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범 리포트 - 그들이 궁금하다’ ③그들은 왜?

아무나 아무런 이유 없이 죽인다

[일요시사 경제팀] 양동주 기자 = 연쇄 살인범 김일곤은 평범한 사람이 생각지 못할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인 행각을 저질렀다. 김일곤의 행동은 그의 사고가 정상인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음을 보여준다. 범죄의학자들은 앞다투어 김일곤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Psychopath)’로 평하며 극악무도한 사이코패스의 위험성을 상기시키고 있다.

더 이상 사이코패스 혹은 사이코라는 단어는 그리 낯선 표현이 아니다. 대중매체에서는 사이코패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히어로물까지 등장했으며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을 헤아리지 못한 채 특이하게 행동하는 사람을 농담조로 사이코패스라 부르는 것도 스스럼없다.

사이코보다 더한
반사회 성격장애

그러나 현실세계는 다르다. 사이코패스의 악영향이 강력범죄, 특히 살인으로 표출될 경우 그들의 정신세계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문제로 확장된다.

사이코패스라는 용어는 19세기 프랑스 정신과 의사 필리프 피넬이 사이코패시 증상을 연구하면서 알려졌고 1920년대 독일의 심리학자 슈나이더가 사이코패스 개념을 설명하면서 구체화됐다.

이 당시만 해도 사이코패스는 단순 정신질환으로 소개됐지만 이후 캐나다의 심리학자 로버트 헤어가 사이코패스 진단법을 개발하고 <진단명: 사이코패스>라는 책을 내면서 그 심각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보통 사이코패스는 ‘놀라운 언변과 외적 매력, 과장하는 버릇, 남을 속이거나 조종하려는 태도, 병적인 거짓말 습관,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의 부재, 타인에 대한 냉담함, 공감 능력 부족,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는 태도 등을 보인다.

정당하다 생각하면 죽이는 소시오패스
자신 감정 조절하고 타인 감정도 이해

그렇다고 무작정 사이코패스로 매도하며 문제 삼을 수 없다. 사이코패스가 모두 범죄자는 아닐 뿐더러 사람들 속에게 이런 특징을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 성향이 나타나는 정확한 이유 역시 밝혀진 바 없다.

사이코패스는 과연 선천적인 것일까? 최근 사이코패스의 뇌구조가 일반인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나이겔 블랙우드 킹스 칼리지 런던 정신의학연구소 박사 역시 사이코패스가 선천적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나이겔 블랙우드 박사는 사이코패스로 분류된 범죄자 17명과 일반적인 반사회적 성격장애 범죄자 27명, 일반인 22명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한 뒤 뇌 구조를 연구한 결과 사이코패스는 일반인에 비해 전문 측 전두피질과 측두극의 회색질이 다른 범죄자나 일반인들에 비해 적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뇌부위의 회색질은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의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며 도덕적 행동을 생각할 때 활성화되는 부분이다.

나이겔 블랙우드 박사는 “사이코패스 뇌는 일반인과 달리 감정이입이 되지 않고 죄책감이나 당혹감 같은 자아의식적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모든 사이코패스가 선천적이라고 보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사이코패스의 한 갈래인 ‘소시오패스(sociopath)’가 이를 뒷받침한다.

소시오패스는 사회를 뜻하는 ‘소시오(socio)’와 병리 상태를 의미하는 ‘패시(pathy)’의 합성어로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일종이다. 정확한 명칭은 ‘반사회성 성격장애(ASPD, 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다.

남다른 정신세계
방조하는 유해환경

미국정신의학회에 따른 소시오패스 증상은 사회규범을 따르지 않으며 자신의 이익과 쾌락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른 사람을 속이는 사기성이 있다.

쉽게 흥분하고 공격적이어서 몸싸움이나 타인을 공격하는 일을 반복하면서도 이를 합리화하는 등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특징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소시오패스의 위험성은 일반적인 사이코패스보다 훨씬 크다. 보통의 사이코패스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전혀 없는 반면 소시오패스는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줄 알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능력도 있다. 다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믿는다.

또한 대체로 두뇌가 뛰어난 축에 속하기 때문에 상류층 인사나 유능한 직업인으로 성공하기 수월하다.

범죄심리학자 니시무라 유키가 ‘정장차림의 뱀’이라 칭하고 로버트 헤어가 화이트칼라에게서 사이코패스의 특징이 많이 발견된다고 언급한 내용은 소시오패스의 특징을 극명히 보여준다. 영화 <양들의 침묵> <아메리칸사이코> 등에서 드러나는 주인공의 폭력성, 자기합리화도 마찬가지다.

지금껏 살인범의 심리 연구는 부단히 이뤄졌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은 채 살인의 목적이나 살인 과정에서 느끼는 심리에 대한 견해만 쏟아지고 있다.

주목해 볼만한 사안은 살인범 다수가 자살을 위한 도구로 살인을 택하거나 치밀한 범행으로 자신의 죄가 발각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 사례가 빈번히 발견된다는 점이다.

아담 랭크포드 앨라배마대학교 응용범죄학과 교수는 자살에 대한 충동이 살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사회적 유대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벌이는 이기적 자살 행동의 일종으로 배우자가 부정을 저질렀거나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끼는 사람이 가족의 목숨과 자신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가족 살인범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런 특징은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 상당수가 범행 현장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와 일맥상통한다. 특히 한 장소에서 다수의 사람을 살해하는 대량살인사건일수록 살인범의 현장 자살 비율이 높았다. 랭크포드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그 비중이 31%에 달한다.

‘묻지마 살인’ 피의자 거의 싸이코패스
죄책감 느끼지 않아…사회적 문제 대두

살인을 하더라도 잡히지 않는다거나 자신의 무고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살인범들이 취하는 대표적인 행동이다.

김일곤 역시 스스로 무죄를 주장했다. 지난 17일 범행 8일 만인 검거된 김일곤은 검거 전 성수동의 한 동물병원에서 개를 안락사시키는 약을 탈취하려다 실패하고 달아났으며 이후 해당 동물병원에서 1㎞ 떨어진 성동세무서 건너편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그러나 경찰서로 압송된 김일곤은 “난 잘못한 거 없고 더 더 살아야 돼”라며 무죄를 주장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사이코패스의 남다른 특성은 흔히 살인범과 사이코패스 연결시키는 촉매제가 된다. 모든 사이코패스가 살인범의 탈을 쓰고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살인범 가운데 사이코패스 확률이 높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한 사람이 살인을 계획하거나 구체적인 정황을 모의한다면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

자살 위한 살인
잡힐 걱정 안해


수많은 살인범이 기존 범죄사건을 모방하는 모습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모방범죄를 계획하는 과정의 교두보 역할은 각종 유해 영상 및 매체가 담당한다. 대표적인 예가 '스너프 필름'이다.

큰 의미에서 스너프 필름은 살인 등 잔인한 장면을 연출과 여과 없이 찍은 것을 뜻하지만 보통 폭력, 살인, 강간 등을 담은 ‘포르노그라피티’의 한 장르로 이해된다. 섹스장면을 그대로 연출하고 상대방을 죽이는 게 주된 내용이다.

포르노에서 스너프가 하나의 장르로 취급받게 된 것은 높은 수위를 요구하는 포르노의 특성에 기인한다. 극단의 자극을 필요로 하는 포르노에서 섹스, 학대, 변태적행위, 살인 등이 총망라된 건 스너프 필름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살인의 진위여부를 쉽사리 확인하기 힘들 만큼 잘 짜여진 스너프 필름은 말초적인 신경을 자극하고 남다른 쾌락의 길로 인도한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구역질을 느끼지만 여기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문제는 스너프 필름 속 내용과 강력범죄가 현실사회에서 살인 혹은 살인의도와 결합될 때 나타난다. 이 경우 스너프 필름을 모방하는 범죄행위의 폐단이 극대화된다.

지난 2009년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우상이라고 칭하며, 심야시간대 귀가 중인 여성을 납치한 뒤 금품을 빼앗고 성폭행한 혐의로 방모(26)씨와 양모(27)씨, 이모(27)씨 등 일당 3명이 경찰에 적발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초등학교 동창인 방씨 등은 새벽을 틈타 서초구 골목에서 피해여성을 강제로 승용차에 태운 뒤 신용카드를 빼앗아 40만여원을 인출하고 충남 천안시 인근 야산에서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범행 당시 “연쇄살인범인 강호순이 우리의 우상이다. 죽고 싶지 않으면 말을 들으라”며 피해자를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살인사건으로 커지진 않았지만 경찰의 수사가 늦어졌다면 살인사건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았다. 어느새 살인범이 우상처럼 변질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외에 스마트폰을 통해 무분별하게 퍼지는 음란·폭력성 콘텐츠는 범죄가능성이 높은 사이코패스들에게 좋은 자양분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해환경을 효과적으로 차단할만한 뚜렷한 대책은 아직까지 찾기 힘든 상황이다. 특히 모바일 유해게임은 유통 후 적발이 되더라도 시정을 강제할 수 없다는 규정이 발목을 잡는다.

게임의 경우 제작자가 직접 등급을 매기는데다 이용자의 나이를 인증하는 절차가 없는 경우가 많아 미성년자들의 잠재적인 범행 가능성마저 높인다. 추가적으로 포인트를 구매하면 폭성성과 선정성이 짙어지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각한 모방범죄
“막을 방법 없나”

지난 2011년 정부는 게임산업을 키우겠다며 사전 심사 없이 유통 후 모니터링 하도록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제로 점검하고 있는 게임은 전체의 6%에 불과하다. 하루에도 수백 건씩 출시되는 게임의 등급을 일일이 심사할 방법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적발되더라도 별다른 제재가 내려지지 않을 때가 비일비재하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범인 키우는 소라넷

소라넷으로 대표되는 해외에 서버를 둔 유해 성인용사이트의 폐단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유사한 형태로 음란물을 유통하는 불법사이트도 우후죽순 증가추세다.

공공연히 몰카 영상을 거래하거나 자랑삼아 올릴 뿐만 아니라 강간, 윤간 등 변태적 성행위를 암시하는 영상들도 다수 올라와 있다. 심지어 강간하는 법, 사람 죽이는 법 등 입에 올리기 힘든 내용을 담은 영상들도 눈에 띈다. 사이코패스들의 온상으로 손꼽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유명 음란물 유통·거래 사이트들이 해외에 거점을 둬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은 상태다. 유해사이트 접근이 불가능하도록 도메인 접속을 차단하는 방법만으로는 효과가 극히 제한적이다. 사이트 도메인의 일부만을 바꿔가며 운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음란물을 법으로 허용하는 국가인 호주·캐나다 등에 서버를 두고 있어 수사 진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어쩔 수 없이 경찰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아동음란물 위주로 수사한 뒤 해당 국가에 협조 요청을 구하는 실정이다. 특정 국가의 사이트 출입을 차단하는 방법도 있지만 국제 무역법상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경찰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유해물 근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포괄적 규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소라넷의 사례는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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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