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강남 아파트 ‘고액 과외방’ 첫 적발
“과외도 통 크게”월수입 1억5천만원 ‘허걱’

말로만 나돌던 서울 강남의 비밀 고액 과외방이 처음으로 적발됐다. 고급 아파트 한 채를 통째로 빌려 학생들을 합숙까지 시킨 과외교사는 매달 과외비로 억대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유층이 모여 사는 서울 강남 도곡동의 한 주상복합 아파트에서 과외강사 김모씨는 이곳의 100평 상당의 아파트 한 채를 빌려 과외방을 차렸다.
해당 아파트는 전세 12억~13억대의 고급 아파트로 김씨는 이 아파트에서 학생들을 합숙시키면서 고액 불법 과외를 해왔다. 김씨가 한 달에 1억5000만원 상당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은 서울시교육청은 김씨가 학생 한 명당 연간 1000만원 정도의 고액 과외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고액 과외 혐의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상태지만 해당 아파트의 경우 한 달 임대료만 500~700만원에 달해 학생 한 명 당 과외비는 연간 1000만원을 웃돌 것이라는 지적이 크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제보를 받고 7개월간 추적 끝에 현장을 적발했고, 강사 김씨를 경찰과 세무당국에 고발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역시 강남에서 빌라 3, 4층을 통째로 빌려 불법 고액과외를 해온 52살 박모(52)씨도 적발됐다.
박씨는 학생 27명에게 미국 수학능력시험 SAT를 가르치면서 한 명 당 400~500만원씩 1억여 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주로 미국에서 공부하다 잠시 귀국한 10대 유학생들이 그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폭 행세 30대 남성, 잡고 보니 ‘새가슴’
왜소한 사람만 골라 돈 뜯은 ‘얍삽 조폭’

덩치가 작은 남성들만 골라 일부러 어깨를 부딪친 뒤 조폭 행세를 하며 돈을 갈취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지난 10일, 조폭 행세를 하며 행인들을 위협해 상습적으로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신모(3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5월30일 오후 8시40분께 부산 중구 남포동 모 서점 뒷골목에서 윤모(29)씨의 어깨에 일부러 부딪친 뒤 조직폭력배인 것처럼 행세하며 신용카드를 빼앗아 400만원을 인출했다.
신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11차례에 걸쳐 2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았으며, 신씨에게 당한 피해자들은 대부분 왜소한 체격의 남성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신씨는 주로 인적이 드문 곳에서 혼자 다니는 덩치가 작은 남자를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할 것처럼 위협한 뒤 금품을 강제로 빼앗아 왔다”고 밝혔다.

성폭행범 강간 후 술에 취해 잠자다 ‘덜미’
정신 나간 강간범, 범행 장소에서 ‘쿨쿨’
원룸 침입 여성 성폭행 후 술 취해 자다가 붙잡혀

대학생이 원룸에 침입해 혼자 있던 여성을 성폭행한 후 술에 취해 범행 장소에서 잠을 자다 여성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지난 12일 김모(23)씨에 대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주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김씨는 지난 11일 오전 일을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다.
진주시내 모 원룸 앞에 멈춰선 김씨는 택배기사로 가장해 한 집에 침입, 혼자 있던 A(24·여)씨가 문을 열어주자 재빨리 밀어 넘어뜨린 뒤 성폭행했다.
아침까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김씨는 성폭행 후 급격한 체력저하를 견디지 못하고 범행장소에서 잠이 들었고, A씨는 김씨가 잠든 틈을 타 원룸에서 몰래 빠져나와 경찰에 신고했다. 결국 김씨는 자신이 성폭행을 저지른 범행 장소에서 잠을 자다가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영화 <타짜>가 현실로…사기도박범 19명 기소
“총책·타짜·꽃뱀 각자 위치로 출동”
현란한 기술의 사기도박단 조직원 대거 적발
치밀한 역할분담 통해 주머니 두둑이 ‘챙겨’

영화 속에서나 봤을 법한 현란한 기술로 사기도박을 벌인 조직원들이 대거 절박됐다. 이들은 유인책, 타짜, 바람잡이, 대부책, 꽃뱀 등 치밀한 역할 분담을 통해 거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검 강력부(심재천 부장검사)는 지난 12일 ‘꽃뱀’을 이용해 유인한 피해자를 상대로 사기도박판을 벌여 억대의 판돈을 챙긴 혐의(사기)로 총책 김모(56)씨 등 4개 사기도박 조직원 7명을 구속기소하고 꽃뱀 김모(45·여)씨 등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밖에도 사기도박단을 협박해 5000만 원을 뜯어내려 한 폭력조직 행동대원 3명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검찰에 적발, 기소된 인원만 해도 4개 조직 24명에 이르고, 이들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피해자들이 사기도박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었다.
사기도박판을 설계하고 총지휘하는 ‘총책’을 중심으로 현란한 손기술을 자랑하는 ‘기술자(일명 타짜)’, 피해자를 유혹하는 ‘꽃뱀’과 ‘바람잡이’, 도박자금을 빌려주며 도박규모를 키우는 ‘산성’도 존재했다.
이들의 사기도박 방식을 살펴보면 먼저 총책이 범행을 계획하면 통상 5~8명이 동원된다. 알선책이 피해자를 선정한 뒤에는 꽃뱀이 나서고, 술자리 등에서 미인계로 피해자를 유혹, 도박판으로 유인한다. 이때 피해자와 알선책, 바람잡이, 기술자가 피해자와 함께 도박을 하고, 꽃뱀은 피해자의 도박의욕을 부추기면서 기술자가 기술을 걸기 쉽도록 피해자의 주의를 분산시킨다.
늘 그렇듯이 이 과정에서 바람잡이 등이 먼저 돈을 잃고 산성을 불러 도박자금을 빌리고, 돈을 잃은 피해자 역시 산성에게 도박자금을 대여한 다음 이후 산성에게 빌린 돈을 갚는 것이 주된 시나리오다.
19명의 도박단이 2009년 9월부터 9개월 여간 광주, 전남 식당 등지에서 속칭 ‘월남뽕’ 등의 도박판을 벌여 가로챈 금액은 8명의 피해자에게 총 2억5000여 만원에 이른다. 1인당 평균 3000만원 정도를 도박판에 날린 셈이다.
특히, 이들은 광주, 목포, 순천 등에서 각각 활동하며 네트워크를 이뤄 도박판에 ‘새 얼굴’을 넣으려고 서로의 조직원을 빌리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렌즈나 ‘목카드’ 등 장비를 사용하지 않고 기술을 사용해 증거가 남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피해자가 수사 단계까지 사기도박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30대 강도, 피해 여성에 감동 울며 자수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요”
칼 들고 강도짓 위해 학원 들어갔다가 원장 설득에 감동

20대 여성이 혼자 있는 학원을 상대로 강도짓을 하려던 30대 남성이 피해자의 설득에 감동 받아 울며 자수한 사연이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경찰은 고심 끝에 강도를 불구속 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울산 중부경찰서는 지난 13일, 영어 학원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학원장을 다치게 하고 금품을 뺏으려 한 혐의(강도 상해)로 조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 10일 오후 3시께 울산 중구에 위치한 한 영어학원에 들어갔다. 학원 안에는 학원장 우모(29·여)씨 혼자 있었고, 이를 확인한 조씨는 상담을 받는 척 하다가 갑자기 흉기를 들이대며 강도로 돌변했다.
조씨가 휘두른 흉기에 코를 살짝 베인 우씨는 기절한 척 바닥에 쓰러져 있다가 조씨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자리에서 일어나 조씨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우씨는 “나에게 왜 이러느냐” “어쩌다 이런 일을 하게 됐느냐”고 차근차근 묻고 조씨의 과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 조씨는 우씨가 종교 관련 서적을 꺼내놓고 설득을 시작하자 의자에 앉아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우씨의 설득에 “한때 종교 생활을 했으며 지난해 이혼하고 직장도 잃은 채 생활고에 시달려 오다가 이런 일을 저지르게 됐다”면서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조씨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자 우씨는 오히려 조씨를 용서하고 찬송가가 담긴 MP3를 조씨에게 선물해 돌려보냈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조씨는 학원을 나선지 20분 만에 다시 돌아와 무릎을 꿇은 채로 “나를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사정했고, 우씨가 이를 만류하자 자신의 손으로 직접 112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랜 시간 경찰생활을 했지만 이런 사건은 처음”이라면서 “강도상해가 무거운 죄이긴 하지만 서로의 진술이 일치하고 우씨가 처벌을 원치 않아 이례적으로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절도 현장에 남긴 ‘대변’ 때문에 도둑 ‘덜미’
“이런 ‘변’이 있나…”

공사장에서 공구를 훔치다 구속된 50대 절도범의 여죄가 들통 났다. 범행 당시 급한 마음에 절도 현장에서 봤던 ‘대변’ 때문이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지난 14일 범행현장에서 채취한 용의자의 대변 디옥시리보핵산(DNA) 감정을 통해 제천지역 공사장에서 공구를 훔친 혐의로 수감 중인 윤모(55)씨를 추가 입건했다.
윤씨는 지난해 5월13일 오후 11시께 제천시 천남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컨테이너사무실의 출입문을 부순 뒤 해머드릴과 용접기를 훔치는 등 이 지역 일대 공사 현장에서 3차례에 걸쳐 420만원어치의 공구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절도 현장에서 용의자가 본 것으로 추정되는 대변 시료를 확보, DNA 감정을 의뢰한 결과 지난 7월 같은 혐의로 구속된 윤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들 살해 후 자살 포장 60대 자수
“소주병·쇠컵으로 퍽퍽퍽!”
만취 상태 아들 행패에 아버지 홧김 살해

아들을 소주병과 쇠컵으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자살로 위장한 아버지가 경찰에 자수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지난 13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이모(6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0일 오전 8시30분께 인천시 연수구 모 빌라에 살고 있는 아들(37)의 집에서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둔기로 아들의 머리를 1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혼한 이씨의 아들은 이날 밤새 술을 마신 뒤 집에 돌아와 결혼 당시 이씨가 장만해준 아파트 등기권리증을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렸고, 이씨는 아들이 아파트마저 유흥비로 탕진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씨는 아들의 죽음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바닥의 핏자국을 닦고 경찰이 아닌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아들이 자살해 장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장례식장 직원이 경찰에 신고해 범행이 알려졌다.
결국 이씨는 지난 13일 오전 11시께 경찰서로 찾아가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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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