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여있는’ 조석래·이재현 역할론 막전막후

회장님에 기회를…무르익는 석방 분위기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경제인 사면은 언제나 민감한 사안이다. 그들이 취한 엄청난 폭리 규모는 서민들이 평생을 일해도 모으기 힘든 천문학적인 액수가 다반사다. 그만큼 반대 여론이 거세다. 다만 이들에게 무작정 법의 잣대를 내세우기란 그리 쉽지 않다. 경우에 따라 이들의 허물을 덮어줘야 할 필요성마저 부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잡음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특별사면은 특정 범죄인에 대한 형벌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선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대통령의 조치를 뜻한다. 역대 대통령들은 ‘국민 화합’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사면을 단행했다. 주로 연말·연초나 국경일, 석가탄신일, 성탄절 등 특정 계기가 있을 때마다 특별사면을 해왔던 게 관례. 다만 특별사면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아 최근에는 횟수가 이전보다 현격히 줄어든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면은 일종의 필요악으로 비춰지곤 한다. 일단 경제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법의 심판대에 오른 기업 총수들의 향후 거취에 대한 추측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서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건강 안좋고
나이도 많아

지난 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 및 피고인들의 조세포탈 혐의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조 회장에게 징역 10년에 벌금 3000억원을 구형했다. 또한 조현준 사장에게는 징역 5년에 벌금 150억원, 이상운 부회장에게는 징역 6년과 벌금 2500억원을 구형했다. 앞서 조 회장은 분식회계 5010억원, 탈세 1506억원, 횡령 690억원, 배임 233억원, 위법 배당 500억원 등 총 7939억원의 기업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

검찰은 조 회장이 가짜 기계장치,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대한민국 조세권을 무력화했다고 보고 있다. 효성의 대주주라는 점을 이용해 회사 자금을 개인적 용도로 유용하고 회사를 재산 축적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조 회장의 행동을 단순히 법적 잣대로 처리하기에 애매하다고 말하고 있다. IMF 당시 효성은 누적된 부실자산으로 생존의 기로에 섰지만 일부 계열사를 정리하는 데 실패했다. 정부와 금융권에서 정리를 반대한 까닭이다. 대신 그룹 내 우량계열사와 합병해 부실을 떠안아야 했다.

재계 관계자는 “IMF 당시 부실 계열사 정리를 하지 못한 효성의 속사정에는 외부의 압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위기를 타개하다보니 어려움이 가중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소재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효성그룹의 위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조석래 회장의 선고는 내년 1월에 있을 예정이지만 형량이 확정되더라도 수감생활을 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조석래 회장은 2010년 담낭암이 발생해 수술을 한 적이 있다. 이후 복귀까지는 약 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부정맥과 전립선암까지 발견돼 형 집행정지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조만간 판결 예고…집유 가능성 높아
‘필요하다면’ 바로 사면 필요성도 제기

효성의 변호인단은 “조 회장이 담낭암에 전립선암까지 추가로 발병하면서 건강이 좋지 않고 그동안 한국 경제 발전에도 기여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 역시 비슷한 처지다. 지난 10일 서울고법에서는 1600억원대 조세포탈·횡령·배임 혐의로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은 이재현 회장의 파기환송심 첫 공판이 열렸다. 이날 검찰은 2심과 같은 징역 5년에 벌금 1100억원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2부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 이 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법정으로 향했다.
 

건강문제로 구속집행정지 중인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법정에 선 뒤 14개월만에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1990년대 중·후반 비자금 1600여억원을 조성한 사실이 드러나 2013년 7월 구속기소된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2심 재판부는 원심에서 횡령으로 인정한 600억원을 무죄로 판단해 징역 3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은 이 회장에게 2심까지 배임 혐의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을 적용해왔지만 “배임에 따른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판단해 형법을 적용하라는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형법상 배임죄는 금액에 관계없이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특경법에 따른 배임죄는 5억∼50억원 미만일 경우 3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등에 처해진다. 이 회장의 배임 혐의 액수는 323억원이다. 이 회장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범죄 정황이 드러난 이상 조 회장과 이 회장에게 무죄가 선고될 확률은 거의 없다. 다만 집행유예로 풀려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집행유예로 끝나더라도 효성그룹과 CJ그룹이 입는 타격이 상당히 클 것이라는 점이다. 이렇게 되자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두 사람이 명단에 포함될 수 있다는 주장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통상 특별사면을 앞둔 시점이 되면 어떤 인물이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대기업 총수를 비롯한 경제인들은 특별사면이 이뤄질 때마다 요주의 대상이었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난 8월 행해진 광복절 특별사면에서도 대기업 총수 일부의 이름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엄벌이냐 선처냐
난처한 회장님들

지난 7월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 발전과 국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 및 범위에 대한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이후 법무부는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 8월 사면심사위원회 회의를 열고 사면 기준 및 대상자 명단을 정리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재벌 총수 사면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

당시 특사 명단 포함 여부를 두고 이름이 오르내린 재계 인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필두로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집행유예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었다. 그러나 최태원 회장을 제외한 대다수는 특사에 포함되지 못했다.
 

재계에서 특별사면에 민감한 건 그만큼 재벌 총수 사면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SK그룹이 대표적이다.

최태원 회장 특별사면 소식이 전해진 8월13일 SK그룹 관련주들은 일제히 뛰어올랐다. SK이노베이션(6%), SK하이닉스(3%), SK(2%) 등 당일 SK관련주 가운데 SK텔레콤(-1.38%)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 주가가 올랐다. 무엇보다 최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미뤄둔 대규모 투자와 경영공백 우려감 등이 일거에 날아간 까닭이다.

SK그룹 관련주들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진 것은 당연했다. 큰 결단이 필요한 대규모 인수합병과 글로벌 진출 등 굵직한 경영 의사 판단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최 회장이 복역 중이던 2년7개월간 M&A 시장에서 번번이 쓴맛을 봐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지차이다.

두 그룹이 흔들리면 경제가 휘청
죄는 미워도…대내외 역할론 부상

반면 김승연 회장의 사면을 내심 기대했던 한화그룹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앞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 회장이 사실상 그룹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완전한 경영복귀로 해석하기엔 한계가 따른다. 현재 김 회장은 공식적인 대표권이 없으며 해외출장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룹 차원에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해외 사업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라크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비롯해 북미 태양광 시장 진출, 국내외 태양광 셀 생산 구축 등 해외에서 굵직한 사업을 벌이는 만큼 아쉬움은 배가 된다. 한발 더 나아가 특별사면의 영향력은 업계 전반의 분위기마저 바꿔놓고 있다.

광복 70주년 특사는 4대강, 호남고속철사업 등 입찰담합 대형 건설사에 부과된 관급공사 입찰참가제한 등 행정처분마저 해제했다. 행정처분 사면 조치에 해당되는 건설사는 78곳에 이르렀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시공능력평가 30위 내 업체가 26곳, 100위 내 업체가 53곳이다.

이 조치로 공정위에서 이미 입찰담합으로 적발돼 관급공사 입찰참가제한을 받은 건설사들에 내려진 영업정지, 업무정지, 자격정지, 경고 처분이 일순간 해제됐다. 또 현재 공정위의 담합 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조사가 진행될 예정인 사업에 대해서도 특별조치 이후 일정기간 내에 담합사실을 자진신고할 경우 입찰참가제한을 하지 않기로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사면으로 그동안 국내외 사회간접자본(SOC)시장에서 위축됐던 국내 건설사들의 위상이 다시 올라갈 수 있게 됐다고 안도하고 있다. 무엇보다 해외경쟁사들의 마타도어로 수주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시장에서 우리 업체들이 받는 불이익은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특사 한다면…
즉각적인 효과

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 프로젝트 수주경쟁에서 중국 등 다른 건설사들이 한국기업의 입찰제한 처분 사실을 발주처에 제보해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속출했다”며 “사면 덕택에 수주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내년 초 특별사면이 이뤄질 가능성을 벌써부터 언급하기란 시기상조일지도 모른다. 앞서 광복절에 특별사면이 있었던 만큼 내년 초 특별사면이 또 다시 행해지기란 힘들다는 게 주된 요지이다.
 


실제로 대다수 사람들은 오는 2017년 대선 직후 성탄절 또는 2018년 신년, 2018년 차기 새통령 취임 등을 계기로 특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설사 특사가 이뤄진다 해도 법정 형기를 마치지 않은 기업인까지 포함 시킬지는 미지수이다. 재벌 스스로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기업이미지를 쇄신하려는 노력이 제대로 실행되느냐 역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취임 후 특별사면을 상당히 자제해왔다. 김영삼(9차례), 김대중(8차례), 노무현(8차례), 이명박(7차례) 등 전임 대통령들이 10차례 가까이 특별사면을 시행한 것과 달리 박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 특별사면을 포함하더라도 단 2번에 그쳤다. 무분별한 특별사면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대선 당시 언급한 내용을 지금까지는 충실히 지키고 있는 셈이다. 사면이 이뤄지더라도 조 회장과 이 회장이 명단에 포함되리란 법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잡음에 휩싸인 이들에 대한 사면의 가능성이 언급되는 것은 그만큼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광복절 특별사면이 결정될 즈음 여당은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경제인 사면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국민의 삶이 힘든 시점에서 국민대통합과 경제회복을 위해 매우 시의 적절한 결정”이라면서 “국가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특사의 긍정적인 영향을 언급한 바 있다.

특별사면이 결정되더라도 경제인 포함 여부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다만 이전부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대폭적인 사면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여당 측이 누누이 밝혀왔던 점은 조 회장과 이 회장에게 한 가닥 희망의 끈이나 다름없다.

결과는 언제쯤?
빠르면 내년 초

올해 3%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사실상 물 건너간 가운데 내년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3%대로 예측했지만 대다수 국내외 경제기관들은 전망치를 내리거나 2%대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

결국 현재 처한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역량이 극대화되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욱이 서민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의 의중이 명확히 부각되기 위해서라도 기업의 현실을 일정 부분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밉던 곱던 간에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작정 간과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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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