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에 울고 웃는 스포츠인 백태

이리 불려나가고∼ 저리 끌려다니고∼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온 나라를 떠들썩 하게 한 ‘최순실 게이트’가 한국 스포츠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연일 김연아, 박태환, 손연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들의 실명이 거론되며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 ‘체육계의 대통령’으로 불리며 체육계를 마음대로 주무른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 등이 스포츠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도록 한다.

김연아가 차은택이 주도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알려졌다. 늘품체조는 최순실씨 최측근인 차씨의 주도로 제작됐으며 한국스포츠개발원이 2년간 개발한 국민건강체조가 차씨의 개입 뒤 늘품체조로 바뀌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무슨 봉이냐

2014년 11월26일 열린 늘품체조 시연회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했고 손연재와 양학선 등도 함께 했다. 당시 김연아는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업무로 분주했고 자신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그 뒤 김연아는 공교롭게도 대한체육회가 선정하는 ‘2015 스포츠영웅’서 제외됐다. 김연아는 인터넷 투표에서 12명의 후보 가운데 82.3%의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했지만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최종 선정에서 빠져 논란이 일었다.

당시 온라인상에선 김연아의 수상 불발이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연아가 늘품체조 시연회 불참으로 이러한 불이익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선정위원회서 50살 이상 선수를 대상으로 하자는 의견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히며 “처음부터 나이 제한 등 규정을 정한 뒤 투표했어야 하지 않냐”고 비판했다.

지난 21일, 아시아수영대회 4관왕에 오른 박태환도 일본 도쿄 시내서 열린 기자회견서 김종 전 차관의 리우올림픽 포기 외압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앞서 박태환 측은 지난 5월25일 대한체육회 관계자와 함께 김 전 차관을 만난 자리서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기업 스폰서와 연결해 주겠지만 출전을 고집하면 불이익을 주겠다”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태환 측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기업 스폰서) 그런 건 내가 약속해줄 수 있다. 그렇게 해주려는 기업도 나타났다. 단국대 교수 해야 될 것 아냐. 교수가 돼야 뭔가 할 수 있어”라며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라고 강요했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도핑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여 1년6개월의 자격 정지를 받았다. 이를 마치고 지난 4월 선수 자격을 회복했지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박태환의 징계가 풀린 후에도 '도핑규정 위반자는 3년이 지나지 않으면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규정을 존치하기로 해 이중 징계 논란이 일었다. 그후 박태환은 법원의 판단을 통해 국가대표 출전자격을 얻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고위 관계자는 “박태환이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의원 시절 주최한 한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이후 미운털이 박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연아, 박태환과는 반대로 손연재와 양학선은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역풍을 맞고 있다. 일각에선 손연재가 최씨의 최측근인 김종 전 차관이 부임한 뒤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손연재가 대한체육회가 주관하는 체육상에서 2014년 최우수상, 2015년 최우수상, 2016년 대상을 받았는데 지난 10년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만 대상을 수여했던 전례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와 함께 손연재가 박 대통령이 다녔던 차움의원에 아시아선수권 개입종합 2연패 축하 떡을 돌렸다는 게시물 등이 인터넷에 나돌면서 그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게이트에 휘말린 전현직 국가대표
논란의 늘품체조…동업했다 구설도

이에 대해 손연재 소속사 갤럭시아SM은 지난 21일 “늘품체조 참석은 국가적 체조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대한체조협회와 문체부의 요청을 받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체조선수로서 선의를 가지고 참석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혜 의혹이 불거진 대한체육회 체육상에 관련해서는 “체육대상은 전년도 현역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손연재는 2015년 광주하계 유니버시아드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하고, 제7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등 대상 수상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체조선수 양학선 역시 “햄스트링 부상이었기에 참석이 가능했다. 더구나 체조협회서 참가 협조를 요청했는데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빙상스타 김동성과 이규혁은 장시호씨의 ‘체육계 농단’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김동성은 장씨가 제안한 ‘강릉시청 빙상단’ 감독 자리를 거절한 것이 보도되며 ‘최씨 일가의 제안을 거절한 유일한 남자’로 화제가 됐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서 “지도자 생활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과정 없이 한 번에 올라가면 언젠가 탈이 난다는 걸 알고 있다”며 거절 사유를 밝혔다.

반면 이규혁은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자신이 전무이사로 있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설립 과정에 대한 질문에 “장시호를 전혀 모른다”고 답했으나, 며칠 만에 “시호라는 이름은 낯설다. 유진(장시호의 개명 전 이름)이는 중학교 후배이고 오랜 친구”라고 말을 바꿨다.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장씨가 창립을 주도하며 김 전 차관의 도움을 받았다. 실적도 없는 단체임에도 1년 새 6억7000만원의 정부 예산을 챙기고 제일기획 등 삼성 쪽을 압박해 16억원의 지원금을 타낸 바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 선수들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유 위원은 “우선 요즘 벌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들에 체육인으로서 유감을 표명한다”며 “리우올림픽에서 IOC선수위원이 되고자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였다”며 “선수 권익 보호를 위해 조금이나마 목소리가 전달될 수 있길 바라는 의미에서 이 글을 남긴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나간 모든 대회서 어떤 정치적 이념이나 계산 없이 순수한 스포츠맨십으로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한다”면서 “지금 온 나라가 혼란스럽지만 올림픽을 2번이나 개최하는 스포츠 선진국으로서 ‘올림픽 무브먼트’의 주인공인 선수들의 인권과 명예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또 “평창올림픽이 불과 1년3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올림피언들이 영문도 모른 채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동·하계 종목을 막론하고 직·간접적으로 심적 고통을 받고 있다”며 “가장 큰 피해자는 국가를 위해 진심을 다했던 체육인”이라고 주장했다.

엇갈린 희비

그러면서 유 위원은 “온라인발 루머, 타의에 의해 실명이 거론돼 심적 고통을 받았던 그리고 현재 받고 있는 선수들이 더 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스포츠를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들께서 응원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우리 선수들 지켜달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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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