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②백운비의 천기누설 재계 5인방 신년운

“한국경제,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2016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한국 경제는 안갯속. 서민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재계도 한숨이 나오긴 마찬가지.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그 답을 사주풀이 대가로 통하는 백운비 역리원 원장에게 구해봤다.

2016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이 크게 갈리고 있다. 정부는 2015년 실제 성장률 2.5∼2.6%보다 상향된 3% 복귀를 점치고, 민간 연구기관은 2.5%로 반등이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심지어 일부 해외 투자은행은 2% 초반대까지 낮춘 곳도 있다.

정부는 새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3.1%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 3.3%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수치다.

국책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도 정부와 비슷한 3%대 성장세를 전망했다. KDI는 최근 ‘2016년 경제전망’ 제하 보고서를 통해 “우리경제는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반면, 수출은 부진을 지속함에 따라 2016년 3.0% 내외 성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간 연구소들의 전망은 ‘잿빛’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8%,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6% 등 민간 연구기관은 2%대 성장을 예측했다.

특히 LG경제연구원은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6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5%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정부나 KDI, 한국은행 전망치는 물론이고 다른 민간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전망치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9월 2016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지만 최근 이를 0.2% 포인트 낮춰 전망치를 내놨다.


새해 한국 경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재계는 올해 화두를 혁신으로 삼고 새로운 도약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 동력 모색 작업도 가속화할 방침이다. 재계 오너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백운비 역리원 원장은 “사업에 있어서 운은 대단히 중요하다. 총수들의 운이 잘 풀려야 기업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가 의뢰한 5인의 운은 대체로 나쁘지 않다”며 “이들에게 사업적으로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이재용
“새로운 전환기”

백 원장은 올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운을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바뀌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며 “제3의 새로운 사업을 진행 구축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53조3200억원, 영업이익 6조14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한 해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00조6500억원, 영업이익 26조4100억원의 경영실적을 각각 거둬 ‘매출 200조원, 영업이익 20조원’ 이른바 ‘200-20클럽’의 지위를 유지했다.

지난해 실적이 눈에 띄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경제 불황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선방을 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백 원장은 이렇게 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이 부회장이 ‘낮은 운’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도전·도약할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의 운이 괜찮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은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바이오’라는 신성장 동력을 밀고 있다. 정보기술(IT)에 이어 바이오 테크놀러지(BT)도 세계 최강으로 올라선다는 목표다.


삼성은 지난해 인천 연수구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과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제2공장에 이어 2018년 9월 제3공장이 상업 가동에 들어가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 기준으로 세계 1위 바이오 의약품 생산 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먹구름…한숨만 ‘푹푹’
국내외 유수 연구소들 ‘잿빛 전망’

백 원장은 “올해 이 부회장이 가깝고도 중요한 지인을 잃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여기서 ‘지인’은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2014년 5월10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여전히 병상에 누워있다. 한때 증권가 지라시 등에서는 ‘사망설’까지 언급됐다.
 

백 원장은 올해 이 부회장에게 ‘내연성’운이 있다고 점쳤다. “뜻밖의 반려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1998년 대상그룹 임세령 상무와 결혼하면서 화제가 됐으나, 결혼 11년만인 2009년 이혼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 정의선
“굉장히 중요한 해”

백 원장은 “올해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에게 굉장히 중요한 해”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 경기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 시장 불안 등으로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불안한 성적표를 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3.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5.8%, 14.9% 줄었다.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보다 1.5%포인트 하락한 6.9%를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이런 오명을 타파하기 위해 올해를 ‘질적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글로벌 경영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백 원장은 “정 부회장의 실력과 능력을 평가 받게 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원장은 정 부회장에게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정 회장의 결점은 ‘성격이 급하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시간 재촉은 금물이며, 늦더라도 순리(順理)를 지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가장 닮은 손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 명예회장의 추진력과 저돌성이 오늘날 현대자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 부회장도 만만치 않은 저돌성과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게 업계 후문. 또 정 명예회장을 닮아 현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백 원장은 “추진력과 저돌성이 있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행동파들이 많다”며 “정 부회장은 큰 부분만 보지 말고 작은 부분도 관심과 배려해 인격을 한 단계 더 높이는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SK 최태원
“근본 흐름이 좋다”


백 원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전형적인 ‘호사다마(好事多魔)’ 운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계열사 자금 450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에 투자한 혐의가 인정돼 2013년 1월31일, 징역 4년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법정구속됐지만, 지난해 8월14일 광복 70주년 특사로 잔형을 면제받고 출감했다. 그러나 출소 6개월 만에 내연녀가 있다며 고백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백 원장은 “이 사람은 단순한 성격이 문제다. 좀 더 숙고하고 단순함을 자제해 삼사일언(三思一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회장은 내연녀 때문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계는 “최 회장이 이혼하면, SK그룹의 절반 이상이 노 관장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늘날 SK그룹이 있기까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기 때문. 다시 말해 노 관장이 SK그룹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근본적인 운은 좋으나, 가지가 심하게 흔들리는 형국”이라며 “잔잔한 우여곡절로 인한 손실(인격·사업·경제)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이어 “판단력이 흐려지고 앞뒤가 바뀌는 난처한 문제도 겪을 수 있으니, 자기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백 원장은 “최 회장 자녀들에게 좋은 일이 많아, 불운을 극복할 만큼 큰 기둥이 되고, 가문을 빛내는 경사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최 회장의 딸 최민정 해군 중위가 6개월간의 소말리아 아덴만 파병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여느 재벌가 자제와는 다른 행보로 해군에 자원입대한 최 중위는 큰 주목을 받았다.
 

롯데 신동빈
“확실한 승기 잡아”


백 원장은 올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운이 “부분적 불운이 발생하나, 천운(天運)의 입신(立身)으로 하늘에서 운이 들어온다”며 “위기를 모면하고 승기를 잡을 운”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그룹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그룹 승계를 둘러싸고 '형제의 난'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이 과정에서 롯데그룹은 한·일 국적 논란, 부실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등이 불거졌다. 또 이 사태로 ‘반 롯데 정서’가 확대 돼 풍전등화 위기까지 갔다. 그 충격파는 현재 진행 중이다.

백 원장은 “자신의 위치를 굳히고, 장착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력사업 강화 새동력 모색
오너들의 역할 중요한 시기

신 회장은 친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을 누르고 롯데그룹 장악에 성공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롯데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며, ‘일본기업’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신 회장이 롯데그룹 내에서 입지를 더욱 공공연하게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올해 신 회장에게 슬픈 애사가 우려된다고도 백 원장은 점쳤다. 또 소원했던 가족이나 멀리했던 지인 등과 친교를 도모하는 자세로 장차 후회할 일을 예방하라고도 덧붙였다.

신 회장은 여전히 신 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도 노환으로 툭하면 건강이상설이 나돈다.
 

아모레 서경배
“상승운이 정착”

백 원장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운이 “상승 운이 정착돼 있어, 올해도 큰 흔들림은 없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3년 전부터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종횡무진했다.

지난해 중국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처음으로 연매출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조6083억원, 9051억원으로 집계됐다.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은 19.0%, 영업이익의 경우 37.3% 성장한 수치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성장둔화를 겪으며, 핵심 성장동력을 찾는 데 고심하고 있다. 백 원장은 “운이 외부로 힘차게 뻗어 있어서, 내수보다 해외 사업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세계에 명성을 알릴 절호의 기회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중국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매출 성장세가 매 분기마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4분기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늘어난 1465억원을 달성했다. 또 해외 법인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2017년까지 60% 이상의 이익 성장세가 전망된다.

백 원장은 서 회장이 올해 ‘여자’를 절대 경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백 원장은 “호색끼가 발동해 이성 관계에서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올해는 ‘적선(積善)운’이니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백 원장은 덧붙였다. 아모레퍼시픽은 현재 ‘메이크업 유어라이프’ ‘핑크리본 캠페인’ ‘그린사이클’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입증된 셈이다.

특히 백 원장은 제18대 대선이 치러지기 3년 전부터 ‘박근혜 당선’을 예견해 화제를 모았다. 백 원장은 <일요시사>의 추석 특집 인터뷰에서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에 대해서는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안철수 당시 후보에 대해서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 뒤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역학을 독학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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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