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마비용?’ 표적된 서울지검장, 왜?

초유의 검찰 마비 ‘개봉박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불기소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검찰 압박이 더욱 심화됐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도 거론 중이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임명도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 야권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을 마비시키려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검찰은 대응할 방안이 없어 막막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탄핵을 예고했다. 법조계에서는 정상적인 사법 절차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지검서 민주당과 개혁신당 의원들이 연루된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수사 마비를 노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건희 사건 
빌미로 압박

민주당 지도부는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의혹에 대한 검찰 불기소 처분과 관련해 이 중앙지검장,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의 탄핵을 추진할 예정이다. 당초 민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도 직무유기 등을 이유로 함께 탄핵할 계획이었지만 검토 과정서 탄핵 사유가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달 17일. 김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모·방조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가 상장사 대표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믿고 수익을 얻으려 계좌 관리를 맡긴 것일 뿐, 시세조종 범행을 알지 못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김 여사는 권 전 회장이 지난 2009년서 2012년 주가조작 선수 등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돈을 대는 전주로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시세조종성 주문이 제출된 것으로 검찰이 파악한 김 여사의 계좌는 6개다. 앞서 기소된 권 전 회장 사건 1·2심 재판부는 이 중 3개(대신·미래에셋·DS)를 유죄로 인정된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가 주가조작에 동원되는 것을 인지했거나, 주가조작 일당과 사전에 연락한 뒤 시세조종을 위해 주식을 거래했단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봤다.

검찰은 지난 2007년 12월부터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보유한 초기 투자자였던 김 여사가 주식 관련 지식과 전문성이 없는 상태서 주식을 사면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권 전 회장의 권유에 투자 목적으로 자신의 계좌를 일임하거나 직접 거래했을 뿐, 이들이 주가조작을 하고 있단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검찰의 불기소가 발표되자 민주당 ‘김건희 가족 비리 및 국정농단 규명 심판본부’ 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민석 최고위원은 “헌정 농단 검사들을 탄핵할 것”이라며 “김건희는 뭘 해도 결백하다. 계좌추적 한 번 없이 5년간 ‘여왕 조사’한 차례만 하며 허송세월한 검찰이 법원 기록의 벽을 뚫고 불기소했다”고 맹비난했다.

오는 28일 본회의서 탄핵 예정
250명 검사 낙동강 오리알 신세

이어 “검찰이 중앙지검장까지 바꾸며 김건희 변론 준비와 인권보호에 애썼다”며 “혹여 이재명 대표에게처럼 법정 최고형을 준비하시나 걱정했다. 검찰이 김건희 집단 국선변호인인 것을 깜빡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최고위원은 “어떤 주변 범죄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거나 예견조차 하기 어려운 ‘백치 천사’ 피의자들은 참 좋겠다. 대한민국 검찰이 변론 요지까지 써준다”며 “국민을 대신해 범죄 은폐 공범들을 탄핵하겠다. 국민 여러분도 함께 싸워달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정감사를 마친 민주당은 이 지검장의 탄핵을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조만간 이 지검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한 뒤 오는 28일 본회의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실상 이 지검장의 탄핵안은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검사 탄핵소추는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해 재적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170석을 보유한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가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듯 이 지검장도 최근 중앙지검 소속 검사들과 가진 저녁 자리서 무력감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은 주요 민생 사건 등을 수사한 부서 검사들이 참여한 자리서 “앞으로도 더 힘내 달라”며 격려하는 한편 “탄핵이 현실화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중앙지검장 임명 후 그간 적체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는 소회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만약 탄핵이 돼도 현재 진행 중인 주요 사건과 민생범죄 수사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자”는 당부도 했다.

마음만 
먹으면…

이에 법조계에서는 이 지검장의 탄핵으로 검찰 행정부터 수사까지 마비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전국의 주요 대형 사건 수사가 몰리는 곳으로 경찰청과 국세청 등 주요 사정기관의 강제수사도 영장으로 간접적으로 지휘, 통제한다. 소속 검사만 250여명이고 전체 사건의 70% 정도가 몰려있어 검찰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으로 꼽힌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은 전체 검사의 10분의 1 정도가 몰려있는 곳”이라며 “그 수많은 검사를 통솔하며 책임을 지고 주요 결정을 내리는 중앙지검장이 없는데 검찰이 굴러갈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심 총장도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지검장 탄핵에 대해 “중앙지검장은 수도 서울의 국민 안전을 총책임 지고 있고 주요 사건이 다 (중앙지검에)몰려있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검사장을 탄핵한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이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지검장의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되면 중앙지검의 수사와 공소 유지 업무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 업무 특성상 검사장의 결심이 중요하고 강제수사 돌입 등에는 신속한 판단이 필수인데, 수장 부재로 적시에 결정하지 못하면 범죄대응 역량이 크게 약화되기 때문이다.

검찰청 규정에 따라 형사부 사건을 지휘하는 1차장검사가 지검장 직무를 대리하게 되는데, 2∼4차장 산하 공공수사부나 반부패수사부 사건까지 모두 지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1차장검사가 이 지검장의 직무를 대리한다 해도 자신의 업무도 많기 때문에 2·3·4차장검사 업무까지 모두 맡을 수 없다”며 “또 차장검사가 지검장과 같은 수준으로 주요 사건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기란 어렵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방탄용

일각에서는 방탄을 위한 포석으로 이 지검장의 탄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중앙지검은 현재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의혹,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공소 유지와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 의혹,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등 야권 인사들이 연루된 사건을 맡고 있다.

특히 오는 15일에는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이, 오는 25일에는 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사건의 선고가 예정돼있다. 중앙지검은 이 사건들에 대한 수사 검사가 기소 후 재판까지 직접 관여하며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해당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후 이 지검장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면 항소 여부와 전략 등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사람이 없어지게 된다.

이를 두고 검사 출신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결국은 이 대표 방탄을 통해 진행 중인 수사, 재판 모두에 영향을 주려는 불순한 목적으로 비친다. 이번 국회는 사실상 방탄 국회, 상습적 탄핵 추진 국회나 다름 없다”며 “지난 국회와 이번 국회서 탄핵이 지나치게 남발되고 있다. 탄핵안만 통과되면 바로 직무정지가 돼버리는 현 제도는 국가기능을 심하게 마비시키는 문제가 있다. 결국 기각되더라도 이 부분에 대해서 책임지는 사람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수당의 횡포로 여러 기관장이나 정부 인사, 검사 등의 직무가 정지되는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궁극적으로는 개헌 등을 통해서 이런 사태를 더 이상 좌시하면 안 될 것”이라며 “헌법 제65조 3항에 규정된 직무정지 조항을 뜯어고쳐 개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재명 수사 방해 위한 정치공작”
“원포인트 인사해도 탄핵 반복될 것” 

김소정 변호사는 “민주당이 중앙지검장 탄핵을 추진함으로 인해 서울중앙지검의 컨트롤타워 업무 수행이 중지되면서 수사 마비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 사건을 포함해 민주당 인사들의 돈봉투 사건 등 수사 진행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탄핵이 의결됐을 때 직무를 무조건 정지하도록 하는 현 제도에 문제가 있다. 탄핵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로지 국민들에게 전가된다”고 말했다.

여권서도 이 검사장의 탄핵은 이 대표 관련 수사 방해를 위한 ‘방탄 탄핵’이라고 지적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다수석을 이용해 이 대표 수사 검찰을 압박하는 쇼”라고 꼬집었다.

법조계에선 국회가 이 지검장 탄핵안을 통과시키더라도 헌법재판소가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문제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이 지검장의 직무 수행이 즉시 정지돼, 헌재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수사 마비와 지휘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헌법재판관 3명이 공석이라는 점도 변수다. 검사 탄핵 심판 속도에 악영향을 줄 요소다. 국회가 퇴임 헌법재판관 3명의 후임자를 선출하지 않은 탓에 현재 헌재는 6인 체제로 운영 중이다. 재판관 6명으로도 심리가 가능하지만, 파장이 큰 사안이라 정상화하기 전에 관련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법조계 중론이다.

헌재의 판단이 미뤄지면 미뤄질수록 야권에 대한 수사 마비도 지속될 수밖에 없어 ‘방탄 탄핵’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일각에선 심 총장이 중앙지검의 공소 유지 및 수사 차질 우려를 방지하고자 이 지검장에 대한 ‘원포인트 인사’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공소 유지 
차질 불가피

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전에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탄핵되기 전, 미리 사임하고 새로 임명하는 방식이 있었던 것처럼 이 지검장도 국회서 탄핵이 가결되기 전 인사 조치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탄핵안이 가결된다면 검찰총장 입장에선 서울 최대 검찰청의 업무 마비를 방지하기 위해 원포인트 인사하는 것이 가장 나은 전략으로 꼽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다만 원포인트 인사가 진행된 이후 야당서 새로 선임된 이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또다시 발의할 수도 있어 수사는 더욱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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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