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를 보면 ‘돈’이 보인다”

세습 재벌가 총수, 황태자 관상 총력해부

최근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과 황혜미 외 3명의 연구팀이 발표한 ‘세습 재벌가의 인상 연구’가 연일 화제다. 이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재벌들의 얼굴에 흐르는 ‘돈맥’을 총력 해부해봤다.

삼성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고 이병철 삼성전자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장남 승계’라는 우리 재계의 관행을 깨뜨리고 왕좌를 차지한 인물이다.

연구팀은 “이건희 회장은 부모로부터 부를 편안하게 물려받은 이마의 소유자”라고 운을 뗀 뒤 “이마가 매우 좋아 어른들로부터 사랑받으며 부를 물려받았다”고 분석했다. 재물운을 주관하는 코도 좋다는 설명이다. 이 회장이 부동의 주식 부자 1위를 유지할 수 있던 비결이 여기에 있던 것이다.

특히 인상적인 부위로 연구팀은 ‘턱선’을 꼽았다. 얼굴 옆선이 탄력적으로 개발돼 있다는 것. 이는 평소 많이 웃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턱선이 발달된 사람은 지구력이 있으며 아랫사람을 잘 챙겨 주는 지도자 형이 많다는 설명이다.

용병술의 달인으로 잘 알려진 이 회장의 사람 부리는 기술은 모두 그의 턱선에서 나온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구팀은 “코보다 관골과 턱이 발달하여 자신이 직접 나서서 일을 추진하기보다는 아랫사람을 잘 관리해 나가는 형”이라며 “자신을 보좌하는 유능한 직원들이 늘 곁에 포진해 그들이 사업을 키우도록 하는 복이 있다”고 평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에 선임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삼성의 ‘내일’을 짊어질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삼성의 경제 날씨는 온종일 ‘맑음’일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재벌들에게 흔히 찾아 볼 수 있는 넓은 이마와 좋은 찰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이 회장과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재벌형 코’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구팀은 “약간 작아 보이지만 꽉 다문 입을 보면 대충하는 일은 그의 사전에 없다는 듯 면밀하면서도 꾸준한 노력으로 기업을 잘 이끌어 갈 것”이라며 “지금 맡고 있는 기업의 성격상 세밀하면서도 개발 속도에서 다른 유사 업종 기업을 이기고 유동성이 뛰어나야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그의 인상적 특징은 재벌 3세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다.

LG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도 잘생긴 이마 덕을 많이 본 인물이다. 1959년에 우리나라 최초의 전자제품 생산업체인 금성사(1958년 설립)의 이사로, 1969년 럭키금성그룹 창업자인 부친 사망 이듬해 럭키금성그룹의 회장이 되어 25년간 그룹을 진두 지휘했다.

연구팀은 “눈이 가늘고 길어 모든 일을 거시적으로 보면서도 직원의 속사정을 헤아리는 조용한 성격”이라며 “코와 뺨이 통통한 것으로 보아 인정이 있고 낙천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이어 연구팀은 “관골과 코 부분이 조화를 잘 이루어 중년에 많은 일을 했다”며 “잘생긴 관골과 낮은 코는 감투를 여럿 썼으면서도 겸손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한 인상의 소유자인 구 명예회장은 지난 1995년 “21세기를 위해서는 젊고 도전적인 인재들이 그룹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충남 천안에 있는 연암대학 인근의 농장에서 버섯 등을 재배하는 일에 몰두하며 그룹의 일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게 LG그룹 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연구팀에 따르면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이마는 부모로부터 편안하게 물려받은 이마가 아니다. 평사원 단계부터 혹독하게 훈련을 받으면서 CEO로서의 자질을 평가받은 후 물려받게 되는 스타일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LG가의 경우, 오너 일가라 할지라도 경영 훈련을 통해 능력을 검증받아야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다. 구 회장 역시 최고경영자가 되기까지 20여 년에 걸쳐 회사의 기초 조직에서부터 단계적으로 실무를 수행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끝에 구 회장은 뚜렷한 3개의 주름이 있는 ‘최고의 이마’를 가진 인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런 구 회장에 대해 연구팀은 “능력이 있다고 해도 초년에는 부모의 그늘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부단히 노력하면서 단계적으로 성공하는 대기만성형”이라고 평가했다.


또 연구팀은 “눈꼬리가 예리한 원칙주의자면서, 코끝이 아래로 살짝 내려와 예술성이 있다”며 “이런 인상적 특징에다 얼굴마저 동(同)자형이라 오늘의 LG그룹은 예의 바르고 대외적으로 모양 좋은 쪽으로 국위 선양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지만 그의 이마는 일반인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좁으면서 평평하지 못한 정 회장의 이마는 장남의 이마가 아니라는 게 연구팀의 견해다.

그런 그의 이마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건 지난 1982년, 장남인 정몽필 전 인천제철 사장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지면서다. 장남의 사망으로 차남인 정 회장이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된 것. 정 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진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게 됐고 점차 이마가 두터워져 ‘장남의 이마’가 됐다는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정 회장의 입술에도 주목했다. 연구팀은 “정 회장의 입술이 두터운 것은 다른 인맥을 통해서 부와 명예를 가지려 했던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발로 뛰며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정 회장은 72세의 고령에도 지난 4년간 20차례 이상 국외 공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준공한 당진제철소의 준공식을 앞두고 일 주일에 두세 번씩 건설 현장을 찾아 직접 현장을 챙기는 모습에 직원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정 회장도 여느 재벌들과 마찬가지로 코의 생김새가 아주 좋다. 특히 명예를 상징하는 관골(광대뼈)도 튼튼하게 두드러져 있다는 설명이다. ‘부’와 ‘명예’, 두 마리 토끼를 손에 쥔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최근 광폭 행보를 보이며 그룹을 대표하는 얼굴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 회장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 그룹 전체의 현안을 챙기는 대신, 자동차 마케팅은 정 부회장이 전담하며 경영 전반에 나섰다.

최초 정 부회장의 이마도 아버지와 다를 것 없었다. ‘개척하는 자’의 이마를 가지고 태어난 것. 하지만 정 부회장의 이마는 정 회장과 마찬가지로 세월이 지나면서 봉긋 솟아올라 잘생긴 이마로 개발됐다. 미골이 솟아 적극적이고 창의력이 있는 좋은 이마라는 설명이다.

또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M&A 시장의 ‘대어’로 떠오른 현대건설을 손에 넣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현대그룹에 정 부회장의 관상까지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코끝이 둥글며 빵빵한 콧방울이라 정면에서 보면 콧구멍이 잘 보이지 않는데, 이는 돈을 헛되이 쓰지 않는다는 뜻과 상속 받은 재산을 잘 관리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입꼬리가 올라 있어 일을 즐기는 스타일로 현대가의 미래는 밝다”고 전망했다.

롯데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연구팀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이마에 대해 “뼈대가 매우 좋아서 살집이 없어도 변지역마가 꽉 차 있다”며 “해외 운이 좋고 직관력이 뛰어나며 좋은 머리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또 높이 솟아 있는 신 총괄회장의 눈썹을 ‘장수상’으로 분석했다. 실제 신 회장은 89세의 고령에도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셔틀 경영’으로 세간에 정정함을 과시해 왔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다음에도 ‘명예회장’이라는 직함 대신 ‘총괄회장’이라는 직책을 맡아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연구팀은 신 총괄회장을 “눈과 눈썹, 입술 등 전체적으로 가늘고 긴 편이어서 무겁고 무리한 사업보다는 가볍고 안전하며 시대의 흐름을 잘 반영하는 사업에 적합한 경영자형”이라고 소개하며 “일본과 사업을 잘해 나가는 수완도 바로 이런 얼굴의 기운에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지난 10일 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며 ‘신동빈호’의 힘찬 닻을 올린 신 회장은 기본적으로 아버지를 닮아 골상이 잘생겼다. 하지만 신 회장의 납작한 이마에 대해 연구팀은 “단련을 받으면서 그룹을 물려받게 되는 이마”라는 견해를 내놨다. 신 회장이 롯데그룹에 발을 들인 지 21년이 지나서야 경영 전면에 나선 사실이 이 점을 대변한다. 롯데의 2세 경영 체제 전환은 주요 그룹 가운데 가장 늦었다.

이어 연구팀은 “이마는 납작하지만 눈썹뼈가 형보다 더 많이 튀어나왔다”며 “둘째는 스스로 적극적으로 챙기지 않으면 안 되는 위치이므로 그만큼 노력을 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신동주 부회장은 ‘학자’ 스타일로 온화하고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반면, 신 회장은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스타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특히 “이마의 변지역마가 잘 짜여 있어서 해외에서 성공하는 기업가상이다”라고 분석했다. 롯데그룹의 핵심 성장 과제로 해외 시장 공략을 내세우고 있는 신 회장으로서는 여간 반가운 말이 아닐 수 없다. 신 회장은 지난 2009년 ‘2018 아시아 TOP10 글로벌 그룹’ 비전을 수립, 2018년까지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해외 사업 비중을 높여 매출 200조원의 거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연구팀은 또 “코끝이 살짝 내려온 데다 갈라져 있어 늘 좋은 듯이 웃어도 꽉 다문 입처럼 인내하면서 기다릴 줄 아는 타입”이라고 분석했다. 과거 신 부회장은 손대는 사업마다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마이너스의 손’이라는 오명을 얻은 바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묵묵히 기다렸고 최근 들어 신 회장이 주도한 사업들이 초기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점차 성장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들려오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지도한 주선희 원광디지털대학교 얼굴경영학 교수는 “재벌들의 인상에는 부를 부르는 분명한 특징이 있다”면서도 “처음부터 그 특징이 나타난 게 아니라 바쁘게 움직이며 성공적인 경영을 하면서 서서히 표정에 변화가 나타났고 결국 그들의 인상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 교수는 “평범한 사람들도 ‘얼굴경영’을 통해 좋은 인상으로 바꿔 나간다면 성공과 행복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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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