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21> 3·22 부동산대책 허실

툭하면 주택정책…부자만 신났다


한 달 간격으로 부동산 정책이 나오고 있어 많은 혼선을 주고 있다. 이번 3·22 부동산 대책은 3월 말로 DTI 규제가 다시 부활된다는 점에서 나온 정책이다. DTI를 부활하는 대신에 취득세 완화 등 세금 감면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DTI 완화 종료’거래위축 최소화 주안점
금융건전성+주택시장 살리기 ‘정책조합’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를 예정대로 종료시키는 데 따른 거래 위축을 최소화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즉 가계부채 증가를 막기 위해 대출 규제를 정상화하는 대신 취득세를 낮춰 거래 비용을 줄이고,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해 민간 부문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금융건전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차갑게 식은 주택시장도 함께 살리는 ‘정책조합(policy mix)’을 선택한 셈이다.

‘금리인상, 유가상승…’
여전히 매매심리 위축

정부는 DTI 규제를 작년 ‘8·29 대책 이전’수준으로 조정했다. 부동산 주택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DTI를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정작 DTI를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 활성화에 큰 효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8·29 대책 이후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50조원가량 늘었다. 그러나 순수하게 DTI 자율 적용을 받아서 늘어난 대출액은 7000억원으로 전체 담보대출 증가액의 1.4%에 불과했다. 따라서 DTI 규제 대신 주택 거래세, 즉 취득세(2011년부터 취·등록세 통합)를 더 낮췄다. 취득세를 낮추면 주택 수요자에게 실질 혜택이 돌아가 수요를 촉진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취득세는 지방세로 지방자치단체에 중요한 세원이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적지 않은 반발도 예상된다.

3·22 부동산 대책에 따라 아파트 분양 전매 제한도 폐지된다. 이번 대책 중에서 가장 파괴력 있는 대목은 ‘분양가 상한제 일부 폐지’다. 강남3구 투기지역을 제외하고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재개발, 재건축단지와 뉴타운 지구 등도 대부분 민간택지에 포함된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의외로 폭발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연동해 운영되는 분양권 전매 제한 제도가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민간택지에서 공급하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주택은 일정 기간(1∼3년) 분양권을 팔지 못하는 전매 제한을 받고 있다. 민간택지의 경우 상한제가 폐지되면 계약과 동시에 전매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더불어 재당첨금지조항도 자동 폐지돼 당첨 후에도 또다시 청약이 가능해진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 재개발과 재건축 아파트의 일반분양분 분양가 역시 다소 오를 전망이다. 분양가를 높이면 수익성이 좋아지는 만큼 이들 사업 활성화와 함께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택시장이 살아날지 여부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 취득세 감면과 같은 비중 있는 규제 완화책을 내놓았지만, 주택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하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 실시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데다 DTI 규제의 부활이 금리 인상, 유가 상승 등 국내외 여러 악재와 맞물려 매매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3·22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강남3구 등 투기지역을 제외한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의 분양가 상한제를 없애겠다고 했다. 상한제가 없어지면 건설사가 분양가를 주변 아파트 시세 또는 그 이상으로 높게 책정할 수 있어 주변 집값까지 끌어올릴 수도 있다. 결국 상한제 폐지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를 부추겨 주택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 그동안 사업성 부족 등으로 진척이 없었던 재개발·재건축 단지와 뉴타운지구 등 대부분의 민간택지 사업이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부산을 중심으로 최근 ‘청약 열풍’이 부는 지방 분양시장의 경우 아파트 공급 증가와 함께 분양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경기도 과천시, 서울 강동구 등 재건축단지와 서울 용산·성동구 등지의 재개발 사업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이외로 차분하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DTI 규제가 부각되다 보니 투자자들이 상한제 폐지를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취득세 감면도 (DTI 규제 부활로) 자금력이 있는 수요자에게만 해당돼서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미분양 해소 악영향”
지자체 ‘세원 비상’

앞으로 서울에 신규 공급되는 아파트 대부분이 재개발·재건축 물량이라는 점에서 조합이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할 가능성도 크다. 당초 이달로 예정됐던 성동구 왕십리뉴타운 사업의 일반분양 일정이 늦춰진 것도 분양가를 높이려는 조합과 이를 낮추려는 건설사 간의 이견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분양가에 웃돈이 붙을 정도로 분양시장이 활기를 띠는 지방에서 분양가 상승이 우려된다”며 “공공택지에 짓는 수도권 미분양 주택을 해소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4월부터 DTI 환원으로 서울 강남3구 투기지역을 제외한 서울 지역에서 ‘총소득에서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50%, 인천·경기는 60%를 적용받게 된다. 투기지역인 강남 3구에선 현행처럼 DTI 비율 40%가 그대로 적용된다.

취득세 50%로 낮춰 ‘거래 비용↓’
분양가 상한제 폐지 ‘주택 공급↑’

정부는 DTI를 환원하되 실수요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거치식’대출에 대해서는 규제를 사실상 완화해 주기로 했다. 기존 DTI 규제에선 분할상환은 5%P, 고정금리/분할상환은 10%P DTI 비율을 확대해주는 가산항목이 있었다.

정부는 여기에 비거치식을 추가로 우대해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엔 10%P까지, 비거치식 고정금리/분할상환 대출엔 15%P까지 DTI 비율을 확대해 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연소득 5000만원인 사람이 서울 목동에서 주택을 구입하면서 비거치식 고정금리/분할상환(만기 20년, 금리 연 6% 기준) 방식으로 돈을 빌리면 DTI 비율 65%가 적용돼 3억8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변동금리 일시상환 대출을 받을 때 (DTI 비율 50% 적용, 대출가능액 2억9000만원)보다 9000만원이 더 많다.

또 연봉 1억원인 사람이 투기지역 이외의 서울지역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비거치식 고정금리/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을 받으면 변동금리 일시상환 방식보다 3억원 더 많은 8억8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 이 같은 우대조치는 이달 중 금융회사 내규를 개정해 4월 이후 신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DTI 환원과 비거치식 대출에 대한 우대조치를 통해 상환 능력을 벗어난 과도한 대출을 억제하고 건전한 대출 관행을 정착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별도로 적용되기 때문에 DTI를 기준으로 한 대출 한도가 늘어나더라도 LTV 한도를 초과하는 금액을 빌릴 수는 없다. 정부는 아울러 저소득층의 주택담보대출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DTI 면제 대상인 소액대출 한도를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확대하는 조치는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DTI 규제 정상화에 맞춰 취득세(취득세와 등록세가 올해부터 주택 취득세로 통합) 부담을 절반으로 낮춰주기로 했다. 고가주택 취득세 부담이 커 거래가 끊기는 부작용이 심각했다는 비판을 받아들인 것이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사이에 취득세 부담이 수천만원씩 늘어나면서 거래가 끊겨 ‘주택거래 활성화’라는 부동산 세제 기본 방향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지방세인 취득세 세율 감면에 따른 지방세수 부족분에 대해서는 전액 재원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구체적인 지원 기준과 규모에 대해서는 추후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참고로 주택 취득세는 전체 취득세의 7.7%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서울에서만 5000억원 정도가 걷혔다.

10억원 아파트 사면
2300만원 내면 된다

집을 살 때 내는 세금(거래세)은 거래가격이 9억원 이하인 1주택자는 거래가액의 2%, 9억원 초과 1주택자나 다주택자(2주택 이상)는 4%를 각각 세금으로 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지방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취득세율을 4%로 인상했다. 이로 인해 주택거래가 부진해지자 정부는 취득세 부담을 올해 1년간 한시적으로 절반씩 줄여주기로 했다.

당정은 9억원 이하 주택은 1%, 9억원 초과 및 다주택자는 2%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 심의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대책이 발표된 다음 날인 3월23일부터 또는 개정안 발효일부터 낮춰진 세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10억원짜리 중대형(전용 85㎡ 초과) 아파트를 구입했을 때 지금은 취득세로 4600만원(지방교육·농특세 포함)을 내야 했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는 이 금액의 절반인 2300만원만 내면 된다.

1주택자이든 다주택자이든 똑같다. 만약 5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했다면 다주택자는 세금이 현행 2300만원에서 1150만원으로, 1주택자는 1350만원에서 675만원으로 각각 줄어들게 된다. 이때 1주택자는 본인 명의의 주택이 1채인 경우(1인 1주택)를 뜻한다. 1세대를 구성하는 가족이 여러 채의 주택을 보유한 경우라도 신규 주택 매입으로 본인 명의의 주택이 1채라면 올해 말까지는 취득세율 1%를 적용받게 된다.

집을 새로 사 본인 명의의 주택이 2주택 이상이 될 경우에는 2%의 세율이 적용된다. 9억원 이하 주택가액을 산정할 때는 신고가격(실거래가)을 기준으로 세율이 적용된다.

다만 신고가격이 9억원 이하라도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는 개별주택가격이나 시장·군수가 산정한 개별 및 공동주택 시가표준액이 9억원을 초과하면 2%의 세율이 적용된다. 취득세 납부기한은 주택취득 후 30일 안에 등기하면 등기 때 납부세금의 50%를 선납하고 나머지는 취득 후 60일 안에만 내면 된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상가114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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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