를 채택했다.

G4는 2015년 11월, V10은 2016년 3월에 마시멜로(6.0)OS로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LG측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새로운 안드로이드 체제와 호환을 진행한 결과 최적화된 성능 유지가 힘들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출시된지 2년도 안 된 스마트폰의 업데이트 불가 소식에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LG전자는 업데이트를 다시 해주기로 번복했지만 불신만 자초했다.

문제는 갖가지 불안요인이 부각되는데도 출고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LG전자가 공개한 출고가는 89만9800원으로 플래그십 모델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채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7의 경우 지난해 출시 당시 출고가가 83만6000원 수준이었다.

삼성·애플?
“아직 멀었다”

IT 전문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블로거는 “전작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은 스펙(사양)에 비싼 가격까지 소비자의 눈길을 끌만한 요소를 찾기 힘들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잔혹사를 끊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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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