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판매 ‘발기부전 치료제’ 대해부

비아그라 부작용에 ‘토종’들 “우뚝 섰다”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불리는 ‘비아그라’가 올해로 국내 출시 11주년을 맞이했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푸른색 알약 ‘비아그라’는 지난 1998년 미국에서 첫 발매됐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발기부전을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는 질병으로 기록함과 동시에 성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변화 등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아그라’의 잦은 부작용 보고로 인해 관련 분야의 연구는 더욱 활기를 띠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비아그라 외에도 ‘엠빅스(SK케미칼)’ ‘자이데나(동아제약)’ ‘시알리스(릴리)’ ‘야일라(종근당)’ ‘레비트라(바이엘)’ 등의 발기부전 치료제가 판매되고 있으며, ‘비아그라’ 도입 초반보다 국내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는 ‘비아그라’ 국내 출시 11주년을 계기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해 집중 취재했다.


‘비아그라’ 국내 출시 11주년… 세계적으로 20억정 판매 ‘기염’
‘자이데나’ ‘엠빅스’ 등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 속속 등장 ‘눈길’

다이아몬드 모양의 푸른색 알약 ‘비아그라’는 출시 당시 ‘신의 선물’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던 최초의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다.  ‘비아그라’가 원래 협심증 치료제로 연구 개발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원래 ‘비아그라’는 협심증 치료제로 연구 개발되다가 뜻밖의 부작용을 발견하면서 탄생했다.

비아그라 한국 상륙
벌써 11주년  


임상시험 도중 혈압상승과 발기개선이라는 효과를 발견한 것. 결국 ‘비아그라’는 본래의 개발목적과 다른 용도로 1998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고, 이듬해 국내에 출시됐다. 이 푸른색의 알약은 발매 후 전 세계 120여 개국에서 시판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상품으로 등극했고, 논란과 관심 속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99년 국내에 첫 시판된 이후 비아그라는 2009년까지 10년 동안 3043만정이 팔려나갔고, 1998년 첫 시판된 이후 전 세계 판매량은 무려 20억정을 넘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아그라의 성공은 전 세계의 성문화를 바꿔 놓았고,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의 경쟁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는 등 발기부전 치료제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다.

의약품 조사기관 IMS헬스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1999년 21억원에서 2007년 770억원으로 8년 사이 무려 37배 가까이 늘었고, 지난 2009년 시장규모 역시 862억원으로 전년도 780억원에 비해 10.3% 성장했다. 그 중에서도 ‘비아그라’는 11년 동안 판매율 1위를 고스란히 지켜냈다. 지금도 1초에 6명이 복용하고 있는, 가장 많이 처방되는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인 것.

출시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비아그라’가 이같이 사랑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동안 이뤄진 다양한 임상과 연구를 통해 탁월한 효과와 안정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특히 성인병환자 대상의 여러 임상을 통해 고혈압·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발기부전 환자에게도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지만 부동의 판매율 1위에 빛나는 ‘비아그라’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 복용 부작용이 바로 그것. 지난해 초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이 분석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비아그라가 국내 출시된 1999년 10월 이후 식약청에 보고된 부작용 건수는 모두 1386건에 달했다. 이 중 대부분은 이미 허가사항에 반영된 것들이지만 새롭게 보고된 부작용 사례도 상당수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보고된 부작용 중에는 안면홍조가 234건으로 가장 많았고, 건수는 많지 않았지만 녹내장(10건), 위암(4건), 음경장애(4건), 배뇨통증(3건), 결핵감염(2건), 간염바이러스 감염(2건), 다뇨증(2건)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결국 식약청은 이런 부작용들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판단, 허가사항에 반영하도록 판매사에 지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비아그라’가 국내 판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국내에서도 ‘토종 발기부전 신약’들이 개발되면서 시장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현재 시판 중인 발기부전 치료제 가운데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제품은 한국릴리의 ‘시알리스’와 동아제약의 ‘자이데나’ 등이 있다.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태동기에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외국 제품이 득세를 이뤘지만 현재 동아제약의 ‘자이데나’가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는 ‘비아그라’와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한국릴리의 ‘시알리스’를 누르고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 2위를 차지하는 등 ‘비아그라와’ 격차를 줄였었다.

하지만 최근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에 의하면 한국릴리의 시알리스는 2010년 2분기에 31.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해 2009년 2분기까지만 해도 15.3% 차이가 났던 화이자제약의 ‘비아그라’와 격차를 7.8%로 좁혔다. 경쟁이 치열한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시알리스가 유일하게 큰 폭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2009년 상반기에 국내에 소개된 시알리스 5mg의 안정된 시장 장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릴리 ‘시알리스’ 성장세
동아제약도 바짝 추적

시알리스 5mg은 하루 한 알 매일 복용하는 유일한 발기부전 치료제로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자연스럽고 여유로운 성생활을 즐길 수 있어 발기부전을 겪기 전의 삶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시알리스의 점유율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러운 성생활과 잦은 성관계를 추구하는 유럽과 남미 등 27개국에서는 시알리스 시장점유율이 이미 비아그라를 앞섰고, 특히 프랑스는 시알리스의 시장점유율이 약 62%를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올해 2분기 비아그라의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지난 1분기 39.8%에서 39%로 소폭 하락했으며,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동아제약의 ‘자이데나’는 지난 분기 대비 0.6% 성장한 20.5%를 기록, 평판을 이어가고 있다. ‘자이데나’는 보건복지부 중점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국산신약개발에 착수해 9년 만에 국내 최초, 세계 4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발기부전 치료제다.

특히 ‘자이데나’는 1일 1회 투여가 가능한 약동학적 특성을 갖고 있어 매일 복용해야 하는 발기부전 질환과 같은 치료에 경쟁력이 있다. ‘자이데나’는 발매 1년만에 매출액이 100억원을 넘어섰고, 지난 2008년에는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서 판매량 기준 약 24.8%의 점유율로 ‘시알리스’를 누르고 시장 2위에 오르는 등 부동의 판매율 1위 ‘비아그라’와의 격차를 줄이기도 했다.

이밖에 SK케미칼의 ‘엠빅스’와 바이엘헬스케어의 ‘레비트라’는 각각 3.5%, 3.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자이데나’ 외에도 국내 제약회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종근당의 ‘야일라’와 지난 2007년 선보인 SK케미칼의 ‘엠빅스’가 있다. 엄밀히 따지면 종근당의 ‘야일라’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발기부전 치료제는 아니다.

다국적 제약업체인 바이엘헬스케어의 발기부전 치료제 ‘레비트라’를 수입, 종근당 제품으로 새롭게 출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근당의 ‘야일라’는 2007년 53억원에서 2008년 38억원, 2009년 28억3000만원으로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꾸준한 홍보와 제품 설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야일라’의 특징은 음식물, 알코올과의 상호작용이 적어서 식사와 음주 후에 제품을 복용해도 강력한 발기효과를 나타낸다는 데 있다.

제품 선택폭 넓어져 ‘고개 숙인 남성’들 침실에서 큰소리 ‘뻥뻥’
중외제약도 내년 초 쯤 발기부전 치료제 ‘아바나필’ 내놓을 듯 


또 발기 강직도가 강력해 성관계 시 여성 파트너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 측은 “야일라를 처방받은 환자들은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야일라는 성행위 25~60분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고, 복용 후 최소 4~5시간 후에도 성관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 마지막으로 발을 들여놓은 SK케미칼의 ‘엠빅스’ 역시 지지부진한 매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2007년 ‘엠빅스’를 처음으로 선보인 이후, 2009년 3월 발기부전 치료제 ‘엠빅스 100mg’의 저용량 제품인 엠빅스 50mg을 출시했고, 최근에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마라톤’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한 번 출발선에 섰다. 당시 ‘엠빅스’는 절반 용량과 절반 가격을 선언한 엠빅스 50mg의 출시로 세계 1위의 발기력을 자랑하듯 국내 발기부전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여왔다.

사실상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의 막둥이 격이지만 국제발기력 지수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엠빅스는 국제발기력 지수에서 30점 만점에 역대 최고 점수인 25.7점을 받아 동아제약 자이데나, 화이자 비아그라, 바이엘 레비트라, 릴리 시알리스를 앞섰다. 두통이 적게 나타나고 색각 장애가 보고되지 않는 등 부작용이 적은 것도 여전히 엠빅스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SK케미칼 관계자는 “알코올, 음식물, 고혈압치료제 등과의 상호작용을 밝히는 임상과 함께 당뇨, 고혈압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임상 결과에도 알 수 있듯 효과만큼이나 안정성 또한 충분히 입증됐다”고 자평했다. 현재 SK케미칼은 엠빅스의 부상을 위해 다각도로 접근하고 있다. 올해 목표 매출액은 100억원대.

업계에서는 후발주자인 엠빅스가 빠른 시일 내 자리를 잡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지만 SK케미칼은 업계 판도를 뒤흔들 정도의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단기적인 실적에 급급하지 않고 신뢰와 실력을 바탕으로 노력을 경주하다 보면 결국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동아제약의 ‘자이데나’와 SK케미칼의 ‘엠빅스’. 물론 현재로서는 ‘자이데나’가 월등한 위치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한국인의 생활패턴에 맞는 적당한 지속시간과 강직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등으로 무장한 국내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라는 점에서 이들의 성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발기부전 치료제
국산 토종이 대세?

한편, 내년 초 쯤에는 발기부전 치료제 국내 신약 3호가 탄생할 전망이다. SK케미칼이 엠빅스를 내놓을 당시 라이벌로 꼽히던 중외제약 개발 발기부전 치료제가 식약청의 승인을 앞두고 있는 이유에서다.

중외제약은 지난 7월 자체 개발 중인 발기부전치료제 ‘아바나필’의 임상 실험 결과를 발표하면서 “8월 중으로 식약청에 안전성·유효성 심사를 신청하고 식약청 시판허가를 획득할 경우 내년 초에는 시장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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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