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②백운비의 천기누설 재계 5인방 신년운

“한국경제,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한국 경제는 안갯속. 서민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재계도 한숨이 나오긴 마찬가지.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 답을 사주풀이 대가로 통하는 백운비 역리원 원장에게 구해봤다.

2016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크게 갈리고 있다. 정부는 2015년 실제 성장률 2.5∼2.6%보다 상향된 3% 복귀를 점치고, 민간 연구기관은 2.5%로 반등이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해외 투자은행은 2% 초반대까지 낮춘 곳도 있다.

정부는 새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3.3%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도 정부와 비슷한 3%대 성장세를 전망했다. KDI는 최근 ‘2016년 경제전망’ 제하 보고서를 통해 “우리경제는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반면, 수출은 부진을 지속함에 따라 2016년 3.0% 내외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 연구소들의 전망은 ‘잿빛’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6% 등 민간 연구기관은 2%대 성장을 예측했다.

특히 LG경제연구원은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6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5%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나 KDI, 한국은행 전망치는 물론이고 다른 민간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9월 2016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지만 최근 이를 0.2% 포인트 낮춰 전망치를 내놨다.


새해 한국 경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재계는 올해 화두를 혁신으로 삼고 새로운 도약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 작업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재계 오너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백운비 역리원 원장은 “사업에 있어서 운은 대단히 중요하다. 총수들의 운이 잘 풀려야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가 의뢰한 5인의 운은 대체로 나쁘지 않다”며 “이들에게 사업적으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이재용
“새로운 전환기”

백 원장은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바뀌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며 “제3의 새로운 사업을 진행 구축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53조3200억원, 영업이익 6조14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한 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00조6500억원, 영업이익 26조4100억원의 경영실적을 각각 거둬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0조원’ 이른바 ‘200-20클럽’의 지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실적이 눈에 띄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선방을 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백 원장은 이렇게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이 부회장이 ‘낮은 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도전·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운이 괜찮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바이오’라는 신성장 동력을 밀고 있다. 정보기술(IT)에 이어 바이오 테크놀러지(BT)도 세계 최강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삼성은 지난해 인천 연수구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과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제2공장에 이어 2018년 9월 제3공장이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 기준으로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 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먹구름…한숨만 ‘푹푹’
국내외 유수 연구소들 ‘잿빛 전망’

백 원장은 “올해 이 부회장이 가깝고도 중요한 지인을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서 ‘지인’은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여전히 병상에 누워있다. 한때 증권가 지라시 등에서는 ‘사망설’까지 언급됐다.
 

백 원장은 올해 이 부회장에게 ‘내연성’운이 있다고 점쳤다. “뜻밖의 반려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998년 대상그룹 임세령 상무와 결혼하면서 화제가 됐으나, 결혼 11년만인 2009년 이혼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 정의선
“굉장히 중요한 해”

백 원장은 “올해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에게 굉장히 중요한 해”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 시장 불안 등으로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불안한 성적표를 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3.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8%, 14.9%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보다 1.5%포인트 하락한 6.9%를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이런 오명을 타파하기 위해 올해를 ‘질적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경영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백 원장은 “정 부회장의 실력과 능력을 평가 받게 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원장은 정 부회장에게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정 회장의 결점은 ‘성격이 급하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시간 재촉은 금물이며, 늦더라도 순리(順理)를 지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가장 닮은 손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 명예회장의 추진력과 저돌성이 오늘날 현대자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부회장도 만만치 않은 저돌성과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 후문. 또 정 명예회장을 닮아 현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백 원장은 “추진력과 저돌성이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행동파들이 많다”며 “정 부회장은 큰 부분만 보지 말고 작은 부분도 관심과 배려해 인격을 한 단계 더 높이는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SK 최태원
“근본 흐름이 좋다”


백 원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형적인 ‘호사다마(好事多魔)’ 운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한 혐의가 인정돼 2013년 1월31일, 징역 4년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됐지만, 지난해 8월14일 광복 70주년 특사로 잔형을 면제받고 출감했다. 그러나 출소 6개월 만에 내연녀가 있다며 고백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백 원장은 “이 사람은 단순한 성격이 문제다. 좀 더 숙고하고 단순함을 자제해 삼사일언(三思一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내연녀 때문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계는 “최 회장이 이혼하면, SK그룹의 절반 이상이 노 관장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늘날 SK그룹이 있기까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기 때문. 다시 말해 노 관장이 SK그룹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근본적인 운은 좋으나, 가지가 심하게 흔들리는 형국”이라며 “잔잔한 우여곡절로 인한 손실(인격·사업·경제)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어 “판단력이 흐려지고 앞뒤가 바뀌는 난처한 문제도 겪을 수 있으니, 자기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백 원장은 “최 회장 자녀들에게 좋은 일이 많아, 불운을 극복할 만큼 큰 기둥이 되고, 가문을 빛내는 경사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최 회장의 딸 최민정 해군 중위가 6개월간의 소말리아 아덴만 파병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여느 재벌가 자제와는 다른 행보로 해군에 자원입대한 최 중위는 큰 주목을 받았다.
 

롯데 신동빈
“확실한 승기 잡아”


백 원장은 올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운이 “부분적 불운이 발생하나, 천운(天運)의 입신(立身)으로 하늘에서 운이 들어온다”며 “위기를 모면하고 승기를 잡을 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그룹 승계를 둘러싸고 '형제의 난'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한·일 국적 논란, 부실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등이 불거졌다. 또 이 사태로 ‘반 롯데 정서’가 확대 돼 풍전등화 위기까지 갔다. 그 충격파는 현재 진행 중이다.

백 원장은 “자신의 위치를 굳히고, 장착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사업 강화 새동력 모색
오너들의 역할 중요한 시기

신 회장은 친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을 누르고 롯데그룹 장악에 성공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롯데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며, ‘일본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이 롯데그룹 내에서 입지를 더욱 공공연하게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 신 회장에게 슬픈 애사가 우려된다고도 백 원장은 점쳤다. 또 소원했던 가족이나 멀리했던 지인 등과 친교를 도모하는 자세로 장차 후회할 일을 예방하라고도 덧붙였다.

신 회장은 여전히 신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도 노환으로 툭하면 건강이상설이 나돈다.
 

아모레 서경배
“상승운이 정착”

백 원장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운이 “상승 운이 정착돼 있어, 올해도 큰 흔들림은 없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종횡무진했다.

지난해 중국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처음으로 연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조6083억원, 905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은 19.0%, 영업이익의 경우 37.3%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성장둔화를 겪으며, 핵심 성장동력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백 원장은 “운이 외부로 힘차게 뻗어 있어서, 내수보다 해외 사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세계에 명성을 알릴 절호의 기회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세가 매 분기마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4분기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늘어난 1465억원을 달성했다. 또 해외 법인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17년까지 60% 이상의 이익 성장세가 전망된다.

백 원장은 서 회장이 올해 ‘여자’를 절대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백 원장은 “호색끼가 발동해 이성 관계에서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올해는 ‘적선(積善)운’이니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백 원장은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메이크업 유어라이프’ ‘핑크리본 캠페인’ ‘그린사이클’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해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당시 후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역학을 독학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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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