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체육계 파수꾼’ 문상모 서울시의원

“야구로 성공? 행복이 먼저죠”

[일요시사 취재1팀] 안재필 기자 = 지난달 28일, 서울특별시야구협회가 위치하고 있는 서울 중랑구 망우로 소재의 서울특별시체육회관의 대회의실에서 관내 중학교와 고등학교 엘리트 야구부의 학부모들을 청중으로 초대한 ‘엘리트야구의 당면 과제와 서울시 체육정책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다. 현재 중·고등학교에서 야구부원으로 활약 중인 엘리트 야수선수들의 진로와 진학에 관한 패널들의 주제 발표와 질의, 응답 등의 활발한 토론을 벌였다.

이날 초청된 전문가 패널그룹에는 서울특별시교육청의 김석균 장학사와 스포츠서울신문의 고진현 체육부장, 그리고 서울특별시의회의 문화체육관광위 부위원장이며 서울특별시야구협회의 정책자문위원장인 문상모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이 있었다.

이 중 문 의원은 오는 8월 서울특별시야구협회가 주최하는 ‘제35회 세계청소년야구대회(35th World Boy’s Baseball Tournament, U15)’의 예산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평소 엘리트 체육분야인 학원스포츠는 물론, 생활체육의 활성화와 이에 대한 정책적인 뒷받침과 서울시의회 차원에서의 예산에 관한 지원까지 하고 있다.

문 의원은 체육분야와 사회복지분야 전문가다. 학창 시절 운동선수로, 태권도 공인 5단의 실력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는 행정학을 전공한 후,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의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다음은 문 의원과의 일문일답.

-토론회에 전문 패널로 참석했던 의미와 소감은?

▲어릴 때부터 철학과 인문학 등에 관심이 많았다. 나는 개인의 삶에서나 공동체의 생활에서나, 어느 한 국가의 정치에서나 근본에 그것을 영유할 ‘가치철학’은 어떤 것인지를 가장 먼저의 화두로 삼고 내가 해야 할 역할을 항상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가치의 철학이 있는지 의문이 많이 드는 상황인데, 개인의 삶에서 청소년들에게는 미래의 꿈도 없는 것 같고, 기업들은 건전한 상도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돈이면 제일이고, 반칙해도 1등하면 그만인 그런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토론회에서도 내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우리들의 대상인 초중고 야구선수들의 학부모들에게, 우리 아이들을 박찬호, 추신수 같은 야구로 성공한 인물들을 두고 자식들 장래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한 사람의 인격이 갖추어진 성인으로 성장해 사회의 구성원 모두와 더불어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건강한 아이들로 키우고자 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발전 방향의 계획은 있나?

▲2014년 지방선거 때 내가 사용했던 캐치프레이즈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공릉동 민지아빠 문상모’였다. 오늘 토론회에 모인 학부모들도 분명히 자신들이 아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하여 참석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식들을 키우다 보면, 그 뒷바라지가 아이의 미래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학부모의 미래나 본인들의 만족을 위해서인지가 모호해질 때가 있다. 다시 말해 아이들의 삶과 진로, 진학을 통한 미래의 직업은 온전히 아이들이 선택해야할 길임에도 어떤 때는 부모와 어른들이 과도하게 개입해서 문제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정책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지, 어떠한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개선이 될지, 오늘의 토론회가 그러한 계획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참석하게 됐다.

-평소 생활체육은 물론이고, 엘리트체육 분야인 학원스포츠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책적인 지원에서 예산에 관한 지원까지…어떠한 시각에서 이 두 분야를 바라보며 정책적인 뒷받침의 계획을 하는 것인가.

▲사실 두 분야는 다르지 않다. 체육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제공해주는 활동이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단체들의 통합에서 보듯이 이 두 분야는 동일한 것인데, 그동안 우리나라는 대학입시라는 것에 스포츠분야도 예속돼 왔다. 체육특기생의 입학제도 때문에 학업 공부는 소홀히 한 채, 운동에만 몰입해 오랜 시간 많은 부작용을 가져왔지만, 이는 개선되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탁구 같은 종목을 보면, 현재 1부리그에서 7부리그까지 나뉘어 상위리그에는 엘리트선수 출신들이 활약 중이고 하위리그로 갈수록 동호회나 취미생활로 탁구를 접하는 일반 시민들이 리그 전체를 형성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구조가 체육활동 본연의 가치를 살린다고 본다.

예산 확보 위해 많은 노력
생체 활성화와 정책 뒷받침

-현재 경기도 과천 서울랜드에 서울특별시의 예산을 투입하여 2개의 야구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 사업을 서울시의원으로 주도했다. 서울이 아닌 과천에 건설하는 이유와 활용 계획은?

▲사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광역도시인 서울이지만, 서울에는 야구장을 신설할 부지가 없다. 서울시의원이 된 이후, 많은 체육인, 특히 야구인들로 부터 서울에 야구장이 너무 없으며, 야구장을 신설해 달라는 민원을 많이 받았다. 2012년 서울특별시내에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케 해 서울시 부지를 전수조사하는 중 이러한 계획을 구상하게 됐다.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의 지자체가 부지를 제공하고, 야구장 건설에 서울시예산을 투입한 후, 완공된 이후에는 그 사용을 서울시민과 그 지역 시민이 서로 나누어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 첫번째 작품이 경기도 과천 서울랜드 소재의 복돌이동산에 건설중인 2개의 야구장인데, 하나는 성인용 규격의 구장이고, 또 다른 하나는 유소년용 규격의 구장이다. 이 두 개의 구장은 올해 완공될 예정이고, 30억의 예산이 투입됐다. 내년 2017년에도 예산을 투입해 하나의 구장을 더 만들 예정이고, 같은 계획 하에 현재 의정부시와도 야구장 건설을 협의 중이다.

-얼마 전에 노원구의 체육시설로 배드민턴 실내경기장을 예산 지원해 완성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그 경기장이 경량막 구조 형태로 건설됐다는데?

▲체육시설을 건설하기 위한 나의 생각은, ‘건축물을 위한 체육시설’이 아닌 ‘체육시설을 위한 건축물’이다. 경량막 구조 건축물은, 알루미늄을 주요 자재로 하는 건축용법의 한 방법인데, 녹을 방지하고, 이동이 용이하며, 관리하기가 편하고, 비용도 물론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민들 삶의 질이 향상될수록, 체육시설들도 확장될 것이고, 그 설계도 변경될 것이라는 예측 하에 적합한 건설 공법으로 만들게 했다. 공릉동 육군사관학교 내에 시민들의 체육시설로 건설한 테니스장도 같은 공법으로 만들었다.

-얼마 전에는 의정활동으로 동남아의 라오스도 방문하고 돌아왔다. 어떠한 의정업무였나?

▲서울특별시와 라오스간의 스포츠교류를 목적으로 방문했었다. 라오스의 문화체육부 차관과 라오스올림픽위원회의 위원장과 만나 스포츠교류에 관해 논의했다. 라오스는 지리적인 위치상 우리나라 각 스포츠 종목, 특히 야구나 축구 그리고 골프 같은 실외 스포츠의 겨울철 동계전지훈련지로도 적합한 곳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기후도 알맞고, 무엇보다 물가가 싸기 때문에 저렴한 비용으로 장기간 훈련을 하기가 용이한 곳이라는 생각이다. 현재 골프부를 운영하는 고려대학교를 중심으로 현지에 전지훈련지를 건설할 재원의 확보를 계획 중이다.

-만약에 기회가 되어 입법활동을 할 수 있는 국회까지 가게 된다면, 어떠한 분야를 다루고 싶나?


▲교육분야, 특히 입시제도를 다루고 싶다. 교육은 국가와 사회의 백년 후 미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분야이고, 그 중심에 있는 입시제도를 21세기의 변화하는 세계의 중심으로 발전시켜 우리나라의 실정에 부합하도록 다루고 싶은 마음이다.


<anjapil@hanmail.net>

 

[문상모 의원은?]

▲1969년생(만47세)
▲경남거제 출신
▲거제 제일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행정학
▲광운대 대학원 사회복지학석사
▲제9대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구 재선)
▲서울특별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 부위원장(현)
▲서울특별시야구협회 정책자문위원장(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스포츠과학과 명예학과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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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마계 캄보디아’ 정부 뒷북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대학생 피살 사건에 대한 정부의 뒷북 대응에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급증했음에도 침묵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최초 보도했던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탈옥 사건에 이어 주무부처의 소극 행정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급히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코리안데스크’가 능사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캄보디아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은 수백명이다. 스캠(사기) 산업에 연루된 수만 1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부는 불법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발을 들였다. 문제는 구금 시설에서 빠져나오려다가 인신매매를 당하거나 살해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여러 사건을 인지했음에도 그저 피해자들에게 “기다리라”고만 했다. 감금 한국인 그들은 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인 대상 범죄 피해가 확산하는 캄보디아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현지 공관에 접수된 감금 관련 신고는 약 330건, 외교부 공관 신고를 포함하면 약 550건인 것으로 파악했다. 대다수 사안이 처리된 가운데 현재 처리 중인 신고 건은 70여건이라고 위 실장은 설명했다. 위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여러 대처를 하고 있지만, 캄보디아 내에서 범죄 대응은 본질적으로 캄보디아 주권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가 대응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며 “우리 국민 중 불법행위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발적으로 발을 들인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지에서 고문당해 숨진 대학생의 시신 운구가 지연된 상황과 관련해서는 “유가족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공동 부검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는 공동 부검이 흔치 않기 때문에 소화하려면 내부 절차가 있고, 내부 절차가 진행되는 데 시간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위 실장은 현지 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60명 송환 계획과 관련해서는 “빠른 시일 내 그분들을 서둘러서 데려오려는 입장”이라며 “항공편도 다 준비됐다”고 말했다. 돈이 급한 한국인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동남아로 향한다. 태국이나 라오스 및 캄보디아 국경지대서 피싱 조직에 납치당하면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현지 당국에 신고한다고 해도 오히려 살해 협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캄보디아는 필리핀처럼 현지 수사기관 및 공무원들과 범죄조직 사이의 비리가 만연하다. 범죄조직 아지트를 당국이 확인해도 눈감아주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지 코리안데스크 있으나마나 똑같다? 유족·피해자에 “기다려라” 황당 대응 한 경찰 관계자는 “수감 중인 한국인이 다른 조직에 팔려가 인신매매가 벌어지거나 탈출을 시도하면 살해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은 대부분 중국계 갱단인 ‘흑사회’로 구성돼있다. 이들은 캄보디아 고위 공무원들에게 우리나라 돈 수억원을 상납한다. 매수된 공무원은 구속된 조직원을 빼주는 것은 물론, 경찰 급습 시점을 사전에 알려주기도 한다. 캄보디아 피싱 조직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필리핀과 태국에 주둔했던 흑사회 간부들이 캄보디아에 자리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피싱 조직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필리핀과 태국은 자본주의 국가다. 아무리 부패와 비리가 심해도 공산주의와 독재 국가 체제인 캄보디아보다 심하지 않다”며 “중국 갱단은 원래 필리핀에 자리 잡았다. 마약, 도박 범죄 등으로 여러 번 언급되자 4~5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필리핀보다 공무원을 매수하는 비용이 싸다. 경찰관 한 명을 매수해 자신의 인터폴 수배 여부를 확인하는 등 수사 정보를 알기 위한 비용이 한국 돈으로 100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국인 대상 범죄 급증에 대한 대책으로 캄보디아 ‘코리안데스크(한인 사건 전담반)’ 설치를 추진 중이다. 지난 10일 조현 외교부 장관이 쿠언폰러타낙 주한 캄보디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영사협의회에서도 코리안데스크 설치 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청도 최근 캄보디아와의 양자 협의에서 이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리안데스크는 경찰 협력관과 달리 대사관 등 외교 채널을 거치지 않고 현지 경찰과 소통할 수 있어 합동 수사에 용이하다. 국외도피사범을 추적하거나 한국인 범죄 피해를 파악할 때 교민 사회 등에서 관련 내용을 수집해 현지 경찰관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수사를 돕는다. 실종, 살해… 뒤늦게 논의 현지 경찰관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국제형사사법공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등을 통한 공식 요청보다 빠르게 현지 수사가 가능하다. 필리핀에서 코리안데스크는 한국인을 상대로 자행된 청부살인 등 강력 사건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 공권력을 신뢰하기 어렵고 현지 치안이 열악한 점 등을 고려해볼 때 최우선 해결책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 앰네스티는 지난 6월 보고서에서 캄보디아 내 범죄 산업이 성행한 원인이 “조직범죄와 부패한 공권력의 결합 구조”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보·수사기관 안팎에서는 무의미한 조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캄보디아 당국이 국제 공조에 소극적이기도 하지만 코리안데스크는 수사 권한이 없다는 게 핵심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은 최근까지 캄보디아 당국에 20건의 국제 공조를 요청했으나 절반도 되지 않는 답변을 받았다. 특히 캄보디아 당국이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세 차례 거부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리안데스크 출신 한 경찰은 “필리핀은 우리나라 정부가 집요하게 압박해 코리안데스크를 설치한 이후 현지 경찰과의 협조가 가능해졌다. 협조가 된다고 해도 범죄자 송환이나 사건 조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절반도 안 된다. 캄보디아는 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찰 파견 무의미? 이 경찰은 “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압박을 넣어야 한다. 외교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물도 없다’는 식의 각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불발될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 만큼 경찰관 직무 파견 확대가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파견 경찰관을 선발한 뒤 1년 단위로 재발령을 거쳐 최대 2~3년간 현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단기간에 경찰 주재관을 늘리는 게 쉽지 않은 게 이유다. 2021년 11월 가나 해군은 한국인이 승선한 어선을 위해 안전조치를 하고 있다. 선례도 있다. 앞서 정부는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에 경찰 인력을 직무 파견했다. 2020년엔 가나 대사관에 해양경찰관을 직무 파견했다. 서아프리카 해역에 해적이 출몰하면서 한국인 선원 13명이 납치된 데 따른 조치였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통해 가나 부처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청하는 동시에 파견 경찰은 물밑에서 움직였다. 현지 해군, 경찰 관계자를 지속해 접촉하며 설득을 이어갔고, 가나에 주재하는 타국 외교 사절과도 교류하며 정보를 공유했다. 또 가나가 필요로 하는 컴퓨터 등 기자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얻으며 협의를 이어갔다고 한다. 이는 결국 가나 해군이 투입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극 행정을 일삼는 우리 정부도 문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외교부와 행정안전부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지난해 주캄보디아 대사관 경찰 주재관을 증원해달라는 외교부의 요청을 불승인했다. ‘해외 도주’ 황하나 프놈펜 잠적 단독 확인 인터폴·경찰 수배 피하려 피싱조직 연루설도 당시 행안부는 외교부 증원 요청을 불승인한 이유에 대해 “사건 발생 등 업무량 증가가 인력 증원 필요 수준에 못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인 범죄 피해는 2022년 81건에서 2023년 134건, 지난해 348건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확인된 범죄 피해는 303건에 달한다. 현재 주캄보디아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 중인 경찰은 주재관 1명과 협력관 2명 등 총 3명이다. 그나마 이렇게 늘어난 인력도 애초 경찰 주재관 1명만 있다가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직무 파견 형태로 협력관을 1명씩 추가 투입한 데 따른 것이다. 위 의원은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이 잇따라 납치·감금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당시 윤석열정부가 경찰 주재관 증원을 외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거부한 이유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반드시 따져 묻겠다”고 강조했다. 캄보디아는 범죄자들에게 천국이다. 필리핀에서 송환되지 않거나 자유롭게 탈옥해 붙잡히지 않은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 박왕열과 보이스피싱 원조 김미영 팀장 박정훈 등이 그렇다. 국내에서 수차례 마약 사건의 중심에 섰던 황하나씨도 이들의 수법을 활용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일요시사>는 지난해부터 황씨가 인터폴 수배 대상에 오르자 태국과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오간 사실을 확인하고 취재해 왔다. 실제로 황씨는 지난해 3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말했다. 황씨는 수년 전부터 화류계에 몸담거나 연예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재벌가에 연결하는 일종의 브로커를 담당했다. 그로 인해 마약을 강제로 투약당하거나 피해 본 인물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의 생활이 어려워진 황씨가 캄보디아에서 브로커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범죄자 천국 악당 은신처 인터폴에 체포되지 않으려 캄보디아 피싱 조직에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실제 캄보디아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20~30대 여성들은 납치된 이후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겨 범죄 단지 ‘웬치’에 감금된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유흥업소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웬치’에는 현재 한국인 1000명 이상이 거주 중이다. 다만 이들의 범죄 연루 여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