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수위 이른 ‘신종 괴담’ 7

흉흉한 민심 더 흉흉하게∼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나라가 뒤숭숭한 시기. 갖가지 괴담과 루머들이 판을 친다. 그럴싸한 소문부터 허무맹랑한 괴담까지 그 종류도 여러 가지. <일요시사>에서는 들려오는 괴소문들에 대해 정리해 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 소식이 중국 언론사 인터넷판 메인 화면서 모두 사라졌다. 지난 16일 관영매체인 런민망과 신화망을 비롯해 홍콩 봉황망 등 각종 사이트의 메인 화면에선 김정남 피살 소식을 찾아볼 수 없다.

간혹 메인화면에 볼 수 있는 김정남 피살 관련 뉴스는 전날 있었던 중국 외교부 브리핑 내용이 전부이며 이마저도 외교부 공식 홈페이지의 브리핑 녹취본을 그대로 링크한 수준이다.

[탄핵 국면전환?]
박근혜 괴담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서 김정남 피살사건에 대해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조사하고 있다”며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기사 검색을 통해서도 전날 피살 용의자인 20대 여성이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됐다는 속보성 기사를 제외한 분석성 기사나 칼럼은 찾아보기 힘든 형편이다.

중국 CCTV 역시 이날 오전 뉴스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중국 외교부 발표 내용만 간략히 다뤘을 뿐이다.

김정남 기사 통제는 비단 언론사 사이트 뿐만 아니라 검색 사이트도 마찬가지여서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서 검색해봐도 김정남과 관련된 유의미한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언론을 틀어쥐면서 김정남 관련 뉴스는 사라졌지만 중국 SNS 상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음모론’이 확산되는 현상도 발견되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SNS ‘웨이보’서도 김정남 피살 배후에 탄핵 국면을 전환하려한 박근혜 대통령과 한국 측이 있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중국 네티즌은 “김정남 피살은 정치여론적 측면서 어느 정도 박근혜 대통령의 추문이 상쇄되는 효과를 가져왔다”며 박 대통령에게 동기가 있음을 암시했다.

다른 네티즌은 “박 대통령이 자신의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오직 북한과 전쟁을 일으키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며 “김(정남)을 건드리지 않는게 이상할 정도”라고 주장했다.

직접적으로 한국이 연관됐다고 주장하지는 않아도 박근혜정부가 김정남 피살에 상당한 이익을 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 대통령 탄핵 직후 발생한 수많은 국내 모순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이익이 있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신의 친형을 죽였다는 죄명을 씌울 수 있으며 북한 지도부 내부를 흔드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네티즌은 “김정남이 박근혜의 대북 비선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김정남은 죽음 역시?”라며 음모론을 강하게 암시했다.

[군사적 충돌설]
4월 전쟁 괴담

박 대통령이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계획하고 있다는 이른바 4월 전쟁설이 대두됨에 따라 그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월 전쟁설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관 출신의 최경환 의원(국민의당·광주북구을)이 지난해 국회 국민의당 원내대책회의서 예비역 장성의 말을 인용해 처음 제기했다.

당시에만 해도 큰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연쇄적으로 폭로되면서 4월 전쟁설을 받아들이는 국민들의 위기감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역사적으로 숱한 정치 지도자들이 내부적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전쟁 등 외부적 요인을 끌어온 사례에 주목한다.
 

최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 주민들에게 탈북을 권유한 것에 대해 “참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대통령이 문제”라며 “위기상황 앞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자극을 반복하는 것은 의도가 있는 것 같다”며 외교 안보 분야에 종사했다는 한 예비역 장성의 정세분석 문자메시지를 소개했다.

이 메시지에 따르면 예비역 장성은 “나는 10·1 기념사를 통해 박 대통령이 대북 선전포고를 한 것으로 단정한다”며 “대통령의 다음 수순은 북한이 한미연합군에 의한 보복 빌미를 줄 수 있는 도발을 해오도록 계속 자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장성은 “박 대통령 계획대로라면 상반기까지 남북간 전쟁에 준하는 군사적 충돌이 있을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북한의 국제사회 고립이 성공했고 제재 압박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판단을 통해 전쟁으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때가 무르익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내다봤다.

박 대통령은 당시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북한의 핵 도발 야욕을 끝내게 하려면 무엇보다 우리 국민들이 하나 되고 장병 여러분들이 단합된 각오를 보여줄 때, 북한 정권의 헛된 망상을 무너뜨릴 수 있고 국제사회도 우리에게 더욱 강력한 힘을 모아줄 것”이라며 “북한 주민 여러분들이 희망과 삶을 찾도록 길을 열어 놓을 것이다. 언제든 대한민국의 자유로운 터전으로 오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탄핵 관련 박 대통령 루머 급증
김정남 피살 개입설에 전쟁설도

헌법 재판관 2명이 탄핵심판 기각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탄핵 기각설’, 재판관 3명이 대통령 파면을 주도하고 있다는 ‘파면 주도설’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루머에는 재판관의 실명과 사진까지 실려 혼란을 가중시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합리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루머일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재판관들은 최후변론 등 심리 절차를 모두 마친 뒤 평의가 열려야 비로소 각자 최종 판단을 밝힐 수 있다.
 

평의가 열리기 전까지는 재판관들이 서로의 의견을 알 수 없는 구조다. 그러나 정치권은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아전인수식 정치 공세로 국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각설, 파면설 ]
헌법재판소 괴담

새누리당 일부 의원은 ‘헌재가 심리 진행에 신중해야 한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손범규 변호사는 새누리당은 탄핵 기각을 위한 TF를 만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 대표들도 헌재를 향해 3월13일 이전에 탄핵 결정을 내리라고 압박에 나섰다. 이들은 “탄핵이 상황을 알 수 없게 됐다”며 촛불 집회 참석을 촉구하기도 했다. 법조계도 갈라졌다. 원로 법조인들은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탄핵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며 광고까지 냈다.

헌재는 탄핵심판을 둘러싼 억측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정미 헌법소장 권한대행은 최근 변론서 “양측은 심판정 안팎에서 재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흔들리기만 하면]
전국 지진 괴담

지난 13일 새벽, 대전서 비교적 크지 않은 규모(1.9)의 지진이 발생한 것을 두고 온라인과 소셜미디어가 온종일 달아올랐다. ‘대전 지진’이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서 한동안 상위권을 차지하며 규모에 비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기상청은 규모 2.0 이상 지진의 경우 발생 사실을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언론기관 등 유관기관과 시민에게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 등으로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지진은 기준에 미치지 않아 별도로 통보하지는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진앙 깊이가 8∼9㎞로 비교적 얕아 예민한 사람은 흔들림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진 직후 새벽 시간인데도 40여명의 지역 주민이 소방본부에 관련 문의 전화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날이 밝자 온라인에선 검색 행렬이 이어지면서 오후 한때까지 대전 지진과 관련한 단어가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서 다시 회자됐다.
 

이런 현상은 통보문이 따로 없어 관련 정보를 파악하려는 의도에 더해 지진에 민감해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개월 사이 경북 경주와 울산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지진이 잇따르면서 피해가 작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안감을 반영하듯 일각에선 ‘지진이 아닌 다른 진동 같다’는 의혹 제기 글이나 ‘군부대서 탄내(타는 냄새)가 난다는 댓글이 자꾸 없어진다’는 등 괴담도 목격됐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불거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 방사성폐기물 안전 여부까지 연결 지으며 예민하게 반응하는 누리꾼도 보였다.

대전시 관계자는 “특별한 이상 징후는 없는 데다 인명·재산피해도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규모 1.9 지진은 극소수를 제외하곤 전혀 느낄 수 없는 정도의 충격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 낭설이 정설로 ]
자궁경부암 괴담

자궁경부암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백신을 통해 예방할 수 있는 암종이지만 국내에선 접종률이 높지 않다. 부모들 사이서 떠도는 ‘백신 괴담’ 탓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제약사의 로비로 맞지 않아도 될 백신을 맞는 것’ ‘의사는 자신의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는다’ 등 낭설을 적잖이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낭설이 ‘정설’로 굳어지며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자칫 딸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를 앗아가는 꼴이 될 수 있다.

백신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2013년 일본서 나타난 ‘백신 접종 후 후유증’ 사건 이후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백신과 이상반응은 상관관계가 없고,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결과를 내렸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자궁경부암 발생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다. HPV 아형은 약 100여종 이상으로, 암과 연관성이 높은 고위험군과 암과 연관성은 낮지만 양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저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자궁경부암서 발견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약 70%가 고위험형 아형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16번과 18번이다. HPV에 감염됐다고 바로 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초기엔 감염돼도 특별한 자각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감염 후 약 80% 가량은 1∼2년 내에 자연 소멸된다. 반대로 소멸되지 않고 감염이 반복되면 자궁경부 세포변화가 유발될 우려가 높아진다. 이를 방치하면 일부가 결국 자궁경부암으로 악화된다.

장하균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없다보니 바이러스를 미리 차단하는 게 최선”이라며 “더욱이 자궁경부암은 여성암 사망 주요 원인 9위를 차지할 정도로 치명적이어서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유일한 예방책이 ‘자궁경부암 백신’이다.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소름 돋는 루머 SNS 확산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부인암학회는 관련 임상연구 분석 결과 적정 연령에 백신을 접종하면 대상자의 90% 이상이 자궁경부암 예방효과를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2015년 우리나라 12세 여아 25만3000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 2회 접종의 비용효과를 분석한 결과 서바릭스는 가다실과 비교해 추가적으로 CIN1(경증의 자궁경부상피이행증) 증례 2776건, CIN2·3(중등도 및 중증 자궁경부상피이행증) 증례 718건, 자궁경부암 증례 244건 및 사망 99건을 예방했을 것으로 평가됐다.

300만원을 주웠으니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내용의 글이 신종 인신매매 수법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3일, 페이스북 페이지 ‘안산 말해드립니다’와 ‘산본 말해드립니다’에는 “반월역 쪽에서 300만원을 주웠으니 주인을 찾아가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제보자는 “금액이 크다보니 주인에게 돌려주자고 결심이 서서 이렇게 메시지를 보낸다. 보상금을 20%까지 받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카카오톡 아이디까지 공개하며 “주인에게 돈이 돌아갈 수 있게 부탁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지역별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다고 해 주인이 혹시나 나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가까운 지역의 페이지라 메시지를 보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이 글과 동일한 내용의 글과 사진이 페이스북 페이지 ‘경남대학교 대신 말해드립니다’에 올라오자 신종 인신매매 글이 아니냐는 괴담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됐다. ‘산본 말해드립니다’ 측 역시 “여기저기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오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돈에 혹해서 위험한 일에 휘말리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법도 가지가지]
인신매매 괴담

돈의 주인을 찾기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에 처음으로 제보하고 나섰던 익명의 제보자는 “처음 올린 곳 외에 다른 곳은 사칭 제보”라며 “주인을 찾았다”고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를 변경해놓은 상태다.

마른 해산물에 발라 놓은 마취제를 이용, 사람들을 납치한 뒤 장기매매를 한다는 이른바 ‘에틸에테르 괴담’이 최근 휴대전화 문자와 카톡 등을 통해 퍼지고 있다.

지난 18일 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지인으로부터 “최근 에틸에테르 마취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문자 메시지에는 “길거리서 상인이 마른 해산물을 권하는데, 절대로 냄새를 맡으면 안 된다. 해산물에는 일종의 마취제인 에틸에테르가 발라져 있어 냄새를 맡는 순간 정신을 잃게 되고, 결국엔 납치돼 장기매매를 당하게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괴담은 ‘중국서 넘어온 신종 범죄’로 알려진 것으로, 이미 수년 전 많은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었으며 지금도 잊혀질만하면 다시 떠오르곤 하는 이야기다.

인터넷 포털 등에서도 ‘에틸에테르’라고 검색만 해도 과거 이 괴담이 유행했던 흔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문자로 유포된 괴담처럼 마취제로 정신을 잃게 한 뒤 장기매매를 하는 사건은 전국 어디서도 발생한 적이 없다”며 “말 그대로 괴담 수준인 만큼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실게임 양상]
구제역 괴담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의 축산농가 모두 백신 접종을 했는데도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물백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는 농가의 ‘도덕적 해이’를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농가서 반발하고 나서는 등 진실게임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일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정읍 농가 한우 20마리를 검사한 결과 한 마리만 항체가 형성돼있어 항체 형성률이 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전날에도 “구제역이 발병한 보은 농가 젖소 21마리를 혈액검사한 결과 항체 형성률이 19%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정부가 그동안 백신 접종을 한 소의 평균 항체 형성률이 97.8%라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크다.

정부는 농가의 도덕적 해이를 의심하고 있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다른 소 농가도 구제역 접종이 부실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백신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접종을 하지 않은 ‘모럴해저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농장주들은 백신 접종을 제대로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구제역 판정을 받은 정읍의 한우 농가 농장주는 “정부가 구제역 발생의 책임을 농가에 돌리는 것 같아 억울하다”며 “소의 생애주기를 잊지 않고 4∼5개월마다 접종했고 냉장 백신을 실온에 놔뒀다가 접종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제대로 지켰다”고 항변했다.

일각에선 구제역 백신이 효과가 거의 없는 ‘물백신’이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축산당국의 허술한 점검체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돼지에 대해선 전 농가를 대상으로 1년에 한 번 이상 혈청 검사를 했으나 소는 전체 사육 마릿수의 10% 정도만 표본검사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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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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