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레드모델바’ 김동이 대표의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 24>

지옥에서의 탈출, 새로운 자유를 꿈꾸다

전국 20여 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국내 최고의 여성전용바인 ‘레드모델바’를 모르는 여성은 아마 별로 없을 것이다. 현재 레드모델바는 기존의 어두운 밤 문화의 하나였던 ‘호스트바’를 건전하게 바꿔 국내에 정착시킨 유일한 업소로 평가받고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꽃미남’들만 전국적으로 무려 2000명에 이르고, 여성들의 건전한 도우미로 정착하는데 성공했으며 매일 밤 수많은 여성손님들에게 생활의 즐거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한때 ‘전설의 호빠 선수’로 불리던 김동이 대표의 고군분투가 녹아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삶과 유흥업소의 창업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여자의 밤을 디자인하는 남자>를 펴낸다. <일요시사>는 김 대표의 책 발행에 앞서 책 내용을 단독 연재한다.

“너 지금 거기서 도망갈 수 있는 방법이 생겼는데”
“너무 걱정 마세요. 언제 그쪽에서 출발할 수 있어요?”

■ 정우의 빈자리
내가 일본에 도착한 지 1년이 지났을 때, 정우는 이제 한국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일본이 지겹고 호스트빠가 싫다고 했다.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정우가 부러웠다. 그는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여권이 있었고, 또 그렇게 간다고 해도 아무도 그를 쫓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정우는 떠날 때 ‘더 이상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필요할 테니 꼭 돈을 모으라고 했다. 정우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마치 마음속의 큰 대들보라도 잃는 듯 했다. 그날부터 빠찡고도 재미가 없어졌다. 정우와 함께 빠찡고를 하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하루하루가 너무 무료했다. 내가 일본에서 알고 있는 것은 무척 단순했다. 택시를 부르고 타는 방법, 시장가서 반찬 사고 옷 맡기는 방법, 그리고 빠찡고와 업소 출근. 한번은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부쪼와 사쪼에게는 의심거리가 된다. 이곳 선수들이 일본어 공부를 하는 것을 싫어한다. 나 역시 일본어를 공부할 수 없게 됐다.
거기다가 나는 불법체류자 신세였다. 밖에 나가서 운동도 할 수 없었고 사회생활 같은 건 꿈도 못 꿨다. 자칫 단속에 걸렸다가는 곧바로 철창행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지금과 같이 살아갈 수는 없었다. 평생 빚만 갚아야 하는 생활, 아무런 발전도 없고 꿈과 희망도 없는 생활은 지옥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도망가야 했다. 나중에 잡혀서 형석이처럼 손가락이 잘린다고 해도 도망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필요했다. 손님들에게 받는 팁을 숨겨놓을 곳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것조차 마땅치 않았다. 개인 사물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은행을 이용하는 것도 말이 안됐다. 겨우 찾아낸 곳이 1층 화단 아래였다. 흙을 파고 돈을 비닐에 넣고 그 안에 숨겨 놓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나는 주변의 눈을 피해 조금씩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두 번째로 필요한 건 일본 지도였다. 도망을 간다면 어디로 도망가는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국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오사카는 어딘지, 요코하마는 어딘지, 택시를 타면 돈은 얼마나 나올 것인지 알아야 했다. 하지만 예측을 하는 건 쉽지 않았다. 우선 그래도 일단 돈은 꾸준히 모아 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나에게 기회가 왔다. 내가 맨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정우가 많은 도움을 주었듯이, 한국으로 돌아간 정우는 나에게 또다시 탈출의 기회를 선사해주었던 것이다.

■ 새로운 자유를 향해
정우가 한국으로 돌아간 뒤 한 달. 어느 날 숙소 공용전화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통화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분명 정우였다. 정우는 돌아가면서 선수들의 안부를 묻고 있는 듯 했고 제일 마지막에 나를 바꿔달라고 했다. 반가운 마음에 ‘정우야!’를 소리쳤지만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는 사뭇 진지했다.
“동이야, 그냥 듣고만 있어. 너 지금 거기서 도망갈 수 있는 방법이 생겼는데, 한번 해볼래?”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내가 그토록 갈망하는 바깥 세상에 대한 새로운 희망이 솟았다. 하지만 통화는 오래되지 못했다.
“오늘은 그냥 이 정도에서 끊을게. 내가 다시 전화해서 자세한 걸 알려줄게. 통화가 너무 길면 의심받을 수 있잖아.”
정우는 나랑 통화하기 위해서 전화를 걸었고 의심을 피하기 위해 선수들의 안부를 일일이 물은 것 같았다. 그로부터 며칠 뒤. 일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아무도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전화를 받았다. 정우였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 잘 들어. 요코하마 옆에 가와사키라는 곳이 있어. 사촌누나가 이번에 가게 하나 차리거든. 전화번호는 000-0000 이야. 내가 전부 이야기 해놨으니까 통화 한 번 해봐. 택시 타고 가면 한 3만 엔 정도 나올 거다. 일본말로 ‘가와사끼 에끼 오네가이시마스’라고 하면 가와사끼 전철역까지 데려다 줄 거야.”
곧 인기척이 들렸다. 서둘러 전화를 끊고 받아 적은 쪽지를 들고 재빨리 욕실로 들어갔다.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우선 급한 건 이 쪽지를 숨겨야 했다. 역시 숨길 만한 곳은 정원 나무 밑이었다.
그렇게 흥분된 마음으로 잠이 들었고 다음 날 시장에 간다는 핑계를 대고 밖으로 나와 공중전화 박스를 찾았다. 전화 한 통 하는 데에도 나는 주변을 두리번거려야 했다.
“저, 김동이라고 합니다.”
상대방은 이미 나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야기를 들었다는 듯이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정우의 사촌누나며, 그러니 아무 것도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특히 야쿠자 문제는 더욱 확고하게 이야기했다.
“야쿠자 같은 건 걱정 하지 마세요. 저희도 그 정도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언제 그쪽에서 출발할 수 있어요?”
여권 문제도 해결해주겠다고 했다. 나에게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걱정이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아무리 그쪽에서 야쿠자 문제를 해결해준다고 해도 정말인지는 알 수 없었다. 공중전화 옆에는 공원이 있었다. 마지막 결단을 내려야 했다. 공원길을 걸으며 한참 생각에 잠겼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이 많았지만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에 생각이 많아지니 자연히 말수가 줄었다. 마마가 어디 아프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그날 이후 하루하루는 끊임없이 ‘탈출의 기회’를 엿보는 것이 나의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최대한 태연한 척 연기를 해야 했다. 그렇게 보름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그러던 또 어느 날 오후 2시. 잠을 자고 있는데 전화벨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나는 순식간에 몸을 일으켰다. 직감적으로 정우가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동이야, 나야 정우.”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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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