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일요연재> 대통령의 뒷모습 ㊵행복에 감춰진 비극
김영권의 <대통령의 뒷모습>은 실화 기반의 시사 에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뤘다. 서울 해방촌 무지개 하숙집에 사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당시의 기억이 생생히 떠오른다. 작가는 무명작가·사이비 교주·모창가수·탈북민 등 우리 사회 낯선 일원의 입을 통해 과거 정권을 비판하고, 그 안에 현 정권의 모습까지 투영한다. 옆에 앉았던 남자가 소주를 한잔 들이켜고 나서 상체만 흔들어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며 한 곡조 뽑았다. 고개 넘어 령을 넘어 버스를 타고 도시 처녀 이 산천에 시집을 와요 차창 밖에 웃음꽃을 방실 날리며 새살림의 꿈을 안고 정들려 와요 시집와요 시집와요 도시 처녀 시집와요 모내기 때 남모르게 맺어진 사랑 황조 가을 좋은 날에 무르익었소 도시 처녀 농촌 총각 한 쌍이 됐소~ 인간의 감정 노래(유행가)만큼 인간의 감정이 잘 반영되는 것도 드물다. 유치하면서도 마음을 사로잡는 게 대중가요이다. 그 누구도 남의 18번 곡을 무시하거나 조롱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그건 곧 자기 자신의 정서 취향을 우롱하는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젊은 사람이 늙은 사람의 가요를 무시하고 늙은이가 젊은이의 유행가를 조롱하는 짓이 가장 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