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2016 기대주 열전

주목하라! 병신년 주역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2015년 을미년을 뒤로하고 2016년 병신년 새해가 다가왔다. 한해를 되돌아보고 다가올 해를 맞이하며 2016년 귀추가 주목되는 인물들과 영화, 드라마 등의 작품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급성장하는 이승우]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소속의 이승우와 백승호, 장결희는 가파른 성장세로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이들 셋 모두 FIFA의 징계로 인해 소속팀에서 공식 경기를 뛸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도 잠재력을 자신들의 능력으로 바꾸어내고 있었다.

특히 이승우는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팀과 함께 경기를 풀어 나가는 능력을 선보이며 수많은 기록들을 써내려갔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에서 브라질을 잡았고, FIFA 주관대회 첫 1,2차전 연속 승리, 2연승 조별리그 통과, 조별리그 무실점 달성이라는 업적을 남겼다. 토너먼트 16강에서 아쉽게 벨기에에 패했지만 이승우의 성장 등 많은 것을 수확한 의미 있는 대회였다.

[1998 신예 류준열]

수많은 신인이 등장한 한 해였다. 그중에서도 류준열이 가장 뜨겁다. 2015년 영화 ‘소셜포비아’로 데뷔한 그는 몇몇 영화에 출연했으나 큰 존재감이 없었다. 하지만 tvN ‘응답하라 1988’로 안방극장에 노크하자마자 상황이 달라졌다. ‘응답하라 1988’에서 세상만사에 불만 많고 까칠한 성균네 둘째 아들 ‘정환’으로 열연중이다.


미남형 배우는 아니지만 매력적인 외모와 연기력으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시청자들은 류준열에 열광했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관련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신선한 외모부터 훌륭한 연기력까지 합격점을 받은 것. ‘응답하라 1988’이 끝날 때까지 이 열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흥행보증 박소담]

배우 박소담이 흥행 대박행진을 이어나갔다. 2015년 올해의 배우 여자 신인상 부문에 선정된 그녀는 명문 예술학교 출신의 재원으로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 불렸던 신예다. 박소담은 “화면에서 나를 만나보면 ‘저 배우 참 괜찮다. 믿고 볼 수 있다’”라며 배우로서의 바람을 말했다. 그녀가 출연했다하면 대박행진. 천만 영화 ‘베테랑’부터 ‘사도’와 ‘검은 사제들’까지 여러 편의 영화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검은 사제들’에서는 악령이 깃든 소녀연기를 위해 삭발을 감행, 구마 의식 장면을 표현하기 위해서 4개 국어를 직접 구사하며 동물소리까지 내 충격과 공포를 안기며 ‘괴물 신인’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또한 박소담은 최근 종영한 ‘처음이라서’에서 발랄한 20대 청춘 역할 역시 매력적으로 소화하기도 했다.

[스타제국 임팩트]

5인조 신인 보이그룹 임팩트(IMFACT)가 2016년 1월 데뷔를 예고했다. 제국의아이들, 나인뮤지스, 예원의 소속사 스타제국은 신인 그룹 임팩트의 데뷔를 앞두고 공식 팬카페와 유튜브, 트위터, 웨이보 등 공식 채널을 오픈했다. 임팩트는 리더 지안, 제업, 태호, 이상, 웅재 총 다섯 명의 멤버로 구성된 그룹이다. 팀명 ‘임팩트(IMFACT)’는 강력한 영향을 준다는 뜻처럼 ‘가요계에 임팩트 있는 활동’에 대한 각오와 ‘아이엠 팩트(IM FACT)와 같이 진실된 음악을 들려드리겠다’는 의미를 담은 팀명이다.

열풍의 주역 떠오르는 신예들
국민 배우들의 기대되는 대작


임팩트는 오는 2016년 1월 앞두고 본격적인 데뷔 준비에 들어섰으며 데뷔 전 임팩트 공식 채널을 통해 팬들과 직접 소통하며 데뷔 전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소속사 스타제국 관계자는 “신년 첫 프로젝트로 임팩트 데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팀이 꾸려질 만큼 새로운 시스템을 많이 도입했다”며 “비쥬얼 뿐만 아니라 전 멤버가 작사 작곡 등 프로듀싱 능력을 겸비한 만큼 임팩트의 데뷔 및 활동을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천만 도전 검사외전]

황정민과 강동원의 최초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검사외전>이 2016년 2월4일 개봉을 확정했다. 영화 <검사외전>은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과 손잡고 누명을 벗으려는 내용의 범죄오락영화다. 2016년 2월4일, 누명 쓴 다혈질 검사 황정민과 허세남발 꽃미남 사기꾼 강동원의 유쾌한 버디 플레이가 돋보이는 <검사외전>이 드디어 관객들을 만난다.
 

절대로 만날 수 없을 것 같던 검사와 사기꾼으로 감옥에서 만나 호흡을 맞춰가는 황정민과 강동원의 막강 케미스트리로 이전 한국영화에서 본적 없었던 유쾌한 버디 플레이를 기대하게 한다. 황정민과 강동원의 사상 최초 버디플레이를 기대하게 할 <검사외전>은 2016년 2월4일 유쾌하게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믿고 볼만한 대호]

배우 최민식 주연의 영화 <대호>가 2016년 기대작으로 꼽혀 네티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대호>는 호랑이와 호랑이 사냥꾼에 대한 이야기다. 일제강점기, 조선 최고의 포수로 유명한 천만덕(최민식)은 지리산 오두막에서 약초를 캐며 늦둥이 아들 석(성유빈)과 살고 있다.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잡는 데 혈안인 일본군은 지리산으로 몰려오고 호랑이 사냥꾼 천만덕까지 합세하면서 최후의 호랑이 사냥이 클라이막스에 이른다. 박훈정 감독은 “사라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대호>는 스크린을 통해 관객들에게 사라진 것들에 대한 먹먹함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네티즌들은 “대호, 개봉하면 꼭 봐야지”, “대호, 개봉 기대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웹툰 원작 드라마]

기존 팬을 가진 웹툰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은 원작과 싱크로율에 예민하다. 때문에 드라마 제작이 결정된 후에는 각 캐릭터에 맞는 가상캐스팅이 만들어졌고 캐스팅 소식이 속속 전해질 때마다 팬들의 기대와 우려감 섞인 반응이 쏟아졌다. 때문에 이들에게 깐깐한 원작팬 ‘치어머니’를 설득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tvN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 역시 수많은 마니아들을 탄생시킨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돼 드라마 제작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캐스팅에 남다른 관심이 쏠렸다. <치즈인더트랩> 남자주인공으로는 이전부터 가상 캐스팅 1순위로 꼽혀왔던 박해진이 일찌감치 출연을 확정했다. 여기에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를 비롯해 tvN <하트투하트> 등을 통해 감각적이고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윤정 감독이 합류하며 주목 받았다.

여자주인공 홍설 역은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참는데 익숙한 여대생으로 평범한 대학생활 중 선배 유정을 만나 큰 변화를 겪으며 달콤살벌한 로맨스를 펼치는 인물이다. 가상 캐스팅으로 천우희와 오연서가 거론됐지만 캐스팅 난항의 매듭을 지은 사람은 결국 한 차례 고사했던 김고은이 됐다.

<치즈인더트랩>은 남녀주인공, 제작진과 방송사 확정으로 드디어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선에 서게 됐다. 라인업만으로도 드라마를 향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웹툰 원작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결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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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짧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은 길었다. 사과 의견을 통해 확인되는 국면 전환 노림수는 ‘한동훈을 제외한 빅텐트’인 걸까? 국민의힘 공보실은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출입기자들에게 지난 3일 지도부 일정을 공지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지도부의 일정은 ‘통상 일정’이었다.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의미다. 지난 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이었다. 통상의 의미는? 지도부의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공개 사과 및 기자회견 일정이 없었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등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는 주장부터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는 등 ‘탄핵 반대’ 의견을 유지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잘못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같은 날 오전 4시50분경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확실시됐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은 어둠의 1년이 지나고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면서 대정부 투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사과 불가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한 결과, 이재명정권이 탄생했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5일 간격으로 같은 얘기를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장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핵심 내용은 ▲의회 폭거·국정 방해 ▲무모한 적폐 몰이에 따른 공무원 사찰 위협 ▲폭거로 인한 민생 파탄·국가 시스템 붕괴 ▲내란 몰이 등이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관련 사과는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김은혜 원내부대표 ▲최수진·최은석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나왔다. 송 원내대표 등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공직자·의료인·자영업자 등 비상계엄 선포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후의 메시지는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 등 장 대표의 주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분열과 혼란의 과거를 넘어서 다시 거듭나겠다”며 “소수당이지만 처절하게 다수 여당과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태·김재섭·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장외집회 중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방치했으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사과가 없으면 제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메시지를 낼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 20명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연판장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공당이라면 반성문을 쓰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당과 무관하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 ▲국민의힘 체질 개선·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는 각자 플레이 장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후 자체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장파다. 이들 중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정치인으로는 오 시장과 김재섭·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높은 개인 인기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은 원래 민주당 텃밭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1094표 앞서 어렵게 이겼다.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집단 이탈에 동참했을 때도 지역구에서 규탄 집회가 개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용태 의원도 경기 가평·포천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윤국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에 2774표 앞서 어렵게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강경 보수화가 진행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장 대표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자유민주당 ▲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깊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물러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굳이 능욕당하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윤리위원회가 ‘계파 갈등 조장’을 이유로 윤리위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만 내린 것 때문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정당한 일이냐”며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당원에게 알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치적으로 몰락해 서울구치소에 갇혔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밝혀낸 후 거둘 수 있는 실익으로는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친한(친 한동훈)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된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하면서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이 되는 걸 막는 방파제·상징”이란 분석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친한계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원장 쫓아낸 이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서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토론·협상이다. 영국 하원에선 20세기 초까지 의원이 총칼을 이용해 결투·난투를 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선에서 공방을 이어가는 정치 문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정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전 세계에 줬던 충격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던 대한민국에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먼저 짧게 발표하면서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은 길게 이어가는 형식의 사과 의견을 밝혔다. 사과엔 ▲직접적인 반성 ▲분명한 잘못 인정 ▲재발 방지 약속 ▲보상 약속 등 4개의 원칙이 제기됐는데 “상대방 비판에 더 중점을 둔 사과는 역설적으로 ‘반성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후속 조치 중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했고, 우려를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크게 불거졌던 각종 우려를 ‘괴담’으로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촛불 시위 세력이 제시한 재협상 시한과 맞물린 시점에서 사과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각종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돼 근거 자료들까지 제시되는 시점에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신뢰를 잃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처럼 자신의 주장을 뒤에 배치한 후 더 큰 비중을 부여하는 형식을 유지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이런 사과 형식은 국면 전환·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활용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있었던 마르쿠스 브루투스·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꼽힌다. 카이사르 살해를 주동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 대한 내 사랑은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다른 분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고 선언한 후 “로마를 더 사랑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였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선언한 후 카이사르를 찬양하면서 그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의 핵심 내용은 “내 재산을 로마 시민에게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또 카이사르가 살해당할 당시 입었던 칼자국과 피로 얼룩진 옷도 공개했다. 흥분한 로마 시민은 암살자들의 집을 습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토니우스·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 불리한 내용을 먼저 짧게 거론한 후 유리한 내용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형식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즐겨 이용된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가 짧은 사과 의견을 밝힌 후 이재명정부·민주당을 비중 있게 비판한 것도 강경 보수 세력에겐 강한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원인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카이사르가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 몰락에 가담한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브루투스 일당이 되는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강경 보수 세력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공나형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 <대통령의 공적 사과 담화에서 드러나는 ‘개입’ 양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쌀 시장 개방을 수용하면서 밝힌 대국민 사과와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분석했다. 공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선의로 행한 행위가 어쩔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의 부정성에 관여하는 자신의 의도의 비중을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자기 고백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고백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12월3일 조용히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과 상대방 비판을 내용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보수 재건·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답은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빅텐트’ 방침 재확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12월3일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