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로또’ 로또판매점 쟁탈전

대박 잡으려다 박 터질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계속되는 불황에도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았다. 로또 판매가 사상 최대의 수치를 기록한 것. 이에 발맞춰 로또를 판매하는 사람들도 호황을 맞았다. ‘로또 판매가 로또’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너도나도 로또를 팔겠다고 나서지만 대부분이 높은 경쟁률과 까다로운 판매자격의 벽에 좌절했다. 로또 판매권을 사고파는 사람들도 생겨나는 실정이다.

경기침체가 깊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로또복권 판매량만큼은 예외였다. 지난 1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로또복권 판매는 액수 기준 3조5500여억원. 판매량 기준 3억5000여 게임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하루 평균 97억2600여만원어치가 판매된 셈으로 판매량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며 판매액 기준으로도 역대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역대 1위인 2003년 로또복권 판매액이 한 게임당 2000원이였던 것을 감안하면(현재 게임당 1000원) 작년 판매액이 사상 최대라고 볼 수 있다.

불티나게 팔려

2003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로또복권은 그해 4월12일 당첨금 이월로 사상 최대의 금액인 407억2000만원이 1등에게 돌아갔다.

그 후 사행성 논란이 커지면서 2004년 8월 당첨금 이월 횟수가 줄고 게임당 가격 역시 2000원서 1000원으로 내리면서 판매의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하지만 2013년까지 2조원대의 판매액을 유지하던 로또 복권은 2014년부터 3조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로또의 판매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에는 100만명이 넘는 실업자 수 등 불경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야말로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복권은 경기불황일 때 소비가 증가하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이다. 그렇지만 정부측 해석은 로또 판매점의 증가가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003년 로또복권 판매점 지정 이후 그동안 신규 모집을 하지 않았던 정부가 2015년부터 장애인 및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우선 대상으로 판매점을 모집했기 때문. 이에 따라 2014년 말 조사했을 당시 6015곳에 불과했던 판매점은 지난해 6월 기준 6834곳으로 늘어났다.

손쉽게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도나도 로또를 팔겠다고 나서지만 아무나 팔 수 있는 건 아니다. 복권 수탁사업자인 나눔로또는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라 판매인 자격을 국가유공자·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신규 판매인 610명을 뽑는 데 6만9689명이 지원해 114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로또 판매인 자격을 얻는다고 끝이 아니다.

추첨을 통해 자격을 얻으면 6개월 이내에 로또 판매를 위한 사업장을 소유하거나 임차해야 한다. 그런데 로또가 생업을 팽개치고 매장을 차릴 만큼 돈벌이가 되는 것은 또 아니다. 지난해 판매점 평균 수입(판매수수료)은 연간 2795만원으로 추산됐다.

불황에 로또복권 판매 사상 최대
돈되는 판매점…경쟁률 사상 최고


‘대박’ ‘명당’ ‘성지’라고 불리는 일부 판매점을 제외하면 세간의 인식만큼 높은 수익을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권리금에 임대료도 빼야 한다. 목 좋은 자리에 매장을 차릴만한 형편이 되는 ‘취약계층’도 그리 많지 않다.

서울 강북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A(50)씨는 계산대 옆에 놓인 로또 단말기를 바라만 봐도 흐뭇하다고 했다.

2015년 3월 설치했는데 매상에 한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 로또를 사러 가게에 들른 손님들은 다른 상품도 꽤 많이 장바구니에 담는다. A씨는 “장사하는 입장에선 담배하고 로또만 있으면 본전은 뽑는다”고 말했다.
 

A씨는 진즉부터 로또를 팔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2003년 이후 신규 로또 판매인 모집이 없었다. 그러던 차에 동네 부동산 소개로 B씨(42)를 알게 됐다. B씨는 장애인이다. 로또 판매인이 될 취약계층 ‘자격’을 갖췄지만 로또 판매점을 낼 형편이 안됐다.

두 사람은 A씨 가게에 로또 단말기를 설치하고 수익을 반씩 나누기로 했다. B씨가 A씨 가게에 들어와 장사하는 ‘숍 인 숍(Shop in Shop)’ 형태로 사업자 계약을 맺었지만 실제로는 A씨가 로또를 판매했다.

B씨는 단말기 명의만 빌려줄 뿐 가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로또판매를 둘러싼 꼼수가 판친다. 편의점 또는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거나 좋은 상권에 로또 판매점을 내려고 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로또 단말기를 들여놓으려 한다.

로또 매장을 차릴 형편이 안 되거나 생업을 접고 로또 판매에 나서기엔 망설여지는 쪽에선 단말기를 임대해 수익을 올리고자 한다.

이런 이해관계가 맞아 자연스레 실체 없는 ‘로또 판매권’이 거래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편의점주가 모인 인터넷 카페에는 로또 판매권을 사거나 빌리겠다는 게시물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중고거래 사이트에도 ‘로또 판매권 구합니다’라는 글이 버젓이 게재된다. 편법이 횡행하지만 사실상 단속은 이뤄지지 않는다. A씨와 B씨 경우처럼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데다 나눔로또 측에서 전수 점검을 하는 것도 아니다. 올해에는 단 2명만 위장영업으로 적발됐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로또 단말기를 편법으로 임대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도 “설사 임대한다 하더라도 어쨌든 취약계층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복권위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한해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로또 판매점의 매출액은 약 168억원에 달했다. 로또 판매점에게 돌아간 수익은 무려 8억4376만원이다.

신규 경쟁률 ‘114대 1’
1년에 10억 가까이 벌어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3명을 모집했는데 788명이 지원했다. 군 단위 지역에도 지원자가 꽤 몰렸다. 강원 정선군(1명 모집)에 107명, 충북 진천군(2명 모집)에 113명, 전북 완주군(2명 모집)에 250명, 전남 무안군(1명 모집)에 292명 등 세자릿수 지원자가 몰린 군 지역도 꽤 나왔다.

전체적으로 보면 점포당 평균 4억5722만원어치를 팔아 2286만원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로또 판매점으로 지정되면 판매액의 5%를 수수료로 받을 수 있다.

가령 5000원짜리 로또 한 장씩을 사면 판매점에 돌아가는 수익은 250원이다. 만약 1등 당첨자가 나와 소위 ‘로또 명당’으로 소문나면 천문학적인 돈을 만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로또 판매인 사이에 형성될만 하다. 그야말로 ‘로또 판매점으로 선정되는 게 로또’인 셈이다.

물론 로또 판매점간 수익 기준 격차가 크기 때문에 선정된다 하더라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다.

가장 매출이 낮은 로또 판매점의 매출액은 590만원, 수익은 29만원에 불과했다. 가장 매출이 많은 곳과 수익 기준 격차가 2900배에 달하는 셈이다.
 

지역간 격차도 나타났는데 서울 시내 노원구 판매점 59곳은 1개 점포당 평균 판매액이 6억7400만원인 데 비해 서대문구 판매점 51곳은 점포당 판매액이 3억원에 그쳤다.


인구가 적은 군 단위 지역의 경우 이러한 격차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나눔로또는 2015년 로또 판매인 610명을 추가로 선정했다. 11년 만이다.

무작위 전산 추첨을 통해 로또 판매인이 결정됐다. 당시 로또 판매인 모집의 경쟁률은 114대 1. 610명 모집에 총 6만9689명이 지원했다.

각 지역별로 모집을 했는데 대구 달서구에서 2명 모집에 2262명이 몰려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반면 경북 영양군은 1명 모집에 6명이 지원해 가장 낮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 성동구가 1명 모집에 308명이 몰렸고 노원구는 10명 모집에 1179명이 지원했다. 강서구에서는 7명 모집에 1022명이 지원했고 송파구(9명 모집)도 지원자가 1193명에 달했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는 3명을 모집했는데 788명이 지원했다. 군 단위 지역에도 지원자가 꽤 몰렸다. 강원 정선군(1명 모집)에 107명, 충북 진천군(2명 모집)에 113명, 전북 완주군(2명 모집)에 250명, 전남 무안군(1명 모집)에 292명 등 세자릿수 지원자가 몰린 군 지역도 꽤 나왔다.

로또를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2017년까지 로또 판매점을 2000여곳 늘리기로 했다. 로또 판매점이 지속적으로 자연 감소하고 있고 새롭게 조성된 신도시 등에서 로또 구매가 어려운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꼼수 판친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탕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민들은 노력의 한계에 부딪혀 기적을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회적 현상에 대해 단순히 사행산업 발전에만 그치지 않고 중독자 양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 전문가는 “정부는 사행산업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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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