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신문고-억울한 사람들> (29)콩고연수원 사기 피해자 박영구씨

“온 가족이 길거리 나앉게 생겼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신문고’ 지면을 신설합니다. 매주 억울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좋습니다. <일요시사>는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스물아홉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콩고 연수원 사기사건의 피해자 박영구씨입니다.

사연의 주인공 박용구씨는 “정모씨가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의도적으로 나에게 접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씨가 당사자간 일면식도 없는 상태에서 거래내역 및 정산자료가 없었는데도 10억원을 빌려줬다고 허위주장했다”고 말했다.

10억원 편취

사건 당시 박씨는 부동산을 상속받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재산적 처분권이 발생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정씨는 공모자 김모씨를 앞세워 채권, 채무 사실확인서를 작성한 다음 박씨를 연대보증인으로 의도적으로 서명하게 했다. 이 사실은 김씨의 증언에 의해 사실로 밝혀진 상황. 사실확인서의 내용은 이렇다.

콩고 국제교류일환으로 한국에 연수원은 건립해야 하는데 연수원 건립 비용을 김씨가 지원하기로 하고 박씨에게 10억원을 차용, 연대보증인으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인천연수원 개관 공사가 완공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인천연수원에는 콩고 직업훈련원이 개관했던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 과정에서 또다른 김모씨가 피해를 입기도 했다.

국제교류 일환 직업훈련원 건립한다며…
돈 빌려줬는데 알고보니 개관 계획 없어


김씨의 부인이 임차한 건물을 본래의 사용 목적에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연수원 개관 공사를 진행으나 현재 무용지물 시설이 돼버렸다. 이에 정씨는 처음부터 연수원 개관 공사를 해야 할 이유가 없었음이 증명이 됐고 처음부터 이를 빙자해 비용을 편취하기 위한 계획이었음이 확인됐다. 박씨는 이에 대한 보충 자료로 콩고 정부에 질의해 통보받은 내용을 제시했다.

통보 받은 내용에 따르면 콩고 정부는 현재 벨기에, 네덜란드, 일본 등지에 직업 연수원을 개관해 직업훈련원을 양성하고 있지만 한국에는 개관 계획이 없으며 시설 지원 요구를 한 적도 없다고 전해왔다. 정씨와 공범자들은 ‘베이스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콩고 내에서 사업을 했다고 했지만 이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정씨는 자신을 콩고 개발 장관이라고 모두를 속였지만 콩고 정부에서는 “광물 수출·입 건은 국가간의 긴밀한 협조사항이지 개인으로서는 그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다”고 말해 콩고 광물 수입에 관한 사항은 사기극이었음이 드러났다.

이 같은 범행 과정에서 아버지 박동운씨는 자신도 모르는 채권, 채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사회통념상 있을 수 없는 사실”이라며 항변하다 식음을 전폐해 결국 사망에 이르렀다. 이후 박씨는 상속자로 지목돼 소송 수계인이 됐고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의 구분건물 소유권 및 점유권까지 박탈돼 온 가족이 길거리에 내몰리게 됐다.

또 이 사건 건물에 임대차 관계인 선의의 임차인들마저 길거리에 내몰리게 됐다. 박씨는 수사 과정에서도 의문점이 있다고 말했다. 초동 수사 과정에서 피해사실인 10억원의 채권, 채무의 존재에 대해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무형의 채권이라고 항변했던 박씨의 피해 진술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재되지 않았다. 박씨는 “당시 수사관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더 이상 조사를 하지 않고 급히 종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수사관은 확인되지 않은 콩고 광물 수입 건에 대해 70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피의자 진술을 채택했다. 이에 원래의 고소사실은 묻히고 채권 10억원의 진실을 밝히지 않은 수사의견서는 결국 사실관계를 은폐 및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 같은 불법행위를 법이 정당하다 인정하고 가해자의 편에 서서 힘의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면 나처럼 억울한 피해자는 사회 구성원이라는 존재감이 상실돼 삶의 의욕마저 포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반사회적 법률행위가 정당한 것이라는 비논리가 만연하게 될 것”이라며 “편파적인 수사의견서를 작성한 수사관과 이 내용을 검증 없이 인용했던 검찰 불기소 의견서를 보면 법치국가임을 망각해버린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한탄했다.

박씨는 근저당권 설정 과정에서의 등기집행법 위반사례를 증거 제출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누락 은폐했고, 위조 문서를 작성해 피해자의 인감증명서를 편취한 범행에 대해 “동사무소에 기록되어 있는 인감증명을 발급 받은 것이 무슨 죄가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어 수사관과 정씨 간의 유착 의혹을 주장하기도 했다.

콩고 개발장관 사칭
편파적인 수사 의혹

이어 근저당권 설정 과정에서 등기신청촉탁집행법을 위반한 행위에 대한 고소내용에 대해 피해 사실은 조사하지 않았던 점, 전소의 근저당권 말소청구의 소에 관한 소송사기행위에 의한 패소 사실을 검증없이 증거삼아 조사하지 않았던 점, 피해사실 조사 과정에서 “이 사건은 너무 복잡해 시간을 두고 계속 조사해야 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조사를 중단해 피해 사실 기록은 삭제돼 종결됐던 사실도 덧붙였다.

정씨가 이와 같은 범행을 하게 된 동기는 자신의 채무 탕감을 위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제적으로 확인할 수 없고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많은 시간이 경과해야만 알게 된다는 점을 이용했던 것. 박씨는 “10억원의 채권 주장에 관련해 미완성된 문방구 약속어음이 작성된 배경 및 과정 여부를 증명하고 10억원에 대한 대차금 정산 자료 및 근거 자료를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갑자기 조사 중단

그는 “한 사건을 다수의 검사에게 분리 지휘를 받아 수사검사의 판단을 흐리게 했다면 이 사건 수사 과정에 어느 정도의 힘이 작용했는지 잘 알 수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근저당권말소청구의 소의 승소 판결을 받기 위한 과정의 소송사기행위 및 임의경매 신청 과정의 소송사기는 420호 검사실에서 계속 지연수사 중이다.

박씨는 “초동 수사관의 조사과정의 편파적인 부분에 대한 지방경찰청 이의수사팀의 답변 내용을 보면 초동 수사관의 잘못이 없다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모습 등이 사건 곳곳에서 의문점이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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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