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②백운비의 천기누설 재계 5인방 신년운

“한국경제,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한국 경제는 안갯속. 서민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재계도 한숨이 나오긴 마찬가지.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 답을 사주풀이 대가로 통하는 백운비 역리원 원장에게 구해봤다.

2016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크게 갈리고 있다. 정부는 2015년 실제 성장률 2.5∼2.6%보다 상향된 3% 복귀를 점치고, 민간 연구기관은 2.5%로 반등이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해외 투자은행은 2% 초반대까지 낮춘 곳도 있다.

정부는 새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3.3%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도 정부와 비슷한 3%대 성장세를 전망했다. KDI는 최근 ‘2016년 경제전망’ 제하 보고서를 통해 “우리경제는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반면, 수출은 부진을 지속함에 따라 2016년 3.0% 내외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 연구소들의 전망은 ‘잿빛’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6% 등 민간 연구기관은 2%대 성장을 예측했다.

특히 LG경제연구원은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6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5%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나 KDI, 한국은행 전망치는 물론이고 다른 민간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9월 2016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지만 최근 이를 0.2% 포인트 낮춰 전망치를 내놨다.


새해 한국 경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재계는 올해 화두를 혁신으로 삼고 새로운 도약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 작업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재계 오너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백운비 역리원 원장은 “사업에 있어서 운은 대단히 중요하다. 총수들의 운이 잘 풀려야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가 의뢰한 5인의 운은 대체로 나쁘지 않다”며 “이들에게 사업적으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이재용
“새로운 전환기”

백 원장은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바뀌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며 “제3의 새로운 사업을 진행 구축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53조3200억원, 영업이익 6조14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한 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00조6500억원, 영업이익 26조4100억원의 경영실적을 각각 거둬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0조원’ 이른바 ‘200-20클럽’의 지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실적이 눈에 띄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선방을 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백 원장은 이렇게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이 부회장이 ‘낮은 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도전·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운이 괜찮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바이오’라는 신성장 동력을 밀고 있다. 정보기술(IT)에 이어 바이오 테크놀러지(BT)도 세계 최강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삼성은 지난해 인천 연수구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과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제2공장에 이어 2018년 9월 제3공장이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 기준으로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 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먹구름…한숨만 ‘푹푹’
국내외 유수 연구소들 ‘잿빛 전망’

백 원장은 “올해 이 부회장이 가깝고도 중요한 지인을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서 ‘지인’은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여전히 병상에 누워있다. 한때 증권가 지라시 등에서는 ‘사망설’까지 언급됐다.
 

백 원장은 올해 이 부회장에게 ‘내연성’운이 있다고 점쳤다. “뜻밖의 반려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998년 대상그룹 임세령 상무와 결혼하면서 화제가 됐으나, 결혼 11년만인 2009년 이혼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 정의선
“굉장히 중요한 해”

백 원장은 “올해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에게 굉장히 중요한 해”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 시장 불안 등으로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불안한 성적표를 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3.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8%, 14.9%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보다 1.5%포인트 하락한 6.9%를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이런 오명을 타파하기 위해 올해를 ‘질적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경영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백 원장은 “정 부회장의 실력과 능력을 평가 받게 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원장은 정 부회장에게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정 회장의 결점은 ‘성격이 급하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시간 재촉은 금물이며, 늦더라도 순리(順理)를 지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가장 닮은 손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 명예회장의 추진력과 저돌성이 오늘날 현대자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부회장도 만만치 않은 저돌성과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 후문. 또 정 명예회장을 닮아 현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백 원장은 “추진력과 저돌성이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행동파들이 많다”며 “정 부회장은 큰 부분만 보지 말고 작은 부분도 관심과 배려해 인격을 한 단계 더 높이는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SK 최태원
“근본 흐름이 좋다”


백 원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형적인 ‘호사다마(好事多魔)’ 운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한 혐의가 인정돼 2013년 1월31일, 징역 4년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됐지만, 지난해 8월14일 광복 70주년 특사로 잔형을 면제받고 출감했다. 그러나 출소 6개월 만에 내연녀가 있다며 고백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백 원장은 “이 사람은 단순한 성격이 문제다. 좀 더 숙고하고 단순함을 자제해 삼사일언(三思一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내연녀 때문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계는 “최 회장이 이혼하면, SK그룹의 절반 이상이 노 관장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늘날 SK그룹이 있기까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기 때문. 다시 말해 노 관장이 SK그룹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근본적인 운은 좋으나, 가지가 심하게 흔들리는 형국”이라며 “잔잔한 우여곡절로 인한 손실(인격·사업·경제)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어 “판단력이 흐려지고 앞뒤가 바뀌는 난처한 문제도 겪을 수 있으니, 자기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백 원장은 “최 회장 자녀들에게 좋은 일이 많아, 불운을 극복할 만큼 큰 기둥이 되고, 가문을 빛내는 경사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최 회장의 딸 최민정 해군 중위가 6개월간의 소말리아 아덴만 파병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여느 재벌가 자제와는 다른 행보로 해군에 자원입대한 최 중위는 큰 주목을 받았다.
 

롯데 신동빈
“확실한 승기 잡아”


백 원장은 올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운이 “부분적 불운이 발생하나, 천운(天運)의 입신(立身)으로 하늘에서 운이 들어온다”며 “위기를 모면하고 승기를 잡을 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그룹 승계를 둘러싸고 '형제의 난'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한·일 국적 논란, 부실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등이 불거졌다. 또 이 사태로 ‘반 롯데 정서’가 확대 돼 풍전등화 위기까지 갔다. 그 충격파는 현재 진행 중이다.

백 원장은 “자신의 위치를 굳히고, 장착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사업 강화 새동력 모색
오너들의 역할 중요한 시기

신 회장은 친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을 누르고 롯데그룹 장악에 성공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롯데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며, ‘일본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이 롯데그룹 내에서 입지를 더욱 공공연하게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 신 회장에게 슬픈 애사가 우려된다고도 백 원장은 점쳤다. 또 소원했던 가족이나 멀리했던 지인 등과 친교를 도모하는 자세로 장차 후회할 일을 예방하라고도 덧붙였다.

신 회장은 여전히 신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도 노환으로 툭하면 건강이상설이 나돈다.
 

아모레 서경배
“상승운이 정착”

백 원장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운이 “상승 운이 정착돼 있어, 올해도 큰 흔들림은 없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종횡무진했다.

지난해 중국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처음으로 연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조6083억원, 905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은 19.0%, 영업이익의 경우 37.3%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성장둔화를 겪으며, 핵심 성장동력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백 원장은 “운이 외부로 힘차게 뻗어 있어서, 내수보다 해외 사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세계에 명성을 알릴 절호의 기회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세가 매 분기마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4분기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늘어난 1465억원을 달성했다. 또 해외 법인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17년까지 60% 이상의 이익 성장세가 전망된다.

백 원장은 서 회장이 올해 ‘여자’를 절대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백 원장은 “호색끼가 발동해 이성 관계에서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올해는 ‘적선(積善)운’이니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백 원장은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메이크업 유어라이프’ ‘핑크리본 캠페인’ ‘그린사이클’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해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당시 후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역학을 독학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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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마지막 관문<br> ‘헌법 제84조’ 대해부

이재명 마지막 관문
‘헌법 제84조’ 대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앞길에 주황불과 녹색불이 번갈아 들어서고 있다. 2심서 무죄를 받은 공직선거법 판결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여전히 사법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남은 재판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권은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나노 단위로 뜯어 살피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당선돼도 찝찝하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021년 20대 대선후보이던 당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모른다”는 발언과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이 같은 발언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1심 재판부는 이 후보의 “김 전 처장과 골프 친 사진은 조작됐다”는 발언을 유죄로 봤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전 처장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고, 아무리 확장 해석해도 같이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는 없다”며 1심을 뒤엎었다. 백현동 발언에 대해서도 “의견 표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위 사실 공표로 해석할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무죄 판결이 난 바로 다음 날 검찰은 곧바로 상고했다. 항소심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상고장을 접수한 만큼 대법원 판단을 빠르게 받아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대법원서 다루는 상고심은 항소심 재판에 대한 불복 신청을 토대로 하는 만큼 사실관계를 판단하지 않는 법률심이다. 판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신속하게 원칙에 따라 재판을 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며 내심 유죄를 희망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대법원서 판결이 뒤집혀야 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 대법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1심과 2심의 판단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대법원서 결정을 내려줘야 법적인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 된 밥에 또…파기환송 ‘주황불’ “노골적 대선 개입” 대법원장 탄핵? 반면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의 즉시항고를 포기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상고도 포기하길 바란다”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대법원은 법리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무죄였던 2심 판결을 깼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이하 전합)는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은 공직선거법 250조 제1항에 따른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2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합 선고에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참여했다. 대법원은 이 후보의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의 발언은 허위 사실 공표가 맞다고 판단했다. 백현동 용도변경과 관련해서도 “국토부가 성남시에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피고인이 허위 발언을 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선고는 대법관 10명 다수 의견으로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결정됐고 2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반대 의견을 낸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골프 발언은 6~7년 전에 있었던 기억을 주제로 한 발언에 불과하고, 백현동 관련 발언은 국토부의 의무 조항을 지적한 부분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닥쳐온 위기에 민주당은 “노골적인 대선 개입”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통상 파기환송심은 상고심 판결에 기속되는 만큼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탄핵에 속도를 냈지만 이 후보는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며 다소 거리를 뒀다. 문제는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에 관한 해석은 밝히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까지 해석이 갈린 것이다. 어떻게 읽어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소추는 ‘형사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일’로 정의할 수 있다. 소추의 범위가 ‘검찰의 공소 제기’만을 의미하는지, ‘진행 중인 재판’까지 포함하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현직 대통령을 내란, 또는 외환죄가 아니면 새로 기소할 수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내·외환죄가 아닌 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던 중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자로 풀어서 본다면 소는 기소, 추는 좇다, 즉 소추는 ‘공소와 공소 유지’를 뜻해 재판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해석이다. 기소가 중단될 수는 있지만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된다면 이 후보는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더라도 재임 중 5개 사건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현재 이 후보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유죄가 확정된다면 대통령직서 물러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반면 소추가 기소까지만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면 이 후보의 모든 재판은 당선 즉시 중단된다. 이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해석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사의 수사와 소추권을 다룬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각하 결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 다시 주목된다. 당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형사상 소추는 심판 기관과 분리된 소추권자가 유죄 판결 및 적정한 처벌을 구하는 활동으로 소추 기능은 공소의 제기와 유지 여부의 결정 및 공개된 법정서 피고인의 상대방 당사자로서 수행하는 변론 및 입증 활동, 이에 관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불복 등을 포함한다”고 밝힌 것이다. 만일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재판 진행 여부는 이 후보의 재판을 맡은 각각의 재판부의 몫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법원이 헌법 제84조와 관련해 개별 재판부에 재판을 어떻게 운영하라고 지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각 재판관이 알아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구조상으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이 법률심으로 만약에 그런 쟁점을 다루게 된다면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본다면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등 재판부가 헌법 제84조를 해석해야 하지만 최종 결론은 대법원의 몫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이뤄진다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까지 다방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헌재가 대통령과 법원 사이서 어떤 해석을 내리는지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것이다. 한차례 끓어 올랐던 헌법 제84조 논란은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연기되면서 일단락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오는 15일 예정됐던 첫 공판을 대선 이후인 다음 달 18일로 연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함”이라며 재판 기일을 대통령선거일 이후로 변경했다. 이로써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마찬가지로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등의 공판기일도 다음 달인 24일로 변경되면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민주당의 날선 반응도 다소 누그러졌다. 상고심 일정이 연기되면서 한숨 돌리나 싶더니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서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을 정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삼권분립이 붕괴된 좋지 않은 선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불소추특권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확실히 못을 박는 분위기다. 이 후보의 파기환송이 결정된 다음 날인 지난 2일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국민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대법원의 비이성적 폭거를 막겠다. 헌법 제84조 정신에 맞게 곧 법 개정안(재판중지)을 법사위서 통과시키겠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예고대로 지난 7일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제306조에 ‘피고인이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면 당선된 날부터 임기 종료 시까지 공판 절차를 정지한다’는 내용 신설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서 단독 처리했다. 대통령이 재판을? ‘소추’ 범위 물음표 최종심 연기됐지만…개정안 밀어 붙인다 민주당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헌정 수행 기능 보장을 위한 불소추특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현행 법령 체계에서는 기소 후 재판이 계속되는 경우 이를 중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재판 계속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형사·사법기관이 대통령을 대상으로 재판을 계속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당시부터 반발하며 퇴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서 “이런 무도한 집단이 깡패집단이지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차라리 ‘이재명 유죄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왜 애꿎은 허위 사실 공표죄만 개정하느냐. 이참에 위증교사죄도 폐지하라. 대장동·백현동 관련 죄도 폐지해서 이 후보를 무죄로 만들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법무부는 “대통령 취임 전에 범한 범죄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무관함에도 재판을 정지하는 것은 공직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률 규정을 무력화하고 자격이 없는 피고인에게 부당하게 그 임기를 보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써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헌법 수호 의무를 지는 대통령의 지위와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국민 신뢰를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신인도 및 국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이 후보의 재판 날짜를 잡으면 권력을 총동원해서 팔을 비틀고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가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되지 않을 것 같으니 재판을 못하도록 법을 위헌적으로 뜯어고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유죄 판결을 한 대법원장이 보복 특검을 받아야 하는 세상이 눈앞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헌법 제84조에 대해 “만사 때가 되면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다. 법과 상식, 국민적 합리성을 가지고 상식대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어차피 부질없다 헌법 제84조와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저마다 해석에 나섰지만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의미 없는 논쟁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신업 변호사는 와의 전화 통화서 “(소추에 대한 정의는)대법원이 결정하면 그만인데,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권한쟁의심판을 할 것이고 해당 문제는 헌재로 가게 된다”며 “(대통령이 된 이 대표가)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헌재를 장악하는 수순이다. 결국 헌재는 대통령 편을 들 테니 사실상 그때 가서 헌법 제84조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달리는 이재명 대권 열차 대선 기간 동안은 사법 리스크 부담을 지우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본격적으로 민생·경제에 집중할 전망이다. 우선 이 후보는 지난 8일 경제5단체장을 만나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이 후보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각 단체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내수 침체, 민생 경제 등을 논의했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12일부터는 ‘빛의 혁명’의 상징인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에 나선다. 한편 이 후보와 별개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등 사법부를 겨냥한 전방위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