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영재단-폭력조직 결탁설’ 소문과 진실

박근혜-박근령 자매 싸움, 조폭이 정리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논란의 중심인 ‘박근혜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 육영재단과 얽힌 사건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이 사건에 조폭들이 수시로 관여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얼마 전 공개된 육영재단 사건의 동영상에서도 그 정황을 찾을 수 있다. <일요시사>에서 그들의 수상한 관계에 대해 알아본다.

1990년 육영재단 소유권으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 회장 및 박근령씨(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청와대에 탄원서를 보낼 만큼 ‘박 대통령 삼남매’는 한창 다툼이 심했다. 당시 육영재단에선 최태민 일가의 전횡이 심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빌미로 근령씨는 분쟁 끝에 당시 이사장이었던 박근혜 대통령을 밀어내고 차기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사장 쟁탈전
조폭 대거 동원

육영재단은 부동산만 4조원 가치(2016년 시가 기준)를 지니고 있는 대형 재단으로 임대 수익사업으로 꽤 많은 돈을 벌고 있었으나 재단 운영이 비리투성이였던 탓에 수익금이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박 대통령이 이사장 자리서 물러나고 근령씨가 취임한 후에도 고쳐지지 않았다. 특히 2007년부터는 그간 힘을 합쳤던 근령씨와 박지만 회장이 갈라섰다.

원인은 바로 박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 공화당 총재 때문. 신 총재는 14살 연상의 근령씨와 2007년 2월 약혼했다. 이때부터 박 회장은 매형 될 사람이 육영재단의 운영권을 독점할 것을 두려워하면서 근령-동욱 커플과 갈등을 빚기 시작한다. 갈등이 심화되자 양측에선 조직폭력배와 불법 용역회사 등을 동원한 폭력사태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급기야 2007년 11월28일에는 양측에서 200여명이 동원된 대규모 폭력 사태가 터졌다. 이때 한센병 환자를 동원한 박 회장은 당시 이사장이던 작은누나와 가까운 사람을 모조리 내쫓고 육영재단을 장악한다. 근령씨 측에서도 육영재단을 재탈환하기 위해 조폭들을 동원했다. 이런 악순환은 한 달 가까이 지속됐고 서로 뺏고 빼앗기는 혈투 과정서 사제폭탄까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조 달하는 재단 재산 두고 혈투
전국구 조직과 수상한 관계 포착

한 매체에선 육영재단 폭력사태의 정황이 담긴 동영상을 입수해서 보도하기도 했다. 이 동영상에는 5촌 조카 살인사건 피해자인 고 박용철씨도 등장한다. 근령씨 측의 사무실, 복도, 정문서 촬영된 영상에서 박용철씨는 “이XX 놔둬. 30분 있으면 한센인들 오니까 맞아 죽도록 놔둬!”라고 폭력배들에게 지시한다. 이 동영상은 한센인들이 계획적으로 폭력사태에 동원됐다는 움직일 수 없는 핵심 증거다.

박용철씨는 근령씨 측 용역회사 직원들에게 “생활원 애들은 빠져라. 나 영등포다. 빠져라. 경고했다. 빠져라 애기들. 다 빠져있어라”라며 위협하기도 한다.

육영재단을 강탈하기 위해 한센인과 조직폭력배가 폭력사태를 벌였을 당시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버스가 동원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당시 폭력사태는 박 회장이 육영재단의 이사장이었던 근령씨를 끌어내리기 위해 조폭들을 동원하면서 벌어진 사건으로 알려졌지만 박 대통령이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것. 폭력사태 당시 육영재단에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 버스가 육영재단 문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봤다”고 털어놨다.

신동욱 떼어놓자
청부살인 의혹

당시 폭력사건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A씨는 “육영재단 폭력사태는 박지만 등의 개인적인 욕심이 빚은 사건이 아니라 철저하게 정치적 목적에서 계획된 폭력사건”이라고 증언했다. 수조원에 달하는 육영재단의 부지도 폭력사태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육영재단 주변서 나오고 있다.

동영상에도 등장하는 박용철씨는 육영재단 폭력사건 당시 박지만의 최측근으로서 폭력 사태를 주도한 바 있는 인물이다.

용철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둘째 형 박무희씨의 손자이자 국제전기기업 대표인 박재석씨의 아들로 태어났다. 즉 박근혜, 박근령, 박지만 삼남매에게는 5촌 조카가 된다. 그는 결혼 후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떠났기 때문에 사망 당시 국적은 캐나다였다.
 

용철씨는 2007년 귀국, 당시 17대 대선의 한나라당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박 대통령의 경호원 역할을 했다. 이때 박 회장과도 손을 잡고 육영재단 문제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2007년 7월 용철씨는 박근혜 캠프서 중국 재경부장관을 만난다는 이유로 신 총재와 중국 칭다오에 함께 갔다. 그런데 칭다오에서의 첫날 밤, 신 총재가 자기 신변이 위험하다면서 건물서 뛰어내려 골절상을 입고 중국 공안에 신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일로 중국 삼합회와의 거래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중국서 구사일생으로 귀국한 신 총재는 2년 반 뒤인 2010년 2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 대통령의 홈페이지에 “박지만이 박용철을 시켜 나를 살해하려 했다. 육영재단 강탈사건서 박지만은 허수아비 역할이었고 배후는 박근혜의 주변 사람들이다”라는 주장을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이 게시글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자 홈페이지 주인이던 박 대통령은 신 총재를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하기에 이른다.

육영재단의 폭력사건에 관여했던 관계자 B씨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신 총재가 표를 깎아 먹는다고 판단한 박 회장과 참모 진영서 “신동욱을 없애는 게 낫다”고 판단해 신 총재를 미얀마서 총기로 살해할 계획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한나라당 중량급 의원 다수가 폭력사태와 연루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7인 회의’
치밀한 계획

그는 육영재단 찬탈을 기획한 이른바 ‘7인 회의’ 명단을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가 밝힌 7인 회의에는 박 회장 비서실장인 정용희씨, 임두성 한빛재단 회장이 포함됐다.

또 용철씨 등 박 대통령 5촌 조카 2명과 L씨 등 폭력배 2명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육영재단 폭력사태 전날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술집서 모임을 갖고 근령씨를 축출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7인회 회의서 “고 육영수 여사가 어린이회관에 심어 놓은 나무를 신동욱씨가 벤 것을 문제 삼아 한센인들을 동원하기로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임두성 한빛복지협회(전국 한센인들의 모임) 회장도 주목되는 인물이다. 임 회장은 육영재단 폭력사태에 한센인 100여명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많은 폭력전과에도 불구하고 18대 총선서 한나라당 비례대표 2번을 배정받아 국회에 입성하기도 했다.
 

이명박정부의 개국공신이었던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 과정서 박 대통령의 영향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용철씨는 육영재단 폭력사태를 주도한 인물이지만 이후 재단 운영서 배제되면서 박 대통령과 박 회장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신동욱을 중국서 죽이라고 박 회장이 이야기한 내용을 녹음한 음성 파일을 법정서 공개하겠다”며 정윤회씨와 박 회장 측에 거액을 요구하던 중 피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도한 5촌 조카 주검으로
신동욱도 중국서 살해 위협

박씨가 이들을 상대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것은 육영재단을 둘러싼 각종 불법과 폭력사태의 정점에 박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있었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선 용철씨의 녹음 파일의 존재에 대해 증언하겠다는 제보자 C씨를 만난다. C씨는 용철씨가 수하로 중국 조선족 두 명을 데리고 있었다고 했다. 용철씨는 죽기 전 조선족 여자에게 노트북과 핸드폰을 보관하고 있으라며 맡겼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녹취 파일에는 청량리 조직폭력배 이 아무개씨의 이름도 나온다고 한다. 이에 용철씨의 죽음에 조직폭력배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렸다.

용철씨의 시신에 남은 찔린 상처는 매우 특이하다. ‘ㄱ’자 모양, ‘V’자 모양의 찔린 상처가 여러 개다. 법의학과 교수는 찌른 곳을 연속으로 찔렀거나 찌른 후 손목을 비틀거나 방향을 바꾼 경우라고 말했다. 소위 칼잡이들의 수법인 것이다.

C씨의 주장 속에는 박 대통령의 이름도 나오며, 청량리 조폭도 언급된다.

당시 대통령 후보와 조폭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이 기묘한 사실은 그래서 더 섬뜩하다. 숨진 용철씨의 찔린 상처로 봤을 때 조폭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은 증거들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C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용철씨와 가까웠던 조폭 황모씨는 대선을 얼마 남기지 않고 라면을 먹다 숨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용철씨의 주변에는 조폭들이 있었고 그의 최측근 중 하나가 제보자에게 그를 죽이라고 한다는 주장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형을 죽이란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용철씨를 죽이라고 지시한 자가 있다는 증언이다. 제보자에게 사건 전 발언을 했던 인물도 사라졌다고 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9일, 신 총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육영재단을 사이에 두고 ‘조폭설’의 진상이 밝혀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팀은 신 총재를 상대로 육영재단의 재산 형성 과정에 관해 확인하고 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최근 정례 브리핑서 “신동욱씨 관련해 여러 가지 얘기가 있는 것 같다”며 “신씨가 오늘 다른 부분을 진술할 수 있지만 현재 특검에서 확인하려는 부분은 육영재단 재산 형성 관련 의혹에 한정된다”라고 말했다.

특검팀은 최씨 일가의 전반적인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검이 나섰다
들춰지는 사건

이 특검보는 “생각보다 상당히 양이 많다. 어느 정도 부분은 진행되고 있고 인력이 필요하면 보강해서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감독원서 일부 자료를 받았다. 자료 확인 후 소기의 성과가 나오면 일률적으로 알려드리겠다. 현재는 (이렇다 저렇다)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말 최씨 관련자 약 40명에 대한 재산 내역 조회를 금감원에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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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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