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착한바보 신드롬 앞과 뒤

얼마나 안타까웠으면…고객들이 돕는다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직장인 신씨는 영화 상영 전 나오는 광고에서 눈에 확 띄는 키보드를 접했다. 자세히 보니 LG전자 제품이었다. 휴대성을 극대화한 이 제품을 보자마자 신씨는 왜 대대적인 광고를 하지 않는지 의아했다. 대박 아이템이 될 가능성이 커보였기 때문이다. 마케팅에 조금만 더 신경 쓴다면 화제가 되는 건 순식간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제품은 굉장히 잘 뽑는데 딱히 사고 싶진 않다.”

가전과 IT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LG전자를 평가하는 단적인 표현이다. 치명적인 단점마저 아이덴티티로 포장하는 애플과는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오죽하면 마케팅 능력이 바보 수준이라는 비판마저 들릴까. 놀랍게도 마냥 답답했던 LG전자의 마케팅 전략이 어느 순간부터 ‘착한바보’로 둔갑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제품은 호평
마케팅은 글쎄

삼성전자의 경쟁자 혹은 대항마로 불리지만 사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수평적인 비교가 무의미할 정도로 외형 차이가 극명하다. 매출은 물론이고 대다수 제품군에서 현격한 점유율 격차를 실감하고 있다. 단순 품질 차이라면 그나마 수긍할 법 하건만 LG전자 제품 사용자들은 보통 성능과 디자인 양쪽에서 후한 평가를 내리는 데 주저함이 없다. 이쯤 되면 LG전자가 매번 열세에 놓이는 근원적인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 바로 마케팅이다.

LG전자의 마케팅 전략은 예전부터 조롱의 대상이었다. 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채 사장시키거나 후발주자의 추격을 허용하는 일이 빈번했다. 반대로 경쟁사들이 선점한 시장에 진입하고자 할 경우 오랜 시간동안 제자리를 잡지 못한 채 방황하다가 철수 혹은 명맥만 유지하는 모양새가 계속됐다.


다양한 이유를 꼽을 수 있겠지만 맞춤형 마케팅 전략의 부재가 컸다. 전통적 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습에 비판이 계속된 건 당연했다. 그런데 최근 LG전자의 마케팅을 바라보는 시선에 극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어리숙한 모습이 뚝심 혹은 장인정신 쯤으로 비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일순간 착한바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마저 덧씌워졌다.

거듭된 마케팅 전략 실패가 전화위복? 
치명적 단점마저 포장하는 애플과 비교

LG전자를 설명하는 착한바보라는 표현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자신을 LG전자 제품 애호가라고 밝힌 한 사람이 마케팅 부재로 고전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 나머지 스스로 LG전자 홍보에 나선 것이다.

이 사람이 모아서 엮은 LG전자 제품의 뛰어난 특징은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이때부터 LG전자 제품 홍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차츰 늘어났고 특히 뛰어난 내구성에 대한 찬사가 줄을 이었다.

가장 놀라웠던 사례는 토네이도를 이겨낸 냉장고였다.

지난 2012년 남아프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남쪽으로 90㎞ 떨어진 데니스빌(Deneysville)에 토네이도가 급습했다. 1명이 사망하고 14명이 중상을 입는 등 피해가 속출한 대형 자연재해였다. 이곳에 사는 마크 로우씨도 토네이도에 피해를 입긴 마찬가지였다. 집이 파괴 되고 가재도구는 바람에 날아갔고 성한 물건을 찾기 힘들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LG전자 냉장고는 별 탈 없었다.

그의 집에서 사용 중이던 LG전자 냉장고는 강력한 토네이도 바람에 의해 집 밖으로 날아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 이상 없이 정상 작동됐다. 외관이 조금 손상되고 내부 선반이 흐트러졌을 뿐이었다. 냉장고에 감탄한 마크 로우씨는 이후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LG전자에 찬사를 보내며 직접 찍은 사진을 LG전자에 이메일로 보내기까지 햇다.


LG전자 휴대폰이 총탄을 막아 생명을 구한 기적도 다시 한 번 회자됐다. 지난 2005년 보석상으로 일하는 대런 프라이어는 무단 침입한 권총 강도로부터 총격을 받았으나 총탄이 재킷 주머니 속에 넣어 두었던 휴대폰에 맞고 튕겨져 나가 생명을 건졌다. 휴대폰 배터리 부분이 충격을 흡수하면서 총탄을 튕겨낸 것이다. 이 소식은 영국의 유력 일간지에 연일 대서특필됐고 현지에서 LG전자 휴대폰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그러나 이 소식은 국내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9층에서 떨어졌는데 멀쩡했던 스마트폰의 사례도 퍼져나갔다. 한 네티즌이 LG전자 최신 스마트폰 ‘V10’을 아파트 9층에서 이불을 털다가 실수로 떨어뜨린 후 상태를 찍어 올렸다. 박살났다고 생각했던 스마트폰은 놀랍게도 약간 휘어졌을 뿐 멀쩡했다. 사용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또 다른 사람은 LG전자 스마트폰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의 스마트폰은 끓는 기름에 넣고 튀겼음에도 멀쩡했다. 순식간에 이 영상은 4000건 이상 리트윗 됐고 LG전자 스마트폰의 내구성은 다시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뛰어난 성능
부족한 마케팅

LG전자 마케팅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회사 이미지는 긍정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내구성뿐만 아니라 제품 전반의 성능을 재조명하는 분위기마저 감돈다. 지금껏 효율적인 마케팅이 수반되지 않았던 제품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것이다. 물론 이들 제품은 기본적으로 높은 만족도를 충족시킨다.

초경량 노트북 ‘그램’은 14인치 모델의 무게가 980g에 불과하다. 비슷한 스펙을 지닌 제품 가운데 가장 가볍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제품의 실제 무게가 963g이라는 사실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더 가볍다고 광고해도 될 만한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고 이해할 수도 있다. 도료 오차 10g, 저울 오차 5g까지 감안해 980g으로 표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어떻게든 좋게 포장하기보다 고객의 오해를 없애는 게 최우선이라는 뜻밖의 대답이었다.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V10은 애플, 삼성전자의 경쟁모델과 대결에서 사실상 실패한 모델로 귀결된다. 안타까운 점은 DSD 재생 기능, 쿼드비트3 Tune By AKG 등 고급 오디오에 들어가는 사양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사장됐다는 사실이다. 금색 스테인리스 베젤에 실제로 20K 금도금이 돼 있다고 밝혀진 것도 판매가 이뤄진 이후였다.

사용자들이 직접 나서 제품 홍보
줄 잇는 찬사…양심기업으로 재평가

20만원대 모니터에 수백만원대 제품에만 제한적으로 탑재되는 하드웨어 캘리브레이션 기능이 쓰였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대대적인 마케팅이 이뤄졌다면 훨씬 큰 반향을 이끌어냈을 제품이 분명하지만 LG전자는 홈페이지와 카탈로그에 이 기능을 표기한 게 전부였다.

최근 케이블TV와 극장에서 한정적으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는 4단 접이식 롤리 키보드 역시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벌이다 보니 노출 빈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이들 제품들의 공통점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고민하게 할 만한 제대로 된 정보 전달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제품의 스펙을 낮춰 알리거나 중요사항을 누락시키기까지 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제품의 특징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마케팅을 하는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제기할 정도였다. 별 것 아닌듯한 특징을 핵심 키워드로 잡고 제품의 특성과 연결짓는 애플, 삼성전자의 마케팅 방식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마케팅 바보
'착한바보'로

한발 더 나아가 LG그룹이 펼치는 사회 공헌사업과 잘 알려지지 않은 선행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물론 지금껏 사람들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일들이었다. 이렇다 보니 네티즌들이 직접 LG를 마케팅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LG는 복지시설 가전제품을 평생 AS 해준다"는 글이 올라왔다.

복지시설에 기부를 좀 하려고 알아보는데 시설 실무자가 "LG는 복지시설 것은 무제한 무료로 서비스해준다"고 언급한 사실을 알린 것이다. "기왕이면 LG 제품으로 부탁한다"고 시설 실무자가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사회복지시설이나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정, 조손가정, 장애인이 이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LG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이 쏟아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사회적 약자 배려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4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다”며 “우리 회사가 가진 재능기부를 통해 기업의 당연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목함지뢰 부상 장병 2명에게 5억씩 위로금을 줬는데 과세될 처지에 놓이자 이마저 내줬다는 이야기도 널리 퍼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위로금 쾌척 당시보다 넉 달 후 위로금 과세 여부가 논란이 됐을 때 LG가 부상 장병에게 위로금을 줬다는 게 더 크게 알려졌다. 보면 볼수록 호감이라고 칭찬도 더해졌다.


이렇듯 소소한 사례가 모이자 급기야 LG전자를 ‘양심기업’으로 떠받드는 묘한 분위기마저 연출되고 있다. 심지어 LG 창업자가 거액의 독립운동자금을 내주었다는 뚜렷이 확인되지 않은 내용조차 떠도는 상황이다.

물론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상당수다. 일각에서는 착한바보 신드롬으로 불리는 정황이 고도의 마케팅 수단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지금껏 LG전자가 보여준 마케팅 활용 능력을 감안하면 착한바보 이미지를 일부러 덧씌운다는 주장은 그다지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사용자들이 직접 나서야 할 만큼 LG전자의 마케팅 전략이 그동안 소비자들의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반증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보다 못해 네티즌이 직접 LG를 마케팅 한다’는 식의 제목이 달린 우호적인 글이 퍼지는 상황도 비슷한 맥락이다. 대기업이면 일단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인식과는 확실히 궤를 달리한다.

의도치 않은
양심기업 훈장

달리 말하자면 자신들의 강점을 알리기에 모자란 상황에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LG전자의 행보를 꼬집는 셈이다. 착한바보라는 긍정적 이미지와 포장에 서툰 대기업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동시에 함축한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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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