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앞둔' 2016 프로야구 관전포인트

‘야구의 계절’ 페넌트레이스 스타트!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오는 4월부터 장장 6개월간의 전쟁이 시작된다. 야구팬들의 심장은 벌써부터 뛰고 있다. <일요시사>가 올해 한국프로야구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오는 4월1일 2016년 프로야구 개막전을 앞두고 분주하다. 리그 개막에 앞서 최종 점검에 들어선 구단들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 한국프로야구의 관전 포인트는 새로운 구장·떠오르는 스타·트레이드·신인·감독·용병·부상 및 복귀 선수·순위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신축 구장들]

삼성과 넥센은 기존 홈구장을 떠나 새로운 구장에서 홈 팬들을 맞이한다. 목동구장과 작별한 넥센은 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새 시즌을 치르고, 삼성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로 안방을 옮긴다.

고척돔구장과 대구구장 모두 개막전으로 프로야구 첫 공식 경기를 치른다. 고척돔구장은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 중앙 담장까지 거리는 122m로, 잠실구장보다 3m 가깝지만 목동구장보다 4m 멀다. 원래 2만석으로 설계했으나 관객 편의를 위해 1만8000석으로 축소했다.

대구구장은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2만4000석, 최대 수용 인원은 2만9000명이다. 특히 대구구장은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홈 구장 시티즌스뱅크 파크를 본떠 8각형 구조로 만들어진 게 특징. 좌중간과 우중간 펜스가 곡선이 아니라 직선이다. 다른 구장에 비해 넓은 관람석과 탁 트인 시야로 편안한 경기관람을 돕는다는 평가다.


[뉴페이스 누구?]

한국프로야구를 이끌 신인 선수들도 눈길을 끈다. 각 구단은 개막을 목전에 두고서는 ‘탐나는 새내기’를 데려오는데 분주하다.

한화의 새내기 김재영(23)이 3경기 연속 무실점 쾌투로 데뷔 첫해 선발진 진입 기대를 부풀렸다. 공식 경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9일 넥센 히어로즈전(5이닝 3피안타 5볼넷 4탈삼진)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였던 김재영은 15일 LG 트윈스전(3이닝 무피안타 2볼넷 3탈삼진)에 이어 롯데 타선마저 차례로 잠재웠다.

12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한화 신인 투수로는 유일하게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고, 김성근 감독이 본진 귀국 후에도 오키나와 잔류군에 김재영을 포함할 정도로 관심을 두고 있는 기대주다.

이재율(23)은 소리 없이 강한 스타일. 2016년 신인드래프 2차 4라운드(전체 33순위)에서 NC가 선택했다. 타율은 2할5푼(16타수 4안타)으로 높지 않지만, 도루가 6개나 된다. 지난 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첫 도루를 기록한 이후 KIA 타이거즈전에서 2개와 1개를 추가했다. 이어 지난 22일 한화전에서도 2차례 베이스를 훔쳤다. 2도루를 기록한 것이 두 경기나 될 정도로 한 번 탄력이 붙으면 연거푸 도루를 성공시키는 스타일이다.

[트레이드 성과]

삼성과 넥센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1: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삼성 채태인(34)과 넥센 김대우(29)가 시즌 첫 트레이드의 주인공이 됐다. 내야수 채태인과 우완 사이드암 투수 김대우를 맞바꾸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번 트레이드의 무게는 채태인에게 쏠린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갖춘 주전 1루수와 불펜 투수의 트레이드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은 미래를, 넥센은 현재를 선택함으로 나름 양구단의 실리는 챙겼다는 평가다. 또 삼성은 김대우를 통해 임창용이 이탈하면서 구멍이 뚫린 불펜을 보강하고, 넥센은 박병호가 빠져나간 1루수 거포 자리를 메워 전력의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됐다.

야구팬 마음은 그라운드에 ‘흥분 100배’
6개월 전쟁 시작…막바지 최종점검 한창

김대우는 지난해 47경기에서 6승 3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4.94를 기록했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언더핸드라는 드문 투구폼에 28살로 아직 성장 가능성이 크다.

채태인은 당장 박병호의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로 9시즌 동안 3할이 넘는 정교함에 홈런도 81개를 기록할 정도로 파워도 갖췄다. LG에서 넥센으로 와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박병호와 서건창, 한화에서 와 선발로 자리 잡은 양훈 등 유독 성공 스토리가 많은 넥센. 채태인이 넥센의 다음 영웅으로 자리할 수 있을지 올 시즌 개막을 기다리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부상 복귀자들]

지난 시즌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한화의 투수 이태양(26)이 1년 만에 실전 복귀에 임박했다. 이태양은 지난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3실점(비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이후 약 1년 만에 오른 마운드였다. 이태양은 그동안 실전 복귀 준비를 위해 박차를 가했다. 지난 10일 대전 두산 전을 앞두고 45개의 공을 던지며 라이브 피칭을 소화하며 복귀 임박을 알렸다.
 

삼성의 좌완 투수 차우찬은 시범경기에서 무실점 완벽투로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지난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5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포크볼·커브를 점검하며 정규시즌을 준비를 위한 첫 번째 등판을 무사히 마쳤다. 차우찬은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도중 가래톳 부상을 당해 평가전 및 시범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각 구단에 합류한 예비역들의 활용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돌아온 예비역]

프로야구는 각 구단에 합류한 예비역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전력 보강은 FA, 외국인 선수가 다가 아니다. 2년 가까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예비역들 또한 쏠쏠한 전력이 될 수 있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팀은 한화와 롯데다. ‘예비역’의 양과 질에서 다른 팀보다 앞서는 모양새다. 곧바로 1군 엔트리에 포함될만한 선수들이 많다.


한화는 지난 시즌 막판 1군에서 기용했던 김용주와 하주석을 새 시즌에는 풀가동할 수 있다. 좌완 김용주는 선발 한 자리를 꿰차거나 중간 계투로 쏠쏠히 활용이 가능하고, 하주석은 상무에서 일취월장한 타격능력을 바탕으로 내야 주전 경쟁에 나선다.

롯데는 예비역 카드로 투수력을 한층 보강할 수 있다. 고원준과 진명호가 동시에 돌아온다. 고원준은 입대 전 선발 요원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투수다. 올 FA 시장에서 손승락과 윤길현을 잡아 불펜을 보강한 롯데는 선발에서는 고원준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린드블럼과 레일리 등 외국인 '원투펀치'가 강력하기 때문에 국내선발 두 명만 제 역할을 해줘도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다. 진명호 역시 쓰임새가 요긴하다. 192cm 93kg의 단단한 체구로 입대 전에도 1군에서 61경기에 등판했던 진명호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불펜에서 활약이 기대된다.

[용병들 활약은?]

올해 10개 구단은 13명의 새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 전력을 강화했다. 한화와 LG는 각각 투수 1명을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대형 외국인 선수의 KBO리그행이 많아지고 있다. KIA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뉴욕 양키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에서 뛰었던 우완 헥터 노에시와 170만달러에 사인을 했다. 이는 한화 에스밀 로저스(19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미리 알고 보면 재밌다”
제도 변화·볼거리 가득


평균 시속 150㎞의 빠른 직구에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노에시가 KBO리그에서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여기에 현역 메이저리그 타자로 관심을 모으는 윌린 로사리오(한화)의 방망이도 귀추가 주목된다. 130만달러를 받고 한화에 입단한 로사리오는 빅리그에서 5시즌 통산 71홈런을 때려냈던 거포다.

[특급 FA 선수들]

박석민(30)은 지난 시즌 뒤 FA 역대 최고액인 4년간 최대 96억원에 삼성에서 NC로 옮겼다. 정우람(30)은 SK에서 한화로 옮기며 4년간 84억원으로 불펜 투수 최고 기록을 세웠다. 유한준(35)은 넥센을 나와 kt 유니폼을 입으며 4년간 총액 60억원을 받기로 했다. 마무리 요원 손승락(34) 역시 넥센에서 롯데로 이적하면서 같은 돈을 받았다. 김태균(34)은 한화에 잔류했는데도 4년간 84억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거액의 FA 계약이 속출했기에 이들이 ‘몸값’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손승락은 1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0.00이지만, 수비 실책이 겹쳐 비자책 2실점 하며 블론세이브를 범하고 얻은 구원승이라 내용은 좋지 못했다. 4년간 38억원을 받는 윤길현(33·롯데)은 평균자책점이 11.57이다.

[신생팀 성적은?]

지난해 1군 무대에 데뷔한 신생팀 kt는 52승 1무 91패(승률 0.364)로 최하위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선 7게임에서 3승1무3패로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단 54경기에서 홈런 12방을 날린 강타자 댄 블랙을 포기하고 용병 투수 3명 체제를 꾸리는 승부수로 2016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역대 프로야구 신생 구단으로 2년 차에 급성장을 이뤄냈던 건 NC뿐. 2013년 7위에서 2014년 3위, 지난해엔 정규 리그 2위까지 올랐다. 하지만 1986년 최하위(7위)로 등장한 빙그레(현 한화)는 이듬해 6위에 그쳤고, 1991년 6위로 데뷔한 쌍방울은 이듬해 8위로 순위가 더 내려갔다.

[800만 관중 넘나]

프로야구가 사상 최초로 800만 관중을 넘을지도 기대된다. 지난해 프로야구 정규 리그에는 736만530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2012년(715만6157명)에 이어 두 번째로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남겼다.

하지만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돼 팀당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내심 목표로 삼았던 800만 명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목표 달성 실패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발목을 잡은 탓이 컸다. 올해는 새로운 야구장도 2개나 탄생했기에 관중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

[5대 룰 변화]

올 시즌 KBO 리그는 무엇보다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리그 확립을 위해 ‘클린베이스볼’실현에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단일 경기사용구 도입 ▲심판 합의판정 확대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등 공정한 리그 운영을 위한 다양한 변화가 준비돼 있다.

2016년부터는 10개 구단 모두 같은 공인구로 경기를 치른다. 지난해까지 구단들은 KBO로부터 공인받은 복수의 회사 제품을 임의로 선택해 사용했는데, 올해부터는 리그의 통일성과 공정 스포츠를 실현하기 위해 KBO가 지정한 단 한 개 회사의 제품만 사용하게 된 것이다.

홈플레이트는 득점 또는 수비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는 구역으로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가 가장 높은 위치이기도 하다. KBO는 이에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홈플레이트 충돌 방지 규정을 신설하고 올 시즌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오심을 최소화하고 공정한 승부를 위해 2014년 후반기부터 시행된 심판 합의판정 제도가 올해부터 확대된다. 합의판정 대상은 홈런 타구를 비롯해 외야타구의 페어-파울, 포스·태그 플레이에서의 아웃-세이프, 야수의 포구, 몸에 맞는 공 등 기존 5가지 항목에 타자의 파울-헛스윙, 홈플레이트 충돌 등 2가지 항목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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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