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26>신혼부부 재테크

설레는 신접살림“어디가 좋을까”


봄은 결혼시즌이다. 결혼은 제2의 인생이자 재테크의 본격적인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신혼부부 재테크는 일단 내집 마련을 하는 게 우선이다. 신혼부부들을 위한 부동산 재테크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단독? 연립?아파트?’신혼집 선택 신중해야
각각 장단점 따지고 명확한 기준·판단 필수

최근 몇년간 집값이 폭등하는 과정에서 결혼을 앞둔 많은 예비부부들은 초기 대출금이 많더라도 전세보다 내 집에서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보는 경향이 늘고 있다. 하지만 매매가격에 비해 전세가격이 크게 떨어졌을 때는 새 아파트의 넓은 평형에서 여유롭게 전셋집을 구할 수 있으므로 전세로 신혼집을 마련하면서 목돈을 모으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조권, 교통 중요
대단지 아파트 제격

신혼집을 구하는 데 가장 어려운 점은 단독, 연립, 아파트 가운데 어디를 고르느냐는 문제다. 물론 이 중에서 가장 좋은 곳은 역시 아파트다. 공간활용면적이 가장 넓고 차가 있는 경우 주차문제도 단지 내에서 자체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주택에 비해 초기 자금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 단점이지만, 그만큼 향후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재테크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저렴하고 별도의 관리비 부담이 크지 않다. 다만 주차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단점과 함께 전용면적이 적어 비교적 공간활용이 힘들다. 그러나 자금이 넉넉치 않은 신혼부부에게는 매력적인 주택이 될 수 있다.

연립주택은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반반 섞어 놓은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지어지는 빌라는 자체 내에 필로티 주차장을 마련해 주차문제를 해결했다. 어느 정도 사생활이 보호되면서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단, 구입할 때에는 빌라는 일반적으로 기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신혼집을 구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교통편이다. 맞벌이 부부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직주접근이 상당히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와 너무 먼 거리에 집을 구하게 되면 출퇴근에 지치게 되고, 최근 기름값과 공공 교통요금의 인상으로 교통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도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즉 서로의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하는 것이 교통비를 최대한 절약할 수 있다.

투자가치는 내집 마련이 우선이다. 신혼집을 부동산투자로 생각하기보다는 말 그대로 신혼시절에 살 집으로 생각하는 편이 좋다. 그만큼의 자금여력이 있다면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후에 아이를 출산하게 되면 더 넓은 집으로 갈아타기를 시도하게 된다.

그렇다고 신혼집에 너무 많은 자금을 투자하면 결국 자금흐름 등이 경색될 여지가 많다. 따라서 신혼집은 작고 아담하게 구하고 남은 돈은 향후 재테크를 위한 종자돈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금여력 없다면…무리한 투자 자제
“아담하게 구해야”종자돈 활용 유리

신혼부부 주택을 고를 때에는 남향·동향 등 일조권이 좋은 집을 골라야 한다. 일조권이 좋은 집이 가격이 빨리 오르고 살기에도 편리하다. 같은 동의 아파트라도 방향이 안 좋은 것은 가격이 5∼7% 정도 낮고 급할 때 팔려고 내놔도 제값을 받기 힘들다. 은행에서 차입 시에도 감정가 및 대출금액이 달라진다는 점도 알았으면 한다.

이왕이면 전망이 좋은 집을 고르는 게 좋다. 아파트가 고층화되면서 조망권이 점차 주택값의 변수로 등장하는 추세다.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조망권에 따라 몇천만원씩 차이가 나기도 하니 전망 좋은 집을 우선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을 고를 때 햇볕이 잘 드는 것을 택하는 것은 기본이다. 어쩔 수 없이 지하 단칸방에 살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거실과 안방이 남향인지 동 남향인지 확인해야 한다. 햇볕을 받지 못하는 집은 눅눅하고 음침한 분위기를 낼 뿐만 아니라 잔병치레도 많게 되며 빨래를 말리는 것도 쉽지 않다.

역세권 아파트라면 지하철로부터 2㎞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수도권 전체가 지하철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추세다. 지하철역에서 걸어 다닐 수 있는 아파트가 가격의 상승탄력이 당연히 높다. 이로 인해 역세권은 집값이 비싼 것이 당연하나 그만큼 교통비나 이것저것 소요되는 잡비를 줄일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대단지 아파트라면 단지규모가 최소한 500가구 이상 되어야 한다. 대단지일수록 관리비도 저렴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마련이다. 아파트값 형성에도 단지규모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대단지 주변엔 공원이나 녹지가 풍부하다. 쾌적한 주거환경이 중시되면서 ‘환경 프리미엄‘까지 등장하고 있는 현실에서 주변에 녹지가 많은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집을 처음 계약할 때 체크해야 할 사항들로는 ▲등기부 등본 열람 ▲매매계약 시 매도자와 직접계약 ▲계약서상 주소와 실제 주소의 일치 ▲계약서 상 상세한 특이사항 명시 ▲세금문제 등이다. 이들 사항은 잔금 치를 때까지 주의해야 한다.

신혼부부이거나 결혼예정자들은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눈여겨봐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청약자격은 사전예약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혼인기간 5년 이내이고, 그 기간에 출산(임신도 포함)해 자녀가 있는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청약저축에 가입해 6개월이 경과되고, 월 납입금을 6회 이상 납입하여야 하고,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 평균소득 이하여야 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도 세대의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소득보다 낮아야 하는 것은 신혼부부 특별공급과 같으나 청약저축 1순위로서 저축액이 선납금을 포함해 6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신혼부부 같은 경우에 무주택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고 청약저축 납입금액도 적기 때문에 일반 공급에서는 경쟁률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세대의 소득이 도시근로자 평균소득보다 낮다면 최대한 신혼부부,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노려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청약저축에 가입해 6개월이 경과되면 청약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에 청약통장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만들어야 한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자녀요건 등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면적 60㎡ 이상 85㎡ 이하를 노리는 수요도 가세하게 됐다. 2009년도 출시된 주택종합청약저축 가입자 800만명이 2010년 상반기 청약자격을 갖췄다. 청약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 더욱 치열한 청약 경쟁이 예상된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은 소득 기준 완화로 청약자격을 갖춘 대상이 늘어났다. 하지만 소득세 납부 기록 등 기준이 까다로워 신혼부부 특별공급보다는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 가운데 자녀수가 적은 사람은 요건만 충족하면 예상경쟁률이 낮은 생애최초 특별공급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청약통장 가입 유리
다양한 대출 눈길

보금자리에 관심이 있다면 4차 보금자리 예정지인 서울 양원과 하남 감북지구를 노려 볼 만하다. 서울 양원지구는 서울 거주자에게 물량이 배정되며 중소형 아파트의 비율이 높다. 입지 선호도와 규모 면에서는 3차인 서울 항동지구와 비슷하며 물량이 많지 않아 순위 내 마감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북, 노원, 중랑구 일대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청약 커트라인 액수는 서울 항동지구와 비슷한 600만원 전후가 될 전망이다.

하남 감북지구는 서울 강동구와 하남시에 거주하는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 듯하다. 지역우선공급 비율에 따라 하남시 30%, 경기 20%, 수도권 50%로 물량이 배정된다. 하남시 거주자의 당첨 확률이 높으므로 하남 미사, 감일지구 사전예약에 실패한 하남시 청약자들이 도전해볼 만하다. 청약저축액이 평균 700만원 이상이어야 당첨권에 들 것으로 보인다.


신혼부부라면 실수요자를 위한 장기전세 주택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장기전세 주택이란 ‘시프트(shift)’라고도 하며 서울시와 SH공사가 주변 전세시세의 80% 이하로 무주택자가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도록 마련한 전세주택을 말한다. 장기전세주택은 전세금이 주변 전세시세의 80% 이하에 불과하고 전세기간이 최장 20년이며 설계·시공·마감을 분양주택과 동일한 건설사가 담당해 분양주택과 동일한 품질을 지녔다.

시프트는 보금자리 주택과 마찬가지로 본인과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 세대주로서 이 중 85∼110㎡는 청약저축 가입자 대상이며 114㎡는 청약예금 1000만원 이상일 때 청약 가능하다. 입주자 모집공고일 현재 서울특별시에 거주하며 소득과 자산이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보다 낮아야 청약할 수 있다.

주목되는 단지로는 목동생활권에 들어가는 신정 3지구와 강남과 인접한 세곡5지구, 우면 2지구 등이다. 신정3지구의 예상 전세가는 전용 84㎡ 기준으로 1억7000만∼2억2000만원 선이다. 서초구 세곡지구에서는 전용면적 59∼84㎡ 229가구가 공급된다. 전세값은 전용 84㎡ 기준으로 2억대 초중반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휘경, 이문뉴타운과 상계뉴타운 등에서도 1496채의 시프트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경매를 통해 내집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전세금으로도 가능하다. 대체로 경매를 통하면 시세보다 10∼20% 싸게 낙찰 받을 수 있다. 초보자가 경매로 내집을 마련할 때에는 감정가와 오차가 클 수 있는 빌라나 다세대보다는 시세를 쉽게 알 수 있는 아파트 경매가 안전하다. 역세권 소형 아파트 같은 경우에는 불황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경매 1순위 대상이다. 근린상가나 다가구 주택 등 다른 복잡한 경매물건과 달리 권리 관계 파악이 쉽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특별공급·생애최초 자격요건 살펴야
보금자리·시프트·경매·공매 주목

경매는 주의점도 많다. 경매는 발품이 중요하다. 법원의 감정평가서나 현황조사서만 믿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반드시 입찰 전에 해당 아파트를 찾아 임차인 조사를 철저히 하고, 대항력이 없는 세입자라도 직접 만나 명도 저항 여부와 이사계획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아파트 감정가의 맹신은 금물이다. 반드시 인터넷 매물의 비교와 함께 중개업소에 들러 현지 시장가격을 파악한 후 쓰고자 하는 입찰 예정가와 시세를 비교해야 한다. 관리비 연체 여부도 체크 대상이다. 가끔 소형 아파트라도 채무자나 임차인이 수개월 관리비를 미납해 체납 관리비가 수백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빚테크도 재테크다. 주택 마련 시 자금이 부족하다면 대출을 받아야 한다. 2011년부터 결혼 후 5년 이내의 신혼부부는 무주택기간 제한 없이 국민주택기금을 대출 받을 수 있고, 서민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소득요건(부부합산)도 3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오는 2013년부터는 4000만원으로 각각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히 국민주택기금의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대출 시 신혼부부의 무주택 기간 제한을 폐지키로 했다. 현재는 세대원 전원이 6개월 이상 무주택기간을 유지해야 한다. 예비신혼부부나 이미 결혼하여 5년이 넘지 않았으나 고금리의 빚이 있는 상태로 전세를 살고 있으면 국민주택 기금의 4.5% 저금리 근로자 서민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물론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 같은 제1금융권에서도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금리는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국민주택기금보다 최소 1∼2% 높으며 전세 자금의 70%, 연소득의 2배 이내에 개인 신용도에 따라 대출해 준다. 저축은행, 캐피탈 등 제2금융권, 제3금융권도 1억까지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으나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기 때문에 금리를 꼼꼼히 따져 본 후 대출 받는 게 유리하다.

요즘처럼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3개월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한 대출보다는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금리가 변동되어 시장변동성이 작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연동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코픽스 대출은 신규취급액기준과 잔액기준이 있는데 신규취급액기준이 잔액기준보다 0.5∼0.8%포인트 정도 금리가 저렴하다.

주택 마련은 크게 신규 아파트를 분양 받는 방법과 기존주택이나 미분양주택을 매입하는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신규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기존의 청약저축과 청약예금, 청약부금의 기능을 하나로 통합한 것으로, 공공아파트뿐만 아니라 민영아파트 모두 청약할 수 있는 통장이다.

2010년 5월 약 957만명이 가입돼 있다. 현재의 청약제도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입주자저축 가입 기간에 따라 점수화한 청약가점제를 시행하고 있으므로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면 하루라도 빨리 청약통장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만일 청약하려는 사람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신혼부부라면 보금자리주택 특별공급을 노려볼 필요가 있다. 청약 자격은 결혼한 지 5년 이내이고 청약저축에 6개월 이상 가입하고 있으며 6회 이상 납입한 자녀 있는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전년도 도시가구 근로자 월평균소득의 100% 이하(배우자 소득이 있는 경우 120%)여야 한다.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만 20세 미만의 자녀 3명을 둔 무주택 세대주라면 다자녀가구 특별공급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재개발 지역 주택
‘1석3조’효과 기대

기존주택 매입은 중개업소를 통해서도 할 수 있지만 경매나 공매를 통해 할 수도 있다. 자금이 부족하다면 앞으로 재개발이 가능할 수 있는 대단위 주택단지의 연립이나 다세대주택을 매입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2년마다 돌아오는 전세금을 올려줄 필요도 없고 재개발에 따른 시세차익뿐만 아니라 아파트 입주권도 받을 수 있는 1석3조의 전형적인 가치투자라 할 수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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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미래회-용산 ‘마님들 수상한 커넥션’

한미약품-미래회-용산 ‘마님들 수상한 커넥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비밀 선거사무소로 운영했다는 ‘예화랑’의 뒷배경이 재조명받고 있다. 해당 건물의 공동소유자 김용식의 부인이자 정수인은 지난 2012년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결혼식서 주례를 맡은 정상명 전 검찰총장의 딸이다. 김방은 예화랑 대표의 화려한 정·재계 인맥이 눈길을 끈다. 그는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과 같은 재벌가 사교모임 ‘미래회’ 출신으로 지금까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월 한미약품 그룹 계열사인 ㈜온라인팜은 재건축이 예정된 예화랑과 20년 장기로 보증금 48억원, 월 임대료 4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철거된 빈 건물과 임대계약을 맺은 속내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미술계 쥐락펴락 예화랑 건물의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온라인팜은 지난 1월31일 62억4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채무자는 예화랑 건물 공동소유자이자 대표 김방은과 예화랑 감사이자 동생 김용식, 아버지 김태성 등 3인이다. 해당 근저당권은 김씨 일가와 온라인팜 사이의 임대차 계약에 의해 설정됐다. 김씨 일가가 임대차보증금 48억원을 선지급받고 담보를 위해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이다. 현재 예화랑 건물 소유자는 김씨 남매다. 그러나 내년 7월 말 준공이 예정된 신축건물의 지분을 김씨 일가가 나눠 갖게 되면서 등기부등본상 근저당권 채무자는 3인이 됐다. 임차인 측은 기존 건물을 모두 철거하고 재건축한 이후, 2025년 7월 말 신축건물이 완공되면 건물을 임대키로 했다. 기존 건물은 건축가 장운규가 설계해 2006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비롯해 수많은 건축상을 받았던 건물인데, 이를 모두 철거하고 내년 하반기 새로 세우는 신축건물에 임대차계약을 맺은 것이다. 향후 온라인팜으로부터 평당 3만원의 관리비(신축건물 1400평 기준 4200만원)를 받게 될 예정이다. 온라인팜은 2년 뒤에야 신축건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만, 이미 임대차보증금 48억원을 지불했다. 또 향후 20년간 960억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게 될 예정이다. 재건축을 위한 시행대행은 김용식이 대표로 있는 서울플래닝이 맡았다. 서울플래닝은 재건축에 대한 모든 권한과 신축건물 준공 이후 운영 및 관리에 대한 모든 권한을 부여받았다. 김용식의 장인은 윤 대통령의 검사 선배이자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이다. 2009년 9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서울플래닝의 감사를 지낸 정 전 총장은 윤 대통령 결혼식 주례를 섰다. 지난 7월에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 후임 인선을 위한 ‘검찰총장후보 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김방은·김용식 남매는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한미약품 그룹 모녀(송영숙 회장, 임 부회장)와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1년 가까이 이어진 한미그룹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이 고소·고발에 따른 법적 분쟁으로 비화하면서 예화랑 임대차계약이 고발 내용에 포함됐다.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8일, 서울경찰청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등 그룹사 고위임원 4명과 김남규 라데팡스파트너스(사모펀드 운용사·이하 라데팡스) 대표까지 총 5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횡령),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철거한 예화랑에 월세 4억 계약 의문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한미약품 모녀 한미사이언스가 공시를 통해 밝힌 박 대표와 한미약품 사내이사 등 2명 관련 배임·횡령 혐의 발생 금액은 총 81억원(단순 합산 기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 외 피고발인에 오른 그룹사 고위 임원은 임 부회장·박명희 한미약품 사내이사·우기석 온라인팜 대표로 파악됐다. 함께 고발된 김남규 대표의 라데팡스는 오는 28일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모녀 측이 내세운 우군이다. 전날 라데팡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3.7%를 취득하고 경영 참여형 펀드로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약 117만주를, 한미그룹 공익재단인 가현문화재단은 132만1831주를 라데팡스가 세운 특수목적법인(SPC) 킬링턴 유한회사에 넘긴다는 내용을 공시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 측의 주요 고발 내용은 ▲부적절한 거래를 통한 회사 자금 유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취득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통한 자금 유출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형제(임종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측은 피고발인들에 대해 예화랑 건물 관련 불필요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으며, 한미약품 제품 납품 관련 부적절한 거래 등 의혹이 있다고 보고 고발장을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한미약품 관계자는 “최근 한미사이언스 기자회견에 참석해 임종훈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던 계열사 대표(우기석 대표)까지 서슴없이 고발하는 행위를 보며 비정함마저 느낀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3일엔 임 이사 측 인물인 한성준 코리그룹 대표가 “가현문화재단에 총 119억원을 기부해 주총 의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송 회장과 박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지난 15일엔 한미사이언스가 3자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모녀)과 이들을 위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업체를 형사 고소했다. 김방은 정체는? 3자연합은 앞서 한 대표의 송 회장·박 대표 고발 관련 “7개월간 보여준 막가파식 형제 경영에 소액주주가 등을 돌리면서, 3자연합이 상정한 특별결의 가결 가능성이 대두되자 형제들은 인륜을 저버린 고소·고발을 남발한다”고 비난했다. 한미약품 측도 “형제들이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목적으로 경영권 권한을 남용해 한미약품 경영진을 무차별 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에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이사 수를 기존 10명(정관상 가능한 최대 이사 수)서 11명으로 늘리는 정관 개정 ▲신 회장과 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이익잉여금의 자본준비금 감액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왔다. 이 가운데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는 3자연합 측이 상정한 정관변경 건과 신규이사 선인 건 등 두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회사가 상정한 주주친화정책인 감액배당 건에 대해선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업계에선 송 회장이 수백억원을 기부한 가현문화재단을 통해 한미약품을 장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형제 측은 해당 고발서 송 회장과 박 대표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한미약품 이사회 결의나 승인 없이 가현문화재단에 3년간 119억원 상당의 기부금이 제공되면서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 주주들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김방은과 임 부회장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만든 미래회서 만나 인연을 맺었다. 미래회 법인 등기에 따르면, 이사에 노소영, 임주현, 김방은, 최지은, 한혜원, 김미경, 전성은, 오선영, 이정현, 안영주, 김흥남, 조옥형, 홍수정, 박지영, 박지완 등이 이름을 올렸다가 2018년 4월6일 일제히 퇴임했다. 김 남매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예비후보에게 각각 1000만원을 후원한 후원자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 김용식 대표는 당선자 비서실에 합류했고, 김방은 대표는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됐다. 용산 이어준 미래회 역할 윤 대통령을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도운 김용식은 대선 직후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로 들어갔다. 세금으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공직자라고 볼 수 있다. 김용식이 인수위원회를 거쳐 대통령실에 취업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김방은은 지난 2022년 7월, 대통령실이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한 것으로 확인된다. 자문단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비워진 청와대를 어떻게 활용할지 논의하는 기구다. 이후 지난 1월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서 열린 ‘2024 문화예술인 신년인사회’ 헤드 테이블에 송 회장이 초대받기도 했다. 같은 달 31일 김방은과 한미그룹 일가는 예화랑과 계약을 체결한다. 앞서 송 회장은 2003년부터 사진작가들의 창작과 전시활동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27일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한미약품 측근은 “과거 1억~3억원 정도만 가현문화재단에 기부해 오다가 송 회장이 장악하면서 한미약품은 3년 만에 119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기부한 것”이라며 “난데없이 빈 건물에 월세 4억원을 쓴다는 건 업무상 배임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은 지난 18일, 윤 대통령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가로수팀’이라는 불법 선거사무소를 예화랑서 운영했고 그 증거를 인멸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영교 진상조사단장은 이날 오후 국회서 열린 전체회의서 “원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등록한 후보 선거사무소, 중앙당과 시도당을 제외한 다른 선거사무소는 불법”이라며 “(그런데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때)예화랑서 정책과 선거 조직을 이야기하고, 사람을 만나고, 선거 계획을 짰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의 절친인 이철호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이야기에 의하면 양재동에도 (불법 선거사무소가)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예화랑 감사 김용식 장인이 윤석열 멘토? 윤·김 결혼식 주례 선 정상명 전 검찰총장 김용만 의원은 무상으로 대여해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예화랑이 ‘가로수팀’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수뢰후부당처사죄도 있고, 공무원이 될 사람이 뇌물을 먼저 받는 사전수뢰죄도 같이 검토돼야 하는 시점”이라며 “탄핵 사유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진상조사단은 회의에 앞서 예화랑을 방문했다. 송재봉 의원은 “일주일 전에 찍은 사진만 봐도 ‘예화랑’이라는 표시(간판)가 확인됐는데, 오늘 가보니까 다 없어지고 펜스를 쳐놓아서 확인할 수 없을 정도”라며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한다며 이런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 증거인멸죄가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이날, 명태균의 경남 창원 산업단지 부지 선정 개입 의혹도 거듭 제기했다. 염태영 의원은 “(창원 산단 발표 전에)명태균과 친분 있는 A씨가 창원시 의창구 화양리에 9필지, 2억6000만원 상당의 땅을 구매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제보자로부터 ‘땅 점’을 봐줬다는 증언이 있다”며 “땅 투기하는 사람들이 매물 주소를 물어보면 명태균이 지도를 보면서 산단에 포함된다 안 한다는 조언을 했다고 공익제보자가 증언했다”고 전했다. 그는 “산단 위치를 알지 못하면 할 수 없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창원시장 출신인 허성무 의원은 “국토교통부가 창원산단 부지를 실사할 때 명태균씨가 현장 점검을 같이 했다는 제보가 있었는데, 이때 부지는 창원대 인근 그린벨트와 창원시 대산면, 북면 일대 307만평이었다. 그런데(실제 발표에선) 이 부지들은 극히 일부분 말고는 모두 빠지고, 그보다 동쪽으로 이동한 완전히 새로운 100만평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때는 국토부의 현장 실사가 없었다. 100만평이 넘는 곳을 산단으로 지정하면서 국토부가 현장에 가보지도 않았다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런 과정서 명태균이 창원시 부시장과 담당국장을 불러 지시·협의하고 계획을 수립했다는 증언들이 나왔는데, 이게 가능한 일이냐”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단은 제기된 각종 의혹의 고발장을 작성하고, 상설특검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 사정권 정치권 비화 김승원 의원은 “창원지검이 ‘명태균 게이트’를 정치자금법에 국한해서 수사한다는 의혹이 있다”며 “민주당 법률국과 힘을 모아 여론조사 조작, 공천 개입, 창원산단 선정 관련한 국가기밀 누설, 돈봉투, 예화랑 등 불법 선거사무소 설치, 국민의힘 당내 경선 방해 등 지금까지 나타난 모든 의혹에 대해 고발장을 작성 중이고 완성되는 대로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진실이 묻히지 않도록 진상조사단은 더 확실하게 꼼꼼하게 활동할 것이며 상설특검도 언제든 출범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