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기의 시사펀치> 정부는 왜 쿠팡을 적으로 만들고 있는가

외국 자본 유치와 관리가 충돌한 정책의 현장

“쿠팡이 있어 먹고사는 셀러와 운송사, 기사와 창고 인력, 그리고 소비자는 분명히 존재하는데, 지금 정부는 그 사람들은 보지 않고 여론만 붙잡고 외국 자본 하나를 본보기처럼 두들기고 있다.”

쿠팡 배송 업무를 수행하는 KD물류 C 대표의 이 말은 오늘 한국이 외국 자본을 대하는 방식이 정책이 아니라 감정과 정치로 흘러가고 있음을 정확히 찌른다. 현장은 생존과 기회를 말하는데, 국정은 분위기만 바라본다. 이 간극이 지금의 쿠팡 논란을 키우고 있다.

몇 년 전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을 때, 한국 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국내에 투자해야 할 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는 비판이 여론을 지배했고, 일자리 유출과 국부 유출이라는 말이 손쉽게 동원됐다. 그 논리는 단순했지만 정치적으로는 매우 강력했다. 해외 투자는 곧 애국의 반대말처럼 취급됐다.

그러나 시간은 그 판단이 틀렸음을 증명했다. 미국의 IRA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현지 생산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 조건이 됐다. 공장을 짓지 않으면 보조금에서 배제되고, 시장에서 밀려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현대차의 투자는 탈한국이 아니라 탈락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지금은 이 판단이 상식이 됐다.

이제 같은 질문이 쿠팡 앞에 놓여 있다. 외국으로 나가는 자본에는 그렇게 예민했던 사회가, 왜 외국에서 들어오는 자본에는 이토록 공격적인가. 나가는 돈에는 도덕을 요구하면서, 들어오는 돈에는 의심부터 들이대는 태도는 일관되지 않다. 정책은 자본의 국적이 아니라 그 자본이 만들어낸 효과로 평가돼야 한다. 그 기준이 지금 흔들리고 있다.

쿠팡이 한국에 투입한 누적 자금은 약 6~7조원 수준이다. 이 자금은 물류센터와 자동화 설비, 전국 배송망 구축에 집중됐다. 중요한 사실은 이 돈이 한국에서 벌어 해외로 빠져나간 자본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은 해외 투자자와 미국 자본시장에서 조달됐다.

여기에 더해 쿠팡은 향후 추가로 최대 9조원에 이르는 중장기 투자 계획을 여러 차례 언급해 왔다. 실제 집행 규모와 시점은 유동적이지만, 한국 시장을 단기 수익 회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쿠팡은 성장 초기부터 적자 구조였고, 글로벌 자본이 위험을 감수하며 투자했다. 그 돈이 한국의 인프라와 고용으로 전환됐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 역시 같은 흐름이었다. 해외에서 끌어온 돈을 한국 땅에 깔아놓은 구조였다. 이것은 국부 유출이 아니라 국부 유입에서 출발한 모델이다.

그 결과는 수치로 분명히 드러났다. 쿠팡의 연 매출은 40조원대를 넘었고, 월간 이용자는 3000만명을 웃돈다. 수십만명의 셀러가 쿠팡을 통해 판로를 확보했고, 다수는 소규모 자영업자다.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지 못한 영세 사업자에게 쿠팡은 사실상 유일한 전국 유통 창구였다. 이는 단순한 플랫폼 성장이 아니라 중소 상인의 생존 방식 변화다.

물류 측면에서 쿠팡이 만든 변화도 크다. 전국 200곳이 넘는 물류센터는 단순 창고가 아니라 지역 고용의 거점이 됐다. 직·간접 고용 인력은 8만명을 넘어섰고, 배송 기사와 운송사, 협력 인력까지 포함하면 그 효과는 더 넓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 쿠팡 물류센터는 드물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인프라로 기능해 왔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변화는 분명하다. 로켓배송과 새벽 배송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생활리듬 자체를 바꿨고, 가격 경쟁은 실질적인 체감 물가를 낮췄다. 이는 정부가 수조원을 들여도 쉽게 만들기 어려운 효과다. 외국 자본이 들어와 한국 사회에 남긴 실물적 성과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더 직접적이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쿠팡 물량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든 중소 운송사와 기사들이 적지 않다. 물론 갈등과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도와 계약, 표준의 문제지 기업 자체를 적으로 설정해 해결할 사안은 아니다. 지금은 이 구분이 의도적으로 흐려지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쿠팡이 구조적 문제에서 자유로운 기업이라는 뜻은 아니다. 쿠팡을 둘러싼 논란에는 감정과 정치 이전에 짚고 넘어가야 할 실질적 쟁점들이 존재한다. 노동, 시장, 소비자, 그리고 정책 관계에서 드러나는 문제들은 분명하며, 이 부분을 외면한 채 쿠팡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결코 공정하지 않다.

물류센터와 배송 현장은 속도·물량 중심 구조로 신체적 부담이 크고, 직접 고용 확대에도 계약직·위탁·용역이 혼재돼 고강도 노동과 책임 주체 논란이 이어져 왔다. 로켓배송과 무료 배송 기반의 가격·속도 경쟁은 소비자 편익을 키운 반면, 중소 셀러와 경쟁 플랫폼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플랫폼 의존 심화로 수수료·노출 정책 변화에 취약해지고, 자체상품(PB)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구조적 문제는 분명하다. 할인과 무료 배송에 익숙해진 소비 패턴은 가격 왜곡과 선택권 축소로 이어질 수 있고, 추천 알고리즘과 노출 구조의 불투명성도 지적된다.

한편 쿠팡은 국내 고용과 투자 효과에도 지배·수익구조를 이유로 정치·여론의 표적이 되기 쉬운 반면, 외국 자본을 유치하면서 운영 단계에서는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는 정책의 일관성 부족은 형평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요약하면, 쿠팡의 문제는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초고속·초대형 플랫폼의 등장 속도를 기존 제도와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지, 특정 기업을 정치적 상징물로 만들어 응징하는 것이 해법일 수는 없다.

특히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점은 ‘위법 여부’가 아니라 ‘압박의 방식’이다. 최근 불거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수천만명의 정보가 노출됐다면, 그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과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 이 점에서 쿠팡 역시 예외일 수 없고, 잘못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의 강도보다 정부 대응의 범위와 방식이다. 대통령실의 긴급회의, 국세청의 대규모 특별 세무조사, 검찰의 압수수색, 국회의 다중 상임위 청문회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하나의 사건에 대한 행정·사법적 점검을 넘어선다. 마치 한 기업을 상대로 정부가 가용한 모든 수단을 순차적으로 동원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정보 보호는 기업의 기본 책무지만, 법적 책임과 사회적 낙인은 구분돼야 한다. 특정 사안을 계기로 기업 전체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그동안 축적된 반감과 정치적 요구를 한꺼번에 투사하는 방식은 정의라기보다 정치적 응징에 가깝다. 규제는 정확해야 하고, 처벌은 비례해야 하며, 정책은 예측 가능해야 한다. 지금은 이 세 가지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쿠팡의 독주가 문제라면 해법은 명확하다. 다른 플랫폼 기업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본 유입과 산업 환경을 설계하면 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규제와 정서의 벽이 경쟁자를 막고, 이미 들어온 외국 자본만 표적이 된다. 경쟁 없는 규제는 산업도 소비자도 보호하지 못한다.

정부는 ‘외국 자본이 한국에 들어와 투자하면 결국 이렇게 취급된다는 신호를 줄 것인가, 아니면 명확한 규칙과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하겠다는 신호를 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한다. 전자를 택한다면 제 2의 쿠팡은 없다. 자본은 기억하고, 시장은 더 빠르게 떠난다.

문제는 쿠팡 이후를 설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외국 자본을 부르지도 못하고, 들어온 자본을 관리하지도 못하는 사회에서 산업은 자라지 않는다.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쿠팡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정책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 국익이며, 피할 수 없는 정부의 책임이다.

정부와 여당은 KD물류 C 대표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skkim5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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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