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2 11:05
영화 <서울의 봄> 후속편, <여의도의 봄>이 개봉한다면 극중 전두광역을 맡은 배우 황정민은 아마도 이런 대사를 칠 것이다. 홍콩 H지수 연계 파생증권, ELS 상품 가입자의 대량 손실 사태가 현실이 됐지만 감독 당국은 은행의 불완전판매 책임만 따지고 있다. 당국의 대응이 은행의 불완전판매보다 더 불완전하다. 본질적인 원인을 규명하려면 누가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판 건지, ELS 상품 자체를 먼저 분석해봐야 한다. 은행은 열심히 팔아서 짭짤한 수수료를 챙겼을 뿐, 정작 상품을 만든 사람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추정 피해 금액이 5조니, 10조가 넘을 거라느니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질지 알 수조차 없다. 마침 금융감독원장도 검사 출신이건만 수사 의뢰는 할 생각도 없는 것 같다. 압수수색 영장이 오만 천지에 넘치거늘, 왜 이 대목에선 딴청일까? 소비자 피해 사건은 수도 없이 많다.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겪었지만 우리 법률 시스템은 제조기업의 책임을 묻는 데 인색하다. 15년 전에 벌어진 참사의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 온전한 피해자 보상은 아직 요원하다. 그렇다면 조희팔 사기 사건은 어떤가. 40%가 넘는 고수익을 보장하며 끌어들인 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홍콩 항셍 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불완전판매 의혹이 가시화됐다. 모 시중은행의 ELS 상품을 계약한 일부 고객은 “손실 시, 원금의 80%를 보장해준다 약속했다”고 힘없이 말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해당 은행은 ELS 판매금액이 가장 높은 곳으로 드러났다. 3년 전 판매했던 ELS 상품의 손실은 올해 상반기에만 수조원대의 손실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주요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지난주부터 현장검사에 나섰다. 지난 7일, 사전점검서 ELS 판매사들의 관리체계상 미비점을 다수 확인한 금융당국은 “금융사의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형식적 경고만 ELS 판매사들의 불완전판매 여부가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날 금감원은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키움·신한 등 7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실시하겠다고 선포했다. 지난 8일,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1월 중 나머지 10개 판매사에 대해서도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만기인 H지수 ELS 규모는 10조2000억원으로
홍콩 H지수 파생 연결 증권, ELS 상품 투자자들에게 대량 원금 손실 사태가 발생했다. 손실을 피할 수 없었던 본질적인 이유는 사라지고 은행의 불완전판매만 논란이다. 파생상품에 대한 사회 일반의 몰이해에 기댄 금융사의 부도덕은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다. 아무리 봐도 그들이 선의를 가지고 금융상품을 설계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존재하는 은행의 책임감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돈을 둘러싼 뺏고 뺏기는 싸움에 개인은 언제나 패배자다. 왜 이런 불행이 끝나지 않는 걸까? 옵션(파생상품)을 간략히 설명하자면, 가격의 상승(Call Option) 또는 하락(Put Option) 가능성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옵션은 다른 어떤 상품과도 다르게 가격결정 모델이 불완전하다. 노벨상을 수상한 블랙과 숄즈의 모델을 보편적으로 사용하지만 가격도(Moneyness)가 특정 시간, 가격대서 급격히 변하는 ‘비선형성’을 극복하지 못한다. 애당초 시간의 가치 변화를 정확히 측정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다는 의미다. 옵션가격 변동성은 본질 가치의 변화보다 가격이 변하는 속도 자체에 더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한다. 옵션의 위험은 바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일반투자자에게 파생상품 판매를 금지한 국가도 있다. 마트서 총을 판 격.” 최근 5대 시중은행의 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H지수) 연계 ELS(파생결합증권) 불완전판매 의혹에 관해 홍콩 증권사 출신 관계자가 한 말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노르웨이 금융당국은 파생상품 등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일반투자자에게 팔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채택했다. 홍콩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서 내년 상반기에만 3조원가량의 손실 가능성이 제기됐다.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만기 때까지 계약시점을 기준으로 일정 범위서 움직이면 약속한 수익을 주는 파생상품이다. ELS의 만기는 통상 3년으로, 2021년 저금리 당시 은행예금보다 연 2%가량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상품으로 통했다. 알고도… 반대로 정해진 기준을 벗어나면 원금손실이 발생한다는 함정이 존재한다. 2021년 상반기 1만2000선을 넘었던 H지수는 지난 1일 기준 5761.73까지 떨어진 상태다.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그해 말 8000대까지 떨어졌다. 현재 6000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