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신년 국운 대예측

“숨어 있는 진짜 인재가 나타난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15년 을미년(乙未年)이 저물고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가 밝아 온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시끄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치는 갈렸고, 경제는 침체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 여느 때보다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게 각계각층의 중론. 올해 대한민국 국운은 어떨까. 그 답을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에게 구해봤다.

“다사불란(多事不亂), 요고순목(堯鼓舜木)” 2016년 국운에 대한 백운비 백운비역리 원장의 한마디다.

나라는 여전히 어지럽고 위기지만, 중국 요순시대의 요 임금과 순 임금처럼 백성들의 고충에 귀 기울이고 인재를 잘 쓰면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병신(丙申)이 오행(五行)상 병은 화(火)를 신은 진(辰)을 의미하는데, 서로 상극이므로 사회가 전반적으로 어지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병신년에도 큰 혼란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중심에는 대통령이 있다고 덧붙였다. 백 원장은 “대통령은 곧 국가다. 그런데 대통령이 지금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불통정치 계속
파벌싸움 정점

대체로 여론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갤럽은 2015년 12월 둘째 주(8∼10일) 전국 성인 1009명을 대상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에 대해 질문한 결과 43%는 긍정, 47%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 평가는 ‘소신’과 ‘독단’으로 갈렸다. 이는 현재 박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는 국정교과서와 노동5법 개정안을 두고 최근 국민 여론이 첨예하게 갈린 탓이다.

박 대통령은 ‘불통 국정운영’의 대명사로 불린다. 백 원장도 박 대통령의 이러한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백 원장이 본 박 대통령의 천성은 ‘불변원칙’이다. 한번 마음먹거나 결정한 것은 바꾸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 백 원장은 “박 대통령의 천성은 바꿀 수 없다. 자기 뜻은 옳고 좋은 게 많지만, 이렇게 답답한 행보만 보인다면, 내년 국운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고 백 원장은 덧붙였다. 바로 좋은 사람을 쓰는 것. 백 원장은 “내년 후반은 낭중지추(囊中之錐) 같은 인재를 대통령이 쓰면 국운을 살릴 수 있다”고 점쳤다. 이어 “아직은 숨어 있지만, 세상 사람이 다 알아주는 인재를 쓰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백 원장이 앞서 언급한 요고순목과 일맥상통하다.

그렇다면 병신년 대한민국 정치의 핵인 국회는 어떻게 흘러갈까. 백 원장 분멸분산(分列分散)이라고 정의했다. 사상분쟁·흑백논리·이념대립이 만연하리라 전망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도 쪼개질 위기
경제 어렵고 성범죄로 사회 혼란

백 원장은 올해는 정치권에서 지역감정이 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야가 총선을 앞두고 영남·호남·충청·경기 등 각 정당이 기반을 둔 지역에서 표심을 잡기를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유세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TK패권주의’ ‘충청대망론’ ‘호남 신당’ 같은 구호가 지역감정을 부추긴다는 것.

백 원장은 병신년이 “을미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15년 정계 역시 혼돈 그 자체였다. ▲대통령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의혹 ▲성완종 리스트 파문 ▲통합진보당 해산 ▲국정원 해킹팀 의혹 ▲교과서 국정화 등 올해 국정을 흔들었던 사건들이다. 병신년에도 이런 정치적 사건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내다 봤다.


여야를 막론하고 파벌싸움도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그 전초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치연합)이었던 비주류 의원들이 연이어 탈당하고 있다. 새누리당도 친박과 비박이 공천을 둘러싸고 파벌 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는 양상이다.

남북관계
살얼음판

새정치연합은 지난 2월8일 전당대회 이후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친노와 비노 사이 당권을 둘러싸고 갈등이 올해 극에 달했다. 안철수 의원은 문재인 대표와 결별을 선언하며 탈당했다. 뒤이어 비주류 의원들이 연이어 탈당을 시작했다. 안 의원의 탈당을 두고 ‘잘한 일’이라고 백 원장은 설명했다. 백 원장은 “안 의원은 진작 나왔어야 했다. 문 대표와 함께 있어 봤자 썩은 무 취급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백 원장은 야당의 경우 ‘총선 필패’라며 최악의 불행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백 원장은 “야당은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자멸하고 있다”며 “결국 쌓아 놓은 알처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문대표 경우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원장이 제시한 해결책은 치우치지 말 것이다. 그는 “강조할 점은 무엇보다 상하관계를 분명히 하고 개인 이해를 초월해 뚜렷한 국가관으로 한데 뭉치는 것만이 유일한 길”이라며 “어느 한곳에 치우치면 함께 무너지는 비극이 일어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했다.

남북 관계 및 국가 악보 역시 답보상태다. 백 원장은 병신년에도 남북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올해에는 동쪽에서 크고 작은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도발 지역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그동안 천안함 폭격, 연평도 도발 등 모두 서쪽에서 일어났지만, 병신년에는 동쪽에서 많이 일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국가 안보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올해 국제 사회는 IS(이슬람국가)의 테러 위협에 몸서리쳤다. 특히 IS는 올해만 프랑스에 2차례에 걸쳐 테러를 감행하며, 수백명의 무고한 시민을 무참히 살해했다. 한국 역시도 IS의 테러 대상국에 이름을 올리며, 국가 안보에 비상이 걸렸다.

백 원장은 이런 안보 문제는 “국운이 좋으면 스스로 방어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병신년 국운이 그렇게 좋지 못하기 때문에 남북관계는 물론 안보에도 을미년과 다를 게 없이 위태롭다”고 말했다.

내년 경제 역시 전망이 좋지 않다. 소덕대실의 해가 될 것으로 백 원장은 전망했다. 백 원장은 “을미년과 비슷할 것이다. 크게 떨어지지는 않지만, 들어오는 건 적고 나가는 것은 많은 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보 ‘불안’
경제 ‘불안’

한국경제연구원(KERI)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지난 22일 발표한 ‘2015년 4분기 경제전망과 정책과제’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2.4%에서 0.1%포인트 상승한 2.5%로 조정했다.

한경연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중국경제 불안’ ‘미국 금리 인상의 여파’ ‘엔저 후폭풍’ 등으로 대외여건 개선이 불확실한 데다 대내적 정책 여력도 제한적이어서 2016년 성장률은 2.6%에 그치며 지지부진한 경기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국민들의 역시도 월급은 오르지 않은 반면 빚만 늘었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표본가구 2만 가구를 조사해 지난 21일 발표한 ‘2015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올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구의 평균 부채는 6181만원으로 1년 전보다 130만원(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담뱃세, 건강보험료, 교통비 등이 인상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답답한 행보로 혼란
곁에 좋은 사람들 두면 반전

병신년의 경기가 나아질 게 없다는 전망과 함께 불안한 사회가 될 것으로 백 원장은 보고 있다. 지난해 한국은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각종 살인 사건 같은 범죄가 만연하고 있다. 올해는 오원춘, 조두순 같은 희대의 연쇄 살인마도 나왔다.

백 원장은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정신분열자, 우울증 환자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사람이 늘어나고 자살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는 비교적으로 큰 자연재해 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백 원장은 병신년에는 재해가 잦을 것으로 내다봤다. 백 원장은 “주역(周易)에 천뇌무방(天雷无妄) 괘와 같아 기후는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 폭풍, 낙석 등 자연재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병신년에는 여성이 남자보다 더 우세한 운을 띠고 있다. 백 원장은 “곤상(坤象)으로 여자 말 들어서 손해 볼 게 없고, 여자랑 담판 짓다가 혼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훌륭한 여성 지도자가 나올 것이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분야에서 승승장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대졸 취업자 32만7186명 가운데 여성 취업자가 16만5706명(50.6%)으로 남성 취업자(16만1480명)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재해 많아
예체능 호조

최근 ‘알파걸’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알파걸은 공부, 운동, 대인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남자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보이는 엘리트 계층의 여성을 지칭한다. 알파걸들이 사회 곳곳에서 우세한 운을 띠면서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그 운에 밀린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30~40대의 ‘매 맞는 남편’ 증가와 관계가 있어 보인다. 아내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된 가정폭력은 지난해 1000여건으로 지난 2013년 820여건에 비해 약 32%가 늘었다. 남성 가정폭력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 남성의 전화’에 상담을 요청하는 건수도 지난 5년 사이 800여건에서 2200여건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암울한 전망 가운데 그나마 예체능 쪽은 호조다. 백 원장은 “사람 기분 좋게 만들고, 웃음 잃게 된 이들을 웃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망라하고 스포츠·영화·예능이 대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이 잇따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고 있다. 강정호, 류현진, 추신수 등이 메이저리그에서 대체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어 야구팬들이 열광하고 있다. 또 축구로는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기성용, 이청용, 석현준 등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국내 팬들이 새벽잠을 설쳐가며 지켜보고 있다.

백 원장은 병신년 초반에는 국운이 쇠하지만, 후반에 갈수록 차츰 회복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백 원장은 “목국(木局)은 양목(陽木)이요. 유실수(有實樹)이니 농사는 풍년이다”고 말했다. 특히 생산업 종사자는 위기를 벗어나 출고가가 늘어나는 현상을 볼 것이라고 점쳤다. 후반에 갈수록 운이 야무지게 진행되어 자생(自生)운이 확대되어 자영업자들이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1330@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할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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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